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병도의 時代架橋] 曺國 파동 - '편법 반칙'과 '진실 정의'의 전쟁
[이병도의 時代架橋] 曺國 파동 - '편법 반칙'과 '진실 정의'의 전쟁
  • 이병도 주필
  • 승인 2019.09.07 11: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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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국 정국' 신드롬 후폭풍 전망
진실 밝힐 길은 聖域 없는 수사
檢 '의혹 해소'에 압력·개입 없어야
청와대, 임명강행 절차 돌입...역풍 당연
핵심증인 없는 청문회 한계 뚜렷
'권력형 게이트' 의혹 조국 가족 펀드
당리당략 여야 政爭...정치권 책임 통감을
文대통령, 지명철회로 소모전 국론분열 끝내야

(시사오늘, 시사ON, 시사온=이병도 주필)

국회 인사 청문회 개최에도 불구하고 여야 대립과 검찰수사 본격화로 '조국 파동' 격화 가능성이 짙어지고 있다. 

정부 여당의 조국 후보 임명강행 움직임 속에 검찰의 독자 수사가 탄력을 받기 시작한 형국이고, 여기에다 자유한국당 등 야권이 특검과 국정조사 등 추진으로 여권에 계속 맞서려 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 과정에서 국회 인사청문회 제도를 비롯 입시제도 개편방안 등 정치 사회적 신드롬 후폭풍도 만만치 않을 전망이다. 

조 후보자를 둘러싼 정치권의 공방이 가열되는 상황에서 이제 실체적 진실을 가릴 수 있는 검찰 수사는 더욱 중요해졌다. 

검찰은 막중한 책임감을 갖고 신속한 수사로 국민들이 갖고 있는 의혹을 풀어주어야 할 것이다. 도덕적 평가에 대해서는 현 정부가 정치적으로 부담을 짊어진다 하더라도, 법률 위반 여부는 그와 별개로 규명해야 할 문제다. 

조 후보자는 6일 국회 인사청문회에서 도덕성 논란 일부에 대해서는 “송구하다”고 말했으나 법 위반 의혹은 단 한 건도 시인하지 않았다. 법 위반 의혹이 제기될 때마다 “사실이 아니다”라고 부인하거나 “몰랐다”면서 빠져나가려고 애썼다.

따라서, 청와대와 여당이 검찰 수사에 노골적으로 불만을 토로하거나 심지어 수사에 개입하려는 듯한 움직임을 보이고 있는 것은 부적절하고 우려할 만한 일이다. 

청와대와 여권은 최근 의도했든, 하지 않았든 정치 과정에 얽히게 된 검찰에 연일 경고 메시지를 날리고 있다. 전날 검찰이 그러한 청와대를 향해 수사에 개입하지 말라고 반발하자 이날 청와대 관계자는 "전형적인 정치 행위"라는 비난까지 했다. "내란음모 사건 수사하듯 한다"라며 수사 과잉도 비판했다. 청와대와 여권은 차분히 검찰 수사를 지켜보는 게 순리다. 

앞으로 '조국사태 해법'은 그야말로 '편법 반칙'과 '진실 정의'의 전쟁이 되어야 한다. 청와대와 여당, 그리고 조 후보자와 검찰은 훗날 역사가 ‘조국 파동’을 어떻게 기록할 것인지 진실로 두려워 해야 할 것이다.

검찰은 아직 조 후보자 자택 등에 대한 압수수색을 하지 않고 있다. 조 후보자가 직접 관련된 단서를 잡지 못했기 때문으로 보인다. 하지만 혐의가 발견되면 조 후보자에 대한 직접적인 강제수사도 주저하면 안 될 것이다.

국민들은 조 후보자와 그 가족에 대해 제기된 의혹의 실상을 명확하게 알아야 할 권리가 있다.

조 후보자를 둘러싼 의혹은 최근 서울대·고려대 등에서 진상 규명 또는 사퇴를 요구하는 촛불집회가 열릴 정도로 뜨거운 쟁점이 돼 왔다. 최근 인터넷 포털사이트에서는 이른바 '실시간 검색어 전쟁'이 벌어지고 있을 정도다. 

이 과정에서 보수·진보 진영 갈등은 커지고 국민 분열도 심화되고 있다. 특히 여권 인사들이 ‘조국 구하기’에 적극 나서면서 시민들 사이에서도 이념·정치 성향에 따른 논란과 분열이 더 심해지고 있다. 

온 나라가 몸살을 앓고 있다. 이념·정치 성향별로 갈리며 갈등이 깊어지고, 찬반 집회는 물론 인터넷에선 실검 조작 논란까지 벌어지고 있다. 이젠 이런 소모적 논란을 끝내야 한다. 

