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악포럼] 황교안 “한국당, 나같은 '정치 초짜'도 당대표 시킬만큼 변화돼”
[북악포럼] 황교안 “한국당, 나같은 '정치 초짜'도 당대표 시킬만큼 변화돼”
  • 한설희 기자
  • 승인 2019.10.18 18:54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강의실에서 만난 정치인(159)〉 황교안 자유한국당 대표

(시사오늘, 시사ON, 시사온= 한설희 기자)

연단에 선 황 대표는 약 한 시간 동안 한국당에 대한 홍보와 문재인 정부에 대한 비판 공세를 이어갔다. ⓒ시사오늘 권희정 기자
연단에 선 황 대표는 약 한 시간 동안 한국당에 대한 홍보와 문재인 정부에 대한 비판 공세를 이어갔다. ⓒ시사오늘 권희정 기자

“저도 청강하고 싶은데 그냥 들어가서 청강해도 되나요?”

지난 15일 열린 국민대학교 정치대학원 북악정치포럼의 열기는 평소보다 더 뜨거웠다. 소속 대학과 학과가 새겨진 야구 점퍼를 입은 학부생부터, 양복을 갖춰 입은 중년의 구의원, 모자와 양복에 태극기 마크를 단 노인까지 각계각층의 사람들이 강의실을 찾아와 자리를 채웠다. 

그들이 기다린 이날의 강연자는 황교안 자유한국당 대표. 그는 제1야당 대표로서 대정부투쟁 중 삭발을 거행하는 등 ‘한국 야당 정치사 초유의 행보’를 걷고 있다. 반년도 채 남지 않은, 내년 4·15 총선을 대비하는 한국당과 황 대표의 마음가짐은 어떨까. 

사회를 맡은 민병웅 국민대 교수는 “(인지도가 높아) 굳이 약력을 소개할 필요 없을 것 같다. 한국당이 여전히 ‘수꼴’ 이미지인지, 아니면 혁신 과정에 있는지 이 강연으로 확인해보시길 바란다”며 강연의 포문을 열었다. 

이윽고 연단에 선 황 대표는 약 한 시간 동안 한국당에 대한 홍보와 문재인 정부에 대한 비판 공세를 이어갔다. 이날 강연 주제이기도 한 ‘정의와 공정의 가치 회복, 자유 대한민국을 지키는 길’은, 황 대표 주장대로라면 문재인 정부와 민주당이 아니라 한국당에게 있는 셈이다. 

‘정의’와 ‘공정’을 내세워 집권에 성공한 문 정부의 가치를 그대로 한국당의 기치(旗幟)로 가져온, 흥미로운 주객전도(主客顚倒)의 상황을 〈시사오늘〉이 들여다봤다.

 

“한국당, 싸워 이기는 대안정당 됐다… 더 이상 '꼰대 정당' 아냐”

황 대표는 강연에 앞서 “우선 한국당의 변화에 대해 얘기해야 할 것 같다”고 입을 떼며 그가 당 대표로 취임한 직후 △싸워 이기는 정당 △역량 있는 대안정당 △미래를 준비하는 정당 등 ‘세 가지 목표’를 선정했다고 밝혔다.

“제가 당대표가 된지 7달이 됐는데, 취임 초반에 많은 분들이 ‘한국당은 싸울 줄 모른다’는 얘기를 하더라. 정치적 투쟁이 약하다는 거다. 그래서 당의 목표를 먼저 ‘싸워 이기는 정당’으로 했다. 싸울 줄 알고, 싸우되 이기는 정당이 되자는 다짐이었다.

두 번째, 싸움만 잘 하면 뭐하나. ‘역량 있는 대안정당’이 되자는 것이다. 현 정권을 대체할 수 있는 정당이 되자는 목표를 잡았다. 

경제가 지금 어렵다. 대통령은 잘 돌아간다고 하는데, 사실이 아니다. 정말 ‘폭망’ 수준이다. 대부분 경제 통계 지표들이 역대 최저와 최악을 기록하고 있다. 청년실업률은 역대 최고로, 4명 중 1명꼴로 실업 상태다. 경제성장률은 마이너스를 기록했다. 이런 일은 역대 IMF사태와 2008년 금융위기, 딱 두 번 밖에 없었다. 그래서 한국당은 경제학·경영학 교수 41분과 현장에 있는 경제전문가 27분, 당내 전문가들까지 전부 90명이 90일 동안 ‘민부론’이라는 대책을 만들었다. 

