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YS서거 4주기/가상대담] 정병국 vs 이성헌…“文정부, YS 통합 정신 배워라”
[YS서거 4주기/가상대담] 정병국 vs 이성헌…“文정부, YS 통합 정신 배워라”
  • 정진호 기자
  • 승인 2019.11.18 10:3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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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른미래당 정병국 의원-자유한국당 이성헌 전 의원
정병국 “YS, 대통령 당선 뒤엔 패거리 벗어나 탕평…국민통합 노력 文 정부가 배워야”
이성현 “여야·지역·이념 극복했던 게 YS 정신…文 정부 폭정 막기 위해 보수 합쳐야”

(시사오늘, 시사ON, 시사온= 정진호 기자 한설희 기자)

YS 서거 4주기를 맞아 바른미래당 정병국 의원(좌), 자유한국당 이성헌 전 의원(우)과 인터뷰를 가졌다. ⓒ시사오늘 권희정 기자
YS 서거 4주기를 맞아 바른미래당 정병국 의원(좌), 자유한국당 이성헌 전 의원(우)과 인터뷰를 가졌다. ⓒ시사오늘 권희정 기자

“오늘부터 저는 국민 모두의 대통령이 되겠습니다. 저를 지지하지 않았던 국민 한 분 한 분도 저의 국민이고, 우리의 국민으로 섬기겠습니다. 저는 감히 약속드립니다. 2017년 5월 10일, 이날은 진정한 국민통합이 시작되는 예로 역사에 기록될 것입니다.”

2017년 5월 10일, 문재인 대통령은 취임사 첫머리에서 ‘국민통합’을 말했다.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을 거치며 이념별로, 지역별로, 정당별로 갈가리 찢긴 국민의 마음을 하나로 모으겠다는 약속이었다.

그러나 임기가 반환점을 돈 지금, 문 대통령의 공언(公言)은 공언(空言)으로 평가되는 분위기다. 소득주도성장 등 주요 정책을 추진하면서, 적폐 청산을 수행하면서, 또 조국 전 법무부장관 등 고위공직자를 임명하면서 보여준 문 대통령의 태도는 ‘국민통합’이 아닌 ‘국론 분열’이라는 결과를 낳았기 때문이다.

<시사오늘>은 김영삼 전 대통령(YS) 서거 4주기를 맞아 그가 남긴 ‘통합과 화합’의 메시지를 곱씹어보기로 했다. YS가 남긴 뜻과 현실 정치를 잇는 연결고리 역할은 상도동계 정치인들인 바른미래당 정병국 의원과 자유한국당 이성헌 전 의원이 맡았다. 정 의원은 14일 국회 의원회관에서, 이 전 의원은 11일 서울 서대문구 사무실에서 만났다. 인터뷰 내용은 대담 형식으로 재구성했다.

Q. ‘조국 사태’를 계기로 보수단체와 진보단체가 거리에서 맞부딪치면서 국론 분열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다.

정병국 – 문재인 정부가 패거리 정치를 하고 있다. 박근혜 전 대통령보다 더하면 더했지 덜하지 않은 것 같다. 진영 논리만 가지고 정치를 한다. 국가와 국민은 안중에도 없다. 국민을 갈라치기하고, 이등분한다. 말 그대로 이분법적인 정치를 하는 셈이다.

이성헌 – 조국 사태를 가지고 두 달 반 넘게 국민들이 광장으로 나와 시위를 했다. 광화문에서는 조국 사퇴를, 서초동에서는 조국 수호를 외쳤다. 이걸 보면서 문 대통령은 국론 분열이 아니라고 하는데, 솔직히 판단력이 정상이 아니라고 생각한다. 어떻게 저렇게 한 쪽으로 치우쳐있는지 모르겠다. 조국을 수호하겠다는 서초동의 목소리는 크게 들리지만, 광화문의 목소리는 귀에 안 들어오는 것 아니겠나.