6일 국회에서 조국 청문회가 열렸다.ⓒ시사오늘 권희정 기자
6일 국회에서 조국 청문회가 열렸다.ⓒ시사오늘 권희정 기자

대통령 임명권 주목

바야흐로 '대통령의 시간'이 주목을 받게됐다. 법규상 국무위원 인사권을 가진 대통령은 6일 이후 부터 임명권을 행사할 수 있다는 점에서다. 이제 시민들의 눈과 귀는 문 대통령의 최종 판단과 그 이유 설명에 쏠릴 것으로 보인다. 

청와대는 기본적으로, 인사청문회 결과와 관계없이 조 후보자 임명을 강행할 방침으로 알려졌다. 조 후보자 임명에 반대하는 여론이 여전히 찬성보다 높지만 문 대통령은 그를 법무부 장관에 임명할 뜻인 것으로 보인다.  

문 대통령이 해외 순방 중 전자결재를 통해 인사청문보고서를 재송부해달라고 국회에 요청한 것은 사실상 임명을 강행하겠다는 수순으로 보인다.

여권에서는 동남아 순방에 나선 문 대통령이 귀국하는 6일까지 국회에 제출 시한을 주고, 그래도 국회에서 보고서 채택이 불발되면 문 대통령이 9일 조 후보자를 법무장관에 임명하는 것이 가장 무난한 시나리오라는 관측까지 나오고 있다. 청와대는 어떤 경우에도 법적 시한인 12일 전까지는 임명 절차를 마무리한다는 방침으로 알려졌다. 

문 대통령이 조 후보자 임명을 강행할 경우 정국은 말 그대로 ‘시계 제로’가 될 것이다. 민심을 외면하면 역풍을 각오해야 할 것이다. 

법무행정의 혼란도 불가피하다. 직격탄을 맞을 위기다. 조 후보자가 법무장관이 된다면 검찰은 자신들을 지휘할 장관을 수사하는 초유의 상황을 맞게 된다. 법무장관으로서 어떻게 일선 검사들에게 업무 지시를 할 수 있겠는가. 한마디로 영(令)이 서지 않을 것이며 갈등이 증폭될 경우 검찰 조직의 항명 사태가 벌어질 수도 있을 것이다.

정국 혼란 막아야 

정기국회와 국정감사는 전면 파행이 불가피하다. 위법 여부에 대한 검찰의 수사결과는 지켜봐야겠지만 지금까지 드러난 사실만으로도 조 후보자는 법무장관으로 자격 미달이다. 조 후보자 임명으로 정국이 큰 혼란에 빠지는 사태는 반드시 막아야 한다. 

조 후보자가 받고 있는 혐의와 의혹은 공직을 맡으려는 이가 아닌 일반인에게 적용해도 엄중한 것들이다. 만약 임명이 강행된다면, 스스로 '막가파 정권'임을 인정하는 꼴이 될 것이다. 위법 여부에 대한 검찰의 수사 결과는 지켜봐야겠지만 지금까지 드러난 사실들만으로도 조 후보자는 법무장관으로서 자격 미달이다. 백번 양보해도 우리 사회의 상식과 기준, 보편적 인식과 너무 동떨어진 일이다.

하자가 많은 인사를 법 집행 업무를 맡는 법무부 장관 자리에 앉히면, 우리 사회에서 편법과 반칙을 조장하는 부작용이 커진다는 점이 중요하다. 

오기와 기회주의의 정치는 사회적 혼란만 증폭시킬 뿐이다. 불의를 불의로 확인시킬 수 있는 상식의 정치 사회로 온전히 돌아와야만 한다. 

장관 임명 여부를 놓고 여야 정치권의 대립이 더욱 첨예해지는 분위기다. 

청와대가 장관 임명을 강행할 경우 국정조사 및 특검을 실시해야 한다는 공세까지 제기되고 있다. 자유한국당 등 야당은 장관 임명 시 검찰 수사를 믿을 수 없다며 특검을 도입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야당들이 해임건의안을 내고, 특검법을 발의하는 등 여야 격돌은 더 치열해질 가능성이 높다. 9월 정기국회 역시 여야 격돌장으로 전락할 것이다.

정치권 대립 첨예화

사실, 그동안 여야 대립은 갈수록 심화했다. 

8ㆍ9 개각 이후 한 달 가까이 우리 사회를 뒤흔든 ‘조국 문제’가 정치권을 넘어 좌우 진영 싸움으로 번졌다. 

