약관 쉬워진다는데…‘그림·QR코드, 보험 민원 줄일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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약관 쉬워진다는데…‘그림·QR코드, 보험 민원 줄일 수 있을까’
  • 정우교 기자
  • 승인 2019.10.24 16: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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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지는 이해하나, 그림 약관이 또 다른 오해 초래할 수 있어”
“금융당국·보험업계, 머리 맞대면서 추가적 대책 마련해야”

[시사오늘·시사ON·시사온=정우교 기자]

손병두 금융위 부위원장이 22일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 금융위원회에서 소비자단체와 보험업계 담당자들이 참석한 가운데 보험약관 제도개선 점검 간담회를 하고 있다. ⓒ뉴시스
손병두 금융위 부위원장이 22일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 금융위원회에서 소비자단체와 보험업계 담당자들이 참석한 가운데 보험약관 제도개선 점검 간담회를 하고 있다. ⓒ뉴시스

최근 금융당국이 발표한 보험약관 개선 로드맵에 다양한 평가가 이어지고 있다.

약관 조항을 쉽게 고쳐 민원·분쟁을 감소시킨다는 목적에는 공감한다면서도, 몇몇 세부방안의 실효성에 대한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또한 로드맵을 성공적으로 완성시키기 위해서는 금융당국과 보험업계의 긴밀한 협조가 필요하다는 제언도 나왔다.

그 동안 보험 약관에 대한 이슈는 꾸준히 제기돼 왔고 약관 내용에 대한 오해가 민원으로 이어지기도 했다. 

실제로 금융감독원(이하 금감원)이 최근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보험 관련 민원은 2만4760건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1.6% 증가하는 모습을 보였다. 생명보험의 경우, 상품 설명이 불충분한 '불완전판매' 민원이 늘었으며 손해보험은 '자동차', '치아보험' 등에서의 보험금 산정·지급 유형 중심으로 민원이 증가했다. 

지난 2018년 한해 민원건수도 전년대비 7.5% 늘어난 5만1323건으로 집계됐다. 금융당국은 이같은 고객의 불만은 보험약관을 이해하기 어렵기 때문에 비롯됐다고 보고 있다. 

이와 관련, 지난 22일 손병두 금융위원회(이하 금융위) 부위원장이 주재한 간담회에서는 QR코드를 통해 약관을 설명하거나, 그림·표·그래프 등을 활용해 '시각화'하는 등 다양한 약관 개선 방안이 발표됐다. 

이에, 업계 내에서는 다양한 평가가 오가고 있는 상황이다. 특히 약관을 시각화하자는 의견은 로드맵 발표 이후 쟁점이 되는 분위기다. 당국의 취지에는 긍정적인 평가를 보내고 있지만, 약관에 사용되는 그림이 또다른 오해를 불러 일으킬 수 있다는 걱정 때문이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24일 통화에서 "약관을 쉽게 만들자는 의견은 예전부터 지속적으로 제기돼 왔다"면서 "관건은 오해의 소지를 줄이자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아직은 로드맵일뿐, 구체적인 계획이 발표된 것은 아니지만 만약 약관에 그림이 사용된다면, 이를 해석하는 보험사 및 고객들의 의견도 분분해질 가능성이 있다"고 우려했다. 

그는 "약관에 삽입될 그림이 오해의 소지를 불러오는 경우를 방지하기 위한 '주석'도 필요할 것 같다"고 의견을 보탰다. 

업계의 다른 관계자는 금융당국과 보험업계의 지속적인 협업이 필요하다고 주문했다. 그는 이날 통화에서 "보험은 다른 금융상품보다 쉽지 않다"면서 "그렇기에 어려운 상품을 쉽게 풀어 설명하기 위한 노력(로드맵)은 꼭 필요한 과정"이라고 말했다. 

또한 "쉽고 재미있게 약관을 푸는 노력도 중요하지만 무엇보다 '정확한 설명'이 가장 중요할 것"이라면서 "발표된 방안 이외에도 금융당국과 보험업계가 머리를 지속적으로 맞대면서 추가적인 대책을 마련해야할 필요성이 있다"고 덧붙였다. 

담당업무 : 증권·보험 등 제2금융권을 담당합니다.
좌우명 : 우공이산(愚公移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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