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재일기] 조국 국감, 지겹다고요?… “총선 위한 전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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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일기] 조국 국감, 지겹다고요?… “총선 위한 전략”
  • 한설희 기자
  • 승인 2019.10.08 21:2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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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국 설전·지역구 다지기에만 ‘올인’한 의원들
국감 준비, 대형 이슈에 묻혀 허무하게 날아가… ‘조국 전선’이 총선 좌우해

[시사오늘·시사ON·시사온= 한설희 기자]

이번 국감은 20대 국회가 문재인 정부의 국정 수행 능력을 국민 앞에서 낱낱이 평가할 수 있는 마지막 기회다. 그러나 국감 6일차인 이날까지도, 사회 곳곳에 숨어있던 비리와 부당한 사례들은 조 장관과 그의 가족의 논란 앞에선 힘을 쓰지 못했다. ⓒ뉴시스
이번 국감은 20대 국회가 문재인 정부의 국정 수행 능력을 국민 앞에서 낱낱이 평가할 수 있는 마지막 기회다. 그러나 국감 6일차인 이날까지도, 사회 곳곳에 숨어있던 비리와 부당한 사례들은 조 장관과 그의 가족의 논란 앞에선 힘을 쓰지 못했다. ⓒ뉴시스

2019년 국정감사의 별칭(別稱)은 ‘조국 국감’이다. 지난 2일부터 시작된 국정감사는 모든 이슈가 조국 법무부장관 이슈로 귀결됐다. 

이번 10월 국감은 20대 국회가 문재인 정부의 국정 수행 능력을 국민 앞에서 낱낱이 평가할 수 있는 마지막 기회다. 그러나 국감 6일차인 이날까지도, 사회 곳곳에 숨어있던 비리와 부당한 사례들은 조 장관과 그의 가족의 논란 앞에선 힘을 쓰지 못했다. 언론도, 국민도, 나아가 국감의 주체인 야당과 여당 모두 조 장관과 검찰의 논란을 공격하고 방어하는 데 급급한 모습이었다. 

의원실 분위기도 작년 ‘국감 시즌’과는 사뭇 달랐다. 온갖 서류가 책상 앞에 쌓여있는 겉모습은 비슷한 듯 했지만, 의원들을 비롯해 보좌진도 마음은 죄다 ‘콩밭’에 가있는 상황이었다. 핵심 관계자들은 자주 자리를 비웠고, 보좌진이 준비해 온 서류도 대부분 조 장관의 의혹에 집중돼있었다. 

PK를 지역구로 하고 있는 한 더불어민주당 의원. 그의 보좌관은 지난달 30일 기자가 “국감 준비는 잘 되어가느냐”고 질문하자 이렇게 답했다.

“우리 의원님은 지금 지역구 다니시느라 바쁘죠. 총선이 이제 정말로 얼마 안 남았잖아요. (조국 정국) 때문에 수습하느라 지역구 스케줄이 많아요.”

총선을 앞두고 ‘지역구 스킨십’에 집중하느라 정신없다는 것이다. 동문서답(東問西答)처럼 보이지만, 이번 국감이 총선 준비에 몰두한 의원들에게는 크게 주목받지 못하고 있음을 보여주는 말이었다.

이는 '국감 대상자'가 돼 긴장에 떨던 정부 관련 기관에게는 호재로 다가왔다는 소식이다. 지난달 말 만난 교육부 관계자는 "(조 장관 논란이) 총선 준비의 '가이드라인'이 돼 준 격"이라면서 입시 관련 질의 내용이 충분히 예상되는 상황에 비교적 안도하고 있다고 전했다.

호남을 지역구로 둔 한 의원실 관계자는 8일 기자와의 통화에서 목소리를 높여 이같은 상황에 대해 아쉬움을 토로하기도 했다.

“아쉬운 게 많죠. 우리는 언론에서 주목을 잘 못 받는 편이라 이번 국정감사에 최선을 다했거든요. 그런데 한국당과 민주당이 크게 조국으로 싸우니, 우리가 준비한 카드는 완전 뒷전이니까요. 기껏해야 보도자료 몇 건 나가고 말잖아요. 이걸 과연 국정감사라고 부를 수 있나 싶은데요.”

그는 이번 국감이 ‘조국 국감’이 되는 이유 역시 "결국 총선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이번 총선은 ‘조국 대전’이라고들 하잖아요. 국감을 그렇게 하는 것도 다 총선 승리하기 위한 전략이겠죠. 작년(국감)에는 방송 한 번 더 타기 위해 튀려고 애쓴 사람들 많았는데, 지금은 조국과 관련해서 목소리 큰 사람이 승자인 거죠.”

담당업무 : 통신 및 전기전자 담당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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