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덧 29년째”…교보생명이 광화문에 글귀 내건 이유
“어느덧 29년째”…교보생명이 광화문에 글귀 내건 이유
  • 정우교 기자
  • 승인 2019.09.17 17:2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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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91년 시작…초기는 직설적, IMF무렵 시민에 위안 주는 메시지로 변화
가장 사랑 받은 글귀는 나태주 시인의 ‘풀꽃’…5년째 대학생 공모전 진행

(시사오늘, 시사ON, 시사온=정우교 기자)

교보생명의 광화문글판 2019년 가을편 ⓒ시사오늘 정우교 기자
교보생명의 광화문글판 2019년 가을편 ⓒ시사오늘 정우교 기자

"나뭇잎이 벌레 먹어서 예쁘다, 남을 먹여가며 살았다는 흔적은 별처럼 아름답다"

지난 2일 교보생명은 광화문글판 '가을편'에 이생진 시인의 시 '벌레 먹은 나뭇잎'의 글귀가 오는 11월 30일까지 실린다고 밝혔다.

글판의 디자인은 '광화문글판 대학생 디자인 공모전 수상작'으로 꾸며졌다. 이번 공모전에서 대상을 받은 홍나라(성신여대)씨의 작품은 '나뭇잎'을 명료하면서도 자연스럽게 표현해 좋은 평가를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교보생명이 본사 외벽에 글귀를 내건 지도 벌써 29년째. 이제는 광화문 광장의 명물이 된 '광화문글판'은 어떻게 시작됐을까. 

1991년 시작, 초기 글판에는 직설적 메시지 담아

지난 1991년 광화문 교보생명 빌딩 외벽에 첫 '광화문글판'이 걸렸다. 신용호 교보생명 창립자의 제안에 시작된 것으로, 설명에 따르면 초기 메시지는 다소 직설적인 표현이 많이 담겼다고 한다. 

당시 문안을 살펴보면 '우리가 모두 함께 뭉쳐/경제활력 다시 찾자'에 이어, '훌륭한 결과는 훌륭한 시작에서 생긴다', '개미처럼 모아라/여름은 길지 않다' 등 지금의 감성적인 메시지와는 많은 차이를 두고 있다. 

뿐만 아니라 '아직도 늦지 않았다/다시 뛰어 경제성장', '오늘의 교보생명, 내일의 경제부흥' 등 교보생명에 대한 홍보문구도 실린 적이 있다. 

지난 1998년 광화문글판에 소개된 고은 시인의 시 '낯선 곳' ⓒ교보생명
지난 1998년 광화문글판에 소개된 고은 시인의 시 '낯선 곳' ⓒ교보생명

감성적 메시지 변화는 1997년, IMF가 기점…"시민에게 위안주자" 목적

메시지의 분위기는 1997년 IMF 외환위기를 기점으로 바뀌게 된다.

17일 교보생명 관계자는 통화에서 "1998년부터 우리가 잘 아는 시나 글귀가 광화문글판으로 사용됐다"면서 "이 아이디어를 생각하고 제안한 것도 신용호 창립자"라고 말했다. IMF로 실의에 빠진 시민들에게 위안을 주기 위해 메시지에 변화를 줬다는 것이 교보생명의 설명이다. 

처음 적용된 시는 고은 시인의 '낯선 곳'으로 "떠나라 낯선 곳으로, 그대 하루하루의 낡은 반복으로부터"라는 글귀가 광화문글판에 내걸렸다. 그리고 지난 2000년 글귀를 선정하는 위원회가 구성되면서 본격적으로 시민들의 참여와 투표가 진행됐다. 

이후 광화문글판은 광화문 광장의 명물로 자리잡았다. 뿐만 아니라, 관계자는 이날 "글판은 광화문 광장뿐만 아니라 △강남 교보타워 △천안 △제주 등에서도 만나볼 수 있다"고 전했다.

가장 사랑 받은 글은 나태주 시인의 '풀꽃'…공모전으로 젊은 세대와 '소통'

교보생명은 단순히 '글귀'를 선정하는 것에 그치지 않고 광화문글판을 접하는 시민들을 대상으로 '소통'을 진행해오고 있다. 

우선, 지난 2015년 교보생명은 그동안 가장 많은 사랑을 받은 글귀에 대해 조사한 바 있다. 그 결과, 1위는 지난 2012년 봄에 걸린 "자세히 보아야 예쁘다/오래 보아야 사랑스럽다/너도 그렇다"가 선정됐다. 이는 나태주 시인의 '풀꽃'으로 총 2310명 중 1493표의 지지를 얻었다. 

2위와 3위는 지난 2011년 선정된 정현종 시인의 '방문객'과 2009년 가을에 내걸린 장석주 시인의 '대추 한 알'로 조사됐다.  

이와 함께 교보생명은 지난 2014년부터 광화문글판을 주제로 한 '대학생 디자인·에세이 공모전'을 이어오고 있다. 그동안 대학생들의 큰 관심을 얻으면서 이번 '벌레 먹은 나뭇잎'에 적용된 디자인 공모전 수상작과 함께, 지난 5월 열린 '에세이 공모전'에는 사상 최대 규모인 1270개의 공모작이 접수되기도 했다. 

이와 관련, 교보생명 관계자는 이날 통화에서 "대학생들을 대상으로 한 공모전을 지속적으로 진행하는 이유는 이들의 참여를 통해 젊은 세대와 소통을 늘리고, 광화문글판이 더욱 친근한 공간으로 만들기 위함"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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좌우명 : 우공이산(愚公移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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