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텔링] 홍준표의 유시민 대권주자 옹립론…“적자론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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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텔링] 홍준표의 유시민 대권주자 옹립론…“적자론은 없다”
  • 윤진석 기자
  • 승인 2019.10.27 22:0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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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권, ‘안이박김’ 대신 유 전 장관 유력 '관측'
여권 친문ㆍ친노 ‘순혈주의론’ 분석도 나오지만
“87직선제 後 역대 여권 대선후보 적자 없었다”

[시사오늘·시사ON·시사온=윤진석 기자]

지난 20주년 MBC '백분토론'에서는 홍준표 전 자유한국당 대표와 유시민 전 보건복지부 장관이 출연해 정국 현안 및 보수대통합 여부 및 차기 대권주자 전망 등을 주제로 토론을 벌였다. ⓒ뉴시스
지난 20주년 MBC '백분토론'에서는 홍준표 전 자유한국당 대표와 유시민 전 보건복지부 장관이 출연해 정국 현안 및 보수대통합 여부 및 차기 대권주자 전망 등을 주제로 토론을 벌였다. ⓒ뉴시스


정치에 대한 이 썰, 저 썰.
이번 ‘정치텔링’은 ‘홍준표 전 자유한국당 대표 말대로
유시민 전 보건복지부 장관(현 노무현 재단 이사장)이
여권의 대선후보가 될까?’이다.

준표 vs 유시민
백분토론 ‘격돌’

지난 한주 대중의 관심 키워드 중 하나는 ‘백분토론’이었다. 20주년을 맞아 지난 22일 진행된 MBC <백분토론> 에서는  ‘홍준표 전 대표 vs. 유시민 전 장관’이 초대돼 많은 관심을 받았다.

양 진영을 대표하듯 출격한 두 출연자는 문재인 정부 평가 및 ‘조국 정국’을 둘러싼 현안 등을 놓고 진검승부 토론을 벌였다.

후반부에는 ‘보수대통합 여부’부터 ‘유시민의 정계복귀와 대선 후보 가능성’ 등과 관련, 양측의 생각을 듣는 시간도 주어졌다.

먼저 사회자가 홍 전 대표를 향해 “보수통합의 대상에 유승민‧안철수‧우리공화당도 통합의 대상이냐”고 묻자, “나는 반(反)문재인 연대라면 누구라도 같이 해야 한다는 생각”이라는 답변이 돌아왔다. 

유 전 장관의 경우는 해당 질문에 대한 답으로 ‘그동안 진보에서 ‘반00’연대 등을 여러 번 해왔지만, 잘 된 경우는 몇 번 되지 않는다’는 점부터 전제했다.

돌이켜 보면, 지난 2010년 지방선거에서 반MB(이명박)전선이 범진보 진영을 중심으로 전개돼 성공을 거둔 바 있다. 이처럼 잘 된 경우도 있지만, 실패한 사례가 더 많다는 게 유 전 장관의 말뜻인 듯 전해졌다.

때문에 유 전 장관은 ‘보수에서의 반문 연대 또한 성공할지는 미지수’라는 듯 회의적 시각을 보였다.
 

문재인 정부 초반부터 '안이박김'이란 말이 등장했다. 안희정 이재명 박원순 김부겸 혹은 김경수 등 대권주자들을 가리키는 말로 여권 내 권력 분열이 생길거라는 전망이 나온바 있다. 사진은 지난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 경선 토론회에 참석한 후보들이 추미애 대표와 함께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뉴시스
문재인 정부 초반부터 '안이박김'이란 말이 등장했다. 안희정 이재명 박원순 김부겸 혹은 김경수 등 대권주자들을 가리키는 말로 여권 내 권력 분열이 생길거라는 전망이 나온바 있다. 사진은 지난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 경선 토론회에 참석한 후보들이 추미애 대표와 함께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뉴시스

 

“한 분 남았지만 상처 커…”
 vs “선거에서 볼 일 없다”

또 다른 토론 주제로는 자연스럽게 유 전 장관의 정계복귀 와 대선후보 가능성 여부 등으로 옮겨갔다.

홍준표 : “좌파 진영에서는 조국(전 법무부 장관)도 가버리고, 안희정(전 충남지사) 가고 이재명(경기지사) 가고, 남은 사람은 몇 사람 안 된다. 남아있는 사람 중에서 보니, 박원순(서울시장)은 (친문계)순혈이 아니라서 아웃이고, 이낙연(국무총리)인데…. 나는 이낙연 총리는 페이스메이커(조력자)로 본다. 그래서 결국은 하나 남았는데, 이분은 상처가 너무 깊어졌다 이거야. 국민들한테.”

