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병도의 時代架橋] 조국 ‘블랙홀’ 혼돈과 문재인 정권 운명
[이병도의 時代架橋] 조국 ‘블랙홀’ 혼돈과 문재인 정권 운명
  • 이병도 주필
  • 승인 2019.09.28 10: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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民心 외면 지지율 최악 추락 조짐
‘불통’ 지적 전 정권들 몰락 역사 교훈
‘조국 퇴진’ 시국선언, 정권에 대한 경고
검찰개혁 앞세운 장관이 '개혁 걸림돌'
조 장관 직접 겨냥 檢 수사...스스로 직무 정지를
검찰 수사 강화와 '검찰 개혁' 충돌
"평등·공정·정의 무너졌다" 커지는 외침
대한민국, '독선과 불통'에 휘둘려선 안돼

(시사오늘, 시사ON, 시사온=이병도 주필)

검찰이 현직 법무부 장관의 자택을 압수수색하는 헌정 사상 초유의 사태가 벌어졌다. 충격파가 크다. 외국 언론도 관심을 가질 정도로 국격을 추락시켰다.

이미 조국 장관 후보자 부인이 기소된 것, 그 후보자가 자진 사퇴하지 않고 대통령이 임명을 강행한 것까지 포함해 모두 ‘사상 초유’의 일이다. 

이대로 가면 검찰 인사ㆍ행정을 관할하며 법치와 정의를 수호해야 할 현직 법무장관이 검찰 소환 조사를 받는 것은 물론, 기소돼 재판까지 받는 초유의 사태가 올 수도 있다. 정상 국가라면 상상하기 힘든 일이다. '조국 사태'가 한 달여 이상 나라를 뒤흔들며 '국력 소진 블랙홀'이 되고 있는 셈이다. 

나라 망신이 아닐 수 없다. 법원이 법무장관 자택 압수수색 영장을 발부해 준 건 조 장관 부부의 혐의가 상당히 입증됐고, 증거인멸 우려도 있음을 의미한다. 조 장관의 불법(不法) 혐의가 그만큼 심각하다는 것을 입증한다. 장관 직접 조사는 물론 기소까지 불가피할 가능성이 결코 적지 않다. 

이제, 조국 법무부 장관에 대한 사퇴·해임 촉구가 각계로 확산하면서 국민 저항운동으로 비화하는 양상이다. 문재인 정권의 추락 조짐이 확연해 지기 시작한 가운데 이같은 '조국 블랙홀'이 앞으로 문 정권의  향배에 어떤 파장을 일으켜 나갈 것인지, 그 진상과 전망 및 국가적 과제를 짚어 본다.

지난 23일 검찰의 조 장관 자택 전격 압수수색은 가족을 넘어 조 장관 본인을 직접 겨냥하고 있다.ⓒ시사오늘 권희정 기자 
지난 23일 검찰의 조 장관 자택 전격 압수수색은 가족을 넘어 조 장관 본인을 직접 겨냥하고 있다.ⓒ시사오늘 권희정 기자 

국민 피로감 누적, 거취 결단해야

지난 23일 검찰의 조 장관 자택 전격 압수수색은 가족을 넘어 조 장관 본인을 직접 겨냥하고 있다. 

조 장관 부인의 컴퓨터를 이미 확보해 기소까지 한 터라 이번 수색은 더 넓은 범위, 즉 조 장관의 개입 여부를 밝히기 위해서일 가능성이 크다. 사모펀드 관련 공직자윤리법 위반 의혹, 딸의 서울대 인턴증명서 허위 발급 의혹이 그를 향하고 있다. 이런 압수수색영장을 법원이 발부했다는 사실에 주목치 않을 수 없다. 

조 장관은 검찰 개혁의 당위성을 앞세워 법무장관에 올랐지만, 스스로 그 개혁의 걸림돌이 되고 있는 형국이다. 

집권 세력이 나라를 이끌어갈 능력을 갖추고 있는지 국민은 의심의 눈초리로 바라보고 있다.

국민들은 철저한 수사로 진실을 밝혀주기를 원하고 있다. 조 장관 문제가 진영싸움과 정쟁의 대상이 된 마당이어서, 검찰 수사 말고는 이 문제를 매듭지을 수단이 없는 상황이다. 

더욱이, 검찰의 ‘조국펀드’ 수사는 최근 공직자윤리법 위반 및 횡령 의혹을 넘어 주가조작 의혹으로까지 비화하고 있다. 주가조작은 자본시장을 교란시키고 기업과 투자자를 멍들게 하는 중대 범죄다. 검찰은 수사력을 모아 주가조작 의혹의 실체를 낱낱이 파헤쳐야 한다.

검찰로서도 수사가 잘못됐을 경우의 역풍을 모를 리 없을 것이다. 피의사실 공표에 대한 우려도 여전하다. 법과 원칙에 따른 검찰의 ‘정도 수사’를 지켜보는 것 외에 다른 길이 없다.

‘조국 사태’가 장기화하면서 국론 분열은 심화되고 국민 피로감은 짙어지고 있다. 청와대는 하루속히 조 장관 거취에 대해 결단을 내려야 한다. 법률적 도의적 정치적, 그 어떤 논리로도 조 장관이 버틸 명분은 없다. 즉각 물러나는 것만이 조 장관 앞에 놓인 선택일 것이다.

‘조국 지키기’와 국정 動力 적신호 

조 장관은 이제, 검찰 개혁 적임자이기는커녕 검찰 소환 조사를 받아야 할 처지에 몰렸다. 

그러나, 여권의 검찰 때리기도 우려할 만한 수준이다. 조 장관을 감싸는 정도를 넘어 검찰에 압박을 가하고 수사에 영향을 미치려는 의도가 곳곳에서 작동한다.

여당이 검찰 수사를 강력 비판하며 피의사실 공표 고발 방침을 밝히는 등 ‘조국 지키기’에 나서는 것은 국민 감정을 거스르는 어리석은 행태다. 조 장관 반대 여론이 커지고 민심이 등을 돌리면 한순간에 국정 동력이 무너질 수 있다는 사실을 알아야 한다. 

피의자 신분으로 변할 가능성이 높은 장관이 개혁을 운위하는 것도 어불성설이다. 

조 장관은 현재 검찰개혁을 명분으로 전국 검찰청을 방문해 ‘검사(檢事)와의 대화’를 갖고 있다. 검찰 제도 개혁 등에 관한 일선 검사들의 의견 청취에 나서는 모습이다. 유례없는 현직 법무장관 자택 압수수색이라는 검찰의 강도 높은 수사를 받는 상황에서도 일선 검사들을 만나겠다는 것이다. 

좋은 말도 말하는 당사자의 적격성과 시기적 적절성이 중요하다. 공직자가 검찰 수사를 받으면 대부분 내·외부인 접촉을 줄이며 행동에 조심한다. 

피의자와 수사 검사는 수사 목적 외에는 만나면 안 된다. 조국 일가 수사에는 각 지검에서 차출된 검사들도 참여하고 있다. 따라서, 법무장관이 일선 검사와 비공개로 만난다는 것은 수사에 영향은 물론 압력으로 해석될 수 있다. 

조 장관과 검사들과의 대화는 역대 장관들이 취임 후 조용히 해오던 대화와는 본질적으로 다르다. 자신을 방어하기 위한 정치적인 퍼포먼스로 비칠 수 밖에 없다. 검찰 개혁도 필요하지만, 수사 대상자가 개혁을 빌미로 검사들과 계속 만난다면, 수사 방해와 직권 남용 혐의가 앞설 수밖에 없다.

더욱이,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를 신설하고 경찰에 일부 사건의 수사권을 넘겨주는 내용의 검찰 개혁 법안은 이미 국회에서 신속처리안건(패스트트랙)으로 지정된 상태다. 검찰 개혁은 더 이상 법무부가 아닌 국회의 몫이다.

이 시점에 검사들을 만나 검찰 개혁을 이야기하는 것은 자신에 대한 수사를 지시한 검찰 수뇌부와 수사팀을 겨냥한 압박이며 수사가 부당하다는 항의로 해석될 수 밖에 없다. 일선 검사들로서도 동료 검사의 수사를 받는 피의자인 장관과 마주 앉아 검찰 개혁을 마지못해 얘기해야 하는 것보다 괴로운 고충은 없을 것이다. 

국정 파행 피해자는 국민

조국 장관이 이제 피의자 신분으로 떨어지는 것은 사실상 시간문제로 보인다. 장관직을 사퇴하지 않으면 그야말로 사상 초유로 법무부장관이 검찰의 포토라인에 서게 되는 상황을 맞게 될 수도 있다. 사태가 그 지경까지 가게 되면 문재인 정권 자체가 흔들릴 것이다. 

