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측 각계격파에 무너진 '친박 단일대오'
MB측 각계격파에 무너진 '친박 단일대오'
  • 신민주 기자
  • 승인 2008.04.29 11:2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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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8대 총선 공천에서 한나라당은 대대적인 물갈이를 단행했다. 물갈이는 예고된 과정이었다. 이명박 후보가 당선되면서 대대적인 물갈이가 예상됐기 때문이다.

이번 물갈이의 가장 두드러진 특징 중 하나는 지난 대선후보 경선과정에서 박근혜 전 대표를 지지한 ‘친박계’ 다수가 ‘친이계’로 바뀌었다는 것이다.

결국 이번 총선공천을 통해 박근혜 계파는 몰살을 당했다는 표현이 옳을 정도로 영남권에서 ‘친박계’는 ‘친이계’ 인사로 교체됐다.  그 과정을 추적해봤다.

지난 대선후보 경선에서 이명박 후보 선대위원장을 맡았던 박희태 의원이 “대권-당권 분리 원칙을 당청 일원화로 수정할 필요가 있다”고 언급하면서부터 ‘박근혜 죽이기’의 징후는 나타나기 시작했다.  

▲     © 운영자

박 의원의 발언을 한마디로 요약하면 새 정부가 강력한 힘을 갖고 안정적으로 출발하기 위해서는 청와대를 중심으로 힘이 모아져야 한다는 것. 박 의원의 이 같은 발언 뒤 친박계 인사들은 “결국 올 것이 왔다. 만약 청와대 중심으로 당이 움직인다면 탈당도 불사 하겠다”며 반발했다. 

이명박 당선자가 “그런 논의는 적절치 않다”고 진화에 나서자 성난 친박계 인사들을 누그러뜨릴 수 있었다.

하지만 또다시 친이 진영에서 총선공천을 대통령 취임식인 2월 25일 이후로 미루자고 주장했다. 친박 진영은 이에 대해 “공천을 최대한 늦춰 탈락자들이 집단탈당을 하지 못하도록 하겠다는 것 아니냐”며 의심의 눈초리를 보냈다.

박희태 ‘발언’과 ‘취임 후 공천’ 주장 등으로 친박계 인사들이 우왕좌왕하는 사이 이방호 사무총장이 영남권 40% 물갈이를 들고 나왔다.

공천심사 위원 중 다수가 친이계로 채워지면서 친박계 인사들의 불안감은 더해갔다. 친박 진영에서는 “우리의 힘을 보여주자”며 탈당 발언들이 오갔으나 단발성 항변으로 그쳤다.

그러면서 여의도 정가를 주변으로 살생부가 나돌기 시작했다. 본지가 입수한 ‘공천탈락자 30인’이란 살생부 안에는 이강두 한선교 등 친박계 인사들의 이름이 적혀 있었고, 뚜껑을 열자 살생부의 내용은 꽤 적중했다.

이 같은 일련의 사태를 거치면서 친박계 인사들은 반발했지만 단일대오를 형성하지 못하고 결국 모든 것을 내주는 처지가 됐다. 물론 한나라당 공천 과정이 파열음을 겪으면서 친박 진영 35명이 동반 탈당 결의를 하는 등 항전태세를 갖추기는 했다. 그러나 역부족 이었다.

그렇다면 왜 친박 인사들이 제대로 된 반발한번 하지 못했을까.

우선 가장 큰 원인은 친이계의 ‘각계격파’ 전략에서 찾는 게 대세다. 친이계가 공천을 미끼로 친박계를 각계격파했다는 것.

친박계 인사로 분류되는 영남권의 한 의원은 “친이 측으로부터 공천을 보장해주겠다는 말을 전달 받았다. 그리고 실제로 공천을 받았다. 때문에 공천 약속을 받은 인사와 그렇지 못한 인사들이 우왕좌왕 할 수밖에 없었다. 결국 이는 친박계를 각계격파해 ‘박근혜 죽이기’를 한 것으로 볼 수밖에 없다”고 밝혔다.

이처럼 친이계가 직접 친박 진영을 각계격파에 나서면서 친박 진영은 단일대오를 형성하지 못하고 제대로 된 대항 없이 무릎을 꿇었다.

공천결과 후 친박 진영에서는 박 전 대표의 결단을 촉구하면서 반발하고 있지만, 박 전 대표가 ‘탈당’하기에는 한계가 있다는 게 정치권의 일반적인 견해다.

시간이 너무 촉박하다. 총선이 4월 9일이다. 총선까지는 보름밖에 남겨놓고 있지 않다. 당을 뛰쳐나가 새 당을 만들어 총선에 나오기까지는 시간이 너무 짧다.

정치권의 한 인사는 이에 대해 “박 전 대표가 새당을 만들어 총선에 나온다는 것은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다. 박 전 대표나 친박계 의원들이 공천과 관련해 분노하고 있는 것은 탈당이라는 카드를 빼 들수는 없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또한 공천을 받은 친박계 의원들 때문이라도 박 전 대표가 탈당해 깃발을 꽂을 수는 없다. 따라서 한나라당 내에서 친박계 의원들의 당선을 독려하고 한나라당에서 낙천해 무소속 연대를 통해 이번 총선에 나오는 친박 인사들을 측면지원할 가능성이 더 높다.

따라서 박 전 대표와 친박 진영은 총선 이후 재기의 시점을 노릴 가능성이 더 크다. 당을 떠나 친박 진영이 생존해 국회에 들어오면 다시 한 번 뭉쳐 ‘박근혜 대통령 만들기’를 위해 모일 수 있다. 박 전 대표 자신의 가장 큰 무기인 ‘대중성’을 바탕으로 다시 당 장악에 들어 갈 여지는 아직까지 남아 있다.

이석호 정치전략 연구소장은 "여차하면 박 전 대표가 뛰쳐나갈 수도 있다는 식의 언론보도나 예측은 잘못 짚은 것이다. 결국 문제는 총선 이후가 아니겠느냐"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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