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계 연말 인사…‘변화냐 안정이냐’ 엇갈리는 시나리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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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계 연말 인사…‘변화냐 안정이냐’ 엇갈리는 시나리오
  • 박근홍 기자
  • 승인 2019.11.06 10:3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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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사오늘·시사ON·시사온= 박근홍 기자]

삼성, 현대차, 에스케이, 엘지, 롯데 등 국내 5대 재벌 대기업의 연말 인사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 각 사(社) CI
삼성, 현대차, 에스케이, 엘지, 롯데 등 국내 5대 재벌 대기업의 연말 인사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 각 사(社) CI

재계 연말 인사 향방에 세간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지정학적 리스크 심화, 내수 경기 침체 등 경영여건이 악화일로를 걷고 있는 가운데 '안정'을 택할지, 아니면 분위기 쇄신을 위한 '혁신'을 택할지 시나리오는 크게 엇갈린다.

6일 업계에 따르면 국내 5대 재벌 대기업 중 가장 먼저 연말 인사를 단행할 것으로 보이는 업체는 LG그룹으로, 이르면 이달 말께 사장단 인사를 발표할 전망이다. 주요 계열사들의 실적 부진이 지속되고 있는 데다, 대(對)삼성, 대SK 등으로 공격 전선을 확대한 상황인 만큼, 구광모 회장의 실용주의 철학을 감안하면 일단 큰 변화는 없을 가능성이 높다는 분석이 나온다.

다만, 구 회장이 젊은 리더로서 존재감을 과시하고, 일부 계열사들의 실적 악화 책임을 묻는 차원에서 세대교체 드라이브를 걸 수 있다는 관측도 제기된다. 대표적인 예가 지난해 영입한 외부인사 신학철 LG화학 부회장, 지난 9월 중도 사퇴한 한상범 전(前) LG디스플레이 부회장 등이다.

최대 관심사는 권영수 LG 부회장의 연임 여부다. 권 부회장은 구 회장 취임 이후 그룹과 계열사 간 가교 역할을 맡으며 뛰어난 소통 역량을 발휘해 높은 평가를 받았다. 그러나 과거 LG유플러스 대표를 역임하던 시절 화웨이 5G 장비를 선택한 점, 최근 LG화학과 SK이노베이션의 배터리 대전을 치르는 과정에서 2014년 당시 LG화학 대표였던 권 부회장의 서명이 담긴 합의서 문제가 불거진 점 등으로 책임론이 제기된 게 변수로 떠오르고 있다.

SK그룹의 정기 임원 인사는 오는 12월 초로 예상된다. 올해 임원 직급을 폐지하고, 호칭을 직책으로 구분하도록 하는 등 대대적인 인사구조 개편을 시행했기 때문에 이번 인사에서는 안정의 길을 걸을 공산이 크다는 게 지배적인 견해다. 대규모 인사보다는 원포인트 인사에 무게가 실린다.

일각에서는 최태원 회장이 사회적 가치와 디지털 혁신을 앞세워 최근 미국, 중국 등 글로벌 무대에서 적극적인 행보를 보이고 있다는 측면에서 해외시장을 겨냥한 글로벌 인재를 영입하지 않겠느냐는 말도 들린다. 최 회장은 지난 9월 미국 행사에서 지정학적 리스크에 대한 우려를 표명했고, 지난 1일 베이징포럼에서는 글로벌 연대를 강조한 바 있다. 또한 김준 SK이노베이션 사장, 박정호 SK텔레콤 사장, 장동현 SK 사장의 연임 여부에도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롯데그룹은 혁신적인 연말 인사를 이미 예고한 상태다. 신동빈 회장은 국정농단 사건에서 집행유예를 확정받은 이후 대규모 투자와 미래 먹거리 발굴을 통한 '뉴롯데' 만들기에 속도를 내고 있다. 최근에는 황각규 롯데지주 부회장이 각 계열사에 비상경영 체제로의 전환을 지시하기도 했다. 대대적인 인사가 불가피한 분위기다.

특히 유통 라이벌인 신세계그룹이 선제적으로 파격적인 인사를 단행했다는 측면에서 유통 부문의 변화가 클 것으로 보인다. 신세계그룹은 이마트의 실적 부진이 지속되자 지난달 이갑수 전 대표를 비롯한 11명의 임원을 경질한 바 있다. 롯데그룹도 백화점, 마트, 슈퍼 등 전(全)부문 상황이 좋지 않은 만큼, 칼바람이 불어닥칠 것으로 보인다.

삼성그룹과 현대자동차그룹은 혁신보다는 안정을 택할 가능성이 높다는 게 중론이다.
 
삼성그룹은 총수인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의 국정농단 재판 문제로 큰 폭의 인사가 어려운 상황이다. 꼭 필요한 계열사에만 인사를 한 뒤, 대규모 인사는 재판이 끝난 이후로 미룰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는 이유다. 다만, 파기환송심 재판부에서 이 부회장에게 부친인 이건희 회장의 신경영 선언 정도의 파급력을 가진 혁신적 선언을 당부했다는 점은 변수다. 재판을 유리한 방향으로 끌고 가기 위해서 연말 인사를 통해 변화를 줄 수 있다는 관측이 일각서 들린다.

현대자동차그룹은 이미 정의선표 세대교체 인사가 수차례 이뤄졌기 때문에 대대적인 인사는 없을 것으로 보인다. 수소차, 자율주행차 등 몇몇 미래 먹거리 사업 부문에서 소폭의 인사만 예상된다.

담당업무 : 건설·부동산을 중심으로 산업계 전반을 담당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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