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권 호실적, 내년엔 어렵다…“수익성·성장성 악화 불가피”
스크롤 이동 상태바
은행권 호실적, 내년엔 어렵다…“수익성·성장성 악화 불가피”
  • 박진영 기자
  • 승인 2019.11.06 17:36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은행업, 5년만에 절대적 수익규모 감소 ‘전망’
2020년, 기로의 해…글로벌·디지털화 ‘관건’

[시사오늘·시사ON·시사온=박진영 기자]

은행권에서 올 상반기에 이어 3분기까지 호실적 행진을 이어갔지만, 내년에는 불투명해질 전망이다. ⓒ시사오늘 김승종
은행권이 올 상반기에 이어 3분기까지 호실적 행진을 이어갔지만, 내년에는 불투명해질 전망이다. ⓒ시사오늘 김유종

은행권이 올 상반기에 이어 3분기까지 호실적 행진을 이어갔지만, 내년 전망은 그다지 밝지 않다. 최근 여러 경제연구기관들이 내놓는 자료에 따르면, 내년에도 대내외적 경제 불확실성이 가시지 않는 가운데, 은행권의 수익성과 성장성 악화가 불가피하다는 분석이다.

"은행업, 5년만에 절대적 수익규모 감소할 것"

한국금융연구원이 지난 5일 명동 은행회관에서 개최한 '2019년 금융동향과 2020년 전망 세미나'에선 내년 국내은행의 대출 자산 성장률은 5% 초중반대에 그치고, 자기자본이익률(ROE) 기준이 7% 초반으로 하락할 것이라는 예상이 나왔다. 국내은행의 올해 대출자산성장률은 5% 중후반 수준이며, 올 상반기 ROE는 8.64%이다

이날 세미나에 참석한 이대기 금융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내년 대출자산성장률 하락에 대해 "가계대출은 혁신금융 강화, 가계부채 및 부동산시장 안정화 대책 등의 영향으로 성장세가 둔화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또 "기업대출은 이미 중소기업대출 증가율이 비교적 높은 상황에서 가계대출 성장 둔화를 상쇄할 만큼의 확대는 어렵다"고 분석했다.

아울러 순이자마진(NIM)도 시장금리 하락으로 올해보다 떨어질 것으로 전망했다. 금융연에 따르면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시장금리가 1%포인트 하락하면, NIM은 평균적으로 0.06~0.09%포인트 하락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 연구원은 은행업의 수익성 악화와 관련해선 "자산성장률 둔화와 기업여신 경쟁 심화로 이자이익 관련 수익성이 악화될 것"이라 설명했다. 이어 "금융소비자보호 관련 비용 상승과 오픈뱅킹 시행에 따른 펌뱅킹 수수료 감소로 비이자이익 관련 수익성도 악화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앞서, 지난달 30일 하나금융경영연구소가 발표한 '2020년 경제·금융 및 금융산업, 일반 산업 전망 보고서'에서도 비슷한 전망이 제시됐다.

하나금융경영연구소에 따르면, "내년에 은행업이 5년 만에 절대적인 수익규모가 감소할 것"이라 밝혔다. 저성장·저금리 현상이 전체 금융권에 영향을 주면서 내년 실적이 악화될 것이라 전망했다. 또한 최근 취약계층 및 한계기업을 중심으로 연체율의 상승세가 뚜렷해지고 있어 부실화에 대한 우려감이 커지고 있다는 분석이다.

은행업의 성장 둔화와 수익성 악화의 원인으로 △NIM 하락, 자산성장률 둔화로 이자이익 감소 △내년 예대율 규제 강화로 인한 대출 증가폭 축소 △대손비용률 증가 △연체율 및 부실채권비율의 상승 등 악화되고 있는 여러 건전성 지표를 제시했다.

"내년은 은행들이 기로에 서있는 한해"…글로벌화, 디지털 전략 강화 필요

이 가운데 연구기관들은 내년 국내은행의 핵심과제로 수익기반의 글로벌화, 디지털 전략의 강화 등에 적극 나서야 한다고 조언한다.

이대기 선임연구위원은 수익기반 글로벌화를 위해 "신흥국 시장 진출 확대를 통해 신성장동력을 얻고 순이자마진(NIM)이 높은 태국, 인도네시아, 인도, 필리핀, 베트남 등에서 높은 수익을 확보해야 한다"면서, "은행별 경쟁력을 고려해 비즈니스모델과 진출대상국을 전략적으로 선택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 연구원은 디지털 전략 강화와 관련, "금융권이 디지털 전환을 지속적으로 추진하는 한편, 오픈뱅킹 환경이 본격적으로 시행되는 내년에는 외부와 적극적으로 협력해 내부 혁신을 유도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이밖에 은행의 본격적인 금융혁신을 위해서 정부 차원에서도 적극적 지원이 필요하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특히 2020년 오픈뱅킹이 본격적으로 시행되기 때문에, 신규 플랫폼이 금융권에 진입하는 등 새로운 경쟁이 시작되는 한 해가 될 전망이다.

정희수 하나금융경영연구소 금융산업팀장은 "오픈뱅킹은 금융혁신의 시작이며 성공적으로 안착되기 위해서는 현재 국회에 계류 중인 신용정보법과 개정(안)을 마련하고 있는 전자금융거래법이 조속히 진행되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담당업무 : 은행·저축은행·카드사 출입하고 있습니다.
좌우명 : 생각하는 대로 살지 않으면 사는 대로 생각하게 된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