첫 단추를 잘못 끼운 것은 검찰 개혁을 명분 삼아 무리한 선택과 부실 검증에도 밀어붙인 청와대지만, 조국 임명이 불러올 정치적 파장을 알면서도 지명을 방치하고 이후 의혹 감싸기로 일관한 민주당의 책임도 결코 작지 않다.

검찰 수사와 별개로 여야의 조국 청문회 기 싸움이 과열 양상을 보여 우려를 자아내고 있는 것이 정치현장이다. 

여야가 조국 법무부 장관 후보자 인사청문회에 대한 힘겨루기를 벌이다 각각 기자간담회를 열어 자신들의 정당성을 주장하는 사상 초유의 일도 벌어졌다. 전례 없는 기자간담회를 각각 열어 조 후보자가 각종 의혹을 해명하고, 자유한국당 의원들이 따로 의혹을 제기하는 상황을 바라보는 국민의 심정은 참담하다.

편 가르기와 진영 논리가 판치면서 이성과 합리를 막아서는 일도 많았다. 대부분 지지자들을 줄 세우기로 내몬 정치권 탓이다. 여당은 볼썽사나운 후보자 엄호를 삼가야 하고, 야당은 근거 없는 정치공세를 자제해야 한다.

의혹 확대 기류 

최근 기류는 여러 측면에서 심각한 문제가 있다. 우선, 조 후보의 일방적 해명과 “모른다”는 발뺌에도 불구하고 의혹은 더 커졌다. 

이런데도 청와대는 “언론에서 제기했던 의혹들을 해소하지 못한 부분은 없다”, 이인영 민주당 원내대표는 “적지 않은 의혹들이 해소됐다”고 했다.

'동양대 의혹'은 6일 열린 조 후보자 국회청문회에서 최대 이슈로 부상했다. 불법의 선을 가르는 사실관계 규명이 더욱 중요해졌고, 3주를 넘긴 ‘조국 대치’도 마지막 분기점을 맞을 상황이다.

조 후보자 딸 조모씨가 2014년 부산대 의학전문대학원 진학에 제출한 자기소개서의 ‘동양대 총장 표창’과 한국과학기술연구원(KIST) 인턴 활동이 조작됐다는 의혹이 새로 불거졌다. 동양대 총장은 “표창장을 준 기억이 없다”고 했고, KIST 측도 “인턴 활동을 마친 학생들에게 발급하는 공식 증명서 대상에 조씨는 없다”고 밝혔다. 이런 의혹의 실체가 소상히 밝혀져야 한다. 

또한, 조 후보는 딸의 영어 실력을 ‘논문 제1저자’ 배경으로 설명했지만, 한영외고에서도 탁월한 수준은 아니라는 기록이 나왔다. 부산대 의학전문대학원 장학금을 6학기 연속 수령했지만, 재학 7학기 내내 유급 심사대상이었다는 사실도 확인됐다. 조 후보 동생이 웅동학원에 채권을 행사하지 않았다고 했지만, 웅동학원 보증으로 사채를 사용했다는 사실과 배치된다. 사모펀드 관련 답변에도 의혹을 더 키운 부분들이 있다. 의혹의 확산일로다. 

이런 가운데, 사모펀드 핵심 관련자들은 해외로 도피했고, 광범위하게 증거인멸이 이뤄지고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지각 청문회' 명암

사실 검증을 위한 국회 인사청문회가 주목을 받을 수밖에 없다. 조국 법무부 장관 후보자에 대한 국회 인사청문회가 6일 큰 관심 속에 열렸다. 인사청문회법에 따르면 늦어도 지난 2일 마쳤어야 했던 '지각 청문회'다. 

제1야당인 자유한국당은 조 후보자 딸이 받았다는 동양대 총장상 진위와 허위 스펙 쌓기 논란 등 여러 의혹을 파고들었고 여당인 더불어민주당은 의혹 대부분이 과장된 것이거나 허위였다며 엄호하는 데 치중했다. 

조 후보자 딸의 학교 생활기록부가 공개된 것 등을 두고선 검찰의 수사기록 유출 논란을 벌이기도 했다. 매우 늦었지만, 의회가 장외에서 격렬하게 부딪친 갈등 사안을 장내로 가져와 대응한 것은 다행스럽다. 

그러나, 핵심 증인이 나오지 않는 청문회는 변명만 듣는 자리가 될 수밖에 없다. 조 후보자가 '나는 몰랐다'고 모든 의혹을 부인하는 상태에선, 진실은 검찰의 엄정한 수사를 통해서 가려질 수밖에 없다는 사실도 분명해졌다.

한마디로, '조국 사태’가 산으로 올라가는 형국이 되고 있다. 사안의 본질에서는 점차 멀어지고, 여야의 정치적 셈법과 진영논리만 남은 꼴이 되고 있다. 

