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톨게이트 요금 수납원] “없어질 직업이라고?”…입장없는 정치권
[톨게이트 요금 수납원] “없어질 직업이라고?”…입장없는 정치권
  • 조서영 기자
  • 승인 2019.11.08 16:5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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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일 민주당 이해찬·김현미 사무실 점거 농성
관련해 구체적 입장 밝힌 정당은 정의당뿐

(시사오늘, 시사ON, 시사온=조서영 기자)

인상을 찌푸리며 농성 현장을 지나가던 한 시민은 혀를 차며 말했다. ‘없어질 직업’이라고. 뿐만 아니었다. 농성 기사에 달린 수많은 익명의 댓글도, 청와대에서 국가 경제를 관할하는 이호승 경제수석도 그들을 향해 그렇게 말했다. 

“톨게이트 수납원이 없어질 직업이란 게 눈에 보이지 않나요?”

전국여성연대 회원과 톨게이트 비정규직 노동자들이 지난 10월 17일 청와대 분수대 앞에서 열린 톨게이트 노동자 정규직화 촉구 기자회견을 가졌다.ⓒ뉴시스
전국여성연대 회원과 톨게이트 비정규직 노동자들이 지난 10월 17일 청와대 분수대 앞에서 열린 톨게이트 노동자 정규직화 촉구 기자회견을 가졌다.ⓒ뉴시스

톨게이트 수납원의 6년간의 투쟁

톨게이트 요금 수납원들은 7일 오후 더불어민주당 이해찬 당대표와 김현미 국토교통부 장관의 지역 사무실에서 점거 농성을 벌였다. 한국도로공사에 직접 고용을 요구하는 수납원들이 여당 사무실을 향한 이유는 하나다. ‘수납원들 직접고용 민주당이 책임지라’는 것이다. 

농성의 방향이 여당 사무실을 향하자 비로소 주목을 받기 시작한 이 투쟁은, 사실 지금으로부터 6년 전에 시작됐다. 요금 수납원 368명이 2013년 한국도로공사(이하 도공)를 상대로 근로자 지위 확인소송을 내면서 긴 싸움의 서막을 알렸다.

이 사건은 1·2심 재판을 거쳐 2017년 3월 대법원에 접수됐고, 대법원으로부터 2019년 8월 29일에야 원고 승소 판결을 한 원심을 확정 받았다. 

쟁점이 된 부분은 용역업체 소속인 수납원이 근로자 파견계약 여부였다. 수납원의 주장은 용역계약은 사실상 근로자 파견계약으로 2년의 파견 기간이 만료된 날부터 도공이 직접 고용해야 할 의무가 있다는 것이고, 도공의 입장은 용역업체가 독자적 운영 체계를 갖추고 있기 때문에 파견계약이 아니라는 것이었다.

대법원은 “실질적으로 수납원은 도공으로부터 직접 지휘를 받았기 때문에 도공에 고용된 직원으로 봐야한다”며 수납원의 손을 들어줬다. 무엇보다 대법원의 최종 판결에 의해, 2심 판결 직후 전체 수납원 6500명 중 자회사 편입에 반대한 1500명을 전원 해고한 도공은 이들을 직접 고용해야 했다.

대법원 판결로 끝난 것만 같던 6년간의 싸움은 원고 승소 판결을 받고 열흘 만에 다시 시작됐다. 수납원들은 도공 본사에서 직접 고용을 주장하며 9월 9일부터 8일 기준 60일 째 점거 농성 중이다.

이정범 민주일반연맹 공공연대노조 조직실장은 “수납 노동자들의 대량해고 사태는 정부와 집권 여당의 정책에 의해 발생한 것”이라며 “민주당은 중재할 입장이 아니라 해결해야 할 주체”라고 주장했다.

반면 한국도로공사는 7일 대법원 판결에 따른 해당 원고 수납원에 대한 직접고용뿐만 아니라 계류 중인 수납원에 대한 자체 고용 안정 방안도 진행 중이라고 밝혔다.

지난 9월 6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한국도로공사 톨게이트 노동조합 정의당 집단 입당식을 가졌다.ⓒ뉴시스
지난 9월 6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한국도로공사 톨게이트 노동조합 정의당 집단 입당식을 가졌다.ⓒ뉴시스

정치권의 입장은? 입장 밝힌 정당은 정의당뿐

한편 정치권에서 이들에 대한 구체적 입장을 밝힌 정당은 정의당뿐이다. 

정의당은 2015년 9월 도공을 향해 정규직 전환 촉구 성명서를 시작으로, 약 4년 뒤 2019년 9월 5일 톨게이트 노동조합의 정의당 집단 입당으로 수납원들과 인연을 이어오고 있다.

이날 심상정 대표는 “노동의 가치가 존중되는 사회, 이것이 우리 정의당이 집권해 이루고자 하는 사회의 가장 중심”이라며 “도로공사가 최종 법적 판결이 났음에도 불구하고 복직 이행에 꼼수를 부린다든지, 다른 편법을 동원하는 문제에 대해선 정의당이 단호하게 맞서겠다”고 당부했다.

이후로도 정의당 측 대변인, 여성본부, 청년 대변인 등은 꾸준히 도공이 노동자들에 사과하고 즉각 전원 직접고용 할 것을 촉구해왔다.

또 민주당은 지난 10월 9일 당 을지로위원회를 통해 도공과 한국노총 소속 톨게이트 노조와의 ‘한국도로공사 요금 수납원 현안 합의 서명식’을 열어 중재했다. 당시 양측 합의서에 따르면, 공사는 대법원 판결 취지를 존중해 2심 계류 중인 수납원은 직접 고용하고, 1심 계류자는 판결 이전까지는 임시직 근로자로 고용하기로 했다.

반면 자유한국당과 바른미래당은 당 차원의 입장을 현재까지는 밝히지 않은 상태다.

담당업무 : 정치부 기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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