홍 전 대표가 지목한 ‘남은 한 명’은 유 전 장관이었다. 유 전 장관이 여권의 유력 대선후보가 될 가능성이 더 높아졌지만, 이번 ‘조국 정국’에서의 ‘데미지’(피해)가 크다는 지적이었다. 그에 대한 부연으로 홍 전 대표는 “진영논리라는 것도, 상식에 근거를 두고 자기 진영에 유리하게 해석하는 건 가능하나, 유 전 장관의 ‘조국 옹호 논리’는 상식과 전혀 동떨어졌다. 국민들(눈높이)에서 보면 참 많은 손해를 봤다”고 평했다.

그럼에도 유 전 장관이 “좌파 진영의 대표주자로 일약 올라설 것”이라며 “(조국 정국)기회로 인해 좌파 진영에서는 유시민이 대권주자로 옹립됐다. 난 그리 봤다”고 전망했다.

홍 전 대표의 예측에 유 전 장관은 손사래를 쳤다.

유시민 : “정치비평 분들도 그 비슷한 분석을 많이 했다. ‘집토끼를 잡은 다음에 산토끼를 잡아야 한다.’…. 그런 걸 요즘 말로 뇌피셜(뇌+official을 합성한 신조어)이라고 한다. 홍 전 대표 말처럼 정치하고, 선거 할 생각이면 이렇게는 안 하겠죠.”

유 전 장관은 거듭 “괜히 그런 말 말라”며 “홍 전 대표와 선거판에서 볼 일 없다”고 못 박았다.

하지만, 일말의 여지로 해석될 수 있는 발언도 들려왔다. 유 전 장관은 자신을 겨냥하며 홍 전 대표가 “하기야 대선 나오면 여태 유튜브 (방송 알릴레오)로 벌었던 것 다 토해내야지”라고 하자, 잽싸게 “안 내놔도 된 다더라”고 반박했다.

뒤이어 “다시 정치 재개하면 그때부터 안 받으면 된다고 하더라. 중앙선거관리위원회에다 유권해석을 다 받았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도 좌중에 여지를 남길 듯 오해를 주고 싶지 않아서인지 “제가 (정계복귀를) 하겠다는 건 아니다”고 덧붙이기도 했다.
 

유시민 전 장관은 여권의 대선후보가 되지 않겠다는 입장을 누차 밝혀왔지만, 정치권 안팎의 예측은 또 다르다.ⓒ뉴시스
유시민 전 장관은 여권의 대선후보가 되지 않겠다는 입장을 누차 밝혀왔지만, 정치권 안팎의 예측은 또 다르다.ⓒ뉴시스

 

박지원‧조원진도…“유시민 주목”
김근식 “친문‧친노 순혈주의 때문”

어쨌거나 그간 보면, 유 전 장관은 자신의 이름을 대선후보 여론조사에서 빼달라고 할 정도로 강하게 부인해왔다. 하지만 그의 바람과 달리 그의 정계복귀 설은 지속으로 제기돼 왔다.

앞서 대안신당의 박지원 의원 역시 민주평화당에 몸담을 당시인 지난 5월 YTN <노종면의 더 훈수정치>에 출연해 “진보세력이 정권을 재창출할 수 있도록 유시민은 대권후보가 돼야 하고 또 그렇게 될 것”이라고 한 바 있다.

박 의원은  “(유 전 장관이) 정계 복귀해 대권후보의 길을 갈 것”이라고 되풀이해 강조하며, 또, 맞수가 될 야권 진영의 자유한국당 주자로는 “황교안 대표가 되겠지만, 대권성공은 못할 것”이라고 점치기도 했다.

조원진 우리공화당 공동대표도 유 전 장관이 대선후보가 될 가능성이 높다고 추측한 바 있다. 조 공동대표는 지난 7월 <시사오늘>과의 인터뷰에서  “안이박김(안희정‧이재명‧박원순‧김부겸 혹은 김경수)이라는 용어를 만든 장본인이 나”라며 “정권 2~3년차가 되면 권력 싸움이 생긴다. (더불어민주당의 다음 대선후보로) 유시민과 조국에 주목해야 한다. 영남권 주자를 예의주시 할 것”이라고 했다.

이처럼 유 전 장관이 여권의 차기 대선후보로 거론되는 가운데, 그 배경에는 민주당 주류 진영 특유의 견고한 순혈주의 때문이라는 평도 나온다.