문 대통령은 “본인이 책임져야 할 명백한 위법행위”가 없고 검찰 개혁이 너무나 중요해서 조 장관을 임명한다고 했는데, 자칫하다간 본인이 책임질 위법도 드러나고 개혁도 동력을 잃고 마는 사태가 벌어지게 생겼다. 

더 큰 우려는 수사가 한 달째 이어지면서 갈라질 대로 갈라진 국민분열과 뚝 떨어진 국정역량이다. 대통령 지지도는 40%대까지 추락했다. 세계 경제의 불확실성은 그 어느 때보다 크고, 일본의 경제침략 대응 등 해야 할 일이 산적해 있음에도 그렇다. 

사실, 조 장관 문제 말고도 국가적으로 풀어야할 일들은 산더미처럼 쌓여있다. 연내 3차 미북 정상회담이 열릴 가능성이 높고, 한일 갈등은 여전하다. 경기는 침체일로이고 아프리카돼지열병까지 발생했다. 앞으로 국회는 파행을 거듭할 게 뻔한데, 민생입법 처리가 안되면 그 피해는 고스란히 국민에게 돌아간다. 

국민 모두가 뭉쳐도 극복하기 쉽지 않은 상황에 여론은 갈리고, 정부 불신은 점증하고 있다. 정책 발표에까지 ‘조국 사태 가리기’ 논란이 따라붙고 있다. 

검찰은 하루라도 빨리 진실을 규명해야 한다. 조 장관 관련 의혹이 그동안 수없이 제기됐지만, 조 장관 본인이 직접 관련됐음을 보여주는 뚜렷한 증거가 아직 제시되지 않은 만큼, 어디까지가 의혹이고 사실인지 최대한 신속하고도 명확히 가려져야 한다. 

검찰이 조 장관에게 법적 책임을 직접 물을 만한 혐의를 밝혀낼 경우 ‘정치 영역에 개입하는 무리한 수사’였다는 비판 여론을 딛고 수사의 정당성을 비로소 확보할 수 있을 것이다. 이는 조 장관 임명을 둘러싸고 악화일로로 치달아온 국민적 논란과 혼란을 줄일 수 있는 길이다.

'나 몰라라' 장관에 오불관언(吾不關焉) 정권

문제는 조 장관 임명 이후 문 대통령 국정 지지도가 취임 후 최저치를 기록하는 등 심상찮은 민심 이반 흐름이 감지되고 있다는 점이다. 

한국갤럽이 지난 20일 발표한 여론조사 결과 긍정평가는 취임 후 최저, 부정평가는 취임 후 최고로 나타났다. 부정 평가가 긍정을 앞서는 ‘데드크로스’가 날이 갈수록 심화되는 모양새다. 

조국 법무장관 임명 뒤에도 이어지고 있는 ‘조국 블랙홀’이 문 대통령과 정권에 암초가 되고 있는 셈이다. 

문 대통령 지지율이 지난 대선 득표율 아래로 떨어진 것은 무엇보다 조국 법무부 장관 임명 강행에 대한 부정적 여론이 확산한 때문이다. 문 대통령에 대한 부정 평가 이유로 인사 문제가 29%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한 것이 이를 방증한다. 

문 대통령 국정 수행 부정 평가 이유로 독단적·일방적·편파적이란 지적이 10%에 달한 것을 보면, 독선적인 문 대통령의 국정 운영에 국민은 격앙돼 있음을 알 수 있다.

상식대로면 조 장관은 벌써 물러났어야 한다. 다른 걸 떠나 박근혜 정부는 측근 한 사람 때문에 몰락했는데, 장관 한 사람 때문에 정권이 큰 위기에 내몰린 것만 두고서도 그렇다. 하지만 아직도 나 몰라라 장관에 오불관언(吾不關焉) 정권이다. 

실로, 조 장관 임명 강행은 문 대통령의 '마이웨이 국정 운영'의 결정판이라 할 수 있다. 여기에다, 숱한 부작용과 폐해가 누적됐는데도 문 대통령은 소득주도성장, 탈원전, 북한 문제 등 국정 전반에서 고집을 버리지 않았다. 문 대통령에 대한 지지율이 최저치로 하락한 것은 이런 독선적인 국정 운영에 대해 국민이 보낸 '경고장'으로도 볼 수 있다.

무엇보다 골병이 깊어 가는 민생 현장을 직시해야 한다. 엄청난 세금 풀어 급조한 노인 아르바이트 자리 늘어난 걸 두고 ‘고용 상황이 양과 질 모두에서 뚜렷이 개선되고 있다’고 포장하는 건 현실에 눈감은 불통의 전형이다. 전임 정권이 그러다 몰락했다. 지금 정권은 그런 길과 반대로 가겠다는 구호로 집권했다. 이제는, 민심의 출렁임과 경고를 엄중하게 받아들여야 한다.

반대 여론 확산 ... 문 정권 '레임덕' 갈림길

조 장관의 경우 임명 강행 후 추석연휴를 거치면서 반대 여론이 수그러들기는 커녕 되레 확산일로다. 

교수·의사·변호사·대학생 등이 직역·학교별로 대거 참여한 선언문·성명서 발표, 서명 운동, 대규모 집회 등을 통해 한목소리를 내고 있다. ‘대한민국 지성(知性)’이 조 장관 해임을 요구한 것이다.

이들이 한꺼번에 행동에 나선 것은 조 장관 임명 강행이 우리 사회를 지탱하는 최소한의 상식과 양식에 반하기 때문이다. 여기에는 좌·우나 세대 차가 있을 수 없다. 우파 교수들의 경우는 시국선언 등 조국 논란을 정권 퇴진운동으로 끌고 가려는 움직임도 감지된다. 

2016년 11월 박근혜 대통령 하야 촉구 시국선언 교수·연구자 2234명의 1.5배 이상이 서명한 사실부터 예사롭지 않다. 시국선언문이 ‘조 교수를 법무부 장관으로 임명해 사회 정의와 윤리를 무너뜨렸다’며 문 대통령을 직접 겨냥한 사실도 마찬가지다. 

이런 결과는 총장 표창장 조작, 펀드 증거인멸 시도 등 조 장관 가족의 위선과 거짓말이 검찰 수사로 드러나면서 '설마' 했던 중도층마저 정권에 등을 돌리고 있다는 방증이다. 

문 대통령은 이들의 지성의 외침을 귀담아들어야 한다. 조국 감싸기로 일관한다면 교수 사회 나아가 대학가의 분노가 어디로 향할지 알 수 없는 일이다. 헌법재판소에 조 장관에 대한 직무 효력정지 가처분 신청을 하는 등 야권의 조국 퇴진 투쟁이 한층 강경해지는 것도 마찬가지 분위기다.

만일 조 장관이 검찰에 소환되는 사태가 벌어진다면 정권 비판 여론이 더욱 커지면서 내년 총선에도 악영향이 불가피할 것이다. 이런 흐름이 지속되면 집권 3년차 국정 운영에 상당한 차질이 예상되는 만큼, 엄중한 대응이 필요해 보인다.

그럼에도, 소통의 청와대와 여당이면 경청해야 마땅할 텐데, 여전히 눈 감고 귀 막고 있다. 국민 다수가 조 장관에 대해 “자격 없다”고 하는데, 핵심 지지층만 믿고 밀고나가겠다는 태세다.

'조국 사태'가 장기화할 가능성이 큰 만큼, 이런 흐름으로 가다간 문 대통령 지지율은 30%대로 추락할 수도 있다. 장관 한 명 탓에 핵심 지지층까지 이탈하는 등 문 대통령의 정치적 지지 기반마저 허물어지고 있는 형상이다. 국민의 외침을 외면하다간 더 큰 저항에 직면할 수 밖에 없다. 

역대 대통령들은 지지율이 대선 득표율을 밑돌 땐 권력누수(레임덕)의 징후로 보고 기민하게 대응한 바 있다. 

임기 반환점을 앞둔 문 정권도 갈림길에 섰다. 국정 운영 기조를 대전환해 남은 임기 동안 원활하게 나라를 이끌어 가느냐, 레임덕의 늪에 빠져 허우적대느냐는 두 길이 앞에 놓여 있다. 

문 대통령, 결단 내려야

국가적으로 북핵 문제, 한-일 갈등, 경제사정 악화 등 난제가 산적해 있다. 검찰개혁 역시 절체절명의 과제다. 

어려운 상황에서 이번 '조국 사태' 수사까지 겹쳐 문재인 정부의 국정 운영 동력은 상당히 상실된 상태다. 