바른미래당 정병국 의원은 문재인 정부가 패거리 정치를 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시사오늘 권희정 기자
바른미래당 정병국 의원은 문재인 정부가 패거리 정치를 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시사오늘 권희정 기자

Q. 보수와 진보 대립이 심화되면서 국민통합 필요성이 제기되는데, 문재인 정부가 어떻게 해야 한다고 보나.

정병국 – 상대를 인정해야 한다. 여당은 야당을, 야당은 여당을 인정해야 한다. 서로 인정을 한 다음에 대화를 해야 문제가 풀린다.

이성헌 – 문 대통령이 하야해야 한다. 그러면 국민통합은 저절로 이뤄질 거다. 새로운 지도자가 나와서 의견을 수렴하지 않겠나. 왜 이렇게 극단적으로 말할 수밖에 없냐면, 문 대통령이 잘못을 인정하지 않기 때문이다. 지난 10일이 문재인 정부 임기 반환점이었다. 이제 겨우 반 지났는데, 나라가 망해가고 있다. 청와대 집무실에 일자리 전광판을 만들면서까지 일자리 대통령이 되겠다고 했는데, 지금 청년실업률이 25%다. 최저임금을 급격히 올리고, 주52시간제를 갑자기 도입하니까 기업이 폐업을 하든가 해외로 빠져나간다. 이러니까 일자리가 줄어든다. 그러면 문 대통령이 잘못을 인정하면 되는데, 계속 밀고 나가지 않나. 전 국민을 실험 대상으로 좌파 사회주의 정책을 실현하고 있다. 그러면 국민들이 뭘 바라겠나. 이 정권을 빨리 끝내야 내가 살겠다 싶으니까 국론 분열이 된다. 이런 면에서 봤을 때, 국민통합을 하려면 문 대통령이 물러나는 방법밖에 없다고 본다.

Q. YS 서거 4주기가 다가오면서 YS의 국민통합 노력을 기억해야 한다는 충고도 많이 나오는데, 상도동계 정치인으로서 YS의 정신은 뭐라고 생각하나.

정병국 – YS도 정치를 하면서 신당을 창당하고, 탈당하고, 통합하는 등 여러 우여곡절을 겪었다. 1991년에는 군사독재정권 종식을 위해서는 궁극적으로 집권해야 된다는 생각을 갖고 3당합당을 결행하기도 했다. 실제로 호랑이굴에 들어가서 호랑이를 잡기도 했다. 이렇듯 YS는 상황에 따라 탄력적으로 정치를 했던 분이다. 다만 YS에게는 분명한 원칙이 있었다. 자기 패거리가 아닌, 국민 모두를 위한 정치를 해야 한다는 거였다. 물론 YS도 집권 전까지는 패거리 정치를 했다. 하지만 군사독재 시대에서는 불가피한 면이 있었다.

YS의 대단한 점은, 대통령이 된 후 패거리에서 벗어나서 공천 과정이라든가 인재 등용 과정에서 탕평(蕩平)을 했다는 거다. 대표적인 사례가 초대 비서실장 박관용이다. 박관용은 상도동계가 아니라 이기택계 사람인데, 그런 분을 초대 비서실장으로 세웠다. 그 뒤에도 이회창을 영입해서 감사원장 시키고, YS에게 반기를 든 뒤에도 과감하게 당대표로 만들었다. 이런 과정을 보면 YS는 사감(私感)이나 사적 이해관계를 가지고 패를 만들지 않았다. 대통령 기념관을 봐도 알 수 있다. 전직 대통령 기념사업회 중에 돈이 전혀 없는 곳은 YS 기념사업회밖에 없다. 다른 곳은 다 몇 백 억씩 가지고 있는데 YS 쪽에는 빚만 있다. 자기 패거리에게 이익을 주지 않았기 때문이다.

