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나 품는 HDC …‘승자의 저주’ 우려에 정몽규 “최선의 노력 다할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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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나 품는 HDC …‘승자의 저주’ 우려에 정몽규 “최선의 노력 다할 것”
  • 박근홍 기자
  • 승인 2019.11.12 16:2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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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사오늘·시사ON·시사온= 박근홍 기자]

HDC그룹 CI ⓒ 에이치디씨
HDC그룹 CI ⓒ 에이치디씨

HDC현대산업개발·미래에셋 컨소시엄이 아시아나항공 매각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됐다. '승자의 저주'를 우려하는 목소리에 정몽규 HDC그룹 회장은 위기일 때가 좋은 기회라며 모밀리티 그룹으로 도약하는 계기로 삼겠다고 일축했다.

12일 업계에 따르면 아시아나항공 대주주인 금호산업은 이날 오전 이사회를 열고 아시아나항공 매각 우선협상대상자로 HDC현대산업개발 컨소시엄을 선정했다고 밝혔다. HDC현대산업개발 컨소시엄은 주항공(애경)·스톤브릿지 컨소시엄, KCGI·뱅커스트릿 컨소시엄 등 매각 본입찰에 참여한 3개 컨소시엄 중 가장 높은 금액인 2조4000억~2조5000억 원을 써낸 것으로 전해진다.

HDC현대산업개발이 아시아나항공 인수에 나서게 된 건 건설업황이 침체되고 있는 상황에서 사업 다각화를 통해 난관을 타개하기 위한 선택이라는 게 중론이다. 국내 주택 등 건설업을 중심으로 사업을 영위하던 HDC그룹은 지난해부터 호텔, 레저, 면세점 사업 등 관광사업으로 발을 넓히고 있다.

공시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HDC현대산업개발이 호텔·콘도 사업부문 등 기타 사업부문을 통해 올린 매출은 1144억4200만 원으로, 같은 기간 본업인 일반건축(982억1400만 원)이나 토목(916억300만 원)보다 더 많은 매출을 올렸다. 이런 가운데 관광사업에 긍정적인 시너지를 이뤄 제2의 도약을 꾀하고자 아시아나항공 인수를 포석으로 둔 셈이다.

하지만 업계에서는 장밋빛 전망보다 승자의 저주를 우려하는 목소리가 앞서는 분위기다.

향후 실사 과정에서 추가 우발채무 등 대규모 손실이 발견될 가능성이 있는 데다, 한일 무역분쟁 등으로 항공업·관광업황이 좋지 않은 상태라는 이유에서다. 다른 국내 건설사들과 마찬가지로 HDC현대산업개발의 실적도 하락세에 접어들었다는 점도 감안해야 한다. 올해 3분기 연결기준(잠정) HDC현대산업개발의 매출과 영업이익은 전년 동기보다 각각 7.2%, 21.1% 감소했다. 영업이익률도 직전 분기 대비 2.7%p 줄었다.

시장도 비슷한 반응을 보이고 있다. 지난 6월 4만 원대 중후반을 유지했던 HDC현대산업개발의 주가는 지난 11일 3만1050원까지 떨어졌다. 3만 원대가 붕괴될 가능성이 높다는 게 증권가의 주된 전망이다.

이 같은 우려에 대해 정몽규 HDC그룹 회장은 아시아나항공 매각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된 이후 즉각 기자회견을 열고 "이번 아시아나항공 인수는 국가 기간산업인 항공산업이 HDC그룹의 지속가능한 성장에 부합한다는 전략적 판단에 따른 것이다. (아시아나항공 인수는) HDC그룹이 항공산업뿐만 아니라, 나아가 모빌리티 그룹으로 도약하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정 회장은 "국내 대표 항공사인 아시아나항공 인수 본입찰에 참여해 우선협상자로 선정된데 대해 무거운 책임감을 느낀다. HDC현대산업개발은 우선협상대상자로서 계약이 원활히 성사되도록 최선의 노력을 할 것이며, 계약 이후에는 아시아나항공이 최고의 경쟁력을 갖출 수 있도록 지원을 아끼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아시아나항공은 이번 HDC현대산업개발의 인수를 통해 항공업계 최고 수준의 재무건전성을 확보하게 될 것이며, 인수 후에도 신형 항공기와 서비스 분야에 지속적인 투자가 이뤄져 초우량 항공사로서 경쟁력과 기업가치가 모두 높아질 것으로 기대한다"며 "앞으로 HDC현대산업개발은 아시아나항공의 임직원들과 함께 긍정적 시너지를 이끌어냄으로써 주주와 사회에 기여하고, 더불어 대한민국의 국가 미래경쟁력을 강화시킬 것"이라고 덧붙였다.

담당업무 : 건설·부동산을 중심으로 산업계 전반을 담당합니다
좌우명 : 隨緣無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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