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사의 철학] 윤석열은 왜 자꾸 권력의 역린을 건드릴까?
[명사의 철학] 윤석열은 왜 자꾸 권력의 역린을 건드릴까?
  • 윤진석 기자
  • 승인 2019.10.09 16:1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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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검찰과 국민의 검찰 중 윤 총장의 행적은?
역대 권력형 비리 정조준…“헌법”에 ‘주목’

(시사오늘, 시사ON, 시사온=윤진석 기자)

윤석열 검찰총장이 국민과 함께하는 검찰이 되겠다며 검찰총장 당시 취임서에서 밝힌바 있다. 그는 그의 약속대로 국민과 함께하는 검찰이 될 수 있을까. 그의 행적을 통해 가늠해본다.ⓒ뉴시스
윤석열 검찰총장이 국민과 함께하는 검찰이 되겠다며 검찰총장 당시 취임서에서 밝힌바 있다. 그는 그의 약속대로 국민과 함께하는 검찰이 될 수 있을까. 그의 행적을 통해 가늠해본다.ⓒ뉴시스

 

'정치검찰 vs 국민의 검찰.' 나라를 통치하는 최고 권력의 부조리함에 눈감고, 정적 제거용의 사냥개 역할만 한다면 정치검찰로 불릴 것이다. 그렇지 않고 헤게모니를 쥔 정부 권력에 아랑곳 않고 저격수 역할을 자처한다면 정의검찰로 불릴 것이다.

윤석열 검찰총장은 어느 쪽일까.

“전두환에게 사형을 구형한다.” 서울대 법대 79학번이던 윤 총장이 80년대 초 5‧18 광주학살의 죄를 물어 전두환에 사형을 선고한 모의재판 일화는 유명하다. 엄혹하기로 치면 가장 서슬 퍼렇던 시기이건만, 보통의 배짱 아니면 그 같은 담력을 보이기 어렵다는 평가다.

서울이 고향이며 9수 끝에 사법연수원 23기가 됐다. 1991년 검사가 된 뒤에도 윤 총장은 소신파로 명성을 얻었다. 줄곧 권력형 부정부패, 재벌 비리 수사에 능한 특수통으로 자타공인 실력을 인정받았다. 특히 살아있는 권력의 역린을 건드리며, 결국 끝을 본 검찰계 강골검사로 알려져 있다.

지난 2006년 재벌대기업 비리를 수사할 때다. 현대자동차 비자금 수사 관련 정몽구 회장은 구속돼야 한다며, 지휘부에 맞섰고 결국 구속시켰다. 2012년 서울중앙지검 특수1부당시 계열사 자금 횡령 혐의의 SK 최태원 회장에 대한 구속을 주도했고, 사기 CP발행 등 혐의의 LIG그룹 구자원 회장 일가는 법정에 세웠다. 그 외에 삼성바이오로직스 회계사기 등 굵직한 사건 등을 진두지휘한 바 있다.

정치권 수사 역시 마찬가지다. 김대중 정부 때는 경찰 실세인 박희원 경찰청 정보국장을 뇌물수수혐의로 구속했다. 노무현 정부 때는 대통령 최측근이던 안희정 전 충남지사를 불법 대선자금 수수 혐의로 구속시켰다. 이명박 정부 때는 친형 이상득 전 의원을 부산저축은행 관련 수사 과정에서 구속시켰다.

박근혜 정부의 국정원 댓글사건 수사팀장으로 있을 때는 황교안 당시 법무부 장관과 갈등을 빚으면서도 물러날 것을 각오하고 원세훈 국정원장을 구속시켰다.

그해 국정감사에서 “나는 사람에 충성하지 않는다”며 검찰의 중립성과 독립성, 법과 원칙에 따라 수사를 진행해왔다고 강조해 지금까지도 널리 회자되고 있다. 

