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살 빈폴, 정구호 손잡고 ‘한국적 감성’으로 재탄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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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살 빈폴, 정구호 손잡고 ‘한국적 감성’으로 재탄생
  • 안지예 기자
  • 승인 2019.10.15 14:2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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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글 로고·자전거 심볼·체크 패턴 등 한국적 클래식 디자인
레트로 무드 재해석…젊은 세대와 접점 확대
대대적 리뉴얼 후 유럽·미주 등 해외사업 확장

[시사오늘·시사ON·시사온=안지예 기자]

정구호 고문이 15일 일진전기 인천공장에서 열린 빈폴 30주년 기념 리뉴얼 '다시 쓰다(Rewrite)' 프로젝트 기자간담회에서 로고 변천사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빈폴
정구호 고문이 15일 일진전기 인천공장에서 열린 빈폴 30주년 기념 리뉴얼 '다시 쓰다(Rewrite)' 프로젝트 기자간담회에서 로고 변화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빈폴

30년 역사의 캐주얼 브랜드 빈폴이 정구호 디자이너와 손잡고 ‘한국적 감성’을 바탕으로 대대적인 리뉴얼에 나섰다. 내년 봄 시즌부터 본격 리뉴얼 상품을 내놓고 밀레니얼 고객을 확보하는 동시에 오는 2023년까지 중국·베트남은 물론 북미, 유럽까지 사업을 확대해 글로벌 브랜드로 성장시켜 나갈 계획이다.

삼성물산 패션부문은 15일 인천시 동구 화수동에 위치한 일진전기 인천 공장에서 ‘빈폴 - 다시쓰다(Rewrite)’ 기자간담회를 개최했다. 이날 간담회에서는 리뉴얼한 빈폴의 △남성 △여성 △액세서리 △골프 △팔구공삼일일(890311) 상품이 소개됐다. 공통적인 콘셉트는 ‘옛 것의 빈폴화’였다.

리뉴얼 구원투수로 등판한 정구호 크리에이티브 디렉터 컨설팅 고문은 “우리나라만의 정서, 문화, 철학 등 한국의 헤리티지를 기반으로 국민브랜드 빈폴의 스타일을 찾자는 취지에서 이번 프로젝트에 참여했다”며 “‘가장 한국적인 것이 가장 세계적이다’를 모토로 빈폴이 가지고 있는 정체성은 유지하는 한편 한국의 문화와 자긍심을 상품, 매장 등에 담았다”고 말했다. 앞서 빈폴은 지난 5월 정구호 크리에이티브 디렉터와 컨설팅 고문 계약을 맺은 바 있다.

지난 1989년 3월 11일 론칭한 삼성물산 패션부문의 빈폴(BEANPOLE)은 올해 30주년을 맞아 지속가능 브랜드로 거듭나고자 이번 리뉴얼을 진행했다. 정구호 고문은 이번 리뉴얼 작업을 준비하면서 1960~1970년대 한국에 주목했다. 

정 고문은 “자료를 찾는 과정에서 한국의 1960년대 의상과 거리 모습 등이 담긴 사진을 보고 굉장히 세련되고 멋지다고 생각했다”며 “당시는 해방과 전쟁 후 산업 발전, 현대화하는 과정에서 서양 문물과 문화가 한국 정서에 맞게 토착화되며 우리만의 현대적인 스타일의 재해석이 이뤄진 시기”라고 평가했다.

빈폴은 브랜드 영문 표기도 한글 표기로 바꿨다. 서체 디자인 아티스트들과 함께 ‘빈폴 전용 서체’를 만들었고 향후 온라인에서도 무료 배포할 예정이다. 1년에 한글 폰트를 하나씩 만들어 대중에 공개하는 프로젝트도 진행한다. 

안지예 기자
빈폴 리뉴얼 상품, 액세서리 매장 모습, 890311 상품 ⓒ안지예 기자

빈폴의 상징인 자전거 로고도 ‘세상을 움직이는 두 바퀴’의 철학을 토대로 현대적인 재해석을 거쳤다. 앞바퀴가 큰 자전거 ‘페니 파싱(Penny Farthing)’의 형태는 유지하면서 간결한 미학과 지속가능성을 내포해 바퀴살을 없앴다. 체격과 머리스타일, 자전거를 타는 각도 등 동시대적인 디자인이 반영됐고, 여성과 어린이 로고까지 자수와 프린트로 재탄생됐다.

매장에도 1960~1970년 근현대 한국 건축물의 감성을 입힌다. 1960~1970년대의 가정집과 아파트 등 건축 양식을 현대적으로 변화시켜 마루, 나무, 천장, 유리, 조명 등 한국적 헤리티지의 감성을 기반으로 빈폴만의 분위기로 새롭게 구성했다.

빈폴은 론칭 시기인 1989년 3월 11일을 이름으로 딴 글로벌 전용 상품 ‘팔구공삼일일(890311)’ 라인도 출시했다. 밀레니얼 세대와의 교감을 늘리고 글로벌 브랜드로 입지를 굳히기 위해 기획했다. 한국의 대표 꽃인 오얏꽃(자두의 순 우리말)을 상징화한 디자인을 적용했고, 레트로 감성을 토대로 1960~1970년대 시대상을 엿볼 수 있는 색상을 활용했다. 공장, 버스, 택시기사 등 유니폼과 럭비선수들이 입었던 운동복에서 영감을 받아 동시대적인 디자인과 실용성을 가미한 워크 웨어와 스트리트 웨어를 선보인다. 빈폴 주요 매장에서 상품을 소개하고 내년부터는 팝업스토어도 열 계획이다.

정 고문은 “30년의 시간이 흐르면서 브랜드가 노화될 수밖에 없고 이를 막기 위해 다양한 작업을 했다”면서 “흐름을 거스르는 것이 물론 쉽지 않지만 젊은 세대와 밀레니얼 세대를 위한 라인업을 만들어 (기존 고객층과) 다리 역할을 해야한다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이밖에 지속 가능 브랜드로서 친환경 상품 및 콜라보레이션 상품도 출시한다. 폐 패트병 및 어망 등을 사용한 다운과 패딩 상품을 오는 2020년 1월에 새롭게 내놓는다. 버려진 패트병과 어망의 세척과 방사 과정을 거친 원사를 활용한 상품이다. 보온성과 경량성을 유지하는 동시에 환경 피해를 최소화할 수 있다.

박남영 빈폴사업부장(상무)은 “한국 패션사에서도 빈폴은 의미있는 브랜드라고 생각하고 빈폴이 100년 가는 해외브랜드처럼 될 수 있는 날이 오길 바란다”면서 “기존 고객은 물론 밀레니얼 및 Z세대와의 소통을 확대하는 등 빈폴의 새로운 30년을 위해 다양한 활동을 계획했고 한국적 독창성을 토대로 글로벌 사업 확장의 초석도 마련하겠다”고 말했다.

담당업무 : 유통전반, 백화점, 식음료, 주류, 소셜커머스 등을 담당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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