‘수사는 수사대로, 권력기관 개혁은 개혁대로’ 가는 게 민주주의 발전이라고 한 문 대통령의 원칙과 잣대를 시민들은 기억한다. 사안이 위중해질수록 귀를 열고, 진상은 엄중히 가리며, 문제를 객관시할 필요성이 커지고 있다.

검찰 수사 결과가 나올 때까지 혼선과 논란이 커지는 건 피하기 어려운 게 현실이다. 이런 때일수록 대통령은 중심을 잡고 나가되 국민 목소리에 더욱 귀를 기울여야 한다.

국정 성과를 내려면 광범위한 국민 지지를 얻는 게 절실하다. 특히 인사 문제에선 국민 눈높이에 맞추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 

실제, 경제와 안보 실정으로 시름에 잠긴 국민들 사이에서 '문재인 정권은 이제 안 되겠다'는 생각이 굳어지고 있다. 문 대통령은 지금까지 조국 사태에 대해서도 침묵해왔다. 더 늦기전에 문 대통령은 결단을 내려야 한다.  

조 장관 파동이 길어지면 결국 정권은 돌이킬 수 없는 치명상을 입을 수밖에 없다. 조 장관 한사람 때문에 민생과 경제는 물론 외교 안보 등 국정 현안이 사실상 올 스톱 상태다. 왜 이런 고통을 겪어야 하는지 국민들은 도무지 이해할 수가 없다. 

조 장관 본인 위법 책임 묻는 단계

실제 수사상황을 자세히 점검해 볼 필요가 있다. 조국 장관 관련 의혹을 수사 중인 검찰이 지난 23일 서울 방배동 조 장관 자택을 압수수색했다. PC 하드디스크와 업무 관련 기록 등을 확보했다.  

조 장관 주변 수사에 착수한 이래 조 장관 부부와 자녀를 상대로 현장 수사를 벌이기는 처음이다. 

수사기관의 현직 장관 집 수색은 전례(박근혜 정부 말기 조윤선 당시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의 경우)가 있지만, 검찰을 관장하는 법무부 수장의 집이 대상이 된 것은 대한민국 역사에서도 최초다. 

검찰이 조 장관과 가족을 둘러싼 의혹 수사에 착수한 지 한 달이 다 돼 간다. 그동안 조 장관 아내와 아들딸은 물론 어머니와 동생, 동생 전처, 처남, 5촌 조카에 이르기까지 일가(一家) 전체가 압수 수색과 수사 대상에 올랐다. 급기야 조 장관 본인의 위법 책임을 묻는 단계에 들어선 것이다.

사모펀드 의혹과 관련한 공직자윤리법 위반 혐의와 딸의 서울대 공익인권법센터 인턴활동증명서 허위발급 의혹, 증거인멸 방조 등 조 장관 본인의 범죄 혐의에 대해 수사에 나선 것이라는 분석이다. 

조 장관 자택 압수수색이 이뤄진 이날, 아주대·충북대 법학전문대학원과 연세대 대학원, 이화여대 입학처 등 조 장관 아들과 딸이 지원한 대학을 압수수색한 것도 증명서 위조 혐의 관련 수사의 일환일 것이다. 인턴증명서 발급에 조 장관이 관여했을 경우 허위공문서 작성 혐의가 적용될 수 있다. 조 장관은 “인턴증명서를 제가 만들었다는 보도는 악의적”이라며 혐의를 부인했다.

그러나, 이번 압수수색은 조 장관이 불법 혐의 피의자라는 사실을 검찰이 공식 확인하고 법원 역시 그 혐의가 소명된다고 봤다는 뜻이다. 법원이 법무부 장관의 자택에 대한 압수수색을 허가한 것은 검찰의 혐의 소명이 그만큼 철저했음을 의미한다.

새 국면, 자연인 신분 수사 받아야 

압수수색 결과에 따라서는 조 장관에 대한 직접 조사도 이뤄질 수 있어 '조국 사태'는 새로운 국면을 맞게 됐다.

조 장관은 이번 사태로 검찰이 살아 있는 권력을 수사할 절호의 기회를 직접 제공했다. 그 수사가 국민의 공감을 얻는 만큼, 조 장관이 말하는 검찰 개혁은 힘을 잃을 수밖에 없는 구조가 됐다. 오히려, 조 장관은 공정한 사회라는 지향점을 위해, 이 정권이 반드시 이루려는 검찰 개혁을 위해서도 그야말로 처신을 숙고할 때가 됐다. 

부인 정경심 교수가 딸의 동양대 표창장 위조 혐의로 기소되고 장관 자신도 직접 수사 대상이 됐는데, 법무부 장관직을 계속 수행하는 것은 비정상 상황이다. 조 장관은 즉각 자리에서 물러나 자연인 신분으로 수사를 받아야 한다. 그래야 상식과 정의·법치가 무너지는 것을 막을 수 있다.  

법치와 정의를 수호해야 할 법무부 장관이 압수수색을 당한 것만으로도 장관으로서 신뢰와 권위를 잃었다고 볼 수 있다. 더구나 조 장관은 부인이 곧 피의자 신분으로 검찰에 소환되고 자신도 검찰 조사를 받아야 할 처지다. '검찰개혁'과 '무죄추정'을 이유로 버틸 일이 아니다. 조 장관은 더 이상 구차한 모습을 보이지 말고 결단해야 한다. 

검찰이 현재 초점을 맞추고 있는 것은 조 장관 부인과 아들·딸 명의로 투자한 사모펀드를 둘러싼 횡령 또는 공직자윤리법 위반 혐의, 대학 인턴활동 증명서나 표창장 발급 과정에서의 사문서 위조 또는 업무방해 혐의, 개인용 컴퓨터(PC) 자료에 대한 증거인멸 여부 등으로 요약된다. 

검찰의 조 장관 자택 전격 압수수색은 부인 정 교수와 조 장관과의 연결고리를 찾기위한 직접수사로 풀이된다. 이제 검찰의 칼 끝이 조 장관을 향하는 모양새다. 

검찰은 본격적인 압수물 분석에 들어갔다. 검찰은 분석을 마치는 대로 부인 정 교수를 소환하겠다는 방침이다. 만일 정 교수에 대한 구속영장이 청구돼 발부되면, 조국 사태는 이전과는 다른 국면을 맞는다. 부인이 사법처리 된다면 남편도 최소한 도의적인 책임이라도 져야하기 때문이다. 

증거인멸 · 은닉 심각 판단
 
이번 자택 압수수색의 의미는 크다. 검찰은 지난달 27일 30여 곳을 동시에 압수수색한 데 이어, 부인 정경심 씨의 동양대 연구실 PC 등을 임의제출 받았지만, 자택에 대해선 압수수색을 벌이지는 않았다. 

그러나 조 장관이 인사청문회와 기자간담회 때 밝힌 내용이 검찰 수사 결과 허위임이 속속 드러나고, 증거인멸·은닉이 심각하다고 판단한 것이다. 

이미 조 장관을 불법의 주역 또는 당사자로 볼 정황들이 드러났다. 특히, 조 장관이 딸의 서울대 법대 인턴 ‘허위 증명’을 직접 만들었을 개연성까지 구체적으로 제기됐다. 

인턴 증명서 조작 여부는 검찰 수사로 곧 드러날 것이다. 조 장관 딸이 동양대에서 받았다는 총장 표창장도 영화에나 나오는 수법으로 조작됐다고 검찰은 PC 분석 등을 통해 결론을 내렸다.

검찰이 압수수색에 나선 것은 상황이 크게 달라졌다고 보기 때문이다. 조 장관 자녀 진학 등에 사용된 서류 위조가 한두 건이 아니라는 정황도 드러났다. 사모펀드 의혹도 조 장관 부인 정 교수가 펀드 운용에 개입했다는 진술 등이 나오면서 수사 범위와 깊이가 달라졌다. 

법원이 영장을 발부해준 것도 같은 맥락이다. 검찰은 지난달 대대적인 압수수색이 있는 직후 정 교수가 자산을 관리하는 증권사 직원을 시켜 집에 있는 PC의 하드디스크를 교체했고, 퇴근한 조 장관이 이 직원에게 “아내를 도와줘서 고맙다”는 말을 했다는 진술을 받아냈다. 조 장관이 증거인멸·은닉을 방조했을 가능성이 크다.

결국, 검찰의 압수수색은 증권사 직원과 관련된 정교수의 증거인멸 교사 혐의를 검토하고, 조 장관이 이를 방조했을 가능성을 염두에 둔 조치일 것이다. 

쟁점 여전, 공정 수사로 실체 밝혀야 

‘수사 정보 유출’ 운운하며 연일 수사팀을 비난한 조 장관 측과 여권이 검찰 강공을 자초한 측면도 있다.