대구지검을 시작으로 대검 중수부, 서울중앙지검 특수부, 서울중앙지검장 등을 거쳐 지난 7월 대검찰청 검찰총장에 임명됐다. 윤 총장이 임명되자 여권은 물론 참여연대 등 시민단체에서는 정치검찰에서 환골탈태할 적임자라며 환영한 바 있다.

현재 윤 총장은 조국 정국의  문재인 대통령의 복심으로 불리는 조국 법무부장관 의혹을 둘러싼 수사에 총대를 메고 있다. 다시 또 살아있는 권력의 역린과 마주했다는 점에서 기대와 반발 간의 첨예한 경계 위에 놓여있는 모습이다. 그럼에도 윤 총장은 왜 매번 같은 비슷한 전철을 밟고 말까. 왜 그런지, 생각을 가늠할 수 있는 대목이 있어 끝으로 일부 옮겨본다. 지난 7월 25일 취임사에서 밝힌 약속이다.  

“법과 원칙을 지키는 일이 현실적으로 어려울 때도 많습니다. 이런 경우 자기헌신적인 용기가 중요한 덕목이 될 것입니다.”

“검찰 가족 여러분, 헌법 제1조에 '모든 권력은 국민으로부터 나온다'고 규정돼 있습니다. 형사 법집행은 국민으로부터 부여받은 권력이고 가장 강력한 공권력입니다. 국민으로부터 부여받은 권한이므로 오로지 헌법과 법에 따라 국민을 위해서만 쓰여야 하고, 사익이나 특정세력을 위해 쓰여서는 안 됩니다. 검찰에 요구되는 정치적 중립은 법집행 권한이 국민으로부터 나온다는 헌법 정신을 실천할 때 이루어지는 것입니다.”

“법집행 권한이 국민으로부터 나온 것이니만큼 우선적으로 중시해야 하는 가치는 바로 공정한 경쟁질서의 확립이라고 생각합니다. 공정한 경쟁이야말로 우리 헌법의 핵심 가치인 자유와 평등을 조화시키는 정의입니다. 특히, 권력기관의 정치·선거개입, 불법자금 수수, 시장 교란 반칙행위, 우월적 지위의 남용 등 정치 경제 분야의 공정한 경쟁 질서를 무너뜨리는 범죄에 대해서는 추호의 망설임도 없이 단호하게 대응해야 할 것입니다.”

“과거 우리나라의 법집행기관은 자유민주주의와 시장경제질서를 두 축으로 하는 우리 헌법체제의 수호를, 적대세력에 대한 방어라는 관점에서만 주로 보아왔습니다. 이제는 자유민주주의와 시장경제질서의 본질을 지키는 데 법집행 역량을 더 집중시켜야 합니다. 국민의 정치적 선택과 정치활동의 자유가 권력과 자본의 개입에 의해 방해받지 않고, 모든 사람에게 풍요와 희망을 선사해야 할 시장기구가 경제적 강자의 농단에 의해 건강과 활력을 잃지 않도록 하는 것이 우리 헌법체제의 본질입니다.”

“검찰 가족 여러분! 다시 한 번 말씀드리지만, 우리가 행사하는 형사 법집행 권한은 국민으로부터 부여받은 것으로서, 법집행의 범위와 방식, 지향점 모두 국민을 위하고 보호하는 데 있습니다. 그러기 위해서는 헌법 정신을 가슴에 새기고, 국민의 말씀을 경청하며, 국민의 사정을 살피고, 국민의 생각에 공감하는 '국민과 함께하는' 자세로 법집행에 임해야 합니다.”

“그런 뜻에서 저는 여러분에게, 경청하고 살피며 공감하는 '국민과 함께하는 검찰'이 되자고 강력히 제안합니다. 그리고 저는, '국민과 함께하는' 자세로 힘차게 걸어가는 여러분의 정당한 소신을 끝까지 지켜드릴 것을 약속합니다.”

담당업무 : 정치부 기자입니다.
좌우명 : 꿈은 자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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