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병도의 時代架橋] '조국 정국' 2라운드, 전망과 과제
[이병도의 時代架橋] '조국 정국' 2라운드, 전망과 과제
  • 이병도 주필
  • 승인 2019.09.14 08: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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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폭풍 가늠 어려운 조국 임명 강행
與 검찰개입 시동 - 野 '曺사퇴' 공조
野 논의…해임건의안·국조 전략 고심
검찰 수사, 한 치 빈틈 없이 계속돼야
나라 두 쪽 분열...엄정 수사로 종결을
조국 “검찰 인사권 행사”, 수사 압력 안 돼
개혁과 대결정국 해결이 과제
경제 짓누르는 리스크...국민 치유 정치력 모아야

(시사오늘, 시사ON, 시사온=이병도 주필)

문재인 대통령의 조국 법무부 장관 임명 강행을 계기로 여야간 대립이 격화일로로 치달으면서 '조국 정국'이 2라운드를 맞고 있다. 

정국은 후폭풍과 격랑을 피할 수 없게 됐다. 지난 한 달간 온 나라가 빠져들었던 소모적인 논쟁과 분열보다 더 큰 논란과 후폭풍이 예상된다. 안보·외교 난제가 쌓여가는데 국가 에너지는 엉뚱한 곳에 낭비되게 됐다. 

이제 국민의 시간, 역사의 시간이 시작됐다. 대한민국은 더 거센 격랑 속으로 내몰리고 사회 전체가 소모적이고 분열적인 논쟁에서 헤어 나오기 힘들 가능성이 높다. 

'포스트 조국 임명' 정국은 가히 시계 제로로 평가될 정도다. 자유한국당 등은 '문재인 정권의 종말'까지 경고하는 수준이다. 

이에따라 내년 총선을 앞두고 정치판은 갈수록 험악한 모습을 보일 것 같다. 찢어지고 갈라진 국민의 마음을 달래고 치유하기는 커녕, 조국 임명 강행은 갈등과 분열을 증폭시켰다. 

조 장관은 숱한 의혹과 부인이 기소된 속에서 임명된 첫 장관이다.ⓒ시사오늘 권희정 기자
조 장관은 숱한 의혹과 부인이 기소된 속에서 임명된 첫 장관이다.ⓒ시사오늘 권희정 기자

국민들, '호된 몸살' 징후 

이로써 문재인 정부 출범 후 국회 청문보고서 채택이 불발됐는데도 임명이 강행된 장관급 이상 고위공직자는 22명으로 늘어나 역대 정부의 기록을 벌써 뛰어넘었다. 5년 임기의 절반도 안됐는데, 과거 박근혜(10명)·이명박(17명)·노무현(3명) 정부 때의 기록을 넘어섰다.

조 장관은 숱한 의혹과 부인이 기소된 속에서 임명된 첫 장관이다. 대통령 인사권을 두고 국론이 이토록 분열된 적이 없고, 검찰의 ‘정치 개입’ 시비가 이렇게 논란이 된 전례도 없었다. 자칫 앞으로 검사들의 집단 항명, 정권과 검찰 조직의 정면충돌이 벌어질 수도 있는 분위기다.

정치 현장은 더 가파르다. 여당인 더불어민주당은 조 장관 임명과 더불어 이른바 사법개혁에 드라이브를 걸면서 국면전환에 돌입한 반면, 제1·2야당인 자유한국당과 바른미래당은 문 정권 응징을 위한 야권 공조 논의에 본격 착수, 총공세에 나서면서 여야가 정면 충돌하는 모습이다. 

정기국회 일정에도 적신호가 들어왔다. 추석 이후 정기국회의 장기 공전마저 점쳐지는 상황이다. 국회는 조 장관을 둘러싼 소모적 정쟁의 수렁 속으로 더 깊이 빠져들 가능성이 높다. 

여야 관계가 경색되면서 당장 국정감사와 새해 예산안 심사 등 정기국회 일정 파행이 불을 보듯 뻔하다. 국정감사 등에서 내내 파열음이 터져 나오는 것은 물론 내년 4월 총선 때까지 정국의 주도권을 잡기 위한 극렬한 마찰이 빚어질 것으로 우려된다. 

극한 대결 속에 민생입법 처리가 실종되면 그 피해는 고스란히 국민에게 돌아갈 수 밖에 없다. 도대체, 무엇을 위해 국민들은 이렇게 호된 몸살을 앓아야 하는지 도무지 납득이 되지 않는다.

위기 국면 ... 깊은 정쟁 삼가야 

보수 야당들은 조 장관 해임건의안과 국조 추진 및 특검 검토 방침 등을 본격적으로 제시하기 시작했으며, 이에 민주당은 강력 반발하고 있고, 군소야당들은 각기 조금씩 반응을 달리하면서 대치전선이 다각적인 형국을 띠고 있다. 

특히 민주당은 검찰 견제 수위를 높이면서 한국당에 대한 패스트트랙 수사를 촉구하고 있고, 이에 한국당이 반발하는 것도 또다른 변수다.  

여야는 조국 사태를 빗나간 깊은 정쟁으로 몰아가서는 안 된다. 지금 우리는 미중 무역전쟁에 따른 경제 침체와 한일 갈등, 남북관계 교착 등으로 위기에 처해 있다. 

북한은 ‘굿모닝 미사일’을 쏘아대고, 한·미 동맹 역시 전례 없는 위기다. 미·중 무역전쟁의 파고가 나날이 높아가고, 일본과의 외교 관계는 최악이다. 경제도 추락해 중산층도 불안해 한다. 조국 임명을 둘러싼 진영 싸움으로 국론 분열도 더 심해졌다. 이럴 때일수록 정치권이 중심을 잡고 갈라진 국민 마음을 달래고 통합하는 데 앞장서야 한다. 