조 장관 취임 후 법무부 행보는 논란에 휩싸였다. 조 장관 일가 수사에서 검찰총장을 배제하려다 역풍을 맞았고, 검찰 인사권을 적극 행사하겠다는 방침은 수사 통제 의혹을 받았으며, 피의사실 공표 관행을 개혁하려다 비난 여론에 부닥쳐 가족 수사 이후로 미뤄야 했다. 

이제, 조 장관을 향한 수사의 칼날은 갈수록 예리해지고, 검찰을 겨냥한 개혁의 논리는 갈수록 궁색해지고 있는 양상이다.

앞으로도 검찰 수사와 조 장관측이 주장하는 '검찰 개혁'이 충돌할 때마다 심한 국론 분열이 발생할 것이다. 

지금은 검찰의 일을 앞세우는 것이 옳다. 충분한 수사로 조국 의혹의 실체적 진실이 밝혀지고 국민이 납득해야 개혁의 동력도 다시 확보될 수 있기 때문이다. 

양측의 쟁점은 여전하다. 조 장관은 인턴활동증명서 발급에 조 장관 측이 관여한 것 아니냐는 의혹 보도에 법적 조치를 심각하게 고민하고 있다며 강력히 반발했다. 관련 보도는 정말 악의적이라는 말도 했다. 

그러나, 새로운 사실은 계속 밝혀지고 있다. 조국 법무장관 아들은 연세대 대학원 입시 때 서울대 법대 공익인권법센터에서 받았다는 인턴 증명서를 제출했다. 고교 3학년 때 아버지가 재직하던 센터에서 '학교 폭력 피해자 인권 관련 조사와 논문 작성' 인턴을 하고 증명서를 받았다는 것이다. 그러나 서울대가 해당 인턴은 없었다고 확인했다. 2006년 이래 이 센터가 발급한 진짜 인턴 증명서 27장과 조 장관 아들의 증명서는 문서 양식도 다른 것으로 드러났다. 증명서가 위조됐다는 뜻이다.

조 장관은 이와관련, 청문회에서 "의대 교수 아들 이름도 모른다" "증명서 발급에 관여한 적 없다"고 했다. 그러나 당사자들은 "조 장관이 세미나에 오라고 했다" "인턴 한 적 없는데 증명서는 받았다"고 검찰에 진술했다고 한다. 그렇다면 자녀들 스펙 품앗이를 위해 가짜 증명서를 필요할 때마다 PC로 찍어낸 것 아닌가. 조 장관 집이 '위조 공장'이냐는 말이 나오지 않을 수 없다.

조 장관 관련 수사를 놓고 그동안 사법개혁 정당성 논란과 피의사실 공표 금지 강화를 위한 공보준칙 개정 논란도 뜨거웠다. 이중 공보준칙 논란에서는 피의자 기본권 보장과 국민의 알 권리를 놓고 어느 지점에서 접점을 찾느냐가 관건이다.

알 권리도 중요하지만 의혹이 사실인 양 부풀려져 억울한 피해가 발생하는 폐단을 막아야 한다는 명분도 절대 가볍지 않다. 이는 조 장관 관련 수사에서도 예외가 될 수 없다. 

사실, 검찰 수사가 진행되는 동안 언론 등을 통해 제기된 의혹 중 일부는 검찰이 아니면 알 수 없는 내용이 적지 않았다. 피의사실 공표 논란이 벌어질 수밖에 없었다. 정 교수에 대한 무리한 기소와 일부 간부의 내부통신망을 통한 개혁 불만 표출 등 수사 의도를 의심케 하는 행위도 있었다. 4차례에 걸쳐 30여곳에서 압수수색을 진행함으로써 과잉수사 지적을 자초했다.

검찰은 좌고우면하지 않는 공정한 수사로 실체적 진실을 밝혀 의혹과 사실을 신속히 가려야 한다. 검찰 수사가 정치 영역에 개입한 무리한 수사였다는 지적을 받아서도 안 된다.

지지율, 취임 후 최저 국정 위기

조 장관 파동으로 인한 국가적 피해는 실로 심각하다.

개각 발표 이후 한 달 반 동안 온 나라가 조 장관을 둘러싼 논란에 매몰됐고, 사회는 갈기갈기 찢겼다. 국민은 특권·특전·특혜로 점철된 조 장관의 언행불일치를 바라보며 심한 피로감을 느끼고 있다. 

문 대통령이 추석 연휴 직전 조국 법무부 장관 임명을 강행한 것부터가 그렇다. 그를 둘러싼 온갖 불법과 편법, 거짓말과 반칙 의혹으로 격앙된 민심을 외면한 것이었다. MBC가 코리아리서치에 의뢰해 그 때 실시한 여론조사 결과 조 장관 임명이 ‘잘못’이라는 응답이 57.1%로 ‘잘했다’(36.3%)보다 20.8%포인트 많았다. 연휴 직전 조사에서 3.0~12.1%포인트였던 격차가 더 벌어졌다.

문 대통령의 대선 공약인 사법개혁에도 조 장관은 걸림돌이다. 비대한 검찰 권력을 쪼개고 분산하는 일은 검찰 수사를 받는 조 장관이 할 일이 아니다. 그럼에도, 그는 임명됐고 지금까지 파문이 악화일로다. 

문 대통령을 향한 국민 여론이 추락할 수 밖에 없다. 한국갤럽이 전국 유권자 1천 명을 대상으로 여론조사(신뢰수준 95%에 표본오차 ±3.1%포인트)를 한 결과 문재인 대통령 지지율이 취임 후 최저인 40%를 기록했다. 지난 대선 때 득표율 41.1%보다 낮은 수준이다. 그 반면 문 대통령 국정 수행에 대한 부정 평가는 53%를 기록해 한국갤럽 조사에서 처음으로 50%를 넘었다.

하루 전 리얼미터 조사도 엇비슷하다. 문 대통령의 국정수행에 대한 긍정평가는 43.8%에 그친 반면 부정평가는 53%를 기록했다. 격차가 9.2%포인트에 이른다.

4주 전 갤럽 정기조사에서 부정평가가 더 높은 ‘데드크로스’가 일어난 지 한달 만에 대선 득표율마저 뚫고 내려간 것이다. 부정평가 이유로는 한달 전 3위(9%)였던 인사문제가 첫번째(29%)로 꼽혔고, ‘독단적·일방적·편파적’이 3위(10%)로 지목됐다. 

결국, 추석 연휴 이후에도 조 장관 가족과 관련한 검찰 수사의 구체 내용이 언론을 통해 지속적으로 확산한 데 따른 것이라는 분석이다. 조국 임명에 대한 여권의 인식이 지나치게 안이했음을 보여 준다.

이대로 가다간 문 대통령 지지율 40% 턱걸이가 무너지는 것도 시간문제로 보인다. 임명을 보는 눈이 여전히 싸늘하기 때문이다. 갤럽 조사에서 조 장관 임명은 부적절(54%)이 적절(36%) 크게 웃돌았다. 리얼미터에서도 잘못한 결정(55.5%)이란 응답이 잘한 결정(35.3%)이란 응답을 압도했다. 

이제, 조 장관이 검찰 개혁 부적격자라는 사실이 확인되면서 문 대통령의 장관 임명 강행 당위성이 뿌리째 흔들리고 말았다. 조 장관을 무조건 감싸는 여권의 행태도 민심 이반을 촉발했다. 더불어민주당은 물론 정의당 지지율이 하락한 것이 이를 방증한다. 

최근 조사에서 눈에 띄는 점은 중도층과 20대를 중심으로 문 대통령 지지층 일부가 이탈하는 조짐을 보인 것이다. 3040을 제외한 모든 세대에서 부정 평가가 높았는데, 특히 20대의 경우 긍정 38%, 부정 47%였다. 조국 장관 임명 전인 7월25일 조사에선 20대의 긍정 평가는 52%였다. 지역별로도 광주·전라(긍정 69%)를 제외한 전 지역에서 부정 평가가 높았다. 

한달 전 데드크로스가 처음 일어난 서울·수도권과 19~29세, 여성의 부정·긍정 격차는 더 벌어졌다. 조 장관 임명의 적절성을 묻는 질문엔 30대만 긍정(52%)이 높았다. 그 총합이 국정평가 부정률을 처음으로 50% 위로 밀어올린 셈이다. 자칫 국정운영 동력도 흔들릴 수 있는 엄중한 국면이다.

