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나라, ‘이석연 카드’에 담긴 정치적 함의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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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나라, ‘이석연 카드’에 담긴 정치적 함의는?
  • 최신형 기자
  • 승인 2011.09.16 17:4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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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석연, 법률가·시민사회활동·입당 거부…야권 전략과 유사?

[시사오늘·시사ON·시사온=최신형 기자]

여권의 서울시장 외부 후보로 거론되던 이석연 전 법제처장이 16일 사실상 출마를 선언했다. 이 전 처장은 이날 <연합뉴스>와의 인터뷰에서 “범야권의 단일화 현상이 나타나는 상황에서 범여권, 중도시민우파 사회의 단일화가 필요한 시점”이라고 말했다.

일단 한나라당은 반색하는 분위기다. 그간 박원순 변호사의 일거수일투족에 촉각을 세웠던 언론이 이날 이 전 처장의 출마 선언 이후 한나라당으로 쏠리는 분위기가 감지되자 당 내부에선 “판세를 전환할 수 있다”는 자신감이 엿보인다. 이에 따라 한나라당은 당분간 나경원-이석연 투톱 체제를 유지하며 선거판세 전환에 사력을 다할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이석현 카드에 대한 당내 반발도 만만치 않다. 범친이계로 분류되는 권영진 의원은 이날 BBS라디오 <전경윤의 아침저널>에 출연해 “한나라당 후보가 서울시정의 비전과 정책을 시민들과 공유하는 게 중요한 것이지, 당내 한명-외부 한명 등을 빅매치 하느냐 이런 모양이 중요한 때가 아니다”라고 당 경선 방식에 부정적의 의견을 피력했다.

다만 이 전 처장이 야권단일후보로 유력한 박 변호사와 마찬가지로, 법률가이자 시민사회진영에 속해있다는 점 등은 눈여겨볼 대목이다. 또한 이 전 처장이 이날 한나라당 입당을 거부하고 보수 시민사회진영 대표로 범여권후보단일화에 나설 것이라고 천명한 것도 박 변호사의 행보와 유사하다.

실제로 이 전 처장은 지난 1994년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경실련)에 참여한 반면 박 변호사 등 민주개혁진보진영은 경실련을 ‘우실련’으로 평가절하하며 이듬해 참여연대 창설을 주도했다. 이 전 처장의 서울시장 보선 참여로 인해 ‘중도보수 VS 중도진보’의 대결 구도가 구축됐다는 얘기다.

▲ 이석연 전 법제처장.ⓒ뉴시스

때문에 이 전 처장이 내달 4일 전까지 ‘박원순 저격수’ 역할을 통해 야풍(野風)을 잠재운 뒤 뉴라이트 등 보수 시민사회진영과 한나라당을 한데 묶는, 범보수 촉매제 역할을 담당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한나라당이 이석연 카드를 통해 박 변호사의 강점인 새 인물론과 시민사회 경력에서 나오는 도덕성 등을 희석시킬 수 있다는 것이다.

특히 그동안 서울시장 보선 후보를 놓고 계파 간 갈등 양상을 보였던 친이-친박이 ‘이석연 카드’를 고리로 휴전하는, 이른바 전략적 제휴를 맺을 가능성도 나온다. 때문에 일각에선 이석연 카드가 박근혜 전 대표의 활동 공간을 넓히는 효과를 가져오지 않겠느냐는 추측도 제기된다. 이 전 처장이 한나라당의 페이스메이커 역할에 그치더라도 당 지도부로선 ‘이석연 카드’가 꽃놀이패라는 의미다.

한편 이상돈 중앙대 법대교수는 이날 자신의 홈페이지에 <나경원과 이석연, 그리고 BBK >라는 글을 통해 “ 나경원과 이석연이 여권 후보로 경쟁한다고 하니 묘한  생각이 든다. BBK를 둘러싼 두 사람의 연결고리 때문”이라고 밝혔다.

이 교수는 이어 나 최고위원에 대해 “대선 막판에 터져 나온 BBK 동영상에 대해서 나경원은 MB의 발언에 ‘주어(主語)가 없다’는 명언을 남겼다”며 “‘윤리는 쪼다나 지키는 것’이라고 한 김진홍 목사, ‘도덕성은 좌파가 파놓은 함정’이라고 한 조갑제의 발언과 더불어 2007년 대선 과정에서 나온 불후(不朽)의 명언”이라고 말했다.

또한 이 교수는 이 전 처장의 BBK 인연과 관련해 “이석연 변호사는 대선이 끝나고 당시 여당(민주당)이 발의한 이명박 특검법이 위헌이라고 헌법소원을 제기한 사건에서 MB측 소송대리인을 맡았다”고 말한 뒤 “BBK 등 사건에 대한 공소시효는 지금 중단 중이고, 따라서 다음 정권에선 언제든지 수사가 재개될 수 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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