조국 관련 의혹은 검찰 수사에 맡기고, 국회는 경제와 민생을 제대로 챙기는 게 옳다. '조국 정국' 2라운드, 전망과 과제를 짚어본다.

최대 변수 검찰 수사

이제, 검찰이 현직 주무 장관과 그의 가족을 수사하는 초유의 사태가 현실이 됐다. 

조 장관 가족 관련 수사를 독자적으로 진행중인 검찰은 이미 조 장관 부인을 사문서위조 혐의로 기소했고, 가족이 출자한 사모펀드 운용사 대표와 투자받은 업체 대표에 대한 구속영장을 청구하는 등 거침이 없다. 향후 '조국 정국'에 최대 변수가 될 전망이다. 

현직 법무부 장관이 검찰 수사를 받게 되는, 사상 초유의 사태를 상정하는 시각들도 상당하다. 

이렇게 되면 문 대통령의 장관 임명 당위성은 땅에 떨어지고, 정권은 치명타를 입게 된다. 따라서 미리 이를 막으려는 정권 차원의 시도가 격렬해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검·경 수사권 조정과 공수처 신설 등으로 검찰을 공격할 수는 있다. 그러나, 다른 방식으로 국면 전환을 노리기엔 국민의 분노가 아직 너무도 크다. 

조직 논리 부담

조 장관 가족 관련 수사에 속도는 붙고 있지만, 조 장관 취임으로 검찰은 새로운 국면을 맞았다. 

검찰은 자신들을 지휘할 장관을 수사하는 초유의 상황을 맞게 됐다. 조 장관과 관련된 의혹을 수사 중인 검찰로서는 대통령의 인사권 행사나 조직 논리 측면에서 상당한 부담을 떠안을 수밖에 없다.

조 장관이 지난 10일 검찰 개혁 작업 추진을 위한 원포인트 인사를 했지만, 검찰 감독과 관련된 개혁 조치는 수사가 끝난 다음에 해도 늦지 않다.

조 장관은 수사 상황을 보고받지 않겠다고 했으나, 정작 수사현장은 다르게 펼쳐질 수 있다. 장관 본인이 수사받아야 할 처지에 몰릴 수 있고, 맞물려 조 장관과 윤석열 검찰의 갈등이 격화될 수도 있다. 충돌 가능성도 없지 않다.  

청와대와 여권은 이미 검찰이 이번 수사를 통해 정치 행위를 일삼으며 '개혁'에 저항한다는 논리로 몰아세운 지 오래다. 

임명 강행 결정 배경

문 대통령의 조 법무장관 임명 강행 결정에는, 조 장관이 검찰과 경찰의 수사권 조정 등 권력기관 개혁 작업에 적임자라는 판단이 깔려 있음은 물론이다.

여기에다 진보 엘리트층의 특권적 불공정 행태에 대한 국민적 실망과 분노로 표출된 반대 여론이 부담스럽지만, 검찰 수사와 야당 공세의 기세를 볼 때 자칫하면 조국도 잃고 개혁동력도 사라져 레임덕에 빠질 수 있다는 우려가 담겨 있는 것으로 진단된다. 

조 장관이 낙마했을 때 현 정권이 겪게 될 리더십 위기, 조기 레임덕을 두고 볼 수 없다는 판단 결과일 수 있다. 이번에 밀리면 계속 밀릴 것이라는 정치공학적 계산도 큰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내년 총선 등 정치 일정을 보더라도 조국을 옹호하는 핵심 지지층에 등을 돌리기도 어려웠을 것이다.

정치공학적 계산과 진영 논리가 이처럼 중첩된 문 대통령의 판단이 앞으로 여론의 실망과 허탈감을 되돌릴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인사권자로서 숙고 끝에 내린 결단이겠으나, 국민들이 바라보기에 그렇게 흔쾌하지 않은 것도 틀림없는 사실이다. 조 장관이 지난달 후보자로 지명된 이후 적잖은 의혹에 휩싸였고, 그의 아내 정경심 교수는 딸의 동양대 표창장 조작 의혹과 관련해 검찰에 기소까지 된 상황이다. 검찰은 조 장관 일가의 사모펀드 의혹과 관련해서도 핵심 관계자들에 대해 구속영장을 청구했다. 

민의(民意) 무시 가능성

많은 국민이 조 장관 임명 강행을 민의의 무시로 받아들일 가능성이 높다. 국민이 반대하는 것은 조국 불법(不法) 이전에 불의(不義)부터 문제 삼기 때문이다. 

정의와 불의, 합법과 불법의 경계는 다르다. 부인과 딸, 아들 등이 불의와 불법에 관여한 사실이 줄줄이 확인되는데, 법무장관 자격에 문제가 없다는 주장에 동의할 국민이 얼마나 될까. 

후폭풍이 거셀 수 밖에 없다. 조 장관의 즉각 사퇴를 촉구하는 대학생들의 잇단 집회가 예사롭지 않은 민심을 잘 보여주고 있다. 서울대 총학생회는 조 장관이 임명된 9일 곧바로 촛불집회를 갖고, ‘법무장관 자격없는 조국 당장 사퇴하라’며 교내 행진까지 벌였다. 부산대 학생들도 이날 저녁 촛불집회를 열고 조 장관의 사퇴를 요구했다.

무엇보다 극심한 여야 대립이 예상된다. 문재인정부가 적폐세력으로 지목했던 한국당이 이제는 문재인정부를 향해 공정과 정의를 외치는 상황이 됐다.

앞으로 공정과 정의에 대한 현 정권의 가치가 무너지며 야기될 혼란이 걱정스럽다. 

조 장관을 비롯한 정권 중심 세력이 그동안 강조한 것은 “우리는 저들(전 정권)과 다르다”는 도덕적 우월감이었다. 하지만 조 장관 검증 과정에서 딸의 장학금 수령 의혹, 제1저자 등재 논란, 동양대 총장 표창 위조 의혹, 사모펀드의 수상한 투자 등 수없는 도덕성 논란이 불거졌다. 그렇다면 특권과 반칙을 그토록 질타하던 이전 정권보다 다를 게 없다. 이제 더는 공정과 정의를 실로 말하기 어렵게 됐다. 

