엇갈린 분양가 상한제 전망, 둘로 나뉜 분양시장 수요
엇갈린 분양가 상한제 전망, 둘로 나뉜 분양시장 수요
  • 박근홍 기자
  • 승인 2019.11.12 15:4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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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사오늘, 시사ON, 시사온= 박근홍 기자)

문재인 정부의 민간택지 분양가 상한제에 대한 전망이 엇갈리면서 연말 분양시장 수요도 둘로 분산된 분위기다.

12일 업계에 따르면 분양가 상한제(이하 분상제)가 시장에 어떻게 작동할 지는 크게 두 가지 시나리오로 나뉜다. 몇몇 부동산 전문가들과 주요 경제지들은 분상제 대상 지역으로 선정된 서울 27개동을 중심으로 재건축·재개발 사업이 위축돼 서울 내 신규 분양물량 희소성이 높아지고 청약 과열 현상이 발생하면서 신축 아파트값이 상승, 주변 시세를 폭등시킬 것이라고 내다본다.

반면, 분상제를 긍정적으로 바라보는 쪽에서는 재건축·재개발 사업 조합이나 건설사들이 금융 비용 등 문제로 손을 놓고 있지 않을 공산이 큰 만큼 분상제로 인한 공급 축소는 제한적이며, 서울·수도권 일부 지역에만 쏠렸던 수요가 다른 비(非)규제 지역으로 분산돼 전반적인 집값 안정화를 불러올 것이라는 분석이 제기된다.

전자의 경우 이른바 '로또 아파트'를 노린 수요자와 투자자들이 분상제가 적용되는 서울 27개동을 비롯한 서울·수도권 지역 청약시장에 몰리는 결과를 초래하는 셈이고, 후자의 시나리오대로면 분상제에 따른 반사이익과 풍선효과를 감안한 수요자와 투자자들이 시간을 두고 시장을 관망하면서 다른 지역 아파트 거래에 관심을 보일 전망이다.

정부의 추가 대책 가능성, 전세대출 규제, 금리 인하, 경기 침체 지속, 해외발(發) 불투명성 심화 등 어느 방향으로 분상제가 흘러갈 지는 누구도 장담할 수 없는 환경이기에 연말 분양시장 내 수요자들은 두 시나리오를 모두 선택 가능한 옵션으로 분류하고 움직이는 분위기다.

'르엘 신반포 센트럴', '르엘 대치' 합동 견본주택 내부 전경 ⓒ 미드미디앤씨
'르엘 신반포 센트럴', '르엘 대치' 합동 견본주택 내부 전경 ⓒ 미드미디앤씨

금융결제원 아파트투유 자료를 살펴보면 지난 8월 정부가 분상제 시행규칙을 공개한 이후 청약시장은 분명히 뜨거워졌다. 올해(지난 10일 기준) 서울 지역에 일반분양된 단지는 총 44곳, 8268세대로, 이중 분상제 시행규칙 발표 후 공급된 단지의 1순위 평균 청약경쟁률은 60.75 대 1로 집계됐다. 이전에 공급된 단지들은 평균 17.51 대 1의 경쟁률을 기록했다. 지난 11일 1순위 청약을 접수한 롯데건설의 '르엘 대치'는 31세대 모집에 6575명이 몰려 평균 212.1 대 1의 경쟁률을 보이기도 했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분상제가 수요자 구매심리에 상당한 영향을 줬다고 풀이할 수 있다. 공급 위축을 우려해 새 아파트 선점에 나선 수요자, 분상제 시행으로 청약가점 경쟁이 더욱 치열할 것이라고 판단한 수요자들이 대거 청약시장에 나선 것"이라며 "분상제를 피한 르엘 대치가 높은 청약 경쟁률을 기록한 게 그 대표적인 사례"라고 말했다.

전혀 다른 움직임도 감지된다. 분상제 대상 지역 추가 지정을 비롯한 정부의 추가 규제가 가시화되면서 규제를 피할 수 있는 지역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는 것이다. 한국감정원에 따르면 올해 1~9월 서울 외 지역 아파트 전체 거래량(74만8471건) 중 서울 거주자들이 차지하는 비중은 7.2%(5만4023건)로 전년 동기 대비 증가했다. 서울 전역이 규제로 묶이면서 반사이익을 기대하는 수요자들이 청약통장 가입기간, 재당첨 제한, 전매제한, 대출 제약 등에서 비교적 자유로운 지역으로 눈을 돌렸다는 해석이 나온다.

권일 부동산인포 리서치팀장은 "인기 지역이 규제로 묶이게 되면 쏠려 있던 유동자금이 비조정지역으로 옮겨갈 가능성이 있다. 꾸준한 집값 상승세까지 이어지고 있어 내 집 마련에 나서는 수요가 늘어난 만큼, 분양 받는데 부담이 덜한 비조정지역내 분양 단지에 관심을 갖는 사람이 많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와 관련, 일각에서는 분상제를 찬성하는 세력이나, 반대하는 세력이나 부동산시장 안정화가 필요하다는 데에는 같은 생각을 하고 있는 만큼, 분상제가 효과적으로 작동할 수 있도록 여건을 만들어야 한다는 주장도 제기된다.

이원용 부동산연구소 소장은 "지금의 상황에서는 분상제가 실효성을 거두는 건 어렵다. 청약시장이 과열될 것이고, 투기심리를 자극해 강보합이 유지될 것"이라며 "공적보증뿐만 아니라 SGI서울보증 전세대출까지 규제해 돈줄을 조이고, 분상제를 동(洞)단위 핀셋으로 추진하듯 청약제도도 구(區)단위 핀셋식으로 개편해 청약시장 과열을 사전에 차단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담당업무 : 건설·부동산 및 재계를 담당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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