의혹 해명 실패 

결국, 이번 국회 청문회에서 조 후보자는 의혹을 명쾌하게 해명하지 못했다. 

이미 제기된 의혹들을 말끔히 해소하지 못한다면 법무부 장관으로 임명된다 하더라도 그 자리의 무게를 감당하기 어려울 것이다. 그의 해명에도 불구하고 검찰의 공정하고 엄정한 수사가 반드시 이뤄져야 하는 이유다.

인사청문회는 대통령의 임명권 행사를 의회가 견제하는 수단으로 도입됐다. 총리와 국무위원 등 고위공직자의 자질과 업무능력, 도덕성을 국회가 검증하는 것이다. 

국회의원 한명 한명이 국민에게 위임받은 그런 책무를 다하지 않는 것은 직무유기다. 정치적 득실을 저울질하며 청문회 개최 여부를 판단하는 것은 국민 이익과 배치된다.

이른바 ‘가족펀드’와 딸의 의학적 논문 등에 대한 의혹이 한두마디 단답형 문답으로 진실이 가려질 일도 아니다. 이런 식으로 청문 절차를 거쳤다고 주장한다면 설사 장관이 된들 사법개혁 추진은커녕 검찰지휘 행정에 무슨 법적 권위가 따르겠는가. 조 후보자 스스로 검찰의 엄정하고 철저한 수사를 자초한 상황이 됐다. 

검찰은 조 후보자 관련 고소·고발이 11건이나 되는 만큼 여러 의혹 관련 증거의 멸실을 막기 위해 신속하게 움직이지 않을 수 없었을 것이다. 과거 검찰은 살아있는 권력의 눈치를 보며 늑장 대응하여 여론의 따가운 비판을 받곤 했다. 야당에서 특검론이 흘러나오는 것 역시 검찰 수뇌부의 발 빠른 결행을 이끌었다는 관측이 나온다. 

검찰수사 전방위 확대

관련 의혹에 대한 검찰 수사가 전방위로 확대되는 것은 당연하다. 

조 후보자 부인이 교수로 있는 동양대 연구실, 한국과학기술연구원(KIST) 등을 전방위 압수수색하는 등 검찰의 수사 행보가 빠르다. 검찰은 서울중앙지검 특수2부 외에 특수3부 검사들도 추가로 투입하는 적극성을 보이고 있다. 

검찰은 지난 3일 조 후보자의 무제한 기자간담회가 끝나자마자 후보자 아내의 대학 연구실 등을 전격 압수수색했다. 법무부 장관 임명이 가시화하자 민감한 가족 수사부터 진행하려는 것으로 보인다. 

추가로 압수수색이 이뤄질 수 있었던 것은 검찰이 앞서 확보한 자료를 통해 의혹을 뒷받침하는 단서들을 더 찾아냈고, 법원도 추가 압수수색 필요성에 동의했기 때문으로 관측된다. 기자간담회에서 조 후보자가 대부분의 의혹을 전면 부인한 점도 검찰의 후속 강제수사에 원인으로 작용한 것으로 풀이된다.

문제가 된, 봉사상(賞)인 총장 표창장을 조 씨에게 발급한 대학은 조 후보 부인 정경심(57) 교수가 재직 중인 경북 영주시의 동양대라는 사실을 확인한 서울중앙지검 특수2부가 지난 3일 정 교수 집무실 등을 압수수색한 것도 그런 혐의 때문이라고 한다.

동양대 측의 증언은 구체적이다. 최성해 총장부터 “나는 그런 표창장을 결재한 적도 없고, 준 적도 없다”고 단언했다. 동양대 관계자는 “오늘 검찰에서 조 후보 딸이 우리 학교에서 받았다는 표창장을 들고 왔는데, 일련 번호와 양식이 우리 것과 달랐다. 그래서 지금 학교에 있는 상장 번호를 보여줬고 검찰도 이를 확인하고 갔다”고 했다. 

가짜 표창장을 만든 것은 사문서 위조죄, 이를 입시 자료로 낸 것은 위계에 의한 업무방해죄가 적용될 수 있다는 지적과 입학 취소 개연성이 법조계·교육계에서 나오는 이유다.

조 씨가 의전원 자소서에 적시한 ‘한국과학기술연구원(KIST) 인턴 활동’도 사실과 거리가 먼 것으로 드러났다. 