정국 격랑...야권, 전방위 공세 

정국은 격랑에 휩싸이고 있다. 야권은 “국민에 대한 도전”이라며 장외투쟁에 나서는 등 전방위 공세를 예고했다. 

자유한국당 황교안 대표는 ‘조국 파면과 자유민주주의 회복을 위한 국민연대’ 결성을 제안했다. ‘반문(反文)연대’를 기치로 바른미래당 등 보수세력을 결집, 내년 총선에 대비하려는 의도로 보인다.

야당 논평은 정치적 후폭풍 강도를 가늠하기 어려울 정도의 최대 수위다. 한국당은 "오늘 대한민국의 법치주의는 사망했다"면서 문 대통령과 청와대를 규탄했다. 바른미래당은 "오늘은 역사의 수치로 기록될 것이다. 이게 나라인가"라고 물었다. 

이같은 야권의 공세에 따라 조국 정국은 '시즌 투'를 맞아 더 격화될 공산이 커졌다. 

특히, 한국당은 여전히 특검 가능성을 거론하면서 검찰에 조 장관측에 대한 철저한 수사를 압박했다. 동시에 여당이 검찰의 패스트트랙 수사를 언급하는 것에 대해서는 역공을 시도했다.

한편, 한국당과 바른미래당의 이른바 '반문반조(反文反曺) 연대' 제안에 민주평화당과 '변화와 희망의 대안정치연대'(대안정치)는 적극 호응하지 않았다. 조 장관 임명에는 반대하지만 후속 대응 공조에는 선긋기를 한 것이다.

한국당 등은 군소야당이 국회 차원의 대응조치에 소극적이거나 부정적인 태도를 보임에 따라 물밑 설득 작업에 나서는 한편, 해임결의안 제출 시점 등 대응 전략을 숙고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한국당 내에서는 조 장관 관련 의혹에 대한 검찰 수사가 진전될 경우 군소야당의 태도가 적극적으로 바뀔 수 있다는 시각도 있다. 

인사권 예산권과 수사대상 조 장관 

한편, 검찰은 조 장관측을 수사해 온 상황에서, 조 장관이 검찰에 대한 인사권과 예산권을 갖고 검찰 개혁을 추진하는 모순도 생겼다.

이로 인해, 검찰을 지휘할 장관과 그의 가족을 제대로 수사할 수 있겠느냐는 현실적인 우려가 쏟아지고 있다. 

조 장관은 취임 일성으로 “검찰에 대한 적절한 인사권 행사 등 법무부의 감독 기능을 실질화해야 한다”고 말했다. 검찰 인사권은 검찰총장만의 몫이 아니라 법무부 장관, 청와대 민정수석과의 협의 사항인 만큼, 원칙적인 발언으로 볼 측면도 있다. 하지만 유례없이 비상한 현실을 감안하면 검찰에 경고장을 던진 것은 아닌지 심각하게 걱정되는 것이다.

그러나, 사태 전개에 따라선 조 장관 역시 수사 대상이 될 수도 있다. 법무장관은 검찰 지휘권을 갖고 있기에, 만약 검찰이 직접 수사를 시작하면 조 장관의 사퇴 여부를 두고 또 한바탕 소란이 일 것으로 보인다. 이런 점에서 '조국 장관' 임명 강행은 상식적이지 않다. 

조 장관 역시 앞으로 도덕적 흠결 차원을 넘어 수사 결과에 따라 법정에 서야 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검찰총장 지휘권자인 현직 법무부 장관을 검찰이 수사한다면 그 자체가 헌정사의 비극이다. 제대로 수사하지 못한다면 민주주의의 흑역사가 될 것이다. 

어느 경우든 국론 분열과 소모는 불가피하다. "검찰은 검찰이 할 일, 장관은 장관이 할 일을 해나간다면 권력 기관 개혁과 민주주의 발전을 보여주는 일이 될 것"이라는 문 대통령 말은 그런 점에서 공허하다. 향후 조 장관 관련 수사 과정에서 여권과 검찰 간 정면충돌이 재연될 가능성도 적지않다.

철저 신속 수사로 국민 앞 규명을

역시 여론의 향배는 중요하다. 조 장관이 지난 2일 기자간담회와 6일 국회 인사청문회에서 충분한 해명 기회를 가졌음에도 여론은 여전히 그에게 부정적 평가를 내렸다. 문 대통령은 다수 국민의 판단을 수용해 조 장관 지명을 철회했어야 했다.

상당수 국민 눈높이에서는 조 장관은 법무장관에 앞서 심각한 범죄 혐의자일 뿐이다. 조국 일가의 온갖 비리에 더해 본인의 불법(不法) 연루 혐의도 늘어나고 있기 때문이다. 

여기에다, 조 장관은 불법 의혹들에 대해 “나는 몰랐다”고 주장·증언한 사실에 비춰 거짓말과 위증 의혹도 심각한 상태다.

이 같은 불법 혐의 연루자가 법치주의와 법질서를 책임지는 주무장관인 법무부 장관을 맡아선 결코 안 된다. 검찰은 장관 임명 강행에 구애받지 말고 철저하고 신속히 수사해 모든 불법을 명명백백히 국민 앞에 규명해야 한다.

조 장관의 임명 강행으로 정국은 끝 모를 격랑 속에 빠져들었다. 레임덕을 앞당기게 됐다는 말이 나올 정도의 혼란을 자초한 건 결국 문 대통령 자신이다. 그런데도 문 대통령은 “개혁적 인사일수록 청문회에서 어려움을 겪는다”며 국민 정서와 동떨어진 발언을 하고 있다. 이런 인식이라면 레임덕은 더 빨라지고 국정의 난맥상만 커질 뿐이다. 