경제 失政도 최악 성적표 

국정 운영 지지율과 관련, 다른 분석도 대두한다. '조국 이슈'가 단기적으로 대통령 지지율을 끌어내린 것은 분명하지만 더 큰 이유는 밑바닥 여론을 좌우하는 경제실정 때문이란 진단이다. 어느 나라를 막론하고 국정 책임자의 지지율을 움직이는 가장 큰 변수는 경제다. 하지만 문재인정부의 경제 성적표는 한마디로 형편없다. 수출, 고용, 소비 어느 것 하나 내세울 만한 게 없다. 이 마당에 최근엔 디플레이션(저물가 속 저성장) 우려까지 겹쳤다. 

성장·고용·소득 분배 등 경제지표는 최악 수준이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가 올해 우리나라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2.4%에서 2.1%로 낮췄다. 해외투자은행(IB)의 성장률 전망치 평균은 5월 말 2.3%에서 8월 말 2.0%로 급락했고 1%대로 추락할 것이란 예측마저 나오고 있다. 금융 위기가 발생한 2009년 0.8% 이후 10년 만에 최악 성적표를 기록할 것이 확실시 된다. 

그러나 문 대통령과 청와대, 정부는 좋은 지표만 쳐다보며 "한국 경제가 올바른 방향으로 가고 있다"는 말만 되풀이하며 국민 염장을 지르고 있다. 더 심각한 것은 청와대를 포함한 정부·국회의 관심이 온통 조국 사태로 쏠리면서 경제 현안이 뒷전으로 밀리고, 안이한 상황 인식과 대처가 심해지고 있다는 점이다.

일 예로, 문 대통령 측근 양정철 민주연구원장은 직원들에게 보낸 편지에서 ‘중요한 것은 그 순간의 여론조사나 여론이 아니라 옳고 그름에 대한 결단력’이라는 해리 트루먼 전 대통령의 말을 인용했다. 원론적으로 맞는 말이다. 국가지도자는 그때그때의 여론에 매달리지 않고 나라 장래를 위해 필요하다면 뚝심 있게 밀고 나가야 한다. 그러나 그 과정에서 국민과 충분히 소통하고 추진 방향이 맞는지 계속 점검하는 건 긴요하다. 

이제, 최대 현안으로써, 대통령과 여당은 갖가지 비리 의혹으로 얼룩진 조 장관으로는 검찰 개혁을 계속하기 어렵게 된 상황을 직시해야 한다. 여당이 내놓는 각종 검찰 개혁안은 ‘조 장관 구하기’로 치부돼 명분과 동력을 잃는 지경이 됐다. 권력기관 개혁 방안이 희화화 되는 현상이 지속될 수밖에 없는 형국이다. 

여권은 장관 경질을 통한 사태 해결 방안이 있는 데도 계속 손을 놓고 있다. 문 대통령과 집권 세력이 사태를 방치하고 키운 탓에 나라가 갈수록 어려운 상황으로 내몰리는 형국이다.

장관 자격을 잃고 문 대통령과 정권에 암초가 된 조 장관을 하루빨리 경질하는 것이 지지율 회복과 국정 운영 동력을 확보하는 길이다. 크게는, 국정 운영을 혁신하는 것만이 민심을 붙잡는 길이다. 문 대통령이 결단해야 할 때다.

민심악화 잇딴 시국선언 ... 사회 갈등 장기화 우려 

문제는 사회적 갈등과 대치가 조기 매듭보다는 장기화될 우려가 커지고 있는 점이다. 여러 시국선언과 대학생 촛불집회가 이어지고, 야당의 장외 정치공세는 높아지고 있다. 

전국 전·현직 교수 3300여명이 법무부장관 교체를 요구하는 시국선언에 참여하고, 주요 대학들에서 조 장관 사퇴를 촉구하는 집회가 동시에 열리기 시작했다. 

먼저 주목되는 것은 “사회정의와 윤리가 무너졌다”는 교수들의 시국선언이다. 1주일 만에 290개 대학, 전·현직 교수 3396명이 서명했다. 최순실 사태 때 시국선언(2234명)의 1.5배에 달해, 조국 사태를 얼마나 심각하게 여기는지 짐작케 한다.

4·19혁명 때는 서울대 교수들이 시국선언문을 채택하고 가두행진에 나선 다음 날 이승만 대통령이 하야했다. 

교수들은 선언문에서 “조 장관이 교체되지 않으면 국민의 마음을 모아서 강력한 반대를 행동으로 나타낼 것을 엄중히 천명한다”고 밝혔다. 정권 퇴진 운동에 나설 수도 있다는 경고다. 교수들은 "더 이상 거짓말의 나라가 되어선 안 된다는 분연한 마음으로 이 자리에 나왔다" "지금 조 장관이 그만두지 않으면 문재인 정부도 같이 몰락한다"고 했다. 

교수들은 조 장관 딸의 병리학 논문에 대해서도 "오랫동안 연구 생활에 종사하는 교수 입장에서는 말이 안 되는 것이며 수년간 피땀을 흘려 논문을 쓰는 석·박사과정 학생들을 조롱하는 것"이라고 했다. 

자발적인 교수들의 대규모 시국선언은 2016년 최순실 사태 당시 박근혜 대통령의 하야를 요구하는 시국선언 이후 사실상 처음이다. 조국 사태가 나라를 뒤흔들었던 최순실 사태만큼 엄중한 사안임을 보여주는 근거다.  

의사 변호사들도 나섰다. ‘정의가 구현되고 상식이 통하는 나라를 원하는 대한민국 의사 일동’ 명의로 조 장관 퇴진을 촉구하는 성명서에 의사면허번호를 적고 서명한 의사가 해당 문자메시지 전파 이틀 만에 의사 3000명에 이르기도 했다. 

‘문재인 대통령의 오만과 독선에 대해 준엄히 경고한다’는 시국선언문은 법조계로도 전파됐다. ‘한반도 인권과 통일을 위한 변호사모임(한변)’의 시국선언에 변호사 약 800명이 나선 것도 이례적이다.

지금 서울에선 세계 130여 나라 변호사 6000명이 세계변호사협회 총회를 하고 있다. 대한변협 주최 행사지만 정작 주최국 법무장관은 검찰 수사를 받느라 참석도 못 했다고 한다. 대통령은 이 행사에 "모두에게 공정하고 정의로운 사회를 만드는 데 함께하겠다"고 영상 축사를 했다. 한국 사정을 아는 외국 법률가들은 속으로 혀를 찼을 것이다. 이게 나라냐고 묻지 않을 수 없다.

한편, 조 장관이 교수 휴직 중인 서울대, 그의 딸 ‘입시 부정’ 학교인 고려대, 그의 아들이 대학원생인 연세대 등의 재학생·졸업생들은 동시에 촛불집회를 열고 ‘다시 한 번 저항’을 외치며 전국 대학생연합 촛불집회를 제안하는 공동선언문을 발표했다. 

조국 사태와 관련해 이들 대학은 처음으로 동시에 퇴진 집회를 가졌다. 특히 이날 집회는 각 학교 총학생회이 아닌 재학생과 동문들이 자발적으로 주도해 열렸고 공동 선언문도 발표했다. 모두가 전에 없던 일이다. 대학가의 거센 조국 퇴진 불길이 어디까지 번져갈지 이제는 가늠조차 되지 않는다. 

문 대통령은 이같이 악화된 민심을 심각하게 받아들여야 한다. 여론 수렴과 의사 결정에 ‘닫힌 리더십’은 없었는지, 민심의 소통 창구인 여당도 제역할을 하고 있는지 냉정히 돌아볼 때다. 문 대통령은 국민들의 절망과 분노가 갈수록 커지고 있는 현실을 직시해야 할 것이다. 국민에 맞서 이긴 정권은 없다. 파국을 막으려면 조 장관을 경질하는 결단을 내려야 한다.

여당 · 청와대, ‘조국은 성역(聖域)’식 비호

민의(民意)가 이렇게 비등하는데도 청와대와 더불어민주당은 여전히 조 장관을 감싸고 있다. 

여당과 청와대가 ‘조국은 성역(聖域)’이라도 되는 것처럼 비호하고 나선 것은 심각한 문제다. 집권세력이 검찰을 겁박하고, 같은 편이라는 이유로 불법도 감싸는 것으로 비친다. 

더구나 여권 성향 단체 소속 수천명은 최근 대검찰청 앞에서 “정치 검찰을 규탄한다”는 구호를 외치며 시위를 벌였다. 여권의 수사 개입 시도는 법치주의에 반하는 부적절한 행위다.

현직 법무장관 자택 압수수색에 대해 청와대는 ‘할 말 없다’고 했고, 더불어민주당은 대기업 총수들을 무더기로 국정감사 증인으로 채택하면서, 조국과 관련된 증인에 대해선 한 명도 안 된다며 철벽을 쳤다. 정의당도 거기에 들러리를 서고 있다. 법 앞의 평등이 집권세력에 의해 무너지고 있는 모습이다.

