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지주 카드사, 실적 선방 속에서 오히려 ‘한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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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지주 카드사, 실적 선방 속에서 오히려 ‘한숨’
  • 정우교 기자
  • 승인 2019.11.04 18:4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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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지주 카드사 ‘나쁘지 않은 성적’, 신한·KB국민·우리↑…하나↓
‘옥죄는’ 정책 …카드 발급 감소와 판관비 절감은 결국 고객에 악영향

[시사오늘·시사ON·시사온=정우교 기자]

상기 이미지는 기사 내용과 관련 없습니다 ⓒ시사오늘 정우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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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지주 카드사들의 3분기 실적 선방이 오히려 위태로운 조짐으로 관측되고 있다. 

이번 성적이 준수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지만 4분기와 내년을 가늠할 수 없을뿐 아니라, 비우호적인 정책에 따라 끊임없는 부침을 겪고 있기 때문이다.

이 가운데 더 이상의 이익 감소를 막고 비용절감을 위해 특단의 조치를 고려하고 있는 카드사들도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아울러 금융지주 카드사 간에도 시장점유율에 따라 실적의 격차가 더욱 커지면서, 결국은 고객에게 악영향을 끼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금융지주 카드사 '나쁘지 않은 성적', 신한·KB국민·우리↑…하나↓

우선, 이번 3분기를 살펴보면 금융지주 카드사들의 성적은 대체로 나쁘지 않았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신한·KB국민·우리카드의 순이익은 늘었고 하나카드는 여전히 부진한 모습이었지만 수수료이익의 감소분 등 미세한 부분에서는 기대감을 갖게 했다. 

신한카드는 개선된 실적을 내놨다. 금융지주에 따르면 신한카드는 올해 3분기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3.9% 늘어난 4111억원의 누적 당기순이익을 기록했다. 신용카드의 영업수익이 전년동기대비 0.2% 증가한 반면, 할부금융 및 리스 시장에서 눈에 띄는 성장세를 나타냈다.

KB국민카드의 경우, 올해 3분기 누적순이익 2510억원을 기록하면서 지난해 같은 기간 2455억원에 비해 2.24% 늘어나는 모습을 보였다. 

그룹 순수수료이익에서도 KB국민카드의 비중은 늘고 있었다. 3분기 자료를 살펴보면 KB국민카드의 순수수료수익은 총 1730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20억원이 늘어났다. 비율에서도 지난해 3분기 전체 순수수료이익 비중 9.78%에서 올해는 10.07%로 증가했다. 

우리카드도 올해 3분기 누적 순이익이 948억원으로 집계되면서, 안정적인 모습을 이어갔다. 신용카드 연체율도 1.40%를 기록하면서 2분기에 비해 0.01% 낮아졌고, 자산도 전분기대비 2.5% 늘어난 8조2000억원을 기록했다. 

반면, 하나카드의 부진은 계속됐다. 이번 3분기 누적 순이익이 498억원으로 전년동기대비 37.8% 줄어든 모습이었다. 다만, 3분기 당기순이익이 전분기 대비 늘었다는 점과 신용카드 수수료 이익의 감소분이 매년 완화되고 있다는 점이 기대를 가져볼 수 있는 부분으로 보여지고 있다. 

모호한 금융당국 정책…신규 카드 발급 등 판관비 절감은 곧 고객 영향

이렇게 금융지주 카드사들은 '나쁘지 않은' 성적을 보였지만, 마냥 웃을 수는 없는 상황이다.

우선 금융당국의 정책이 모호하다는 지적이다. 앞서 금융당국이 지난해 제시한 '카드수수료 종합개편방안'에 대해 당시 업계에서는 '이익 감소'와 '경쟁 심화'를 지적한 바 있다. 일각에서는 항상 선거철이 다가오고 정권이 바뀔 때마다 만만한 카드 수수료부터 건드린다는 불편한 심기를 드러냈다. 

이같은 반응과 예상은 곧 현실화되고 있다. 특히 그동안 결제시장에서 카카오페이, 제로페이 등 핀테크업체의 등장도 상당한 부담으로 다가오고 있다. 

관계자들은 어쩔 수 없이 신규 카드발급 등에 따른 판관비를 줄여가고 있는 상황이라고 입을 모으고 있다.

이와 관련, 한 관계자는 최근 기자와 만나 "이렇게 되면 신용카드 신규발급건수나 관련 혜택이 줄어들 수 밖에 없을 것"이라면서 "그렇게 되면 고객들의 카드 사용도 줄어들 수 있고 내수시장 침체에 영향을 주는 악순환 고리가 만들어질 수 있다"고 우려했다.

그는 이어 "카드사들의 비용에 대한 내부 고민과 그에 따른 출혈은 더욱 심해질 수 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결국 카드사들의 '선방'이 고객에게 악영향을 끼치는 웃지 못할 상황이 될 수도 있다는 의미다. 이에 당분간 업계를 둘러싼 불편한 기류는 계속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담당업무 : 증권·보험 등 제2금융권을 담당합니다.
좌우명 : 우공이산(愚公移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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