'검찰 개혁'과 조 장관 

검찰 등 권력기관 개혁이 시대 과제이자 국민 요구라는 인식 아래 이 현안에 조 장관만 한 적임이 없다는 생각 역시 임명 강행의 주된 이유로 보인다. 

조 장관은 문재인정부 초대 청와대 민정수석을 맡아 검찰·경찰 수사권 조정과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 신설 방안을 다룬 바 있다. 노무현정부 때 초대 청와대 민정수석을 지낸 문 대통령은 조 장관과 여러 경험을 공유하며 사법개혁 신념이 비슷한 만큼, 앞으로 실제 장관직 수행에 얼마나 힘이 실릴지 주목된다.

문 대통령이 조 장관을 지명하고 임명 의사를 굽히지 않는 것은 조 후보자가 대선 공약인 검찰개혁을 완수하는 데 가장 적합한 인물이라는 판단에서일 것이다. 

하지만 조 장관은 이미 인사검증 과정에서 숱한 의혹으로 상처투성이가 됐다. 그의 부인은 표창장을 위조한 혐의로 기소됐다. 도덕적 흠결 차원을 넘어 수사 결과에 따라서는 조 장관도 형사법정에 서야 할 수도 있다. 

그런 후보자가 장관이 돼서는 검찰개혁을 지휘할 영(令)을 세우기 힘들다. 검찰이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 설치, 수사권 조정 등 개혁에 저항할 빌미를 줄 수도 있다. 임명 여부를 결정하는 데 있어 밀릴 수 없다는 집착이나 총선에 대한 고려가 조금이라도 영향을 미쳤다면 사법개혁의 미래를 위해서도 불행한 일이 될 것이다.

'엄정수사'가 개혁 시금석

조 장관은 취임식에서 “검찰의 논리와 인적 네트워크로 움직여온 법무부”를 바꾸고, “민주적 통제를 잃은 검찰”을 누구도 되돌릴 수 없게 개혁하겠다고 했다. “부족하지만, 검찰개혁을 마지막 소명으로 삼겠다”던 ‘조국의 시간’이 시작됐다. 

관측들은 기대 반, 걱정 반이다. 조 장관 임명으로 ‘검찰개혁’을 둘러싼 여권과 검찰의 힘겨루기가 본격화된 탓이다. 

문 대통령이 조국 장관을 전격 임명한 9일, 윤석열 검찰총장이 "법과 원칙대로 진행하겠다"며 정치적 중립을 강조하는 발언을 한 것으로 전해졌다. 

윤 총장의 말대로 검찰은 수사 대상의 지위나 직책에 성역을 두지 않고 의연하게 수사해야 한다. 수사를 통해 의혹을 국민 앞에 규명하고, 불법 사실이 있으면 엄정하게 의법조치해야만 할 것이다. 

만약 검찰이 인사권을 쥔 직속상관에게 면죄부를 주고 위법행위에 눈을 감는다면 대한민국 법치의 명운은 끝난다. 이제 공은 검찰로 넘어갔다. 검찰이 가야할 길은 분명하다. 헌법정신에 따라 흔들리지 않고 엄정수사하는 것이야말로 검찰 개혁의 시금석이 될 것이다.  

수사 적극 임해야 개혁 명분 

검찰 개혁이 주요 정국 현안으로 떠올랐다. 문 대통령은 임명장 수여식에서 “지난 대선 때 권력기관 개혁은 가장 중요한 공약 중 하나였다”면서 “남은 과제는 권력기관의 정치적 중립을 보장하고, 정권의 선의에 맡기지 않고 법제도로 완성하는 일”이라고 검찰개혁을 강조했다.

조 장관은 현재 국회로 넘어간 검경 수사권 조정안과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 신설안 등을 설계한 주역으로 문 대통령으로부터 이 개혁안을 입법화할 적임자로 평가받았다. 

그러나, 문 대통령은 조 장관측에 대한 검찰 수사와 관련, “검찰은 검찰 일을 하고, 장관은 장관 일을 하면 된다”고 했지만, 이는 현실과는 동떨어진 측면이 있다. 검찰 수사 대상이 검사 인사권을 쥔 수장이 되는 기이한 상황만으로도 검찰의 중립성은 훼손되고 외압 시비가 거세질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이런 구조에서는 검찰 개혁 논의도 검경수사권 조정 등 구체적인 내용을 놓고 토론과 협상이 진행되는 대신 ‘개혁 대(對) 저항’ ‘검찰 장악’ 등 비생산적이고 소모적인 갈등 프레임에서 벗어나지 못한 채 대립과 논란으로 변질될 우려가 크다. 

집권세력과 검찰이라는 양대 권력집단이 힘겨루기를 하며 갈등하면 국정 파행과 국론 분열은 불을 보듯 뻔하다. 

물론, 가족을 둘러싼 의혹 때문에 검찰개혁의 동력이 떨어졌다며 임명을 반대한 여론이 높았던 점을 인식한다면, 조 장관은 이번에 검찰개혁을 반드시 이뤄야 한다. 

검찰이 지난 수십년간 수사권과 기소권을 두 손에 쥔 채 막강한 권한과 영향력을 행사하면서 ‘검찰공화국’을 시민들은 걱정해 왔다. 조 장관이 취임식에서 “검찰 권력의 제도적 통제 장치”를 거론한 것은 당연한 일이다. 

조 장관은 자신과 가족을 수사하는 검찰을 지휘해야 하는 만큼 검찰개혁 동력이 약화할 수 있다는 우려가 적지 않다는 점을 명심해야 한다. 그런 만큼, 조 장관 본인과 가족에 대한 각종 의혹에 관한 국민의 관심을 고려해 검찰 수사에 적극 임해야만 검찰개혁 추진의 명분을 얻을 수 있다. 