검찰이 조 장관 자택까지 압수수색하자 민주당은 한층 격앙된 분위기다. 

여당의 수석대변인은 "최순실·박근혜 국정농단 수사팀보다 더 많은 특수부 검찰 인력을 투입해 한 달 내내 수사했음에도 조 장관에 대한 혐의점을 찾지 못한 검찰이 또다시 무리한 압수수색을 했다"고 했다.

이석현 의원은 페이스북에 “영장이 무슨 자판기 티켓인가”라고 썼고, 민병두 의원은 “11시간 압수수색, 정상국가가 아니다. 인권유린 반드시 개혁해야 한다”고 검찰을 비판했다. 모두 도를 넘은 발언들이다. 

청와대는 조 장관 자택 압수수색에 대해 “입장이 없다”고 했다. 대통령이 임명한 법무장관이 범죄 혐의로 압수수색을 당했으면 청와대는 국민에게 사과해야 했다. 

여권이 법치를 능멸하는 이 부조리극을 지켜보는 국민의 심경은 참담하다는 말로는 다하기 어렵다. 

여권은 야당 대표와 원내 대표 자식들에 대한 의혹을 제기하면서 물타기에도 여념이 없다. 위선자 장관 한 사람을 지키려는 아집이 나라 꼴을 한심하게 만들고 있다.

그동안 여권에서 조 장관 가족에 대한 검찰 수사를 비난한 것이 한두 번이 아니다. “나라를 어지럽게 하는 행위” “정치를 하겠다고 덤벼드는 것” “정치검찰의 복귀” “검찰의 악랄한 속내” “비인권적 수사” 등 헤아릴 수 없다. 하지만 각종 여론조사는 조 장관 가족에 대한 검찰 수사가 정당하다는 응답이 압도적이다. 검찰의 정치 개입이라는 답변은 정당하다는 응답의 절반 수준이다. 

그런데도 정부·여당은 ‘윤석열 검찰’을 향한 비난을 계속하고 있다. 

검찰 내부에서는 애초부터 ‘조국 취임 자체가 검찰 수사에 대한 묵시적 협박’이라는 의견이 나왔고, 실제로 법무부 차관과 검찰국장이 윤석열 검찰총장을 조국 일가 수사에서 배제하는 방안을 내놓기도 했었다.

이해찬 대표는 검찰을 향해 “먼지털기식 별건(別件) 수사를 한다”고 비판했다. 별건 수사는 뇌물공여로 기업인을 수사하다가 증거가 나오지 않자 탈세로 기소하는 것처럼 원래 수사 방향과는 다른 혐의를 들춰내는 것을 말한다. 

지금 검찰은 조 장관과 관련해 자녀 진학, 사모펀드, 웅동학원으로 크게 세 갈래 수사를 벌이고 있다. 이 대표는 무엇이 여기에 해당하지 않는 별건 수사인지를 설명하라. 집권당 대표가 근거도 제시하지 않은 채 국가 수사기관을 공격하는 것도 매우 보기 힘든 일이다. 

여권 '검찰 개혁' 압박 부당성 

그 뿐 아니다. 더불어민주당과 법무부는 연일 검찰개혁 필요성을 거론하는 등 검찰을 압박하고 있다. 

수사 내용 공표준칙 강화가 수사 방해가 아니냐는 야당과 언론의 비판에 개정 공표준칙 시행을 조 장관과 관련한 수사 이후로 미루기로 했지만, 당정의 검찰 견제는 집요하다. 

당정은 공수처 신설 및 검경수사권 조정 등 입법 절차에 박차를 가한다는 방침을 확인하고 시행령과 지침 등 입법사항이 아닌 개혁은 바로 시행하기로 했다. 당정이 사법개혁에 속도를 내는 것은 다분히 조국 장관과 관련한 수사를 압박하려는 의도가 있다고 보지 않을 수 없다. 

개혁은 명분 뿐 아니라 국민의 지지가 절대적으로 필요하다. 지금 민주당의 행보는 개혁을 외려 어렵게 만든다. 검찰개혁 당정 논의는 '조국 수사' 이후로 미뤄야 한다.  

이와 관련, 검찰 개혁은 법무부가 방안을 꺼낼 때마다 수사와 충돌하며 논란에 휘말린다. 조 장관 스스로 검사들과 대화 자리를 추진하는 등 그 자신에 쏠리는 국민의 분노에 아랑곳 않는 행동을 하고 있다. 

여당 원내대표는 얼마 전 “조국 블랙홀을 넘어서길 희망한다”고 말했다. 따지고 보면 방법이 간단하다. 문 대통령에게 그런 희망을 건의하면 된다. 대통령이 조 장관을 사퇴 시키고 자연인으로 검찰 수사를 받게 하면 된다. 그게 민심이고 여론이다. . 

조 장관 행보 문제점

그런 면에서, 조 장관의 행보는 실로 많은 문제점을 드러낸다. 

조 장관은 이제 임명 전 기자간담회와 인사청문회에서 내놓았던 해명이 상반된 사실이 속속 드러나 거짓말 공방까지 불거질 태세다. 특히, 자녀 인턴십 관련 보도들을 언급하면서 “참기 어렵다”며 언론에 대한 법적 대응까지 거론했다. 적반하장이라는 말이 딱 어울린다.  

공직자가 온갖 불법 혐의로 인해 자택 압수수색까지 당했다면, 일단 국민 앞에 석고대죄부터 하는 게 정상이다. 

‘강제 수사’ 운운한 조 장관의 언급 역시 적절치 않다. 자택 압수수색에 대한 소회를 묻자 “강제 수사를 경험한 국민들의 심정을 절실하게 느끼고 있다”고 했다. 정치적 탄압의 피해자 행세를 하는 것으로 비친다. 

조 장관 자택 압수수색은 검찰이 세 차례의 신청 끝에 법원의 영장을 받아 규정대로 집행했다. 입회한 변호사가 수색 범위를 꼼꼼히 따지기도 했다. 아파트 한 채를 압수수색하는 데 11시간이 걸린 것도 이 때문이다. 

조 장관의 피해자 행세는 영장을 발부한 법원에 대한 모욕이기도 하다. 법원은 자택 압수수색 영장은 다른 영장보다 까다롭게 심사한다. 가장 내밀한 사적 공간이라는 이유에서다. 현직 법무부 장관의 자택이니 심사는 더 세심했을 것이다. 그런데도 영장을 내준 것은 그만큼 조 장관 일가(一家)의 불법 혐의가 움직일 수 없음을 법원이 인정했다는 뜻이다.

더욱이, 자신의 부인이 검찰 소환을 앞두고 있고, 본인도 수사를 받을 가능성이 있는데 조 장관이 수사 주체인 검사들을 모아 놓고 대화를 하는 것은 부적절하다. 

조 장관은 지난 20일 의정부지방검찰청을 시작으로 전국 검찰청을 방문해 ‘검사(檢事)와의 대화’를 가지고 있다. 검사들과 진솔한 대화를 하겠다며 일정조차 공개하지 않았다. 대화 내용은 조만간 출범하는 2기 법무검찰개혁위원회의 안건으로 상정돼 제도 개선에 반영될 예정이다. 

그러나 조 장관은 이미 부인은 기소되고, 딸은 검찰 조사를 받고, 조카는 구속되는 등 일가(一家)가 줄줄이 범죄 혐의에 구체적으로 연루됐으며, 조국 본인도 여러 혐의에서 관여가 확인된 피의자 신세다. 이런 ‘피의자 장관’을 상관으로 대접하며 개혁 필요성 지적을 들어야 하는 검찰의 심정은 참담할 것이다. 이런 현실을 지켜봐야 하는 국민의 심정도 마찬가지다.

조 장관이 지금 귀 기울여야 할 대상은 자신을 향한 여론이다. 수사가 진행 중인 각종 의혹의 위법 여부를 떠나서도 조 장관은 이미 고위 공직자로서 자격이 없다. 그런 조 장관이 검사들과 대화한다며 전국 ‘순회 쇼’를 하는 모습을 지켜봐야 하는 국민은 실로 불편하다. 

한 때, 조 장관은 조윤선 장관 집을 검찰이 압수수색하자 트위터에 ‘도대체 무슨 낯으로 장관직을 유지하면서 수사를 받는 것인가? 우병우도 민정수석 자리에서 내려와 수사를 받았다’는 글을 올렸다. 그랬던 이가 자신은 더 많은 의혹 때문에 수사를 받고 있는데도 자리를 지키며 젊은 검사들을 만나고 다닌다. 

