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사로 보는 정치] 명재상 유성룡과 최장수 총리 이낙연
[역사로 보는 정치] 명재상 유성룡과 최장수 총리 이낙연
  • 윤명철 기자
  • 승인 2019.11.02 16:4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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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성룡 선생은 선조에 충성을 한 것이 아니라 조선에 충성을 다해

(시사오늘, 시사ON, 시사온=윤명철 기자)

유성룡 선생이 선조에 충성을 한 것이 아니라 조선에 충성을 했다는 사실을 잊는다면 대권의 꿈은 요원할 것이다. 사진제공=뉴시스
유성룡 선생이 선조에 충성을 한 것이 아니라 조선에 충성을 했다는 사실을 잊는다면 대권의 꿈은 요원할 것이다. 사진(좌) 유성룡 선생의 혼이 깃든 병산서원 사진제공=뉴시스

서애 유성룡은 임진왜란 극복의 일등 공신이다. 왜란이 터지기 전 일본의 침략 여부를 알아보고자 파견했던 황윤길과 김성일이 정반대의 정세 보고를 올렸을 때도 김성일에게 왜 고의로 다르게 보고했는지를 따지며 왜란 발발 가능성을 높게 점쳤다.

특히 유성룡은 민족의 성웅 이순신 장군을 특별 천거해 전라도 좌수사로 임명한 것은 조선을 구한 최고의 신의 한 수로 평가받는다. 역사에 가정이 없다고 하지만 이순신 장군이 남쪽 바다를 지키지 않았더라면 우리 민족의 역사는 임진년에서 중단됐을 가능성이 높다.
 
서애의 진가는 왜란 중에서도 빛을 발한다. 자신의 안위만을 위해 압록강을 넘어 명나라에 귀부하고자 했던 비겁한 군주 선조를 향해 “대가(大駕)가 우리 국토 밖으로 한 걸음만 떠나면 조선(朝鮮)은 우리 땅이 되지 않는다”며 결사 반대했다.
 
유성룡은 영의정과 4도 도체찰사를 겸해 조선군을 총지휘했다. 그는 국방력 강화를 위해 화기 제조, 성곽 수축 등에 노력했고, 훈련도감이 신설되자 제조(提調)로서 맹활약했다. 또한 조선을 구원한다며 온갖 만행을 저지르던 안하무인 명군과의 협상도 서애의 몫이었다.
 
서애는 조광조와 율곡 이이가 주장했던 수미법을 전란 중에 시행해 민생 안정에도 기여했다. 민생안정은 백성의 마음을 헤아리는 데서 시작한다는 점을 누구보다도 잘 알았던 재상이 유성룡이었다.
 
하지만 조선의 위정자들은 서애의 개혁이 마음에 들지 않았다. 한민족의 최대 약점인 남의 발목 잡기는 유성룡 탄핵 정국에서도 유감없이 발휘했다.
 
<선조실록> 선조 31년 11월 16일 기사는 사간원이 유성룡을 탄핵한 내용을 전한다. 사간원은 “풍원 부원군 유성룡은 간사한 자질에다 간교한 지혜로 명성과 벼슬을 도둑질해 사람을 해쳐도 사람들이 알지 못하고 세상을 속여도 세상이 깨닫지 못했으니, 이것이 그 평생의 심술”이라며 “정권을 잡은 이래로 붕당을 결성해 국사를 그르치고 사사로이 행해 백성을 괴롭힌 죄는 한두 가지가 아니다”라고 모함했다.
 
이들은 “자기 뜻에 거슬리는 자는 원수처럼 배척하고 자기에게 아첨하는 자는 진출(進出)이 남보다 늦을까 염려하니 불량한 무리들이 그림자처럼 성룡의 문에 붙어 조정을 시끄럽게 하고 사론(士論)을 분열시켜 남북(南北)의 설(說)이 또 세상에 떠돌고 있는데, 이는 실로 성룡이 그 시초를 만든 것”이라고 탄핵했다.
 
들은 명나라 찬획 주사 정응태가 조선이 일본과 손을 잡고 명을 치려한다는 무고에 대한 해명을 하기 위해 유성룡을 명 조정에 보내고자 했으나, 이를 유성룡이 거절하자 탄핵으로 몰고 갔다.
 
결국 서애는 미련없이 영의정을 사직하고 낙향했다. 하지만 서애는 조선에 대한 충성을 또 시작했다. 임진왜란 재발 방지를 위한 역작 <징비록>을 남겼다. 아이러니하게도 정작 이 책을 탐독해야 할 조선은 무시했지만 일본은 서애의 가르침을 깊이 새겼다. 에도 막부시절 중고 서점에서도 <징비록>을 쉽게 찾을 수 있었다고 하니 조선의 위정자들이 얼마나 한심한 존재들이었는지 능히 짐작하고도 남을 일이다. 징비록을 깊이 연구한 일본은 조선 정복에 성공한다. 난세에 영웅이 난다는 말은 서애 유성룡을 두고 한 말이다.
 
최근 이낙연 총리가 1987년 체제 이후 최장수 총리 기록을 갈아치웠다. 조국 스캔들로 최대 위기에 빠진 여권은 차기 대선 후보 선두권을 고수하고 있는 이 총리가 내년 총선에서 리더 역할을 해줄 것이라는 기대감을 갖고 있다.
 
하지만 이낙연 총리의 2년 6개월은 문재인 정부의 실정(失政)과 궤를 같이 한다. 한미동맹 해체 위기, 사상 최악의 對日 관계, 북한의 잦은 도발과 11개월째 마이너스를 기록하고 있는 수출 불황, 한국 경제의 허리인 3040 취업자의 지속적인 감소 등은 이낙연 총리의 임기 동안에 발생한 일이다.
 
이낙연 총리가 대권에 도전하려면 서애 유성룡 선생의 삶을 제대로 고찰해야 할 것이다. 유성룡 선생이 선조에 충성을 한 것이 아니라 조선에 충성을 했다는 사실을 잊는다면 대권의 꿈은 요원할 것이다.
 
담당업무 : 산업1부를 맡고 있습니다.
좌우명 : 人百己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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