여권 자세 反개혁

이와 관련, 검찰이 지난 6일 조국 법무장관 후보자 아내를 문서 위조 혐의로 기소하자 민주당은 "정치 검찰의 복귀"라며 "검찰 개혁의 필요성을 웅변하는 증거"라고 했다. 검찰이 개혁을 방해하고 조국 임명을 막으려 한다는 것이다. 사실을 왜곡하는 주장들이다. 

명백한 범죄 혐의가 있는데 법무장관 후보자 아내라고 기소를 안 했다면 검찰이 위법을 저지르는 것이 된다. 여당이 '검찰이 유출했다'고 한 동양대 총장 표창장 원본은 검찰이 압수한 적도 없다고 한다. 

검찰이 개혁 대상이 된 것은 정권이 바뀔 때마다 그 충견 노릇을 했기 때문이다. 산 권력 비리는 외면하고 죽은 권력엔 잔인할 정도로 가혹했던 것이 그동안 검찰의 모습이었다. 

검찰 개혁은 공수처 신설 따위의 변죽이 아니라 대통령이 검찰총장을 비롯한 검찰 인사권을 내려놓으면 그것으로 끝난다. 대통령의 검사 인사 좌지우지야말로 검찰 적폐 중의 적폐인데 여권은 이것은 그대로 움켜쥐고 있으면서 공수처 신설만이 개혁이라고 한다. 

검찰총장에게 임명장을 주면서 "우리 비리에 대해서도 엄정하게 수사해달라"고 해놓고선 검찰이 그 지시를 실천하자 '개혁에 저항' '정치 검찰'이라고 한다. 이런 여권의 자세야 말로 反개혁이 아닐 수 없다. 

정기국회 파장 심각

이번 조 장관 임명 강행이 향후 정국에 미칠 파장은 실로 심각하다. 우선, 법무부와 검찰의 내부 대립을 떠나 국정 운영 전반과 의회의 여야 관계에서 파문이 예상된다. 

큰 걱정은 조국 사태가 경제에 미칠 파장이다. 야권에서는 오는 17~19일로 예정된 정기국회 교섭단체 대표 연설을 보이콧하자는 이야기도 나온다. 평소에도 새해 예산안을 다루는 정기국회는 정쟁으로 얼룩지기 일쑤였다. 올해는 조국 사태까지 겹치는 통에 격랑이 불가피하다. 

한국 경제는 안팎으로 힘들다. 올해 성장률은 잘해야 2%대 초반, 여차하면 1%대로 떨어질 판이다. 한국 경제를 먹여살리는 반도체 시황은 여전히 답답하다. 미·중 통상마찰은 끝이 보이지 않고, 한·일 경제보복은 해결의 실마리를 찾지 못한 채 미궁으로 빠져들고 있다. 가뜩이나 힘든 경제에 정치 리스크라는 먹구름까지 꼈다. 

당장 야당은 국정조사와 특검, 장관 해임건의안을 추진하려 한다. 여권 입장에선 안 그래도 내년 4월 총선을 앞두고 구하기 어려운 한국당의 의회 내 협조가 더욱 어려워졌다고 봐야 한다. 제3 원내교섭단체인 바른미래당도 마찬가지다. 패스트트랙 입법으로 제도화 골격이 결정될 검·경 수사권 조정이나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 신설은 한층 지난한 과정을 거칠 가능성이 커졌다. 

정기국회도 파행이 불가피해졌다. 야당은 조 장관 의혹 국정감사를 요구하고 장관 해임안을 내겠다고 한다. 문 대통령은 "권력기관 개혁 마무리”를 조 장관 임명 강행 이유로 제시했지만, 검경 수사권 조정이나 공수처 설치는 국회에서 법안이 통과되지 않으면 결코 이룰 수 없는 일이다. 

한국당의 경찰 출석 거부로 진통 겪는 패스트트랙 충돌 고소·고발 사건 역시 검찰이 수사에 나선다면 파장이 상당할 것이다. 현정부와 20대 국회가 그토록 강조한 의회 협치는 실종 위기를 맞을 수 있다. 야당의 무기인 정기국회 국정감사와 내년 예산안 심사에 미칠 영향도 관심이다. 

가뜩이나 할 일 많은 정기국회가 파국을 맞는 일은 없어야 한다. 한달간의 ‘조국대전’ 끝 여론조사는 여야 모두 지지율이 답보하고 변화의 진폭이 작았음을 정치권은 성찰해야 한다.

조국 임명 강행으로 갈등을 증폭시킨 1차 책임은 여당에 있다. 더불어민주당은 야당의 장외투쟁을 비난만 할 게 아니라, 국회로 속히 복귀할 수 있도록 정치적 여건을 마련하는 데 최선의 노력을 다해야 한다. 

결정적으로 총선 기상도도 크게 변화할 것이다. 여권이 조국과 동의어로 간주하다시피 하는 검찰 개혁은 총선의 주요 의제가 될 수 있다. 의도했든, 안 했든 정치의 영역에 발 들이게 된 검찰의 움직임과 사법적 판단에 정치가 휘둘리는 이른바 정치의 사법화 흐름도 모두가 경계해야 할 것이다. 검찰은 동시에, 문 대통령의 주문대로 살아있는 권력에 눈치 보지 말고 있는 그대로 수사하고 국민 신뢰를 얻도록 해야 할 것이다. 

여야 전략 새 국면 

정치권 동향은 특히 주목이다. 자유한국당과 바른미래당은 조 장관 해임건의안과 국정조사 추진을 위한 야권 공조 논의에 돌입했다. 또 장외 여론전도 돌입, 조 장관 임명에 반대했던 정치세력의 연대를 모색하면서 여권에 대한 압박 수위를 끌어올리고 있다.