수사를 받고 있는 마당에 이런 행사를 하는 것 자체가 부적절하다. 행사 참석 검사들의 반대로 통상적으로 찍던 장관과의 단체 사진도 찍지 않았다고 한다. 검사들이 의견을 얼마나 개진할 수 있을지도 의문이다. 평검사들 사이에선 ‘조 장관이 검찰 개혁 이미지를 강조하기 위해 우리를 이용하는 것 아니냐”고 우려한다는 얘기가 나온다. 장관이 자신의 불안한 입지를 다지려는 ‘정치적 의도’가 뻔히 보이는 상황에서 어떤 검사가 허심탄회하게 애로사항을 말하겠는가. 

한 검사는 행사에서 조 장관에게 “검사들이 각종 행사에 참석하는 것이 업무에 부담을 준다”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런 행사에 참석하는 것이 업무에 방해된다는 말이니 조 장관은 알아듣기 바란다.

검찰을 지휘, 감독하는 법무부 장관이 검찰 제도와 조직문화 개선을 위해 현장의 목소리를 듣는 것 자체는 문제 될 게 없다. 그러나 그런 현장 순방과 대화에도 적절한 시기와 방법이 있다.
조 장관은 전국 검찰청을 순회하며 검사와의 대화를 이어가겠다고 하는데, 당장 멈추기 바란다. 수사가 끝난 뒤에도 장관직을 계속 수행할 수 있게 된다면 그때 떳떳하게 검사들을 만나면 된다. 그것이 자괴감과 분노에 이미 억장이 무너진 국민에 대한 최소한의 예의일 것이다. 

조 장관 본인이 이미 개혁의 걸림돌이 됐다. 검사와의 대화 보다는, 오히려 최악의 상황이 오기 전에 결단을 내려야 한다. 해임되기 전 자진사퇴가 답이다. 

검찰 수사 국민적 책무

검찰은 수사에 최대한 속도를 내야 한다. 

조 장관은 의혹을 제기한 언론 보도에 “정말 악의적인 보도로, 법적 조치를 취하는 것을 심각하게 고민하고 있다”며 완강히 부인했다. 결국 검찰 수사를 통해 어디까지가 사실이고 아닌지를 신속히 명명백백하게 규명해야 한다. 조 장관이 책임질 부분이 어느 대목이고, 어느 정도인지를 검찰은 국민 앞에 밝혀야 할 책무가 있다. 

이번에 법원이 조 장관 자택 압수수색 영장을 발부한 것은 위법 가능성이 있다고 본 것이다. 수사는 조 장관의 부인 정 교수에게 제기된 혐의 입증에 모아지고 있다. 조 장관의 관여 여부도 주요 규명 대상이다.

정 교수는 자녀의 대학·대학원 입학 및 사모펀드 투자·운영 과정에서 부정한 방법을 동원하고 행사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이런 일들이 실제로 일어났다면, 조 장관이 그런 사실을 사전에 알았는지, 그 과정에서 어떤 도움을 줬는지가 수사의 핵심이다. 수사는 막바지에 이른 모양새다.

'주가 조작'도 최근 부상한 핵심 의혹이다. 검찰은 현재까지 진행한 수사만으로도 상당한 주가조작 정황까지 포착한 것으로 전해진다.

주목할 대목은 이런 의혹과 관련해서 부인 정 교수와 코링크PE의 실질적 대표인 조 장관의 5촌 조카 조범동씨가 한 몸처럼 움직였다는 점이다. 조씨는 거미줄처럼 얽힌 투자사에서 멋대로 돈을 빼내 호화생활을 즐겼다. 지분 투자나 허위 공시 등으로 상장사의 주가 띄우기에 나서는가 하면 비상장사의 우회 상장을 시도하기도 했다고 한다.

주가조작에는 은밀한 자금거래뿐 아니라 내부자정보 활용과 권력층 비호 등 갖가지 비리와 불법이 동원되기 일쑤다. 조 장관 일가는 주가조작의 수익 극대화를 보장하는 정보를 제공하고 권력의 뒷배역할도 했을 가능성이 있다. 검찰 수사는 조국펀드 사태가 단순 금융사기극인지 권력형 비리, ‘게이트’ 사건인지를 가름할 것이다. 

조 장관 측 해명과 배치되는 수사 상황은 크게 세 가지다. 사모펀드 투자처를 몰랐다고 했지만, 5촌 조카가 그 투자를 좌우했고, 조 장관 부인도 투자한 회사에서 정기적으로 돈을 받는 등 개입된 사실이 드러났다. 부인이 투자 내역을 알았다면 직접 투자에 해당돼 조 장관도 공직자윤리법 위반 혐의를 받을 수 있다. 

한편, 다른 의혹들도 심각하다. 딸이 제1저자로 등재된 의학 논문을 고려대 입시 때 제출하지 않았다고 했지만 사실이 아니었다. 검찰이 압수한 입시문서에서 딸의 제출자료 목록에 논문이 포함돼 있었다. 부인의 동양대 컴퓨터에서는 아들의 진짜 표창장을 활용해 딸의 표창장을 만들어낸 정황이 발견됐다. 직인을 몰래 찍는 수준을 넘어 대놓고 위조했을 가능성이 커졌다. 
조 장관이 청문회 직전 급히 만든 펀드 운용 보고서도 4개나 된다고 한다. 거짓 답변의 근거를 마련하기 위해 보고서를 여러 차례 고쳐가며 만들다 보니 내용이 다른 4개 버전이 만들어졌을 것이다. 

이 중 한 개에만 '펀드 투자자에게는 투자처를 알려줄 수 없다'는 '블라인드' 내용이 있고 나머지 3개에는 없다고 한다. 조 장관은 그 하나를 들고 청문회에서 "블라인드 펀드여서 투자 내용을 알 수 없다"고 했다. 법무부는 미국에선 '정의(正義·JUSTICE)부'라고 한다. 정의를 지키는 부처의 장관과 가족이 거짓말을 하는 사람들이라면 이 황당한 일을 어찌해야 하나.

검찰은 이번 수사에 전력을 다하고 있다. 마땅히 그래야 한다. 그렇지 않고는 그간 검찰을 둘러싼 각종 의혹에서 벗어나기 어려울 것이다. 

국회 파행, 정국 왜곡 가능성 

국회 파행도 '조국 사태'의 후유증으로 정국을 왜곡할 가능성이 높다. 

올해 정기국회가 26일 정치분야 대정부 질문을 시작으로 본격 일정에 들어갔다. 20대 국회의 마지막 정기국회인 만큼 유종의 미를 거둬야 할 것이다. 한데 지금으로선 그 전망이 극히 불투명해 걱정이다. 

정기국회에 임하는 여야의 입장부터가 판이하다. 어떻게든 ‘조국 블랙홀’에서 벗어나려는 더불어민주당은 정책질의에 최대한 집중하며 ‘민생과 개혁’ 정당으로서의 면모를 부각하겠다는 방침이다. 하지만 자유한국당 등 야당은 생각이 다르다. 아예 ‘제2 조국 청문회’를 공개 표방하며 공세의 고삐를 더욱 죄겠다는 전략이다. 회기 내내 여야간 충돌이 불가피한 상황이다.

여야는 다음달 2일 시작하는 국정감사에서 누구를 증인·참고인으로 부를지를 놓고 승강이를 벌이고 있다. 

자유한국당은 조국 법무부 장관 부인인 정경심 동양대 교수 등 조 장관 일가 의혹과 관련된 인물들을 증인으로 신청했다. 여기에는 정 교수는 물론 조 장관 딸에게 인턴경력증명서를 발급한 한인섭 전 서울대 공익인권법센터장, 조 장관 딸을 논문 제1저자로 올린 장영표 단국대 교수 등이 포함됐다. 

그러나, 더불어민주당은 국정감사가 조국 청문회가 아니라며 정쟁용 증인 신청을 받아들일 수 없다고 버티고 있다. 더 나아가, 조 장관 딸의 표창장 위조와 사모펀드 의혹 등 재판과 관련된 사안에 대해서는 절대불가라는 입장이다. 

조 장관을 둘러싼 각종 의혹은 사그라지기는커녕 계속 커져 조 장관이 장관 후보로 지명된 후 거의 두 달 가까이 국민적 관심사로 떠올라 있다. 

국회는 당연히 국민을 대신해 국민의 관심사에 대해 묻고 따져야 하며, 특히 교육부·금융위원회 등 정부 부처가 조 장관 의혹과 관련해 일 처리를 어떻게 했는지 살펴볼 책임과 의무가 있다. 국회는 재판과 관련된 사안이라도 당사자만 아니라면 가급적 불러 실체적 진실을 밝히는 게 옳다. 

