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의 SLBM 발사가 겨냥한 것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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北의 SLBM 발사가 겨냥한 것은?
  • 윤진석 기자
  • 승인 2019.10.03 17:5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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北, 올해 들어 11번째 미사일 동해상 발사
5일 비핵화 북미 협상 앞두고 도발, 왜?

[시사오늘·시사ON·시사온=윤진석 기자]

북한이 지난 2일 오전 7시 11분 신형 잠수함탄도미사일(SLBM)을 동해상으로 발사해 관련 배경이 주목되고 있다.ⓒ뉴시스
북한이 지난 2일 오전 7시 11분 신형 잠수함탄도미사일(SLBM)을 동해상으로 발사해 관련 배경이 주목되고 있다.ⓒ뉴시스

 

북한은 왜 이 시점에 신형 잠수함탄도미사일(SLBM)을 쐈을까. 올해 들어서만 북한에서 쏘아올린 열한 번째 발사체가 동해 방향으로 발사됐다.

5월 1일 단거리 미사일과 방사포, 5월 9일 단거리 미사일 2발, 7월 25일 신형전술유도탄 단거리 탄도미사일 2발, 7월 31일 신형방사포 단거리 탄도미사일 2발, 8월 2일 신형방사포 단거리 탄도미사일 2발, 8월 6일, 신형전술유도탄 단거리 탄도미사일 2발, 8월 10일 신형 무기 단거리 미사일 2발, 8월 24일 초대형 방사포 단거리 탄도미사일 2발, 9월 10일 초대형 방사포 단거리 미사일 2발, 10월 2일 신형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SLBM) 추정 미사일이 날아 들어왔다.

특히 이번에 포착된 미사일이 실제 미국에서도 대륙간탄도미사일(ICBM)과 함께 군사적 위협용으로 보는 SLBM인 것으로 3일 확인되면서 북한의 무기 개발 능력 및 성능 등 국방력이 한층 강화된 것임을 보여주고 있어 우려를 안기고 있다.

조선중앙통신은 이날 잠수함탄도탄 SLBM 북극성-3형 시험 발사를 성공적으로 진행했다고 밝혔다. 전날 합동참모본부가 조심스럽게 추정한 것이 맞다며 확인해준 셈이다. 합동참모본부는 지난 2일 오전 7시 11분 북한이 강원도 원산 일대에서 동쪽으로 발사한 미상의 탄도미사일 1발이 포착됐다며 북극성으로 추정된다고 한 바 있다.

북한의 시험발사 성공이 전해지면서 SLBM도 완성단계에 이른 것으로 관측되고 있다. 만약 이 전략 무기가 북한이 얼마 전 공개한 신형잠수함에 탑재돼 실전 배치될 경우 한국과 일본은 물론이고 미국 본토까지 타격할 수 있는 능력을 갖추게 된다.

결국 지난해부터 남북 간 평화무드가 급물살을 타고, 한반도의 봄이 오는 듯했지만, 그 사이 북한의 핵미사일 개발 또한 사실상의 완성단계에 이른 것으로 추정되면서 무기 개발할 시간만 끌어준 게 아니냐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물론 정부는 북한의 발사는 단거리 미사일이라, 지난해 9‧19 남북군사합의서를 단 한건도 위반하지 않았다는 입장이지만 야당의 우려는 불식되지 않고 있다. 

바른미래당 김수민 원내대변인은 지난 2일  “단거리 발사체는 9‧19 남북군사합의 위반이 아니다”라며 ‘오냐, 오냐’ 받아주고 감싸준 정부의 안이함, 유약함이 ‘SLBM 발사’라는 최고 수위의 도발을 초래한 것이나 다름없다”고 논평했다. 김 대변인은 “지금껏 한미연합훈련을 축소하고, 중단하는 데 앞장서 온 우리 정부다. 그것은 북한이 SLBM을 비롯한 다양한 미사일들을 전력화하고, 실전배치를 하는 데에 대한 도우미 역할이 되었을 뿐이었다”고 비판했다.   

자유한국당 문성호 청년부대변인은 지난 1일 논평에서 “대한민국 정부와 국방군만 군사합의를 성실히 이행하는 동안 국방군의 초계 수준은 떨어졌고, 서해는 북한군이 제 손바닥 보듯 펼쳐보며, 준비되면 언제든지 미사일을 발사할 수 있게 됐다”고 꼬집었다. 문 부대변인은 “문재인 대통령은 지난 24일 UN총회 연설에서 전쟁 불용의 원칙과 완전한 종전을 강조했지만, 먼저 적이 넘보지 못할 강한 국방을 유지하고 이를 바탕으로 대화의 장을 이끌어나가야 전쟁을 억제할 수 있다”고 언급했다.

그런가 하면, 북한의 미사일 발사 배경에 대한 다각도 검토가 진행되는 가운데 이번 도발은 5일 열릴 북미 간 비핵화 실무 협상 테이블의 대미 협상력을 극대화하려는 의도가 짙다는 분석이다.

회담 장소는 아직 공개되지 않고는 있지만, 지난 1일 최선희 외무성 제1부상이 미국과 만나겠다고 발표하면서 북미 간 대화 물꼬는 급물살을 타고 있다. 우선 스티븐 비건 미 국무부 대북특별대표와 김명길 순회대사 등 미국과 북한 실무진이 5일 만나기로 합의했다. 그런데 발표 후 얼마 안 돼  북한이 신형 SLBM을 발사한 것으로 볼 때 이는 협상의 주도력을 높이고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에 대해 사전 경고를 보낸 것으로 해석된다는 견해다.

장성민 세계와동북아포럼 이사장은 관련해 3일 자신의 페이스북 논평에서 “왜 지금 이 시점에 SLBM을 쏘았을까?”라며 “북한의 이번 발사는 트럼프의 탄핵 위기에 대한 김정은의 트럼프 놀이”라고 진단했다.

그는 “SLBM은 은밀한 기동이 가능한 잠수함에서 발사하기 때문에 탐지와 추적이 어렵고 요격이 쉽지 않아 미국에도 상당한 위협이 될 수 있는 전략무기”라며 “북한이 협상테이블을 목전에 두고 SLBM카드까지 동원한 것은 미국이 새로운 계산법을 들고 나오지 않으면 ‘레드라인’을 넘는 새로운 길을 갈 수 있다는 압박의 성격이 강하다”고 했다.

즉 “우크라이나 스캔들로 위기에 몰린 트럼프 대통령을 압박해 북한이 원하는 정상 간 톱다운 방식의 비핵화 해법과 체제보장, 제재 해제를 미국으로부터 이끌어내기 위한 전략”이라는 것이다. 또한 “미국이 기존에 고수하고 있는 '영변+@' 등을 철회하고 북한이 수용할 수 있는 낮은 수위의 협상안을 들고 실무회담 테이블로 나오게 하겠다는 전략적 의도도 포함된다”고 덧붙였다.

그러나 “과연 김정은의 의도대로 북미 비핵화 협상판이 움직일지는 의문”이라며 “지금 탄핵 문제에 골몰해 있는 트럼프가 북이 원하는 낮은 수준의 협상에 합의한다면 오히려 의회와 여론의 더 큰 비난과 비판 속에 처할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이 가운데 청와대는 북의 SLBM 발사의 진의 파악을 살피며 다가올 북미 협상의 동력을 잃지 않고 대화의 모멘텀을 열 수 있는 방안을 고심 중인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담당업무 : 정치부 기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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