단 2일 출근을 ‘3주 동안’이라고 부풀렸다. 고려대 2학년 때인데도 1학년 때로 속였다. 아프리카 케냐 봉사 기간과 겹치지 않은 것으로 조작한 셈이다. 인턴 활동 증명서도 사실상 조작이었다. 정 교수가 초등학교 동창인 KIST 소속 연구원에게 딸의 인턴 기회 제공을 부탁했고, 그 연구원은 동료에게 조 씨를 떠넘기고도 자신이 증명서를 발급했다. 

정작 인턴을 맡았던 연구원은 “나는 발급해준 사실이 없다”고 확인했다. KIST 측도 “인턴 활동을 마친 학생들에게 발급하는 공식 증명서 대상에 조 씨는 없다”고 밝혔다. 이 밖에도 조 씨의 입시 부정을 뒷받침하는 정황이 수두룩한 만큼, 검찰은 신속·철저히 수사해야 한다. 

‘국민의 검찰’로 정립을

검찰이 수사를 제대로 할 수 있겠느냐는 의구심이 들지 않을 수 없다. 법무부 장관은 검찰총장의 상급자이자 모든 검사의 인사 제청권을 지닌 인사권자이기 때문이다. 신속하게 정면 돌파하는 것 말고는 다른 선택지가 있을 수 없다.

장관 후보자가 신분을 유지한 상황에서 검찰이 해당 후보자를 둘러싼 의혹 사건을 수사하는 것은 극히 이례적이다. 윤석열 검찰총장 체제가 다루는 사실상 첫 '살아있는 권력' 수사라는 점에서도 의미가 크다. 수사 대상이 법무장관 후보자 사건인 것은 공교롭기까지 하다. 

검찰은 아직 조 후보자의 자택과 휴대전화 압수수색은 하지 않고 있다. 행여 정치적 부담 때문에 주저한다는 의심을 사선 안 될 일이다.

검찰은 일체의 정치적 고려 없이 온갖 의혹을 신속하고 철저하게 수사해 그 결과를 있는 그대로 내놓아야 한다. 그것이 국가적 혼란을 줄이고 ‘국민의 검찰’로 바로 서는 길이다. 

그러나, 이미 핵심 관련자들이 해외로 도피한 데 이어 이미 광범위한 증거인멸이 이뤄진 것으로 보여 우려된다. 

조 후보자의 5촌조카 등이 최초 압수수색이 이뤄지기 전 해외로 도피하면서 관련 증거들을 폐기하고 빼돌렸다고 한다. 조 후보자 딸의 논문 문제 등은 공정성이나 도덕성에 관한 문제지만 사모펀드는 불법 여부를 가릴 수 있는 핵심 사안이다. 수사의 성패가 달려있는 부분이다. 증거가 인멸됐다면 이 자체가 심각한 범죄 행위다. 강도 높은 수사를 통해 밝혀내고 법에 따라 처리해야 한다. 

더불어민주당 등을 중심으로 검찰 수사가 검찰개혁을 방해하기 위한 것이라는 주장이 나오고 있으나 전혀 개의치 말아야 한다. 조 후보자를 무조건 보호하고 검찰 수사를 흔들기 위한 정치공세에 불과하다. 

이번 수사의 성패는 '있는 그대로'를 얼마나 설득력 있게 잘 드러내 보이느냐, 그리고 그것이 국민 신뢰를 어느 정도 얻을 수 있느냐 하는 데 달렸다. 

정치공학적 고려 같은 불순물이 끼어들어서는 곤란하다. 오직 사건의 실체적 진실을 가려내고 혐의 유무와 정도를 입증하는 데 초점을 맞춰야 할 것이다. 수사 환경을 제약할 수 있는 시점의 문제는 검찰이 숙고해야 할 대목이다. 장관직을 유지한 채 검찰 수사를 계속 제대로 받을 수 있겠느냐는 지적이 나오는 배경이다.

사모펀드 등 직접수사 서둘러야

검찰은 스스로의 명운을 걸고 조 후보자에 대한 의혹을 낱낱이 밝혀야 한다. 그것이 훼손된 법과 절차를 최소한 살리는 일이요 실추된 검찰의 명예를 회복하는 길이다. 그러기 위해서는 조 후보자와 그의 자택 및 사무실에 대한 직접 수사도 서둘러야 한다. 

조 후보자 가족의 사모펀드와 관련해 새로운 사실이 계속 밝혀지면서 의혹이 눈덩이처럼 커지고 있는 것도 핵심 현안이다. 

지하철 와이파이 사업은 문재인 정부 100대 국정과제 사업으로 돼있다. 조국 펀드와 협력한 A컨소시엄이 와이파이 사업 우선협상자로 선정될 때 조 후보는 청와대 민정수석비서관이었다. 검찰은 권력형 비리 가능성에 대해서도 철저히 수사해야 한다. 어떤 성역(聖域)도 없어야 함은 당연하다.

