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장 보궐선거…與 '불편한 진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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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시장 보궐선거…與 '불편한 진실'
  • 윤종희 기자
  • 승인 2011.09.17 10:4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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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부인사 영입 놓고 각 정파 이해관계 잡음…패배 전조?

[시사오늘·시사ON·시사온=윤종희 기자]

10·26 서울시장 보궐선거와 관련, 한나라당 내 각 정파들이 복잡한 이해관계로 얽혀 있는 모양새다.

박근혜 전 대표는 16일 현재 당 내 가장 유력한 서울시장 예비후보인 나경원 최고위원에게 직접 힘을 실어줬다. 한때 친박(친박근혜)계에서 나돌았던 '나경원 비토론'에 대해 "그런 게 어디 있겠느냐"고 일축한 것이다.

이날 당 밖 서울시장 예비후보로 갑자기 떠오른 이석연 전 법제처장 때문에 마음이 불편했을 나 최고위원으로서는 박 전 대표의 발언이 '천군만마'와 같았을 터이다.

여기에 친박계 대표적 인사인 유승민 최고위원이 "입당도 하지 않겠다는 사람에 대해 당 후보가 될 가능성을 열어놓는 건 문제"라면서 이석연 전 처장을 겨냥하고 나섰다. 결과적으로 나 최고위원을 지원한 셈이다.

박 전 대표와 친박계가 이처럼 나 최고위원을 감싸는 대신 이 전 처장에 각을 세우는 데는 다 이유가 있다는 분석이다. 이 전 처장이 세종시와 관련해 헌법소원까지 주도하는 등 대표적 세종시 반대론자이기 때문에 세종시 옹호론자인 박 전 대표로서는 껄끄러울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 한나라당 홍준표 대표와 나경원 최고위원 ⓒ뉴시스

이날 나 최고위원은 당 일각에서 일고 있는 '이석연 추대론'과 관련해 "공당으로서 공정 경선을 치르지 않는다면 곤란한 것 아니냐"며 불쾌감을 드러냈다.

하지만, 나 최고위원이 '외부인사 영입'에 반대만 할 처지가 못된다. 무엇보다 그의 지지율이 불안하기 때문이다.

MBC가 코리아리서치센터에 의뢰해 15~16일 전화 면접조사한 결과 나 최고위원은 야권 단일후보로 유력한 박원순 변호사와의 가상 양자대결 구도에서 '36.1% 대 48.4%'로 10% 이상 크게 밀렸다. 이번 조사는 19세 이상 서울거주 성인남녀 500명을 대상으로 조사했으며 95% 신뢰수준에 오차범위는 ± 4.4%포인트이다.

이 같은 여론조사 결과가 한나라당이 외부인사 영입 카드를 버릴 수 없는 이유다.

이 가운데, 이번 '이석연 카드'는 홍준표 대표 작품이라는 얘기가 정치권에서 흘러 나왔다. "홍 대표가 차차기 대선 때 경쟁자가 될 가능성이 큰 나 최고위원을 의식해 외부 영입에 주력하는 것 아니냐"는 추측이다.

이는 "홍 대표가 왜 아무런 검증도 안됐고 인지도도 낮은 이 전 처장을 영입하려고 하는가"라는 의구심과 맞물려 있다.

특히, 이석연 전 처장보다 인지도가 높은 정운찬 동반성장위원장에 대해서는 아무런 언급도 없는 것과 관련해 이러저런 말들이 흘러나오고 있다. 지난 13일 조선일보와 미디어리서치가 실시한 여론조사 결과, 10·26 서울시장 보궐선거 한나라당 후보로 나 최고위원은 32.5%를 기록했고 다음으로 정 위원장은 16.0%을 얻어 2위를 차지했다.

정 위원장 본인이 서울시장 출마와 관련해 아무런 언급도 안한 것은 물론, 주변의 아무런 도움도 없는 상황에서 16.0%를 얻은 것은 대단한 것이라는 게 정치권의 일반적 평가다. 그럼에도 한나라당에서는 정 위원장을 영입해야 한다는 얘기가 들리지 않는다.

이와 관련, 홍 대표가 평소 정 위원장을 노골적으로 폄하해오는 등 그와 사이가 안 좋은 것과 무관하지 않다는 얘기가 그럴듯하게 회자되고 있다.

결국, 서울시장 후보 선정을 놓고 한나라당이 각 정파들의 이해관계 충돌 속에서 패배의 길로 가는게 아니냐는 우려감이 상당하다. 더불어, 작금에 돌고 있는 이 같은 '설'들을 해소하기 위한 한나라당의 공정하고 진정성 어린 행동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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