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오늘·시사ON·시사온=윤종희 기자]

10·26 서울시장 보궐선거 여권(與圈) 후보를 놓고 한나라당 나경원 최고위원과 경쟁했던 김충환 의원과 이석연 전 법제처장이 연달아 출마를 포기했다.

김충환 의원은 지난 26일 한나라당 경선 방식에 불만을 터뜨리며 불출마를 선언했고 이석연 전 법제처장은 28일 자신의 낮은 지지율과 무상급식 등을 둘러싼 시민단체와의 이견 등을 불출마 이유로 밝혔다.

이로써 나경원 최고위원은 사실상 여권 단일후보가 됐다. 이번 서울시장 보선에서 보수·우파 성향 표가 분산될 우려가 해소된 것이다.

하지만, 한나라당 안팎에서는 선거 승리에 대한 자신감이 그다지 느껴지지 않는다. 나 최고위원으로 단일화 되는 과정에서 힘이 모아지기는 커녕 기운이 빠졌기 때문이다.

한나라당은 김충환 의원에게 나 최고위원과 공정하게 경쟁할 기회를 주지 않았다. TV 토론 등 정책과 비전을 알릴 시간을 주지 않고 단순히 이틀 간 여론조사로 당 후보를 뽑는 방식을 밀어붙였다.

이석연 전 법제처장의 경우 한나라당으로부터 이용만 당했다는 지적이다. 이 전 처장을 선거 판에 끌어들인 것은 당 지도부였다. 하지만, 이 전 처장의 지지율이 잘 안나오자 곧바로 버리는 모습을 비쳤다.

이 전 처장은 자신의 불출마와 관련, "낮은 지지율에 충격을 받은 게 사실"이라면서 "그러나 모든 정치적 역학관계를 떠나 무상급식과 헌법적 가치에 대해 시민단체와 의견이 달랐다"고 말했다.

"무상급식 주민투표나 복지 문제는 기성 정치권이 이분법적으로 구분해 시민에게 강요한 것인데, 나는 누구의 편도 아니고 이 문제는 양자 통합의 접점을 찾아야 할 사안"이라는 것이다.

그는 "흑백논리로 강요하는 것은 맞지 않다"며 "이 문제에 있어 시민단체와 의견 차이가 분명히 있었다"고 강조했다.

이는 중도성향 유권자들의 마음을 정확히 대변하는 것이다. 하지만, 한나라당은 이런 이 전 처장을 감싸기는 커녕 차갑게 버렸다. 동시에 중도층 표까지 날아가버린 듯하다.

한나라당의 패배 기운이 감도는 이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