지하철 와이파이 사업은 사업비가 1500억원에 달하는 대형 공공사업이다. 그런데 연 매출 20억원에 불과한 가로등 점멸기 업체와 자본금 1억원에 불과한 신생 사모펀드가 사업 수주에 뛰어들어 로비를 벌이고 자금을 대려 했다는 것이다. 놀랍게도 실제 사업권을 따냈다. 누군가 사전에 정보를 빼주고 지원한 것은 아닌지 의심할 수밖에 없다.

조 후보자 가족은 조 후보자가 민정수석이 된 직후 펀드에 가입하고 그 돈을 전부 웰스씨앤티 지분 인수에 썼다. 실제 넣은 돈은 14억원가량인데 투자 약정액은 전 재산보다 훨씬 많은 100억원이나 되는 이상한 투자였다. 

조 후보자 조카와 펀드 핵심 3명은 검찰 압수 수색 전 해외로 도피했다. 떳떳하다면 즉각 귀국해 해명하면 될 텐데 그러지 않고 있다. 갈수록 '권력형 게이트' 모습을 닮아가고 있다. 권력 핵심 인사 가족들이 그 지위를 이용해 공공사업 이권을 노리고 '작전'을 벌인 것이라면 범죄다. 검찰이 수사로 명백히 규명해야 한다. 

"임명강행은 초법적 권력 행사"

청와대가 여론의 거센 반발에도 기어이 조국 법무부 장관 후보자의 임명 수순에 들어갈 모양이다. 

총리와 달리 국무위원은 국회의 임명 동의가 필요 없다. 이에 따라 문 대통령은 관련법에 따라 오는 12일 전 특정일을 잡아 국회에 인사청문 경과 보고서를 보내 달라고 다시 요청한 뒤 그 결과와 관계없이 조 후보자의 임명을 강행할 수 있다. 송부 기한을 정하지 않았으나 과거 사례로 미뤄 볼 때 요청일부터 5일 이내가 될 가능성이 제기된다. 

문 대통령의 임명 강행 조짐에 대해 대표적 진보 정치학자인 최장집 고려대 명예교수는 “민주주의 원칙을 넘어서는 권력 남용 내지 초법적 권력 행사”라고 했다. 고려대 동문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국민을 바보로 안다”는 글도 올라왔다. 이것이 민심이다.

청와대의 임명강행 결심의 근거는 조 후보자의 '셀프 청문회'로 의혹이 상당 부분 풀렸다는 판단으로 보인다. 강기정 청와대 정무수석은 이와관련, 라디오 방송에 출연해 "조 후보자가 본인의 일과 주변 일, 사실과 의혹을 구분지어줬다"며 "조 후보자 논란을 정리하는 계기가 됐다"고 했다. 

이인영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도 "조 후보자는 무제한 기자 간담회를 통해 많은 의혹과 관련해 소상히 해명했다"며 "해명이 진실했는지는 이제 국민들이 판단할 시간"이라고 했다.

후유증 일파만파 가능성 

국회 인사청문회는 2000년 대통령의 임명권을 국회가 견제하는 수단으로 도입됐다. 그해 총리를 시작으로 2003년 국정원장 등 4대 권력 기관장으로 확대했고, 2006년부터는 국무위원 등 장관급까지 확대해 자질과 업무능력, 도덕성을 국회가 검증하도록 했다. 

문제는 총리와 달리 국무위원은 국회의 임명 동의가 필요 없다는 것이다. 이런 제도의 맹점을 활용해 일부 정부에서는 청문회를 거치지 않은 채 임명을 강행했고, 이번에 청와대와 더불어민주당도 임명 강행의 수순을 밟으려 한다.

이미 여론의 심판을 받은 조 후보자를 장관으로 임명하면 후유증은 일파만파로 커지고 그 피해는 고스란히 국민들이 떠안게 된다. 우선 야당의 거센 반발로 정기국회 파행이 길어지면서 민생법안 처리와 예산안 심사 등이 차질을 빚게 될 수 밖에 없다. 

무엇보다, 스스로 “반성한다”면서 언행 불일치 등을 시인한 조 후보자의 임명을 철회하지 않으면 정의 개념부터 흔들리게 된다. 

조 후보자가 숱한 의혹에 대해 “몰랐다”며 어물쩍 넘어갔는데도 청와대가 “논란을 정리하는 계기가 됐다”고 아전인수식으로 해석해 덮으려 해서는 안 된다. 특히 임명강행의 경우, 검찰 수사 지휘권을 가진 법무부 장관의 가족들이 검찰 수사를 받는 모양새도 매우 부적절하다는 점을 고려해야만 할 것이다.

