또 최저가 전쟁…유통업계, 치킨게임 가속화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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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최저가 전쟁…유통업계, 치킨게임 가속화되나
  • 안지예 기자
  • 승인 2019.09.23 13:2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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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커머스 공세에 대형마트 잇따른 가격경쟁
출혈경쟁 불가피…제살 깎아먹기냐 재기 발판이냐

[시사오늘·시사ON·시사온=안지예 기자]

에브리데이 국민가격 생수
이마트가 '에브리데이 국민가격'을 통해 '이마트 국민워터' 생수를 선보였다. ⓒ이마트

이커머스업계에 이어 오프라인 유통업체들이 연일 치열한 가격경쟁을 펼치고 있다. 최근 국내 주요 대형마트들 사이에서는 각종 가공식품들을 가장 싼 값에 내놓는 등 최저가 전쟁이 벌어졌다. 이커머스 시장의 발달과 내수 경기 침체 등의 영향으로 온·오프라인을 막론하고 최저가가 기본 기조가 되고 있다는 분석이다.

23일 업계에 따르면 롯데마트는 지난 22일 ‘극한가격’ 와인으로 대형마트발(發) 와인 최저가격 전쟁에 불을 붙였다. 롯데마트는 지난 2012년 3월 대형마트 최초로 선보인 매그넘(Magnum/1.5L) 사이즈 PET 와인인 ‘레오 드 샹부스탱 까베르네쇼비뇽’과 ‘레오 드 샹부스탱 멜롯’을 오는 12월 31일까지 기존 9900원에서 7900원으로 가격을 낮춰 판매한다.

기존 용량 대비 2배 큰 사이즈와 PET 재질로, 일반 와인 대비 패키지 비용 및 운송비를 절감할 수 있고 보관이 용이한 점, 롯데마트가 10년에 이르는 거래 기간 동안 꾸준히 해당 와이너리의 물량을 늘려나간 점 등의 신뢰 형성도 이번에 가격을 낮출 수 있는 요인이 됐다.

앞서 이마트도 상시 초저가 정책 ‘에브리데이 국민가격’ 1탄을 통해 초저가 와인을 선보인 바 있다. 이마트에 따르면 지난달 1일부터 26일까지 26만병이 팔린 와인에 힘입어 와인 전체 매출이 41% 늘었다. 와인 매출은 8월 휴가시즌에도 불구하고 맥주, 소주를 포함한 주류 전체 매출 중 개별 상품으로 2위를 차지했다. 특히 도스코파스 까버네소비농 와인의 경우 구매 고객 중 최근 6개월 동안 와인을 한 번도 구매한 적이 없는 고객 비중이 55% 넘어설 정도로 신규 고객 유입에 성공적이었다. 

와인뿐 아니라 초저가 경쟁은 생수를 놓고도 치열했다. 이마트는 최근 에브리데이 국민가격 3탄을 시작하며 대표 상품으로 ‘이마트 국민워터’ 생수를 내놨다고 지난 18일 밝혔다. 해당 상품은 2L 6병에 1880원에 판매를 시작했다. 

하지만 같은날 곧바로 롯데마트는 오는 25일까지 1주일간 ‘온리프라이스 미네랄 워터 2L X 6개’를 이마트도 더 낮은 가격인 1650원에 판매한다고 맞불을 놨다. 1L당 가격으로 환산해보면 137원이다. 홈플러스도 같은 기간 PB브랜드 생수 ‘바른샘물’(2L*6병 묶음)을 1590원 초저가로 선보이며 생수 전쟁에 뛰어들었다.

업계에서는 이같은 최저가 경쟁이 제살 깎아먹기가 될지 재기의 발판이 될지 주목하고 있다. 일각에서는 발길이 끊긴 대형마트로 고객이 유입되는 데 효과가 있다고 보지만 한편으로는 그야말로 미끼 역할에만 그칠 것이라는 지적도 나온다. 

실제 대형마트들은 이커머스업체의 최저가 공세에 고객이 이탈하자 이에 맞서 지속적으로 가격경쟁을 벌여오고 있지만 실적은 아직 신통치 않다. 올해 2분기 이마트는 사상 첫 적자를 기록했고, 롯데마트와 홈플러스도 실적 부진의 늪에서 빠져나오지 못했다. 

박은경 삼성증권 연구원은 “연초부터 진행 중인 가격할인 정책이 충분한 모객 효과를 가져오지 못하고 있다”며 “가격할인 정책이 충분한 효과를 보지 못한 채 비용만 증가한 데다 지난해 말부터 온라인 채널과의 식품 부분 경쟁이 치열해지고 있어 당분간 탈출구를 찾기 쉽지 않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담당업무 : 유통전반, 백화점, 식음료, 주류, 소셜커머스 등을 담당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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