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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부산행' 관객 수가 1100만을 넘어섰다. 역대 11위라고 한다. 지난 주말 이 영화를 보면서 왜 많은 관객들이 이 영화를 찾는가 생각해 보았다. 처음 이 영화를 기획하면서 제작사는 대박을 기대했을까? 영화 도입부를 보면 싱겁기도 하고 전체적으로 화면이 화려하거나 다이내믹하지도 않았다. 영상 자체로 본다면 디지털 시대를 담아내기보다는 아날로그 시대로 돌아간 느낌이었다. 그런데 어느 순간부터 관객들을 영화에 몰입하게 하는 이상한 힘이 있었다. 그 힘이 무엇이었을까. 그것은 사랑과 희생을 통해 인간의 존엄성을 보여준 아날로그적 감동이었다.임신한 아내와 태중의 아이를 위해 좀비들과 맞서 싸우다 마지막 순간에 자신을 버리면서도 비극적 운명에 분노하기보다는 아내를 부탁하며 순교적 자세를 보여준 상화 역의 마동석, 영화 마지막 부분에서 딸을 지키기 위해 좀비와 싸우다 자신이 감염된 것을 알고 울부짖는 딸을 진정시키며 홀로 열차에서 떨어져 숨을 거두는 석우 역의 공유, 이 둘의 절제된 선택을 보면서 이성적 존재로서 인간의 존엄성을 생각해 보았다. 좀비 영화 '부산행'을 보면서 눈물을 흘린 관객들이 현실 정치에서 벌어지고 있는 우병우 민정수석 사태에서 어떤 감정을 가질까?

칼럼 | 강상호 한국정치발전연구소 소장 | 2016-08-25 16:3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