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샤인CEO] 가삼현 현대중공업 사장, 친환경 LNG선 사활 건 정기선의 '멘토'
[선샤인CEO] 가삼현 현대중공업 사장, 친환경 LNG선 사활 건 정기선의 '멘토'
  • 김기범 기자
  • 승인 2019.09.24 08:4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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탁월한 교섭능력으로 한국축구 발전 이끈 정몽준의 ‘복심’
정기선 부사장의 경영수업 도와… 차기 후계구도 공고화
대우조선 인수·합병 위해 신성장동력·수주늘리기 ‘올인’

(시사오늘, 시사ON, 시사온= 김기범 기자)

가삼현 현대중공업 대표이사 사장 ⓒ 현대중공업
가삼현 현대중공업 대표이사 사장 ⓒ 현대중공업

1972년 경남 울산 미포만 백사장에 터를 잡고 세계 최대 조선소를 만들기까지, 현대중공업은  우리나라 조선업의 역사나 마찬가지였다.

비단 조선산업 뿐 아니라, 격동의 시기 한국 제조업의 신화 그 자체였다.

50여 년이 흐른 지금, 조선·해양플랜트 사업을 운영하는 현대중공업은 약 632만㎡ 부지에 11개의 독(Dock)을 보유한, 명실상부한 ‘글로벌 1위’다.

하지만 한때 용접불꽃이 가열차게 타오르며 ‘눈부신’ 경제발전의 현장으로 일컬어지던 조선소는 세계적 불황과 낮은 선박 수주 단가에 허덕인 지 오래다. 여기에 업계 구조조정으로 인한 노사문제와 지역경제 마비라는 높은 파고까지 넘어야 한다.

현대중공업만 하더라도 2017년 매출액 15조4688억 원에 영업이익 146억 원으로 간신히 흑자를 유지했지만, 지난해 매출액은 13조1199억 원에 영업손실 5225억 원을 기록했다.

그나마 액화천연가스(LNG) 운반선을 중심으로 세계 조선업이 바닥을 찍고 회복세라는 전망이 조심스레 나온다. 현대중공업은 힘을 얻어 당초 올해 수주 목표액을 117억 달러, 매출 목표를 8조5815억 원으로 수립하며 흑자 전환 의지를 밝혔다.

이제 노사갈등을 넘어 정보통신(ICT) 기반의 친환경 선박 건조에 사활을 걸어야 하는 현대중공업으로선 작년 대표이사에 오른 가삼현 사장의 영업 능력에 기댈 필요가 있다.

 

◇ 탁월한 교섭능력으로 한국 축구 발전 이끈 정몽준 이사장의 ‘복심’

가삼현 현대중공업 대표이사 사장은 대학 졸업 후 1982년 입사했다.

그러나 가 사장의 이름이 떨쳐지게 된 직접적 계기는 축구였다.

가 사장은 해외영업차장을 지내다 현대중공업 최대주주인 정몽준 아산재단 이사장이 47대 대한축구협회장 직을 맡자, 1993년 2월 축구협회 국제부장으로 파견됐다. 이후 16년 넘게 대한축구협회에서 대외협력국장, 사무총장 등을 거치며 정몽준 이사장을 최측근에서 보좌했다.

특히, 거스 히딩크를 한국 축구 국가대표팀 감독으로 선임할 때 실무를 책임진 것으로 유명하다. 2002년엔 한·일 월드컵 조직위원회 경기운영본부장을 맡아 대회의 성공적 개최에 힘을 보탰다.

축구계 일각에선 가 사장에 대해 “20억 원 수준이던 축구협회 예산 규모를 700억 원 규모로 만들어 놓은 한국 축구 발전의 산 증인”이라는 평가를 내놓기도 했다.

유창한 외국어 실력과 탁월한 교섭능력, 그리고 정 이사장의 ‘복심’이라는 타이틀은 이후 가 사장이 현대중공업 핵심 요직에 오르는 토대가 된다.

2009년 현대중공업으로 돌아온 가 사장은 선박영업부 상무를 거쳐 2010년 전무, 2013년 부사장으로 승진하며 승승장구한다. 2016년엔 현대중공업 그룹선박해양영업본부 대표 사장에 올랐고, 결국 지난해 11월 한영석 사장과 함께 현대중공업 공동대표이사에 선임됐다.

