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LF사태로 촉발된 KPI 개편…‘고객 수익률’ 비중 높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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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LF사태로 촉발된 KPI 개편…‘고객 수익률’ 비중 높여
  • 박진영 기자
  • 승인 2019.10.18 16:5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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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사오늘·시사ON·시사온=박진영 기자]

대규모 원금손실로 논란이 되고 있는 해외금리연계 파생결합펀드(DLF) 사태를 계기로 은행의 핵심성과지표(KPI)를 '고객성과' 중심으로 개편하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Pixabay
대규모 원금손실로 논란이 되고 있는 해외금리연계 파생결합펀드(DLF) 사태를 계기로 은행의 핵심성과지표(KPI)를 '고객성과' 중심으로 개편하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Pixabay

대규모 원금손실로 논란이 되고 있는 해외금리연계 파생결합펀드(DLF) 사태를 계기로 은행의 핵심성과지표(KPI)를 개편해야 한다는 주장이 연일 제기되고 있다. 특히 이번 DLF 사태와 관련, 은행의 수수료 수입에 집중된 KPI가 단초가 되었다고 지적받자, 은행들은 '고객중심'의 KPI로 개편하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은행의 과도한 수익 성과 집중이 DLF사태 부추겨

KPI는 은행원 실적 평가를 위한 채점표로, 승진 및 성과급의 기준이 된다. 영업점은 좋은 성과를 내기 위해서 평가배점이 높은 것에 영업점의 핵심 역량을 집중시킨다. 기존 평가에서 금융상품 판매실적, 대출확대 등 수익성에 과도하게 높은 배점을 부과함에 따라, 고객 보호 비중은 뒷전으로 밀리게 된것이다.

이번 DLF 상품을 다수 판매한 우리은행과 하나은행은 비이자수익 배점을 경쟁은행과 비교해 7배 높은 수준으로 부여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반해 소비자보호 배점은 낮게 부여했다. 특히 DLF를 집중적으로 판매한 PB센터에서 이와 같은 성과지표 경향이 두드러졌다.

금융감독원이 지난 1일 발표한 '주요 해외금리 연계 DLF 관련 중간 검사결과'에 따르면, PB센터에 대한 비이자수익 배점이 우리은행과 하나은행이 각각 20%, 20.8%였다. DLF를 판매하지 않은 여타 은행의 경우 비이자수익에 별도 배점을 부여하지 않거나 상대적으로 낮은 배점을 부여했다.

더욱이 우리은행과 하나은행 PB센터 성과지표 배점에는 소비자보호 항목이 없었다. 일반영업점의 경우, 우리은행은 2%, 하나은행 4% 감점으로 운영되고 있었으나, 여타 은행에서는 소비자보호 항목에 최고 10% 감점을 부여했다. 또 고객수익률 측면에서, 우리은행 PB센터는 배점이 2%에 그쳤고, 타 은행은 4%~6%를 부여했다.

이와 관련, 윤석헌 금융감독원장은 지난달 23일 주요은행장과의 간담회 자리에서 "최근 고위험 파생결합상품 손실사례와 관련해 성과지표 체계, 내부 통제시스템 등을 개선해달라"고 당부했다. 은성수 금융위원장도 지난 4일 정무위원회 국정감사에서 "은행들이 DLF사태를 계기로 소비자 보호를 하는 방향으로 KPI를 개선해 나갈 것으로 생각한다"고 밝혔다.

은행권, '고객보호·고객수익률' 비중 늘려고객에 도움이 되었는지에 방점

이에 우리은행은 고객서비스 만족도, 고객 수익률 개선도 등을 대폭 반영해 고객 중심의 평가지표로 바꾼다. '고객에게 도움이 되었는지'가 중요한 평가 기준이 되는 것이다.

고객케어에 더욱 집중하기 위해, 이번 4분기 자산관리상품 관련 KPI 평가를 제외하고, 외형실적 위주의 평가방식을 혁신하고, 고객중심 및 금융소비자보호 등 고객과 함께 지속성장 가능한 성과관리체계를 구축할 계획이다.

또한 고객신뢰 회복과 고객중심의 자산관리체계를 실현하기 위해 상품선정, 판매, 사후관리 전 과정에 걸쳐 영업체계를 혁신하고, 인프라, 영업문화, KPI 등 전반적인 부분에서 고객중심으로 개편하는 등 각 부문별 세밀한 ‘핀셋 혁신’을 추진하기로 했다.

하나은행은 KPI에 고객수익률 배점을 상향하고, 일반 영업점까지 확대 실시하는 등 '손님중심 영업문화'를 확립하겠다는 입장이다.

우선 올해 하반기부터 PB 평가지표(KPI)에 손님수익률 배점을 최소 2배 이상 상향했으며, 향후 손님수익률 평가를 일반 영업점까지 확대 시행하고, 불완전판매에 대한 KPI를 개선하는 등 손님중심의 KPI를 운영할 계획이다.

아울러 고객의 자산이 고위험상품에 집중되는 현상을 사전에 방지하기 위해 투자자 성향 분석시 실시간 본인의사를 재확인하는 '확인콜 제도'를 시행하고, 전체 금융자산 대비 고위험 투자 상품의 투자한도를 설정하여 고객의 리스크를 최소화한 맞춤형 포트폴리오를 지원한다.

신한은행은 지난 3분기부터 두 지점에서 '고객 수익률' 평가지표 비중을 확대했다. 금융자산 3억원 이상 고객을 상대하는 PWM센터에서 기존 10%에서 16%로, 초고액(금융자산 50억 이상) 자산고객을 상대하는 PVG센터는 10%에서 30%로 비중을 높였다. 이 결과를 토대로 4분기를 거쳐, 내년부터 전 영업지점에 확대 운영할 계획이다. 

한 은행권 관계자는 "이번 사태를 계기로 은행들은 은행의 이익보다는 고객의 수익률 증가와 은행의 성장이 함께할 수 있도록 전반적인 체계를 개선해 나갈 것이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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