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텔링] 안철수가 총선 전 올 수밖에 없는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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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텔링] 안철수가 총선 전 올 수밖에 없는 이유
  • 윤진석 기자
  • 승인 2019.11.10 22:0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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총선 전 온다 vs. 안 온다…?
“귀국 타이밍 빠른 것이 낫다”

[시사오늘·시사ON·시사온=윤진석 기자]

안철수 전 바른미래당 공동대표는 총선 전에 올까, 총선 후에 올까. 내년 총선을 앞두고 그의 행보에 관심이 주목되고 있다. ⓒ뉴시스
안철수 전 바른미래당 공동대표는 총선 전에 올까, 총선 후에 올까. 내년 총선을 앞두고 그의 행보에 관심이 주목되고 있다. ⓒ뉴시스

 

정치에 대한 이 썰, 저 썰에 대한 이야기.
이번 정치텔링은 ‘안철수, 왜 안 올까’에
관심을 둬봤습니다.

‘총선 전 돌아온다 vs. 돌아오지 않는다.’

두 갈래 길이 있습니다. 안철수 전 바른미래당 공동대표는 미국에 머무르고 있습니다. 총선 전후를 기준으로 안 전 대표는 어떤 선택을 하게 될까요.

관련해 <시사오늘>은 얼마 전 재미난 정치공학적 팁(tip)을 제시한 바 있습니다. 정세운 정치평론가는 안 전 대표가 독일에서 한국으로 직행하지 않고 미국으로 간 데에는 “대권주자로서의 존재감을 극대화할 수 있는 타이밍을 보고 있기 때문”이라고 관측한 바 있습니다.

타이밍의 기준은 야당의 총선 승패 향방에 대해 안 전 대표가 어떻게 셈을 하는지에 따라 달려있다는 분석이었습니다. 이를 다시 상기하면 이렇습니다.

“안 전 대표의 내년 총선 셈법에 따라 정치복귀 타이밍이 판가름 날 것으로 보인다. 만약 21대 총선에서 야권이 승리할 것으로 전망한다면 안 전 대표는 그 전에 돌아오려 할 것이다. 반대로 야권이 질 것으로 내다본다면 총선 이후로 귀국 타이밍을 늦출 가능성이 높다. 과거 영국에 머물다 귀국한 후 세를 결집해 1997년 대권을 잡은 DJ(김대중 전 대통령)처럼 할 것인가, 아니면 20대 총선 때 만덕산에서 내려오지  않아 타이밍을 놓친 손학규 (바른미래당) 대표처럼 할 것이냐의 갈림길에 놓여 있다고 볼 수 있다.”(정세운, 10월 13일 통화)
 

안철수 전 바른미래당 공동대표가 총선 이후에 올 거라고 보는 시각에는 야당의 총선 승패 여부와 관계가 있다는 분석이다.  ⓒ뉴시스
안철수 전 바른미래당 공동대표가 총선 이후에 올 거라고 보는 시각에는 야당의 총선 승패 여부와 관계가 있다는 분석이다. ⓒ뉴시스

 

“安, 남은 대권 기회는 단 한번”
“국민이 부를 때가 귀국 타이밍”

그렇다면 안 전 대표의 셈법은 어느 쪽으로 가닥 나고 있을까요. 최근 안 전 대표 측의 심중을 잘 알고 있다는 여의도 정가의 한 인사를 만나 들어본 결과 안 전 대표는 후자 쪽으로 무게를 두고 있음을 짐작할 수 있었습니다.

안 전 대표가 연내 귀국할 거라는 소식이 나돌던 시기, 이 관계자는 “그럴 리 없다”고 말했습니다. 다만 “선거법 통과 여부에 따라 귀국 여하도 달라질 수 있겠지만”이라는 단서는 달되,  결과적으로 “안 전 대표에게 남은 대권의 기회는 딱 한번이다. 그 기회는 총선 후에나 올 것”이라고 진단했습니다. 

해당 이유로 첫째, 총선에서 안 전 대표가 할 수 있는 게 딱히 없다고 측근들은 보고 있는 듯했습니다. 즉 야권 정계개편 판에서 안 전 대표가 중심이 돼 주도할 상황이 못 된다고 보는 것입니다.

둘째 복귀를 촉구하는 이들은 현실 정치인들일 뿐 정작 국민이 부르는 것은 아니라는 판단도 귀국을 늦추는 원인이 되고 있습니다.

만약 국민이 원한다면 여론조사 지표상에서 안 전 대표의 차기대권 지지율이 고공행진을 이어갈 것입니다. 그러나 범여권에서는 이낙연 총리가 주로 1위를, 범야권에서는 황교안 자유한국당 대표가 1위를 달리는 양상입니다. 반면 안 전 대표는 ‘유시민․유승민․이재명․조국․박원순․김부겸’등의 주자들과 경쟁을 벌이며 중위권 전후반대 순위에 머무는데 불과 합니다.

