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동성 칼럼> '안철수 신드롬'의 교훈
스크롤 이동 상태바
<김동성 칼럼> '안철수 신드롬'의 교훈
  • 김동성 자유기고가
  • 승인 2011.09.07 16:59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절실한 대중의 목마름에 기성 정치권 자성해야

[시사오늘·시사ON·시사온=김동성 자유기고가)

추석을 전후한 들뜬 민심과 10월 보선을 앞두고 정치권이 어수선한 가운데, 서울에서는 최근 아주 특별한 상황이 연출됐다.
 
컴퓨터 바이러스 치료의 국내 1인자, 안철수 교수가 서울시장 출마를 두고 깊은 고민을 한 것. 그는 결국 '불출마 선언'을 통해, 세간의 관심에 답을 했지만 이 결정이 나오기까지 많은 이들이 촉각을 세워야 했다.
 
안 교수는 지난 기자회견을 통해, 불출마의 가장 큰 이유로 박원순 변호사에 대한 존경심을 피력하며 자신보다 더 시장직을 잘 수행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를 지지하는 다수의 시민에게는 비록 아쉽고 안타까운 결정이긴 하지만, 안 교수가 추구하는 대의에 대해서는 적지 않은 공감의 뜻이 이어졌다.
 
한편, 우리는 이번 안 교수의 출마 여부를 둔 일종의 '관심사'에 주목을 해야 할 필요가 있다. 안 교수가 서울시장에 출마할 것으로 알려지고 불출마 선언에 이르기까지는 불과 일주일도 되지 않는 짧은 시일이었다.
 
그런데 그 사이 그는 내노라하는 유력 정치 인사들을 모두 제치고, 대중 지지율에서 50%를 상회하는 절대적 지지을 얻으며, '출마=당선'이라는 초유의 현상을 일으켰다. 이를 일각에서는 '안철수 신드롬'이라고 부르며, 그 원인과 파장에 주목했다.
 
무엇보다 이번 '안 신드롬'이 기성 정치권에 던지는 메시지의 무게가 결코 가볍지 않다는데 초점을 맞춰볼 필요가 있다.
 
실제로 안 교수는 서울시장 출마 여부와 관련해, '출마 할 것이다'는 말이 아닌 단지 '검토해 보겠다'는 말로, 자신의 생각을 드러냈다. 그럼에도, 마치 대중은 그의 출마가 기정사실이라도 된 듯, 지지의사를 표출했다.
 
반면, 현재 여의도의 모양새는 어떠한가 따져봐야 한다. '너도나도 나오겠다'고 말하며 표심에 읍소하는 양상이다. 그렇다고 민심이 이들에게 많은 관심을 보이지는 않는다.
 
'나는 꼭 나올 테니 찍어 달라'는 정치권에 비해, '나올지 말지 생각해 보겠다'는 인물에 열광적 지지를 보낸 이 상반된 현상에 정치권의 자성은 불가피해 보인다.
 
안철수 신드롬과 관련된 또 하나의 현상을 살펴보자. 안 교수의 불출마 이유를 한번 되짚어 볼 필요가 있다. 안 교수는 박 변호사의 길을 터 주기 위해 불출마를 택했다. 지지율에서 우위의 주자가 이보다 한참 밑도는 주자에게 출마를 양보했다. 당사자들조차 '상식 밖의 결정'이라고 말할 정도로 정치 공학에 익숙한 기성 정치권으로선 납득하기 어려운 상황이 연출됐다.
 
안 교수가 여느 정치인들처럼 개인의 안위와 자리를 탐냈다면 결코 내려질 수 없는 결정이다. '대인배'라는 표현조차 부족하게 느껴질 만큼, 대범하고 순수함이 느껴지는 대목이 아닐 수 없다.
 
이번 불출마 선언으로 안철수 교수의 진로는 '일단락'과 함께 또 다른 방향으로 흐르게 됐다. 이번엔 대권이 그 지향점이다. 하지만 이는 어디까지나 '대중의 짝사랑', 혹은 '목마름'으로 여겨진다.
 
국민이 그에게 왜 이렇게 목마름을 느끼는지 기성 정치권의 깊이 있는 성찰이 요구된다. <월요시사 편집국 국장>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