벌써 자유한국당은 “중대 결심”을 언급하고, 바른미래당은 특검과 국정조사 카드를 만지작거리고 있는 모습이다. 

대입 의혹과 입시제도 개혁론

신드롬도 만만치 않아 보인다. 대표적으로, 조 후보자 딸의 대입 의혹에 대한 논란이 현행 입시 제도의 공정성 시비로 옮겨붙었다. 

각 대학마다 신입생을 뽑는 방식이 복잡한 데다 수시 선발을 통해 학생부종합전형만을 적용하는 경우도 있어 상황에 따라 공정성을 의심받을 소지가 적지 않기 때문이다. 

조 후보자에 대한 임명 강행을 위해 현행 대입 제도에 문제점을 돌리려는 ‘의혹 물타기’라는 지적도 제기되지만, 일단 입시과정의 문제점이 드러난 만큼 그냥 덮고 지나가서는 곤란하다.
요즘 연이어 밝혀지고 있는 편법 입학 수법들이 일부 특권층의 전유물로 이용돼 왔다는 사실이 더욱 심각하다. 

문재인 대통령은 최근 "조 후보자 가족을 둘러싼 논란이 있는데, 이 논란의 차원을 넘어서서 대입제도 전반을 검토해달라"고 당부했다. 문 대통령은 "그동안 입시제도를 개선하려는 노력이 있긴 했지만, 여전히 입시제도가 공평하지 못하고 공정하지도 않다고 생각하는 국민이 많다"면서 "특히 기회에 접근하지 못하는 젊은 세대에 깊은 상처가 된다는 점을 직시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러나 공정성과 투명성을 담보하고 당장 시행할 수 있는 대입제도를 기대하기는 어려울 것 같다. 관계 법령에 따라 대입제도 전반을 뜯어고치려면 시행 4년 전에 공표해야 하는 만큼 올해 하반기에 새로운 제도를 내놓더라도 2024학년도에야 시행할 수 있다. 

다른 한 축은 2025년에 시행할 계획인 '고교학점제'다. 고교생도 대학생처럼 자신이 원하는 수업을 선택해서 듣게 하고, 일정 기준의 학점을 충족하면 졸업할 수 있도록 만드는 정책이다. 고교체제개편이나 고교학점제는 둘 다 공교육 정상화와 혁신을 위한 것이다. 

로드맵에 따라 교육부와 정치권은 대통령 직속 교육 자문기구인 국가교육회의를 국가교육위원회로 이른 시일 내에 전환해 중장기 교육 개혁 방안을 짜내야 한다. 

대입의 공정성과 투명성, 사교육 문제 등은 또한 대학 서열화와 직접적 관련이 있다. 대학 간판이 향후 사회생활을 좌지우지하는 상황을 바꿀 방안도 나와야 한다. 이번 기회에 대입과 고교교육 전반에 걸쳐 땜질식 대책이 아닌 '백년지대계'를 논의하길 기대한다.

결국 현재 특권층 자녀의 우월한 교육 보장으로 사회적 불평등이 더욱 견고해진다는 게 문제다. 개혁이 필요하다.

청와대도 모순이다. 입시 편법의 전형과도 같은 조국 후보자를 다른 자리도 아닌 법무장관에 임명한다고 한다. 문 대통령이 정말 입시 제도에 문제 의식을 갖고 있다면 당장 조 후보자부터 사퇴시켜야 마땅하다.

여야 책임론 - '문제 본질' 숙고를

여야 책임을 지적치 않을 수 없다. 우선, 이번 '조국 파문'은 국정에 무한 책임을 지는 여권의 잘못이 크다. 

국회의 기본 책무는 행정부에 대한 견제와 감시다. 그런데 여당은 청와대나 행정부도 아닌, 특정 장관 후보 시녀 노릇을 자처함으로써 국회 유린의 공범(共犯) 의심까지 받게 됐다.

민주당은 조 후보자 감싸기에 급급해 파행적인 자기 변론의 장을 마련해줌으로써 3권 분립을 외면했다. 조 후보자 임명 강행이 법 절차에 따른 대통령의 정당한 인사권 행사이긴 하나, 검찰 수사와 민심이 정권의 명운에 미칠 향후 파장에 대해선 응분의 책임을 져야 할 것이다.

