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빙 키우는 백화점…새 먹거리로 불황 뚫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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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빙 키우는 백화점…새 먹거리로 불황 뚫는다
  • 안지예 기자
  • 승인 2019.11.16 09: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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롯데·신세계·현대, 리빙관 확대하고 브랜드도 늘려
공간 꾸미기에 투자↑…리빙시장 급성장 추세

[시사오늘·시사ON·시사온=안지예 기자]

롯데백화점이 선보인 강남점 콘란샵 내부 ⓒ롯데백화점

국내 주요 백화점들이 새 먹거리로 리빙군에 눈독을 들이고 있다. 그동안 패션·명품이 백화점의 얼굴이었다면 앞으로는 리빙 상품군이 새로운 효자 사업 주축을 맡을 것으로 보인다. 국내 리빙 시장이 꾸준한 성장세를 보이고 있는 데다 홈족(Home族)의 증가, ‘가심비’가 대세로 떠오르면서 ‘내 공간’에 아낌없이 투자하는 경향이 뚜렷해지고 있기 때문이다.

롯데백화점은 창립 40주년 기념일인 15일 세계적인 하이엔드 라이프스타일 편집숍 ‘더콘란샵(The Conran Shop) 코리아’를 강남점에 오픈했다. 더콘란샵은 영국, 프랑스, 일본 3개국에 총 11개 매장을 운영하고 있으며 국내는 첫 상륙이다. 가구, 홈데코, 주방용품, 식기, 침구뿐만 아니라 서적, 아트, 잡화까지 폭넓은 라이프스타일 상품군을 보유하고 있다. 

더콘란샵 매장은 1·2층 규모의 3305㎡(약 1000평)에 이른다. 수십만원대의 조명, 쿠션부터 수백만원대 의자, 수천만원대 테이블과 쇼파에 이르기까지 상대적으로 고가의 리빙 상품들이 주를 이룬다. 고객 주문에 따라 상품 소재, 색상 등을 바꿔 맞춤형으로 제작해주는 ‘큐레이션’으로 한층 차별화된 고객 경험을 제공한다는 계획이다. 

롯데백화점은 더콘란샵이 들어선 강남점의 우수고객(MVG) 매출 구성비가 28%로 타 점포 대비 약 7.5% 높고, 구매력 높은 배후 상권을 보유하고 있다고 판단해 이곳에 매장을 열었다. 프리미엄 리빙에 대한 수요가 높은 도곡, 대치, 개포 상권이 주변 상권이며 청담, 압구정, 반포 상권의 신규 고객 내점 가능성도 높아질 것으로 추정된다.

신세계백화점 영등포점은 지난 10월 말 대대적인 리뉴얼에 착수해 10년 만에 생활전문관을 새롭게 선보인다. 신세계백화점은 별도 건물인 영등포점 B관 2~6층 5개 층을 생활전문관으로 재단장했다. 매장 면적도 1500평으로 키워 기존 생활매장(890평)보다 70% 늘렸다. 

매장 구조도 차별화했다. 명확한 기준 없이 브랜드별로 진열하던 기존 방식에서 벗어나 한국의 주거 형태인 아파트 구조에 맞춰 공간을 재구성했다. 2층은 키친&다이닝룸(부엌), 3층 스마트홈(프리미엄 가전), 4층 베드&바스룸(침실·욕실), 5~6층 리빙룸(거실·가구)으로 나눠 구역별로 맞는 상품을 한데 모았다. 입점 브랜드도 상권 최대 규모인 90여개로 기존 대비 40% 늘렸다.

현대백화점은 지난해 7월 무역센터점에 ‘럭셔리 리빙관’을 오픈하면서 핵심 공간 4층에서 패션을 제외하고 리빙 공간으로 연출했다. 이탈리아 명품 가구 브랜드 ‘카시나(Cassina)’, 프랑스 ‘리네로제’, 네덜란드 프리미엄 디자인 브랜드 ‘모오이’ 등이 대표 브랜드다. 천호점도 기존 1개 층이던 리빙 매장을 2개 층으로 늘려 5300㎡(1600평) 규모로 확장해 재개관했다. 

이처럼 백화점이 리빙 코너를 강화하고 나선 데는 국내 리빙시장 성장세와 무관치 않다. 통계청에 따르면 지난 2008년 7조원 규모였던 국내 리빙 시장은 △2014년 10조원 △2015년 12조5000억원 △2017년 12조까지 성장했다. 오는 2023년에는 18조까지 커질 전망이다. 

백화점 매출도 리빙군에서 꾸준히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롯데백화점의 리빙 상품군은 전년 동기 대비 2016년 10.1%, 2017년 10.5%, 2018년 11%, 올해 1월부터 10월까지 11.1% 성장했다. 신세계백화점의 리빙 부문 매출은 지난 2015년에 전년 대비 4.9% 늘어난 데 이어 지난해 11.3%로 증가했다.

업계에서는 국내에서 워라밸 문화가 확산되는 등 전반적인 삶의 질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홈퍼니싱, 집꾸미기에 대한 수요가 높아졌다고 보고 있다. 나만의 공간을 위해서라면 고가의 상품에도 지갑을 연다는 것이다. 가구 등 리빙 상품 특성상 오프라인 매장에 직접 찾아오는 고객도 늘 수밖에 없다.

휴 왈라(Hugh Wahla) 더콘란샵 CEO는 “한국은 이미 전 세계에서 가장 주목받고 있는 시장 중 하나이며 한국이 어떤 분야에 관심을 가지기 시작하면 항상 최고가 되고 매출도 상승했다”며 “한국시장은 역동성을 바탕으로 굉장히 빨리 바뀌고 있으며 앞으로 라이프스타일, 디자인 관련 시장이 급성장할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담당업무 : 유통전반, 백화점, 식음료, 주류, 소셜커머스 등을 담당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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