한국당 황교안 대표는 긴급 기자회견을 열고 "문재인 대통령의 독선과 이 정권의 폭주를 막아내려면 결국 자유민주의 가치 아래 모든 세력이 함께 일어서야 한다"면서 '조국 파면과 자유민주 회복을 위한 국민 연대'를 제안했다.

야당의 총공세는 향후 후폭풍 강도를 가늠하기 어려울 정도여서 지난 한 달간 이어진 '조국 정국'이 새로운 단계로 접어들 가능성이 커졌다. 무엇보다도 검찰 수사가 가장 큰 변수로 꼽힌다. 조 장관 가족이 투자한 사모펀드를 둘러싼 의혹, 자녀들의 입시 스펙과 관련한 문서위조 의혹 등이 계속 불거지고 있기 때문이다. 

이에 맞서, 민주당은 검찰 개혁 드라이브를 계속 거는 동시에 검찰에 대한 압박 수위도 늦추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조 장관이 임명된 상황에서 검찰이 조 장관 흔들기를 시도할 경우 '조국 리스크'가 커질 수 있다는 판단에 따른 것으로 보인다.

여권은 “윤석열 검찰총장이 조 장관 후보자를 낙마시켜야 한다는 뜻의 말을 했다더라”는 등 검찰을 공격한다. 

조정식 정책조정위의장은 "검찰은 그 의도가 어떠했든 대통령과 국회의 인사검증 권한을 침해했다"며 "정치개입 논란이 벌어지지 않도록 검찰은 본연의 역할에 충실해 주길 바란다"고 말했다.

민주당의 이런 검찰개혁 강조에는 이 분야에서 성과를 내지 못하게 되면 조 장관 임명으로 인한 민심 이반을 수습하기 어렵다는 인식도 깔린 것으로 분석된다.

야당의 반발에도 검찰개혁의 최적격 인사라며 윤 총장을 선택했던 것은 누구도 아닌 더불어민주당이다. 정치적 유불리로 잣대를 바꾸는 것은 검찰개혁의 명분을 스스로 해치는 자기모순으로 비친다. 검찰 수사가 국민이 희망하는 검찰개혁에 대한 조직적 저항인지 아닌지는 두고 보면 자명해질 문제다.

청와대와 여당은 이번 논란 과정에서 제기된 ‘공정과 정의’ 가치에 대한 젊은층의 상실감과 분노를 무겁게 인식하고 이를 정책과 제도로 수렴할 수 있는 길을 찾아야 한다. 그동안의 전례 없는 논란이, 우리 사회의 공정·공평 가치와 민주주의 제도를 한걸음 진전시키는 계기로 작용하길 기대한다.

한편, 청와대와 여당이 ‘윤석열 검찰’을 맹비난하면서 동원한 근거 중의 하나는 검찰의 수사 기밀 유출 문제다. 

검찰의 의도적 수사 기밀 유출은 그 자체로 범죄가 될 정도로 심각한 피의자 인권 유린에 해당된다. 그러나 언론의 치열한 취재 결과인 경우도 많다. 조 후보자 관련 의혹의 대부분도 기자들이 증언과 증거, 정황을 추적해 밝혀낸 것들이다. 이것을 검찰의 유출로 몬다면, 정도(正道) 언론에 대한 모욕도 된다.

'정권의 충견(忠犬)'에서 '국민의 검찰'로

이제 공은 검찰로 넘어갔다. 검찰은 조 장관 임명에도 '일전불사'의 의지를 보이고 있다. 검찰 고위 관계자는 "퇴로는 없다. 끝까지 수사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고 했다. 만약, 철저히 수사해 불법 혐의 연루자가 법무부 장관이 된 부조리한 현실을 바로잡는 경우가 발생한다면, 이것이야 말로 '정권의 충견'에서 '국민의 검찰'로 거듭나는 역사적 사례가 될 수도 있을 것이다. 

리얼미터가 최근 검찰수사에 대한 여론조사를 실시한 결과 ‘원칙에 따른 적절한 수사’라는 응답이 52%로, ‘검찰개혁을 막는 조직적 저항’이라는 응답(40%)을 크게 웃돌았다. 검찰의 엄정한 수사만이 지난 한 달간 나라를 두 쪽으로 쪼갠 ‘조국 내전’을 끝낼 수 있다.

현재까지 검찰 수사는 조 장관 임명에도 영향을 받지 않고 진행되고 있다. 조 장관이 취임한 날 사모펀드 의혹 관련자들에 대한 구속영장 청구와 소환조사가 이뤄졌고, 10일에는 조 장관 동생 전처의 집에 대한 압수수색이 있었다. 

이대로 간다면, 검찰 수사는 권력유착형 비리, ‘게이트’급으로 비화할 조짐이다. 무엇보다 웰스씨앤티의 사업 수주와 투자 유치는 수상하기 짝이 없다. 이 회사는 조 장관 가족 사모펀드의 투자 이후 관급공사 177건을 따냈고 2017년 9월에는 컨소시엄을 구성해 1500억원짜리 서울시 와이파이사업 우선협상 대상자로 선정되기도 했다. 금융회사들은 연매출 20억원대에 불과한 웰스씨앤티에 모두 2700억원을 투자하겠다고 약속했다. 코링크PE는 코스닥상장사 WFM과 비상장사인 웰스씨앤티를 묶어 우회상장을 시도했다는 의혹도 불거진다. 실세권력의 입김이나 비호가 없이는 가당치 않은 일들이다.

또한, 서울중앙지검 특수2부가 조 장관 임명 직전에 ‘조국 펀드’ 운용사 대표와 투자사 대표에 대해 자본시장법 위반, 횡령, 증거인멸교사 등의 혐의로 구속영장을 청구한 것은 의미심장하다. 앞서 검찰이 조 장관의 부인 정경심씨를 불구속 기소한 데 이어 처음으로 신병 확보에 나선 것이다. 