한편, 국회 정상화도 중요하다. 

문 대통령이 조 장관 임명을 밀어붙인 것은 분명 민심을 거스른 조치였다. 그러나 야당이 조 장관 퇴진에 모든 것을 걸다시피하며 민생을 외면하는 것 역시 올바른 방향이 아니다. 야당이 잘못된 국정 운영을 비판하고 개선을 요구하는 것은 백번 마땅하다. 그렇다고 민생을 살피는 본연의 역할을 내팽개쳐도 된다는 건 아니다.

실제, 이번 국회에서 다뤄야 할 현안은 말 그대로 산더미다. 당장 올해 성장률이 1%대에 머물 것이란 전망이 속출하는 등 서민 경제는 그야말로 바닥을 헤매고 있다. 이럴수록 과감히 규제를 풀어야 한다는 기업의 목소리가 높은데도 정부와 정치권은 여전히 귓등으로 흘릴 뿐이다. 

게다가 한일간 경제 전쟁, 미국과 중국과의 무역마찰 등 대외 여건은 매우 불안한 상황이다. 513조원 슈퍼 예산도 꼼꼼히 들여다 봐야 한다. 언제까지 ‘조국 정국’의 늪에 빠져 있을 수는 없다는 얘기다.

민심이 조 장관에 강한 거부감을 보이는 건 맞지만, 그 때문에 국회가 파행되는 것을 결코 원하는 바는 아니다. 

이런 측면은 특히 한국당 등 야당이 새겨들어야 할 대목이다. 조국 문제를 무작정 끌고 간다고 정국 주도권을 쥐었다고 생각한다면 오산이다. 조국 사태가 길어지고 문 대통령과 여당의 지지율이 떨어지는데도 한국당의 지지도가 올라가지 않는 데는 그만한 이유가 있다. 조국 반대 투쟁을 그만두라는 게 아니다. 민생과 투쟁을 병행하는 새로운 전략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포퓰리즘 정책, 국가미래 도움 안돼

이와함께 조국 사태와 관련, 정책오류도 큰 문제점으로 부각되고 있다.

한상혁 방송통신위원장은 지난 20일 이인영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를 만난 자리에서 “허위조작 정보를 유통하는 것은 그대로 놔둬선 안 될 지경”이라며 “불법 정보, 허위 정보의 유통으로 여론이 왜곡되고 공론의 장이 파괴되는 현상은 막아야 한다”고 밝혔다. 이른바 가짜뉴스 유통을 통제할 기구 구성을 검토하고 있음을 시사한 발언이다. 

민주당 내에서도 가짜뉴스 제재 목소리가 부쩍 높아지고 있다. 민주당은 특위를 구성해 조국 법무부 장관과 관련된 가짜뉴스를 접수하고 구체적 사례를 발표하고 있다. 청와대 게시판에는 조 장관에 대한 가짜뉴스를 처벌해 달라는 청원의 참여 인원이 21만 명을 넘어섰다.

그러나 폐해가 심각하다는 것과 정부가 나서서 이를 통제해야 한다는 것은 별개의 문제다.

해당 뉴스가 가짜인지 아닌지를 판정하는 잣대를 둘러싼 사회적 합의가 쉽지 않은 상황에서 정부가 개입할 경우 권력의 입맛에 휘둘릴 공산이 크다. 이는 궁극적으로 민주주의의 핵심 가치인 언론의 자유, 표현의 자유를 심각하게 훼손할 우려가 있다. 언론단체나 교수 시민단체 등으로 기구를 구성해 가짜뉴스의 기준을 설정하고 판단하는 일을 맡길 경우에도 정부 간여는 최소화하고 신중해야 한다.

또한 설익은 포퓰리즘 정책의 ‘조국 물타기’ 의혹도 경계돼야 마땅하다.

정부와 여당은 내년 4월 총선을 앞두고 표심을 잡기 위한 포퓰리즘 정책을 쏟아내고 있다. 더불어민주당과 법무부가 당정협의를 열어 재산비례벌금제와 주택임대차 계약갱신청구권을 추진하기로 합의한 것이 대표적 사례다. 

같은 범죄를 저질렀더라도 재산에 따라 벌금을 달리 매길 수 있도록 하는 재산비례벌금제 도입과 집단소송제도를 전면 확대해 증거개시명령제(디스커버리)를 도입하는 방안이 포함됐다.

그러나 같은 범죄에 대해 벌금을 차등화하는 것은 헌법 11조의 평등권을 침해하는 것으로 위헌 논란이 나올 수밖에 없다는 게 다수 헌법학자들의 지적이다. 또 이 제도 도입으로 검찰이 국민들의 재산상황을 파악하는 것은 검찰권을 강화하는 것으로 여권의 검찰개혁 구호와 상충한다는 비판도 있다. 

주택 전·월세 임차인에게 계약갱신 요구권을 보장해 2년 계약이 끝난 후 1~2회 더 계약갱신을 요구할 수 있도록 한다는 내용도 문제다. 전·월세 임차인의 권리 보호를 명분으로 내걸었지만, 이해 당사자가 1000만 가구를 넘을 만큼 파급력이 크고 민감한 사안이다. 

이번 개혁안은 조국 법무장관 취임 후 정부·여당의 첫 작품이다. 그러나 발표 시기와 추진 과정, 시행 효과 등에서 졸속이라는 비판을 피하기 어렵게 됐다. 

사모펀드 및 딸의 입시관련 의혹 등으로 조 장관과 일가족에 대한 검찰 수사가 속도를 내고 있는 상황에서, 당정이 개혁안을 불쑥 내놨다는 것부터 모양새가 좋지 않다. 공수처 설치와 검·경수사권 조정 등이 거론될 것으로 알려졌던 이날 협의회에서 부동산 대책이 갑작스럽게 튀어나온 것도 황당하다. 

더 나아가, 현실적 부작용에 대한 우려는 물론 여론과 민심에 대한 고민이 부족하다는 지적을 피하기 어렵다. 조 장관과 일가족을 둘러싼 세간의 비난과 의혹을 돌리기 위해 물타기식 대응으로 설익은 카드를 내밀었다는 지적을 부끄럽게 여겨야 할 것이다. 

법적 논란이 있는데다 상당한 부작용이 뒤따르는 포퓰리즘 정책들을 찬반 의견도 충분히 듣지 않고 서둘러 추진하는 것은 총선용으로밖에 비치지 않는다. 내년에 ‘초슈퍼 예산’을 짜 퍼주기식 복지를 남발하는 것과 함께 최근 잇따라 추진되는 이들 포퓰리즘 정책은 국가 미래에 결코 도움이 되지 않는다. 

국력 소진 방치 극복을

판단의 우선순위를 원칙에 둬야 한다. 조국 사태는 조국으로 푸는 게 순리다. 결자해지다. 

조 장관 자신도 국정 운영에 걸림돌이 되지 않도록 용단을 내려야 할 때다. 조 장관은 즉각 사퇴해 자연인 신분으로 수사를 받아야 한다. 

이미 상당한 도덕적·정치적 타격을 입었기 때문에 조 장관의 공직 수행은 불가능하다는 지적이다. 지금이라도 장관 직을 내려놓아야 한다. 이것이 국민적 논란과 나라의 혼란을 줄이고 법치를 능멸하지 않는 유일한 길일 것이다.

현재 국정과제는 산적해 있다. 지금 우리 경제가 어떤 상황인지에 대해서는 긴 설명이 필요치 않다. 거의 모든 지표가 곤두박질치고 있고, 새 지표가 나올 때마다 ‘사상 최악’ ‘외환위기 또는 금융위기 이후 최악’ 등의 수식어가 따라다닌다. 외교는 말할 것도 없다. 흔들리는 한·미 관계와 한·일 갈등, 북한의 핵·미사일 위협 증대 등 국민을 불안케 하는 것 투성이다.

급변하는 정세 속에서 이 나라가 얼마나 중요한 국면을 맞고 있는지, 진실로 절감해야 한다. 조국 ‘블랙홀’ 속으로 국력이 소진되는 상황을 더 이상 방치해선 안 된다. 많은 국민이 대통령의 결단을 기다리고 있다. 독선을 넘어선 아집, 현장과 현실에 눈감은 불통으로 흘러가고 있는 건 아닌지, 지금이라도 냉정하게 돌아보기 바란다.

 

이병도는…

1952년 경남 진양에서 출생했고 서강대 신문방송학과를 졸업, 1979년 동양통신 기자로 언론계에 입문한 후 1981년 연합뉴스로 자리를 옮겨 정치부 야당출입 기자로 오랫동안 활동해 왔다. 저서로는, <6공해제>, <97년 대선 최후의 승자는> 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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