김근식 경남대 교수는 지난 8월 본지와의 만남에서 “친문‧친노(노무현) 진영은 순혈주의로 철저히 자기 사람들을 데려다 쓸 것”이라고 했다. 김 교수는 “그들은 자신들의 정치적 이해관계를 위해선 필요하면 누구든 불러낼 힘이 있다”며 “문 대통령을 불러냈듯 차기 후계자를 호명할 거다. 친노‧친문 진영은 포장하고, 흥행시킬 기술이 있다”고 했다. 이런 이유로 유 전 장관 혹은 그 외의 순혈계통을 차기 대선후보로 염두에 둘 거라는 분석이었다.
 

ⓒ시사오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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플러스 시사오늘 팁
“적자론 성공 NO”

하지만, 이상과 현실은 다르듯, 그 생각대로 흘러가기 어렵다는 견해도 나온다. 관련해 <시사오늘>의 정세운 정치평론가는 87체제 이후 본선에 오른 역대 여당의 대선후보들을 보면, 주로 비(非)적자에서 나왔다는 점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고 상기했다.

정 평론가는 27일 통화에서 “지난 87년 직선제 체제 이후 여권에서는 단 한 차례도 적자에서 대권주자가 나온 적이 없다”고 단언했다.

설명에 따르면 13대 노태우 정부에서는 그의 적자에 해당하는 박철언 전 정무장관이 ‘떠오르는 황태자’로 떠받들어 졌지만 정작 민자당(현 한국당)의 대선후보가 된 인물은 삼당합당을 통해 호랑이 굴에 들어온 YS(김영삼)였다. 14대 YS 문민정부 역시 상도동의 민주계를 대표하는 최형우 전 내무부장관이나 김덕룡 전 정무제1장관 대신 비적자인 이회창 전 총리가 신한국당(현 한국당)의 대선후보가 된 바 있다.

15대 김대중(DJ) 국민의 정부에서도 동교동계 적자인 한화갑 전 의원 대신 노무현 당시 해양수산부 장관이 민주당(현 더불어민주당)의 차기 대권주자가 됐다. 16대 노무현 참여정부에서도 친노에서가 아닌 정동영 대통합민주신당(현 민주당)후보가 본선에 올랐다. 17대 이명박 정부에서는 친이계가 아닌 박근혜 당시 한나라당(현 한국당) 대표가 대선후보가 된 바 있다.

결국 여권 내 적자일수록 대선후보로 배출되기 어렵다는 시각이다.

그러한 이유로 정 평론가는 “여러 요소가 있지만, 가장 결정적 요인은 우리나라 권력구조가 5년 단임제라서 그렇다”며 “정권을 호위했던 이들이 이후 어떻게 됐는지를 가늠해볼 필요가 있다”고 지목했다.

정 평론가는 “5년 단임제에서는 보통 집권 중반부 이후 권력누수(레임덕) 현상이 오기 마련”이라며 “추락하는 정권과 각을 세워도 모자를 판에 대통령의 호위무사를 자처한 경우 본선 경쟁력이 떨어져 더욱 여권의 대선후보가 되기는 어렵기 때문”이라고 언급했다.

예컨대 “과거 노태우 정부를 호위한 박철언 전 장관이 이끄는 ‘월계수회’가 70여 명의 현역의원이 있을 정도로 막강했음에도 정권 막판에는 힘을 쓰지 못했다. 멀리 갈 것도 없이 박근혜 정부 때도 이정현 전 새누리당(현 한국당) 대표가 대통령의 호위무사를 자임하면서 한때 차기 대권후보로 세간의 입에 오르내렸지만 모두 무용지물이 된 것에 비유할 수 있다”고 말했다.

따라서 “여권의 순혈주의 대권주자 로드맵은 정치적 레토릭에 불과하다”며 “게다가 지금처럼 유 전 장관이 정부 옹호에 집중할수록 앞선 설명대로 차기 대권 거리와는 더욱 멀어지게 되는 셈”이라고 진단했다.

그렇다면, 순혈 후보군 대신, 여권의 차기 대권주자로 관심 있게 지켜 볼 후보군은 누구일까. 정 평론가는 이에 대해 “결과는 알 수 없지만 정무적 판단은 해 볼 수 있다”는 말을 전제로 “민주당 내 비적자 후보군 중에서 찾아보면 된다”고 말했다. 이어 “내년 총선이라는 시험대가 남아있지만 대구를 지역구로 둔 김부겸 의원 등의 행보가 주시된다”고 내다봤다.

담당업무 : 정치부 기자입니다.
좌우명 : 꿈은 자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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