조 장관은 그동안 사모펀드 관련 핵심의혹에 대해 모른다는 말로 일관했지만 실체적 진실과 법률 위반 여부는 끝까지 밝혀야 한다. 당장 사모펀드 투자 과정도 그렇거니와 투자사의 관급공사 수주 특혜 논란 등 의심이 가는 대목이 한두 가지가 아니다. 조 장관과 가족들이 대학 표창장이나 인턴 경력을 위조하고 이를 은폐하거나 증거인멸을 시도했다는 의혹도 결코 어물쩍 넘어갈 일이 아니다.

‘불편한 동거’

조국 법무장관 임명으로 검찰이 매우 불편해졌다. 검찰에 대한 감독권을 가진 법무장관의 부인을 비롯한 가족의 불법을 수사해야 하는 전례 없는 상황에 처했기 때문이다. 서울중앙지검 특수2부 검사들은 검찰 사무의 최고 감독자 주변을 수사하는 초유의 사태에 직면했다. 

조국 법무부 장관과 윤석열 검찰총장의 ‘불편한 동거’가 시작됐다. 검찰 개혁을 최대 과제로 내세운 조 장관과 그를 수사선상에 올려 놓고 있는 윤 총장의 행보는 살얼음판 같은 현 정국의 가장 큰 변수일 수밖에 없다. 

윤 총장에게는 수사 중립성을 지키면서 비리와 부패를 단죄할 임무가 부여돼 있다. 윤 총장은 대검 간부들에게 “헌법정신에 입각해 본분에 맞는 일을 하면 된다”고 말했다고 한다. 수사의 공정성과 균형성을 강조한 발언이다. 다만, 법무부와 검찰의 어색한 관계를 조속히 매듭짓기 위해선 신속한 수사와 결과 발표가 뒤따라야 할 것이다.

한편, 조 장관은 앞서 국회 인사청문회에서 검찰 조직 및 개혁과 관련, “특수부가 비대하다는 것을 인정한다. 인력과 조직이 축소돼야 한다”며 특수부 축소 가능성을 언급했다. 검찰의 독자적인 수사 기능을 강화하는 장치인 특수부 축소는 검찰 개혁의 중요한 과제임에 틀림없다. 하지만 현 시점에서 인사권 행사는 검찰 수사에 대한 보복성 인사로 비칠 수 있다. 

상황에 따라서는 법무부와 검찰의 정면 충돌 양상까지 우려된다. 각자의 역할에 충실하되 국민들에게 불안감을 주는 최악의 상황으로 치닫지 않도록 유의할 필요가 있다. 

검찰이 걸어가야 할 길은 분명하다. 조 장관 주변에 대한 수사를 한 치의 빈틈도 없이 계속해 의혹을 국민 앞에 규명하고, 불법 사실이 있으면 엄정하게 의법 조치하는 일이다.

검찰은 문 대통령의 명령에 따라 그야말로 ‘해야 할 일’에 매진해야 한다. 검찰 개혁과 민주주의 발전을 위한 일이라는 신념으로 한 점 의혹을 남겨서는 안 된다. 특히 초점인 사모 펀드 의혹과 관련해서는 조 장관의 가족과 본인은 물론 여권 관계자들의 연루 의혹까지 실체적 진실이 무엇인지 규명해야 마땅하다. 

성역없는 수사, 검찰개혁 핵심 

검찰이 위법 행위에 눈을 감게 되면 법 앞에서의 평등이란 법치의 근간이 훼손된다. 진실 규명을 위해 필요하다면 법무장관에 대한 수사도 불사하겠다는 의지가 필요하다. 조 장관 취임 후 정치적으로 민감한 첫 수사 사례가 된 이번 사건을 제대로 수사하는 것은 검찰의 정치적 중립성을 지키는 길이며, 이것은 검찰 개혁의 핵심이기도 하다. 

검찰 수사가 변수가 되고있는 상황이다. 수사가 어디로 튈지 모르니 불확실성이 증폭되지 않을까 우려하는 시선이 있는 것도 사실이다. 

검찰은 최근 조 법무부 장관 후보자의 부인인 정경심 동양대학교 교수를 사문서위조 혐의로 불구속기소 했다. 조 후보자 인사청문회가 끝나기 직전이었던 지난 6일 밤이었다. 검찰은 '조 후보자 청문 정국' 와중에 조 후보자 의혹과 관련해 20~30곳을 압수수색하는 등 이례적으로 강도 높은 수사를 진행했다.

정치적 파장이 클 수 있다는 판단 아래 검찰이 기소를 신중하게 결정하였기를 바란다. 우리 국민이 검찰을 불신하는 가장 큰 이유는 과거 검찰이 보였던 정치적 행태 때문이다. 지금 검찰은 정치적 중립이라는 큰 개혁 과제를 안고 있다. 

최근 조 후보자 관련 의혹 수사를 둘러싸고 여권과 검찰은 충돌 양상을 보였다. 윤 총장은 얼마 전까지만 해도 검찰의 탈정치화와 개혁을 이끌 적임자로 여권의 지지를 받던 인물이다. 청와대와 검찰의 공개 대립은 국가 기관에 대한 국민 불신을 초래할 수 있다. 정치권은 수사 개입으로 비치지 않게 자중하고, 검찰은 수사의 정도를 걷길 촉구한다.

주변 기류 변화 ... 수사 흔들림 없어야 

한편, 조 장관 임명을 강행한 9일 이후 수사 상황과 관련, 조 장관 주변에 괴이한 일들이 벌어지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변화여부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정경심 동양대 교수는 자신의 남편이 법무장관에 취임한 이날 페이스북 계정을 개설한 것으로 전해졌다. 언론이 제기한 불법 의혹을 직접 해명하며 반격에 나선 것이다. 각종 물의를 빚은 데 대해 미안해하는 기색은 찾아볼 수 없고, “모든 진실은 검찰 수사와 재판을 통해 밝혀질 것”이란 대목에선 당당함과 자신감마저 느껴진다는 지적들이다. 

