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간필담] ‘신당 성공’ 여부는 타이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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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간필담] ‘신당 성공’ 여부는 타이밍
  • 윤진석 기자
  • 승인 2019.11.10 16:1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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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교안+유승민 중심의 통합 플랜 나오는 이때
돌아보는 신민당 성공 이유와 역대 실패 사례

[시사오늘·시사ON·시사온=윤진석 기자]

85년 2월 12대 총선을 앞두고 YS(김영삼계)와 DJ(김대중계) 중심으로 창당한 신민당은 무서운 속도로 바람을 일으키며 전두환 정권을 견제할만한 제1야당으로 우뚝서는 저력을 보인바 있다. ⓒ뉴시스
85년 2월 12대 총선을 앞두고 YS(김영삼계)와 DJ(김대중계) 중심으로 창당한 신민당은 무서운 속도로 바람을 일으키며 전두환 정권을 견제할만한 제1야당으로 우뚝서는 저력을 보인바 있다. ⓒ뉴시스


기업도 소비자의 구매 욕구를 알아야 제품이 잘 팔린다. 정치도 마찬가지다. 국민의 염원이 무엇인가. 이를 알아야 성공한다. 흔히들 얘기하는 ‘정치는 곧 타이밍’이란 예술의 정점을 찍을 수 있는 것이다.

과거 YS(김영삼 전 대통령)는 타고난 감각으로 신당 성공의 타이밍을 잡은 정치인이었다. 85년 2월 12일 12대 총선을 앞두고 그는 알고 있었다. 박정희‧전두환 정권을 거친, 오랜 군사독재 기간을 국민이 얼마나 끝내고 싶어 하는지, 자신들의 손으로 정부를 선택할 권리를 얼마나 갖고 싶은지, 금방이라도 터질 것 같은 그 갈망을 정확히 간파하고 있었다.

그 결과 탄생한 것이 신한민주당(신민당)이었다. YS 상도동계와 DJ(김대중 전 대통령) 동교동계가 주축이었다. 또 이들 민주화추진협의회(민추협)를 중심으로 이철승계+신도환계+김재광계 등의 비민추협 조직도 모두 아우르는 정당이 만들어진 것이다.

창당한지 불과 25일 만에 선거를 치른 신민당은 서울 종로‧중구에서부터 바람을 몰아 부산‧대구 등 주요 지역에서 파죽지세의 승전보를 울렸다. 독재정부 여당의 기세를 꺾고, 관제야당으로 전락하고 만 민한당을 제치고 명실상부 제1야당으로 우뚝 선 것이다.

독재 정권을 견제할만한 국민의 염원을 담을 그릇, 진짜 야당다운 야당의 출현을 이뤄냈다는 평가다.

요즘, 내년 21대 총선을 앞두고 정계개편 움직임이 활발한 듯 보인다.

먼저 '유승민 발(發)' "통합 없다" 등 불발 가능성도 제기되며 삐그덕거리는 면은 있지만, 큰 틀에서 보면 보수 중심의 통합 플랜이 시동을 걸고 있다. 황교안 자유한국당 대표와 유승민 변혁 대표가 물밑 접촉한 후 통합추진단이 구성되고 있는 것도 그 일환이다. 김무성 의원의 가교 노력이 적지 않았다는 얘기도 들려온다. △조원진 우리공화당 대표와 친분이 있다고 알려진 원유철 의원이 통합추진단장으로 임명된 것부터 △원희룡 제주지사와 김용태‧하태경 의원 등 개혁보수 386 정치인들이 북콘서트 등을 매개로 뭉치는 것 또한 통합 물길의 범위를 짐작케 하고 있다.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 국면으로 갈라졌던 보수가 어떤 식으로 재편될지 주목되는 이유다.

여기에 안철수계 합류 여부를 비롯해 △국민행동본부의 장기표 재야 원로가 힘쓰는 제3세력 중심의 범야권연대 연합공천론 △자유와 공화 공동의장인 박형준 동아대 교수의 제3지대 플랫폼론 △김근식 경남대 교수의 지도부원탁회의 및 대권주자급 젊은운동장론 등이 중도개혁 정계개편에 불을 지피며 여론 층의 관심을 모으고 있다.

한편에서는 손학규 대표 중심의 바른미래당 당권파와 정동영 민주평화당, 박지원 대안신당 등 호남 기반 제3지대 빅텐트론 행보도 전개되는 양상이다.

앞으로 야권의 정계개편이 어떤 식으로 귀결될지는 모른다. 그러나 지금이야말로 신당 출현의 타이밍이라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왜 신당의 타이밍인가. <시사오늘>의 정세운 정치평론가는 역설적으로 신당 출현의 실패 사례를 통해 가늠해볼 수 있다고 진단했다. 신당이 실패하는 이유 세 가지는 △지역주의 극복을 못할 때 △상대 당에 뚜렷한 대권주자가 있을 때 △거대 양당의 적대적 공생관계가 명확할 때 등으로 꼽을 수 있다.

단적으로 ‘뚜렷한 대권주자급’의 유무를 놓고 성공과 실패 사례의 예를 들어보면 이렇다.

허주(虛舟) 김윤환 전 의원이 2000년 16대 총선을 앞두고 민국당을 창당했지만, 한나라당의 뚜렷한 대권주자였던 이회창 대표를 극복 못하고 막을 내렸다. 2012년 19대 총선 전 만들어진 박세일 대표의 국민생각 역시 새누리당의 뚜렷한 박근혜 대권주자라는 벽을 넘지 못하고 흐지부지됐다.

반대로 2016년 20대 총선 때 성공을 거둔 안철수 중심의 국민의당 경우 어땠을까. 여러 성공 요인이 있겠지만, 상대 당인 거대양당을 대표할 뚜렷한 대권주자가 없었기에 가능했다고도 볼 수 있다. 새누리당(현 자유한국당)은 말할 것도 없고, 새정치민주연합(현 더불어민주당)만 해도 문재인 당시 대표부터 안희정 충남지사, 박원순 서울시장, 이재명 성남시장 등 경쟁체제였지, 한명의 독주체제는 아니었던 것이다.

정 평론가는 “어찌됐든 신당 창당의 실패와 성공사례가 있지만, 이에 비춰보면 지금이야말로 새롭게 야권을 재편할 신당 창당 타이밍의 적기일 수 있다”고 전망했다. 이유는 “바로 정부에 대한 견제심리가 강해지면서 제대로 된 제1야당의 등장을 바라는 국민염원이 커지고 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또 그 방증으로 “조국 전 법무부 장관을 둘러싼 사태 때 동력을 잃어갔던 서초동 집회와 달리 구심력을 높여간 광화문집회를 통해 정부 견제의 국민 염원을 확인할 수 있다”고 전했다.

하지만 문제는 “근래 정당 지지율만 봐도 알 수 있듯 그 같은 민심이 현재의 한국당으로 오롯이 흘러가지 못한채 무당층으로 겉도는 상황”이라고 지적했다. 때문에 “한국당 중심 여하를 떠나, 국민의 염원을 담아 중원을 선점하고 외연을 확장할 반문 신당으로 야권이 새롭게 재편해 등판한다면 성공할 수 있을 것”이라는 관측이다. "마치 12대 총선 때 야당다운 야당으로 성공한 신민당의 출현처럼 이번이 그런 타이밍일 수 있다”고 예측했다.

담당업무 : 정치부 기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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