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동성 칼럼> '기대반 우려반' 집권여당 대표의 방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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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동성 칼럼> '기대반 우려반' 집권여당 대표의 방북
  • 김동성 자유기고가
  • 승인 2011.09.30 11: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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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나라당 홍준표 대표의 개성공단 방문에 즈음해

[시사오늘·시사ON·시사온=김동성 자유기고가)

오는 10월26일 서울특별시장 선거 준비가 한창인 가운데, 정치권에서는 뜻밖의 소식이 전해졌다. 여당 대표가 북한을 방문한다는 소식이다. 한나라당 홍준표 대표는 지난달 27일 기자들이 모인 가운데, "30일 개성공단을 실무 방문할 것"이라고 '깜짝' 발표했다.
 
마땅히 방북설이 없던 터라 놀라움은 클 수밖에 없다. 더욱, 이 사실이 당사자인 홍 대표의 입에서 나왔다는 점에서 충격은 이루 말할 수 없다. 그도 그럴 것이, 한나라당이 어떤 당인가. 자칭 타칭 이른바 '보수색채'를 유지해온 보수정당이다.
 
특히, 이명박 정부 출범이후 남북 관계가 급속한 냉각 상태에 들어가면서, 양측은 '소리 없는 전쟁'도 불사해 왔다. 주로 통일부 등, 정부가 나서 북한을 상대했다고는 해도, 정권의 성격을 따져 볼 때 그야말로 '가까이 하기엔 너무 먼 사이'였던 것.
 
지난 2002년에도 한나라당 출신의 대표급 인물이 방북해 김정일 국방위원장을 만났던 사례는 있다. 박근혜 전 대표가 그 주인공. 하지만 당시 박 전 대표는 당 대표를 맡기 이전이었다. 다선의 유력 정치인이라는 것 외에는 박 전 대표의 방북은 그리 특징 지워지지 않았다.
따라서 홍 대표의 이번 방북은 정부 여당 대표로 그것도 보수당의 대표로는 매우 이례적 일 수 밖에 없다.
 
그래서 궁금해진다. 홍 대표가 갑작스레 방북을 추진하게된 배경이 뭐냐는 것이다. 그는 기자들에게 '개성 공단을 방문해, 관계자들을 격려하는 차원'이라고만 소개했다. 정치적 해석에 대해서도 기자들의 재량에 맡긴다는 다소 '여유'있는 멘트를 날리기도 했다.
 
정국의 반향을 뒤바꿀 중요한 선거를 앞두고, 여당 대표가 자리를 비운다? 그것도 북한을 방문하기 위해? 딱히 집히는 것은 없어도 그의 말만을 액면대로 받아들이기에는 무리가 있어 보인다.
 
소식을 들은 야당의 의견도 분분하다. 18대 내내 대북 강경 노선을 견지해온 자유선진당은 "(일부에서) 남북관계에 돌파구가 마련될 수 있다는 기대감을 표시하고 있으나 오히려 북한의 기만술책에 이용만 당하는 것은 아닌지 우려된다"고 말했다.
 
종전 대북문제에 대해 유화적 입장을 보여온 민주당도 홍 대표의 방북에 모종의 의혹을 보내며 "벼랑 끝에 내몰려 지푸라기라도 잡아보겠다는 심정"이라며, 평가 절하했다. 그러나 민주당은 "홍 대표의 방문이 개성공단과 금강산 사업에 활력소가 돼야 한다"고 요구했다.
 
여당 대표의 갑작스런 방북 소식을 접한 정치권의 반응처럼, 정가 일각에서도 배경과 속내에 신경을 쓰는 표정이다.
 
이와 관련해 모 전문가는 '남북정상회담 준비용 아니냐'는 관측을 내놓기도 했다. 이 대통령이 강조한 남-북-러를 잇는 가스관 사업에 종지부를 찍기 위한 행보라는 분석도 있다. 물론 이를 뒷받침할 근거는 그리 많지 않다. 결국 홍 대표가 방북에서 돌아와야 궁금증은 해소될 것으로 보인다. 의혹과 우려, 의문이 꼬리를 문다.
 
그럼에도 불구, 여당 대표의 방북은 작으나마 기대감을 던진다. 천안함 사태와 연평도발로 인해 전쟁 일보직전까지 냉각된 남북관계에 해빙의 실마리가 될 수 있다는 것이다. 홍 대표가 초유의 행보에서 어떤 선물꾸러미를 들고 돌아올지, 기대와 우려가 교차한다. <월요시사 편집국 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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