따라서 총선 전 올 경우, 자칫 예전처럼 정치적 불쏘시개로 활용될 뿐 대권 기회를 놓칠 수 있다는 우려가 적지 않다는 게 측근들의 의중인 듯 보였습니다. 어찌 보면 이런 내막을 통해 형성된 ‘이용만 당할 뿐이야’라는 피해의식이 안 전 대표와 그의 측근들 사이에 자리매김하고 있다는 견해입니다.

하지만 귀국하지 않는 결정적 이유는 앞선 <시사오늘> 관측대로 총선 셈법 때문인 것으로 읽혀지고 있습니다. 관계자 역시 “문재인 정부에서 치러지는 내년 총선에서 더불어민주당과 한국당의 여야 의석 비율이 비등비등해지겠지만, 야당이 크게 선전하긴 어렵다고 본다. 영남을 제외하면 수도권 등은 여당이 더 유리하다”고 봤습니다. 이어 “총선 이후 한계를 느낀 야당에서 자연스레 안 전 대표를 필요로 하지 않겠느냐”고 덧붙였습니다.

때문에 안 전 대표는 그가 도전하는 마라톤처럼 장기적 숨고르기를 할 거라는 얘기였습니다. 무엇보다 정계를 떠나 있는 동안 지난 정치 활동에 대해 허심탄회 성찰하며, 자신의 진짜 동지가 누구이고, 어떻게 함께 갈지를 가려보는 심사숙고의 시간을 갖고 있을 거라는 전언이었습니다.

한편 비슷한 시기 대안신당의 박지원 의원 역시 총선 후에나 올 거라고 언급해 눈길을 끌었습니다. 박 의원은 지난 7일 TBS라디오 <김어준의 뉴스공장>에 출연해 “안 전 대표는 어떻게 움직일지 점치기 힘든 인물”이라면서도 “한국당과 황교안 대표가 신통치 못한 결과를 보이면 본인을 데려갈 수도 있다는 계산을 하고 있을 것”이라고 관망했습니다.

안 전 대표를 걱정하는 측근 측 인사나, 그와 갈등을 겪고 갈라선 박 의원이나 공교롭게도  결과치의 전망은 비슷한 셈입니다.
 

ⓒ시사오늘
ⓒ시사오늘

 

플러스 시사오늘 팁
“총선 지나면 기회 없다”

물론 안 전 대표 본인의 귀국 타이밍은 그 자신만 알고 있을 거라고 비쳐집니다. 지금껏 보여 온 특유의 저돌성으로 보면, 돌연 귀국한다는 깜짝 발표가 전해질지도 모르는 일입니다. 섣불리 단정할 수 없는 가운데 적어도 대권 행보를 위해서는 안 전 대표가 조귀 복귀를 하는 게 더 낫다는 조언도 들려옵니다.

이에 대해 정세운 평론가는 10일 통화에서 “결과는 알 수 없지만 정무적 판단을 해본다면 선거법이 통과되든, 아니든 제3당에 대한 바람이 불 것”이라고 운을 뗐습니다. 그는 “만약 선거법 통과가 불발될 경우 황교안 대표는 더욱 필사적으로 야권통합에 나설 것”이라며 “안 전 대표가 이때 지분을 갖고 들어간다면 차기 대권에 유리한 고지를 점할 수 있을 것”이라고 예측했습니다.

결국 “안 전 대표도 정치를 십년 가까이 하면서 정무적 감각이 생겼을 것”이라며 “총선 전 올 수밖에 없고, 스스로 올 준비를 하고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습니다. 정 평론가는 “YS(김영삼 전 대통령)가 신민당 창당을 할 때, 가택연금 중에서도 전면에 나서 12대 총선을 성공시킨 끝에 더 큰 지분을 얻었듯 안 전 대표도 총선 때 역할을 해야 기회가 생기지, 안 그러면 기회는 오지 않는다”고 강조했습니다.

뒤이어 “내년 총선은 ‘조국 사태’ 이후 극복 과제로 떠오른 586운동권 출신 정치인들을 뛰어넘기 위한 경쟁 구도가 될 것”이라며 “같은 586세대이지만 IT기업벤처를 살려온 안 전 대표가 밀레니얼 세대를 대표할 차별성 있는 리더로 선명하게 부각될 좋은 계기가 올 것”이라고 봤습니다. 또 그것은 “안 전 대표 스스로 만들어가야 할 몫”이라고 전했습니다.

담당업무 : 정치부 기자입니다.
좌우명 : 꿈은 자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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