또한, 조국 펀드 의혹의 핵심으로 지목된 조 장관의 5촌 조카는 조 장관 취임을 전후해 검찰과의 연락을 뚝 끊어버린 것으로 알려졌다. 

이처럼 불법 혐의자들이 당당해진 데 반해 그동안 총장상 위조와 권력의 위증교사를 폭로해왔던 동양대 측은 슬그머니 꼬리를 내리는 모양새란 소식이다. 하루 만에 자체 진상 규명이 어렵다는 쪽으로 기류가 바뀌었다. 

이건 시작이고, 앞으로 검찰을 향한 권력의 압박과 견제는 강도를 더해갈 것이다. 조 장관 취임 일성으로 ‘인사권’을 내세운 만큼 적절한 구실을 내세워 수사팀 교체를 시도할 수 있다. 

불법 혐의 연루자가 법치주의와 법질서를 책임지는 주무장관이 된 상황에서, 만약 검찰이 면피성 수사로 자신들의 인사권을 쥔 직속상관에게 면죄부를 준다면 대한민국의 정의는 말로를 맞을 것이다. 이 같은 참담한 결과를 바라지 않는다면 ‘윤석열 검찰’은 한 치의 흔들림 없이 조국 일가 수사에 명운을 걸고 임해야 할 것이다. 

문 대통령과 조 장관 책임

문 대통령이 조 장관의 임명 강행으로 지지층의 결집을 이뤘을지는 모르겠으나 사회적인 분위기는 헝클어지고 말았다. 그 수습도 역시 문 대통령의 몫이다. 

문 대통령의 이번 조 장관 임명강행은 8·9 개각 후 한달 만에 내려진 대통령의 재가지만, 여론과 수사가 어디로 향할지는 여전히 안개속이다. ‘논란의 종결’까지 넘어야 할 산이 첩첩이고 갈 길도 멀다. 누구도 아닌 문 대통령과 조 장관이 풀어야 한다.

문제는 다른 곳에 있다. 역시 국민 정서다. 조 후보자는 두차례 해명 기회를 가졌다. 2일 무제한 기자간담회, 6일 정식 청문회를 거쳤다. 하지만 여론은 여전히 '조국 장관'에 부정적이다. KBS '일요진단 라이브'가 최근 실시한 여론조사를 보면 임명 반대가 49%, 찬성이 37%로 나왔다. 편차는 있지만 어떤 조사에서도 찬성이 반대를 앞서지 못했다. 불통 논란은 문 대통령이 계속 짊어져야 할 짐이다.

물론, 검찰 개혁의 당위성과 국민적 관심은 두말할 필요가 없다. 통제되지 않은 검찰권 축소와 분산의 성과를 법과 제도를 통해 국민 앞에 내보여야 할 책임이 조 장관에게 있다. 그러기 위해서는 먼저 검찰 수사를 통해 관련 의혹이 말끔히 규명돼야 한다. 

여론조사에서 절반의 국민 신임도 얻지 못하고 임명된 조 장관이 현재의 불신을 수습해 검찰개혁의 동력을 얻는 길은 검찰의 엄정한 수사를 적극 수용해 스스로 의혹을 털어 내는 것뿐이다.

문 대통령은 현재 달리는 호랑이 두 마리 등에 올라탄 형국이다. 법·제도를 개혁할 법무장관과, 그의 가족을 수사하는 검찰총장이다. 개혁이 삐걱거려도, 처벌 받을 ‘위법’ 사안이 나와도 대통령은 정치적 위기와 레임덕에 맞닥뜨릴 수 있다. 겸허하고 낮은 자세로 갈라진 국론에 다가가야 한다. 

문 대통령은 최근 “이번에 공평과 공정의 가치에 대한 국민의 요구와 평범한 국민들의 상대적 상실감을 절감했다”며 “기회의 공정을 해치는 제도부터 살피고 특히 교육개혁을 강력히 추진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이 말이 단지 조국 장관 임명에 비판적인 청년층의 마음을 누그러뜨리는 데 그쳐서는 안 된다. 

청와대와 여당은 검찰개혁이란 과제와는 별개로, ‘조국 논란’ 과정에서 표출된 젊은층의 실망감과 분노에 진정성 있게 응답해야 한다. 물론 젊은 세대의 요구는 우리 사회 시스템 전반의 개혁과 밀접히 관련되어 있어 단기간에 해결할 수 있는 문제는 아니다. 

그래도, 집권세력은 교육뿐 아니라 모든 분야의 제도와 절차에서 이를 개선하려는 노력을 해나가야만 할 것이다. 

검찰도 살고 대한민국도 사는 길

이제, 조 장관 임명으로 검찰의 역할과 책임은 오히려 더 막중해졌다. 검찰이 만약 살아 있는 권력의 비리에 면죄부를 주면 국민의 질타가 쏟아질 것이다. 

수사가 미진하면 거센 국민적 저항에 직면할 것이고 이는 검찰 조직의 위기로 이어질 수 있다는 경고다. 

검찰은 현직 법무부 장관 수사를 국민의 검찰로 거듭날 기회로 삼고 모든 의혹을 낱낱이 파헤쳐 국민 앞에 규명해야 한다. 그것이 검찰도 살고 대한민국도 사는 길이다. 온 국민이 지켜볼 것이다.  

검찰의 명운은 청와대나 법무장관이 아니라 국민의 눈높이에 달려 있음을 명심해야 한다.

 

이병도는…

1952년 경남 진양에서 출생했고 서강대 신문방송학과를 졸업, 1979년 동양통신 기자로 언론계에 입문한 후 1981년 연합뉴스로 자리를 옮겨 정치부 야당출입 기자로 오랫동안 활동해 왔다. 저서로는, <6공해제>, <97년 대선 최후의 승자는> 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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