졌지만 잘싸운 애경…아시아나 인수戰 고배에도 실리 챙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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졌지만 잘싸운 애경…아시아나 인수戰 고배에도 실리 챙겼다
  • 장대한 기자
  • 승인 2019.11.13 09:4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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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사오늘·시사ON·시사온=장대한 기자]

아시아나항공 인수전이 HDC의 승리로 끝이 난 가운데, 최종 입찰에서 고배를 마신 애경도 밑질 것 없는 장사를 했다는 후한 평가가 나오고 있다. 사진은 아시아나항공 A350의 모습. ⓒ 아시아나항공
아시아나항공 인수전이 HDC의 승리로 끝이 난 가운데, 최종 입찰에서 고배를 마신 애경도 밑질 것 없는 장사를 했다는 후한 평가가 나오고 있다. 사진은 아시아나항공 A350의 모습. ⓒ 아시아나항공

아시아나항공 인수전이 HDC현대산업개발의 승리로 끝난 가운데, 최종 입찰에서 고배를 마신 애경도 밑질 것 없는 장사를 했다는 평가가 나오고 있다. 막강한 자금력을 바탕으로 항공산업의 높은 진입장벽을 뚫은 HDC의 뚝심이 빛났지만, 애경 역시 브랜드 이미지 제고 효과와 함께 내실을 다질 수 있는 기회를 잡았다는 기대감이 감돌고 있어서다.

13일 업계에 따르면 애경은 금호산업이 아시아나항공 매각을 위한 우선협상대상자로 HDC-미래에셋 컨소시엄을 최종 선정함에 따라, 동종 업계 내 인수 합병을 통해 항공업 중심의 그룹으로 거듭나겠다는 계획이 무산됐다. 앞서 애경은 제주항공의 성공적인 운영을 바탕으로 항공업 운영 능력을 입증했다는 점에서 주목을 받았지만, 시장의 예측을 웃도는 2조5000억 원 규모의 최종 배팅을 감행한 HDC의 벽을 넘지 못했다.

이에 대해 애경은 아쉬움을 뒤로 하며 "항공업 동반자인 아시아나항공이 빠른 시일내에 경영 정상화를 이뤄 함께 성장하길 바란다"는 짧은 입장을 밝힌 것으로 전해진다.

다만 애경은 이번 인수전 참전을 통해 패배의 아픔보다 실리를 챙겼다는 분석이 설득력을 얻고 있다. 사실상 부채만 10조 원에 육박한 '독이 든 성배' 아시아나를 인수했을 경우 뒤따르는 부작용도 만만치 않았던데다, 오히려 이번 참전을 통해 합리적인 경영능력을 입증할 수 있는 계기를 마련할 수 있게 됐다는 이유에서다.

실제로 애경은 최종 입찰가에서 드러났듯, 1조 5000억 원 가량의 인수가를 책정함으로써 HDC와 달리 '오버페이'라는 비난을 비켜갈 수 있게 됐다. 당초 시장 예상 인수가였던 2조 원과 HDC가 써 낸 2조5000억 원에는 크게 미치지 못했지만, 무리하지 않고 시장성을 바탕으로 산출한 금액을 제시해 내실에 초점을 둔 경영 기조를 유감없이 보여줬기 때문이다.

또한 애경은 아시아나 인수전에서 보여준 진정성과 더불어 항공업을 중심으로 한 지속 가능한 성장 전략을 모색하고 있음을 직간접적으로 드러내며 향후 제주항공의 성장 기대감을 높이는 데도 성공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특히 제주항공의 주가가 애경이 우선협상대상자에서 탈락했음에도 불구하고 오름세를 보였다는 점은 이를 방증한다. 제주항공의 종가 기준 주가는 애경이 아시아나항공 적격 인수후보로 선정됐던 지난 9월 2일 2만3850원에서 인수우선협상자에서 탈락한 11월 12일 2만5600원으로 되려 7.3% 오른 것.

이는 아시아나 인수가 '승자의 저주'로 작용해 제주항공에까지 경영 부담을 전가할 수 있다는 시장의 우려를 해소시킨 결과로 풀이된다. 더불어 업계는 애경이 아시아나 실사 기회와 함께 매각 과정 동안 세간에 회자되며 브랜드 이미지 제고 효과 역시 상당했을 것으로 내다보는 눈치다.

이에 대해 애경 측은 결과적으로 아시아나를 품지 못했지만, 이번 인수전을 계기로 내실을 더욱 다져나가겠다는 각오를 다지고 있다. 애경 관계자는 "실사와 항공사 운영 경험에 기반해 최종 입찰했지만 선정되지 않았다"며 "내실을 다지고 이용자 눈높이에 맞춘 의사결정으로 안전운항 체계를 고도화해 고객 만족도를 높여가겠다"고 전했다.

담당업무 : 자동차, 항공, 철강을 담당하고 있습니다.
좌우명 : 생각하는 대로 살지 않으면, 사는대로 생각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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