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동치는 PK민심③>김정길의 희망 vs 문재인의 운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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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동치는 PK민심③>김정길의 희망 vs 문재인의 운명
  • 윤종희 기자
  • 승인 2011.09.27 17:0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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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 대선…PK 다리에서 만난 두 정치인

[시사오늘·시사ON·시사온=윤종희 기자]

대한민국 정치 거물인 김영삼 전 대통령의 고향 경상남도 거제에서 대통령이 또 다시 나올 수 있을까. 가능성이 없다고는 할 수 없다. 최근 야권 대선주자로 떠오르고 있는 김정길 전 행자부 장관과 문재인 노무현재단 이사장도 거제 출신이다. 김정길 장관은 1945년생이고 문재인 이사장은 1953년생이다.

두 사람은 고(故) 노무현 전 대통령과 절친한 사이였다는 점에서도 공통점을 갖고 있다. 뿐만 아니라 두 사람은 지난 6월 서로 약속이나 한 듯이 <김정길의 희망>과 <문재인의 운명>을 각각 출간했다. 두 사람이 자천타천으로 대선주자로 거론되기 시작한 것도 자서전 발간과 맞물려 있다.

이 처럼 두 사람이 닮았지만 조금만 깊이 들어가면 여러가지 다른 점이 보인다. 우선 두 사람이 부각된 배경이 다르다.

김 전 장관은 노무현 전 대통령보다 더 격렬하게 지역주의 해소를 위해 온 몸을 던져왔다. 20여년간 민주당 간판을 달고 부산에서 출마, 연신 낙선했다. 노 전 대통령이 서울 종로로 올라가 당선된 경력이 있는 반면 김 전 장관은 끝까지 부산 출마를 지켰다. 때문에 호남은 노 전 대통령처럼 김 전 장관에게도 마음의 빚을 지고 있다. 그래서인지 김 전 장관을 김대중(DJ) 전 대통령의 동교동계가 막후에서 지원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김 전 장관은 지난해 6월 지방선거에서 민주당 부산시장 후보로 출마, 45% 득표율을 기록하며 주위를 놀라게 했다. 셀 수도 없이 낙선하면서도 희망을 잃지 않았던 김 전 장관에게 빛이 비치고 있는 것이다. 그의 정치역정과 자서전 제목 <김정길의 희망>이 너무나 잘 어울린다.

▲ 문재인 노무현재단 이사장과 김정길 전 행자부 장관 ⓒ뉴시스

문재인 이사장의 등장은 그의 책 제목처럼 운명적이다. 사실 문 이사장은 노무현 정권 시절 대통령 비서실장을 했지만 특별한 정치적 행보를 보이지 않았다. 그 만큼 정치권과는 거리가 있는 인물이었다. 장관은 물론 국회의원, 청와대 정무수석 비서관을 모두 지낸 김 전 장관과 비교되는 대목이다.

하지만 문 이사장은 노 전 대통령 장례식 당시 사실상 상주(喪主) 역할을 하면서 정치권과 세간의 주목을 받기 시작한다. 노 전 대통령의 적자(嫡子)로 비치기 시작한 것이다. 노 전 대통령 지지자들이 문 이사장을 중심으로 결집하게 된 이유다. 총선을 1년여 앞둔 현재 민주당 지도부에서는 내년 총선과 관련해 문 이사장이 부산·경남(PK)을 이끌어줘야 한다는 목소리가 흘러나오고 있다.

두 사람은 현재 여론조사 지지율에서도 '희망 대 운명'으로 다른 양상을 보이고 있다.

김 전 장관의 지지율은 사실상 미미하다. 김 전 장관은 21일 "지금 여론조사는 연예인 인기 투표와 비슷하다"며 "하지만 대통령 선거는 국가의 운명을 맡기는 큰 일인 만큼 막상 대통령 선거 때가 되면 국민들은 제대로 선택할 것"이라며 희망을 비쳤다.

김 전 장관에 비해 문 이사장의 지지율은 '운명적'이다. 지금까지 아무런 검증 절차도 없었는데도 민주당 손학규 대표와 1, 2위를 다투며 야권 대선지형을 흔들었다. 문 이사장의 높은 지지율에 대해 그의 절제되고 깨끗하고 충실한 이미지와 공수특전단 출신이라는 점이 한 몫 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정치권은 김 전 장관과 문 이사장 두 사람이 결국에는 야권 PK주자로 라이벌 관계에 설 것이라고 전망하고 있다. <김정길의 희망>과 <문재인의 운명>이 정치적으로 한판 붙는다는 것이다.

그 결과에 대해서는 의견이 양분된다. "아무리 노력해도 운명을 타고 나지 않으면 정치적으로 성공할 수 없다"는 쪽은 문 이사장의 승리를 점친다. 반면 "어떤 운명이라도 끈임없이 희망을 갖고 개척해 나가면 승리할 수 있다"는 쪽은 김 전 장관에게 한 표를 던지고 있다.

이 가운데 "김 전 장관도 좋은 운명을 갖고 있고 문 이사장도 희망을 가지고 노력하고 있는게 아니냐"면서 "두 사람을 '희망'과 '운명'으로 나누는 건 호사가들의 수다에 불과하다"는 지적도 나온다. 대신 "두 사람의 능력으로 정확하게 심판 받아야 한다"는 주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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