안보도 마찬가지다. 금년에만 북한이 미사일을 11번 발사했다. 북한은 지금 미사일 고도 높이기, 고도 낮추기, 멀리 보내기, 짧게 보내기 등 미사일 실험을 다양하게 하고 있다. 최근에는 거의 직선으로 날아가는 미사일도 쐈다. 원하는 타점에 떨어질 수 있도록 연습을 하고 있는 것이다. 얼마 전엔 SLBM이라고 하는 잠수함에서 쏘는 미사일까지 발사했다. 현재 정부는 여기에 대해서도 대안이 없다. 한국당은 민부론에 이어 안보와 관련된 대안도 만드는 작업 중이다. 열심히 역량 있는 대안 정당이 되기 위해 나아가고 있다.

마지막 세 번째, ‘미래를 준비하는 정당’이 되겠다는 거다. 요즘 한국에서 ‘미래’와 ‘내일’ 얘기가 잘 들리지 않는다. 과거로 돌아가는 ‘적폐’라는 말만 많이 듣는다. 우리 당은 과거가 아니라 미래로 나아가고자 한다. 우선 젊은 사람이 많아야 미래를 준비할 수 있다. 그래서 ‘청년·여성 친화정당’ 이미지를 내세우고 있다. 취약점이었던 부분까지 개선하기 위해 노력 중이다.”

황 대표는 강연 내내 “한국당은 혁신 중”이라며 “이젠 ‘꼰대 정당’이 아니다”라고 거듭 강조했다. 청중인 대학생들을 향한 구애의 발언도 서슴지 않았다.

“아직은 여러분들도, 국민도 신뢰하진 못하지만, 한국당은 이제 고쳐가는 중이다. 제가 입당한지 한 달 반 만에 당 대표가 됐다. 정치로 말하면 ‘초짜’다. 한국당은 ‘정치 초짜’도 110명의 국회의원이 있는 당대표가 되는 정당이다. 그만큼 우리당이 변화를 갈구하고 있다는 걸 알아주셨으면 좋겠다.

지금도 밖에서는 뭐 ‘친박’이니 ‘비박’이니, 계파 싸움이 어쩌니 얘기가 나온다. 그런데 막상 당 안에서는 계파 얘기들이 다 없어졌다. 우린 하나가 됐다. 앞으로는 여러분들이 ‘참 좋은 정당이다’, ‘오고 싶은 정당이다’ 생각하실 수 있게 변화해나가고 있다는 말씀을 드리고 싶다. 지금도 ‘과연 그럴까?’ 의심하는 분들도 계시겠지만, 한번 보시라. 1달 뒤, 2달 뒤, 3달 뒤까지 보시라. 보시면 ‘한국당이 더 이상 꼰대 정당은 아니구나’하고 느끼실 거다.”

황 대표는 15일 “문재인 정부에 들어서며 ‘가치의 비정상’이 심화됐다”며, 이 모든 것을 정상화시키는 진짜 ‘정의’와 ‘공정’의 가치는 한국당이 추구하고 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시사오늘 권희정 기자
황 대표는 15일 “문재인 정부에 들어서며 ‘가치의 비정상’이 심화됐다”며, 이 모든 것을 정상화시키는 진짜 ‘정의’와 ‘공정’의 가치는 한국당이 추구하고 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시사오늘 권희정 기자

“문재인 정부, 가치 비정상의 시대… 박근혜 정부는 예산 아껴 썼다”

이어 황 대표는 “우리는 지금 비정상의 시대에 살아가고 있다”며 얼마 전 사퇴한 조국 전 법무부장관의 사례를 강조했다. 그는 “문재인 정부에 들어서며 ‘가치의 비정상’이 심화됐다”며, 이 모든 것을 정상화시키는 진짜 ‘정의’와 ‘공정’의 가치는 한국당이 추구하고 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가치의 비정상 시대다. 대통령과 어떤 장관 후보는 입으로는 자유, 평등, 공정, 그리고 정의를 얘기했다. 기회는 평등할 것이고 과정은 공정할 것이며, 결과는 정의로울 것이란다. 그래서 우리는 지금 집권당이 그런 사람들이 모여 있을 줄 알았다. 그런데 우리 장관으로 추천된 그 분의 민낯을 보니, 뒤에서는 권력과 권한을 이용해서 공정하지 못한 행태를 보였다.

교수로 있으면서 학생들에게는 자유와 공정, 정의를 얘기했는데, 그 자녀들은 불공정하게 자랐다. 그 자녀 중 한 사람은 외고를 갔는데, 시험도 안 치고 갔다고 한다. 명문대를 갈 때도, 의전원에 갈 때도 시험 한 번 치르지 않았다. 낙제를 했는데도 장학금을 받았다. 이게 과연 정상인가? 