 

◇ 정기선 현대중공업 부사장의 ‘멘토’… 차기 후계구도 공고화

가 사장은 선박해양영업본부장 시절부터 자신의 국제 감각과 영업 능력을 십분 활용해 전 세계 조선·해양박람회를 누볐다.

노르웨이 오슬로 ‘노르시핑’, 그리스 ‘포시도니아’, 독일 함부르크 ‘국제 조선해양박람회(SMM)’ 등 세계 3대 조선해양박람회에 모두 참석하며 해외영업에 매진했다.

박람회가 끝나도 북유럽 현지 선주들과 만나 선박 수주에 박차를 가했다. 주요 선사들과의 선박 건조 계약식도 직접 챙기며 영업활동을 진두지휘했다.

가 사장이 전 세계를 무대로 영업을 펼친 결과, 지난해 현대중공업은 137억 달러 규모의 선박 161척을 수주했다. 자회사인 현대미포조선과 현대삼호중공업을 포함하면 현대중공업은 작년 161억9200만 달러 규모 선박을 수주했다. 현대중공업만 따지면 지난해 조선부문 수주목표 달성률은 101%였다.

가 사장의 역할은 여기서 그치지 않는다.

정 이사장의 장남인 정기선 현대중공업 부사장의 경영 수업에 일조하는 멘토로도 알려져 있다.

경영 일선에 올라선 지 얼마 안 되는 정기선 부사장의 스승 격이다. 가 사장이 현대중공업그룹 후계구도에서 정 부사장 입지를 공고히 하는 데 일익을 담당하고 있다는 평이 나온다.

가 사장은 작년 6월 포시도니아 박람회, 지난 5월 미국 해양플랜트 기자재 박람회(OTC)에 정 부사장과 동행했다. 물론 해외 영업활동의 일환이다. 올 6월 무함마드 빈 살만 사우디아라비아 왕세자가 방한해 정 부사장과 만나는 자리에도 함께하며 킹살만 조선산업단지 투자를 논의했다.

사우디아라비아 진출을 모색하던 정 부사장이 최근 사우디 IMI와 초대형 유조선(VLCC) 건조 설계 라이선스 계약을 체결한 것도 궤를 같이한다.

 

◇ 대우조선해양 인수·합병 위해 신성장동력 창출 ‘올인’

그러나 가 사장의 가장 큰 과제는 현대중공업그룹의 신성장동력 창출에 자신의 능력을 보태는 것이다.

조선업계는 내년부터 시행되는 국제해사기구(IMO)의 강화된 환경 규제인 ‘IMO 2020’에 주목해 왔다. IMO는 2020년부터 선박 연료의 황산화물 함유량을 3.5%에서 0.5% 이하로 낮추도록 했다.

이에 친환경 LNG 추진선은 깊은 불황에 빠진 조선업계를 구할 ‘한줄기 빛’으로 인식되고 있다.

한국은 LNG 운반선·VLCC 등 고부가가치 선박 부문에서 세계적 경쟁력을 지니고 있다. 지난해 전 세계 선박 발주의 42%를 차지한 한국으로선 반가운 조짐이다. 실제로 지난 1∼8월 발주된 LNG 운반선 27척 중 24척, VLCC 17척 중 10척을 한국이 수주했다.

현대중공업은 작년 7월 세계 최초로 LNG 추진 대형 유조선을 인도했다. 또한, LNG 추진선의 핵심 기술인 연료가스 공급 시스템 독자 기술도 보유하고 있다. 업계는 2025년 세계 신조발주 선박 중 LNG 연료 추진선 비중이 60%를 넘을 것이라고 보고 있다. 현대중공업이 LNG 추진선 분야에 회사의 미래를 걸고 있는 이유다.

무엇보다 현대중공업은 대우조선해양 인수를 목전에 두고 있다. 세계 1위 조선사인 현대중공업이 2위인 대우조선해양을 인수하면 글로벌 시장의 21.2%를 차지하는 조선업계 ‘거대 공룡’이 탄생한다.

문제는 합병이 성사될 시 두 회사의 중복사업부문 구조조정에 대한 노조의 우려다. 노조와 지역사회의 걱정과 반발을 불식시키기 위해선 현대중공업의 수주잔고를 늘리는 수밖엔 없다.

그 어느 때보다 가 사장의 영업 능력이 절실한 시점이다.

담당업무 : 에너지,물류,공기업,문화를 담당합니다.
좌우명 : 파천황 (破天荒)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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