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웅식의 正論직구] “삶의 질 개선됐다”…자화자찬 ‘맞춤 통계’
[김웅식의 正論직구] “삶의 질 개선됐다”…자화자찬 ‘맞춤 통계’
  • 김웅식 기자
  • 승인 2019.10.31 10:4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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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사오늘, 시사ON, 시사온=김웅식 기자)

올해 2월 실업자는 130만명, 실업률은 4.7%까지 치솟았다가 예산을 투입한 공공 단기 알바로 9월에는 3.4%로 낮아졌다. 공공 단기 알바 일자리는 예산을 다 써버리면 없어지기에 실업자는 다시 증가할 것으로 보인다. ⓒ인터넷커뮤니티
올해 2월 실업자는 130만명, 실업률은 4.7%까지 치솟았다가 예산을 투입한 공공 단기 알바로 9월에는 3.4%로 낮아졌다. 공공 단기 알바 일자리는 예산을 다 써버리면 없어지기에 실업자는 다시 증가할 것으로 보인다. ⓒ인터넷커뮤니티

통계 수치를 놓고 다양한 해석이 나올 수 있다. 문제는 아전인수 격 해석으로 관점을 흐트러뜨리고 판단을 흐리게 하는 것이다. 권력을 잡고 있는 쪽에서는 아무래도 정권 유지에 유리한 내용에 더 솔깃해진다. 청와대 인사들은 좋은 통계만 보려 하고 나쁜 통계는 애써 외면하거나 덮으려 하는 것 같다. 

취업자 수 증가 세부 내역을 보면 이런 사정이 그대로 드러난다. 통계청은 최근 8월 취업자 수가 1년 전보다 45만2000명 늘어났다고 발표했다. 임시방편으로 만든 단기 알바 일자리로 고용 상황이 좋아진 점을 자랑한다. 의도된 숫자로 자화자찬(自畵自讚)하는 것이다. 이를 두고 일각에서는 통계청이 현 정부의 삶의 질 개선 정책에 맞춰 ‘맞춤 통계’를 내놨다는 비판을 쏟아낸다.

고용 상황이 개선된 듯하지만 속은 정반대다. 취업자 수 증가의 가장 큰 요인이 세금으로 만든 초단기 노인 일자리라는 사실 때문이다. 공원의 잡초 뽑기나 전통시장 청소 같은 고령자 대상 1~2개월짜리 공공 일자리를 정부가 대폭 늘렸는데, 그로 인해 전체 취업자 수가 증가한 것이다. 

결국 고용 개선은 착시(錯視)라는 것이다. 지표상으로는 고용 참사에서 벗어났지만 현실은 작년과 비교해 별로 달라진 게 없다. 고용 부진이 해소될 전망도 잘 보이지 않는다. 국가 경제성장을 이끌어야 하는 30대, 40대 취업자 수는 23개월째 감소했다. 이들이 갖고 있던 제조업 일자리는 2만4000개나 줄었다. 

게다가 전체 근로자 중 비정규직 비중이 36.4%로 12년 만에 가장 높은 수치를 기록했다. 정규직은 1년 전보다 35만3천명이 줄어든 데 반해 비정규직은 86만7천명이 늘었다. 통계청장까지 나서 “급증한 비정규직 근로자 중 35만~50만명은 국제노동기구(ILO) 기준으로 통계조사 방식이 바뀌었기 때문에 생긴 것”이라고 해명했지만, 그런 요인을 감안하더라도 비정규직이 최소 36만명 이상 늘었다. 

현 정부가 통계청 발표 자료에 대해 얼마나 많이 자의적 해석을 시도하는지는 다른 수치로도 알 수 있다. 추경호 의원에 따르면, 통계를 공표하기 전에 해당 자료가 관계기관에 사전 제공된 건수가 현 정부 들어 급증한 것으로 나타났다. 

현 정부 출범 첫해인 2017년에는 336건, 지난해에는 514건, 올해는 8월까지 467건으로 2년 사이 40% 가까이 늘었다. 올해 기준(8월까지)으로 보면 제공 건수가 2016년의 3배를 넘는다. 통계법은 정부가 공표 전 통계자료를 받아보고 유리하게 해석하는 것을 막기 위해 2016년부터 공표 전 통계자료 제공을 원칙적으로 금지하고 있다.

현 정부는 고용률이 역대 최고로 좋아졌다고 홍보하나 실업을 덮는 데 지나지 않았다. 올해 2월 실업자는 130만명, 실업률은 4.7%까지 치솟았다가 예산을 투입한 공공 단기 알바로 9월에는 3.4%로 낮아졌다. 공공 단기 알바 일자리는 예산을 다 써버리면 없어지기에 실업자는 다시 증가하게 될 것이다. 

중국 국가통계국은 최근 허위통계 작성자와 보고자에 대한 처벌 규정을 신설하는 ‘통계법’ 개정안을 입법 예고했다. 엉터리·부풀리기로 비난받는 통계 관행을 바로잡기 위해 허위통계 작성자에 대한 처벌을 강화하기로 한 것이다. 중국 지도부가 허위통계 처벌 강화에 나선 이유는 경제성장이 둔화 국면에 접어들면서 정확한 통계정보가 절실해졌기 때문인 것으로 분석된다.

담당업무 : 논설위원으로 칼럼을 쓰고 있습니다.. 2004년 <시사문단> 수필 신인상
좌우명 : 안 되면 되게 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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