그뿐인가. 권력 권한을 남용해서 배도 불렸다. 펀드를 만들어 국가 운영 사업들에 수주해서 거기서 돈을 벌려고 했다. 이런 불의한 면들을 반면교사로 삼아, 이제는 정말 공정하고 정의로운 이런 사회를 만들어야 한다. 그는 최근에 물러났지만, 이제 그것으로 끝날 일은 아닌 것 같다. 나아가 이 정부의 국정농단과 국정유린을 막아야한다. 그래서 한국당 장외투쟁도 이제 시작이다. 우리 장외투쟁의 큰 목표는 헌정질서 문란 극복과 자유민주주의 회복에 있다. 조국은 하나의 이슈일 뿐이다.”

황 대표는 현 정부 아래 ‘국정의 비정상’도 지적했다. 그는 “문 대통령이 자유민주주의와 시장경제라고 하는 대한민국 헌법정신을 무너뜨리고 있다”며 지난 박근혜 정부와 비교하기도 했다.

“이 정부가 들어오자마자 처음 한 일이 헌법 개정 시도다. 헌법에는 자유민주주의 표현이 여러 번 나오는데, 거기서 자유를 빼고 민주주의만 넣겠다는 거다. 자유는 아주 중요한 가치 중 하나다. 그냥 ‘민주주의’만 얘기하면, 지금처럼 반민주 세력들이 ‘사회민주주의’, ‘민중민주주의’ 같이 민주주의 이름을 악용해서 국민을 호도한다. 우리가 지향하는 민주주의는 자유민주주의여야 한다. 

시장경제도 무너졌다. 현재까지 많은 경제학자들이 가장 좋은 제도로 ‘시장경제’를 꼽고 있다. 물건을 사는 사람도, 파는 사람도 만족도를 올려 전체적으로 부가 창출되는 곳이 바로 시장이다. 그런데 이 정부 들어 시장 개입을 많이 한다. 지난 정부들은 지속 가능성을 따져서 임금 상승 부담을 기업이 감내할 수 있을 정도로만 최저임금을 유지했다. 그래서 차근차근 올린 건데, 이 정부는 작년과 금년 두 해 동안 29.1%를 올렸다. 지금 임금 지출 부담 때문에 소상공인과 자영업자들, 중소기업들이 다 어렵다고 한다.

그뿐만이 아니다. 요즘 정부는 ‘포퓰리즘 정책’을 심각하게 많이 쓴다. 그 돈이 다 어디서 나오겠나. 세금이거나 빚이다. 지금은 2%도 안 되는 저성장시대, 마이너스 경제 시대다. 세금이 들어올 리 없다. 금년 들어서 실제 세수도 줄어들고 있다. 결국 다 빚을 내고 있다는 거다. 이 이상 빚을 더 내면 국가재정이 위험하다. 분명 지난 정부(박근혜 정부)까지는 예산을 굉장히 아껴 썼고, 국가 부채가 덜 늘어나도록 철저히 관리했다. 이 정부 들어 그 기조도 무너지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강의를 마무리하며, 황 대표는 총선 승리에 대한 확고한 의지와 목표 의식을 보여 줬다. 그는 “역사를 봤을 때, 통합만 이루면 우파가 이긴다”며 청중을 향해 “총선 내 보수 통합으로 자유민주주의를 지켜내겠다”고 선언했다. 동시에 “(통합에 대한) 한국당 내부 분란은 이제 없다”며 보수 통합의 공은 유승민 등 외부 보수 정당 세력에게 넘어갔다는 것을 시사했다.

“지금까지 총선이 총 20번 치러졌는데, 그중 15번을 우리 우파 정당이 이겼다. 20번 중 1~2번을 무소속이, 3번만 민주당(좌파 정당)이 이겼다. 바꿔 말하면, 우파 정당은 이길 수 있는 역량이 있는 정치세력이다. 

‘그럼 20대는 왜 졌느냐’고 하실 거다. 당연히 분열해서 진 거다. 그런 분열 국면이 국민들의 분노로 이어져, 우리당 지지율이 급격히 하락했다. 이기는 방법은 쉽다. 결국 뭉치면 되는 것이다. 그래서 제가 당 들어오자마자 한 말이 ‘우리 한국당이 살 길은 뭉치는 것, 통합하는 것이다’였다. 당시엔 계파 문제 때문에 통합에 대해 분란이 좀 있었는데, 이젠 어느 정도 정리됐다. 이제 통합 과제는 밖으로 돌려야 한다. 아직 공개할 단계는 아니지만, 총선 전에는 결과를 보여드리겠다는 말씀을 드리고 싶다.”

담당업무 : 국회 및 더불어민주당 출입합니다.
좌우명 : 사랑에 의해 고무되고 지식에 의해 인도되는 삶

관련기사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