그런 점에서 청와대와 여당의 태도는 심각하다. 이 국면을 ‘돌파’하려 하고 있다. 국회 기능을 사수해야 할 여당 원내대표가 국민청문회란 비공식 절차를 입에 올렸고, 시나리오에 따라 움직이듯 여당이 마련한 공간에서 일방적 간담회가 열렸으며, 다음 날 청와대 정무수석은 “의혹이 해명됐다”는 평가를 내놨다. 답은 이미 정해져 있다는 듯 밀어붙이려 했다. 

여론을 대하는 이런 태도는 오만하다. 정성 들여 국민을 설득하고 이해를 구하는 대신 편을 갈라 목적을 달성하려는 의도가 엿보인 탓이다.

이렇게 속전속결로 해치우는 것은 대단히 잘못됐다. 전례가 드물더라도 법률이 정한 최장 열흘의 시간을 모두 국회에 줬어야 했다. 임명 여부를 추석연휴 이후에 결정하게 되더라도 국민 여론을 존중한다면 그렇게 하는 것이 옳다. 

조 후보자 문제는 통상적인 장관 인사의 차원을 넘어섰다. 검찰 수사를 받는 법무부 장관이 될 판이고, 비리를 넘어선 공정의 문제가 제기돼 있다. 더구나 그를 통해 하려는 검찰개혁은 국민의 지지가 절대적으로 필요한 일이다. 의혹과 의구심을 다 떨쳐낸 뒤 취임해도 모자랄 터에 작전을 펼치듯 임명을 강행한다면 여전히 납득하지 못하고 있는 국민이 그 개혁에 힘을 실어주겠는가.

산더미 같은 의혹에 더해 솔직하지 못한 변명으로 정직성을 의심받는 사람을 법무장관 자리에 고집해야 할 이유가 무엇인지, 청와대가 납득할 만한 설명을 내놓아야 한다.

“대학입시 제도 전반에 대해 재검토해 달라”고 한 문 대통령 역시 이런 사태를 방조했다는 지적을 면키 어렵다. ‘보수 정권 때 만들어진 입시 제도가 문제지 조 후보자 딸이 불법을 저지른 것은 아니다’라는 식의 일종의 ‘지침’을 내린 것으로 비쳐지는 대목이어서다. 

여권은 국민들이, 청년들이 무엇에 분노하고 있는지 그 본질을 다시 한번 생각해보기 바란다. 
한편, 그동안 청문회를 지연시켜 온 한국당의 책임도 민주당 못지않다. 한국당은 조 후보자에 대한 철저한 검증보다는 추석 연휴까지 ‘조국 이슈’를 끌고 가 여권에 타격을 주려는 정략적 태도로 일관했다. 

여당의 강경 기류를 제대로 읽지 못하고 예정된 청문회 하루 전까지 가족청문회를 주장하며 무리수를 두다 되치기를 당했다. 정의당 심상정 대표가 지적했듯, 처음부터의 조국 청문회 파행은 국회가 당리당략에 매달린 채 헌법적 책임을 다하지 못한 결과다. 

법치주의 위험...민심 역행 말아야 

이런 흐름을 통해 그동안의 논란 과정에서 조 후보자는 숱한 언행 불일치가 확인된데다 수많은 법 위반 의혹과 관련해 오히려 거짓말 논란에 휩싸였으니 이것만으로도 원천적으로 장관이 될 수 없다. 

과거 장관 후보자들은 한두 건의 의혹만으로도 사퇴했다. 수십 가지 의혹이 불거져온 조 후보자가 법무부 장관이 된다면 검찰개혁은 물 건너갈 뿐 아니라 법 질서 경시 풍조가 확산되면서 법치주의가 뿌리째 흔들리게 된다. 

조 후보자에 대한 임명 강행은 국민을 무시하고 민심을 거스르는 일이다. 민심에 역행하는 정권의 말로가 어떤지는 우리는 여러차례 경한 바 있다. 이번 정권마저 그같은 전철을 밟지 않기 바란다. 여권은 더 겸손하고 낮은 자세로 국민들에게 다가가야 한다. 

문 대통령이 하루속히 결단을 내려 조 후보자에 대한 지명을 철회해야 한다. 무리수를 두지 말고 새로운 후보자를 찾아야 한다. 조 후보자 스스로도 국민을 잠시 속일 수 있다는 생각을 버리고, 흠결 없는 사람에게 법무부 장관 자리를 넘겨주는 결단을 해야 할 것이다. 

 

이병도는…

1952년 경남 진양에서 출생했고 서강대 신문방송학과를 졸업, 1979년 동양통신 기자로 언론계에 입문한 후 1981년 연합뉴스로 자리를 옮겨 정치부 야당출입 기자로 오랫동안 활동해 왔다. 저서로는, <6공해제>, <97년 대선 최후의 승자는> 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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