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종 프랜차이즈’ 맘스터치, 사모펀드로…엇갈리는 시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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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종 프랜차이즈’ 맘스터치, 사모펀드로…엇갈리는 시선
  • 안지예 기자
  • 승인 2019.11.06 15:5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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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현식 회장, 보유 지분 대부분 PEF운용사에 넘겨
“품질 저하 우려” vs “프랜차이즈 산업 발전 모델”

[시사오늘·시사ON·시사온=안지예 기자]

맘스터치 로고 맘스터치
맘스터치 로고 ⓒ맘스터치

‘가성비’의 대명사로 불리며 버거업계 새로운 강자로 부상하던 맘스터치가 사모펀드에 팔린다.  이번 매각 결정으로 맘스터치의 새로운 전기가 마련될지, 오히려 후퇴하는 계기가 될지를 두고 업계·소비자 시선이 엇갈리는 모양새다.

맘스터치를 운영하는 해마로푸드서비스 주식회사는 지난 5일 대주주인 정현식 회장이 보유한지분 5478만2134주(57.85%)를 사모투자펀드(PEF) 운용사인 케이엘앤파트너스 주식회사에 양도양수하는 양해각서를 체결했다고 공시했다. 1주당 매각단가는 3500원으로, 총 매각 금액은 약 1973억원이다.

최종 계약이 이뤄지게 되면 정 회장은 소액주주로 남게 되며 해마로푸드서비스의 경영권은 케이엘앤파트너스로 넘어가게 된다. 회사 측에 따르면 정 회장은 보유 지분을 직간접적으로 보유하게 되며 회장직은 그대로 유지한다.

정 회장은 지난 2004년 해마로푸드서비스를 설립한 창업주다. 당시 TS 해마로 맘스터치 사업부가 해마로푸드서비스로 법인분리하면서 대표이사로 취임했다.

이후 맘스터치는 가성비가 특징인 대표 메뉴인 ‘싸이버거’를 앞세워 시장에 빠르게 안착했다. 지난 2013년 매출액 500억원에서 3년 후에는 매출을 3배 가까이 끌어올렸다. 지난 2016~2018년까지 3년간 매출액, 영업이익, 순이익도 일제히 증가했다. 매장도 현재 1200여개까지 늘려 업계 1위인 롯데리아를 바짝 추격 중이다. 베트남을 비롯해 대만, 미국, 싱가포르, 말레이시아, 필리핀 등 동남아를 중심으로 한 해외 사업도 활발히 추진 중이다.

이렇듯 본궤도에 오른 사업체를 매각한 배경에 관해 정 회장은 “지금의 성공을 넘어 앞으로 글로벌 프랜차이즈 기업으로 나아가기 위해서는 과감한 변화와 혁신이 필요했다”며 “기업을 자식에게 대물림하기보다 글로벌한 역량과 능력 있는 전문 경영인을 통해 회사를 운영하는 것이 해마로푸드서비스의 발전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 판단했다”고 말했다.

매각 소식에 시선은 엇갈린다. 우선 국내에서는 사모펀드에 대한 인식이 부정적이다. 단기 수익을 얻고 매각하는 행태를 바람직하지 않다고 보기 때문이다. 실제 소비자들 사이에서도 제품 품질이 떨어지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사모펀드는 수익을 내는 게 최우선인 만큼 가맹점주와의 마찰을 빚을 가능성도 있다.

하지만 업계 일각에서는 이번 해마로푸드서비스의 매각이 이같은 부정적 인식을 잠재울 수 있는 계기가 되길 바라고 있다. 이미 해외에서는 스타트업, 벤처기업들이 가치를 올려 제 몸값을 받고 엑시트(투자금 회수)한 뒤 또 다른 투자를 이어가는 형식으로 산업을 발전시키고 있다.

실제 매각 성사 시 정 회장도 지분 양도 금액으로 프랜차이즈 산업 발전을 위한 엑셀러레이터를 구축, 가능성 있는 신생 기업들에 적극적으로 투자한다는 방침이다.

한 업계 관계자는 “향후 프랜차이즈 산업은 스타트업 모델을 배워야 할 필요가 있다”며 “창업주가 적당한 가격을 받고 기업을 팔고 이후 투자를 이어가거나 새로운 아이디어로 또 다른 사업을 만드는 게 프랜차이즈가 발전할 수 있는 길”이라고 말했다.

또한 “창업주의 이같은 결단은 국내 프랜차이즈 기업들이 오너리스크로 몸살을 앓는 문제와 고리를 끊을 수 있는 방법이기도 하다”면서 “사업 규모가 커질수록 개인의 능력이 힘에 부칠 수 있는 만큼 전문경영인으로 효율적인 경영 체제를 구축하는 게 현명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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