이성헌 – 저는 1985년부터 YS 비서로 일했다. 그 이후 많은 정치 경험을 해봤지만, YS처럼 선이 굵고 큰 정치인이 없었다. 얼마 전 국립묘지를 참배하고 오면서 ‘이 어려운 시대에 YS가 있었다면 난관을 잘 헤쳐 나갈 수 있었을 텐데’ 하는 아쉬움이 들더라. 그리움이 몰려왔다.

젊은 사람들은 잘 모르지만, 3당합당은 여야를 극복하고 지역을 극복하고 이념도 극복한 통합의 대표적인 예시다. 그 당시 당이 다르던 노태우, 김영삼, 김종필이 여야를 초월해 합당한 것은 역사적으로 대단한 도전이다. 어떻게 보면 우리나라 민주주의를 완성시킬 수 있는 결정적 계기를 만든 것이다. 가장 큰 의미는 산업화 세력과 민주화 세력이 힘을 합쳤다는 점이다. 결국 YS의 통합정신이라는 것은 국가를 위해서라면 정당과 이념, 지역을 초월할 수 있다는 정신이다. 그 시절에는 ‘있을 수 없는 일’이라며 비판을 받았지만, 결과적으로는 민주주의를 정착시킨 계기가 됐다. 우리가 본받아야 할 정치적 결단이다.

자유한국당 이성헌 전 의원은 이념과 지역을 초월했던 YS의 3당합당을 벤치마킹해 보수가 힘을 합쳐야 한다고 말했다. ⓒ시사오늘 권희정 기자
자유한국당 이성헌 전 의원은 이념과 지역을 초월했던 YS의 3당합당을 벤치마킹해 보수가 힘을 합쳐야 한다고 말했다. ⓒ시사오늘 권희정 기자

Q. 문 대통령과 YS의 가장 큰 차이가 ‘지지층을 위한 정치’를 하느냐 ‘국민을 위한 정치’를 하느냐에 있다는 평가에 대해서는 어떻게 생각하나.

정병국 – 아까 말했듯이, YS는 패거리에게는 이익을 주지 않았다. 일단 대통령이 되고 나면 국민을 위한 정치를 하는 게 대통령의 임무니까. 쉽지 않은 일이었지만 YS는 해냈다는 게 대단한 거다. 어떤 사람들은 YS가 비정한 대통령이라고 말하기도 한다. 3당합당을 하면서 전두환·노태우를 쳐냈으니까. 그런데 제가 보기에는 공과 사를 구분한 거다. YS를 모셨던 사람들 중에 YS 덕을 봤다고 생각하는 사람이 별로 없다. 반면 문재인 정부는 패거리, 패권 정치를 한다. 모든 공직자들이 새 사람이 없다. 다 선거 과정에서 자신을 지지했거나 캠프에 참여했던 사람들만을 위한 정부를 만든다.

이성헌 – 전두환·노태우를 구속시킨 것만 봐도 알 수 있지 않나. YS도 대통령 당선 과정에서 전두환·노태우 도움을 받았다고 볼 수 있지만, 그렇다 하더라도 당시 대통령은 역사를 바로잡고 전두환·노태우가 법적 판단을 받게 할 필요가 있었다. 지지층을 바라본 게 아니라 국민을 바라보고 국가에 꼭 필요한 일이었으니 실행한 거다.

Q. 위기에 처한 보수가 기억해야 할 YS의 메시지는 무엇이라고 생각하나.

정병국 – 지금 보수는 개혁을 지향하느냐 아니냐를 놓고 갈라져 있다. 사실 저는 개혁이 먼저라고 생각했는데, 지금은 문재인 정부를 먼저 막아야겠다는 생각을 갖게 됐다. 우선 진보 독재를 저지하고 개혁을 이끌어야겠다고 판단하고 있다. 대통령이 국민을 분열시키고 있는데, 야권이 분열돼 이걸 지켜만 봐서 되겠나. YS가 군사독재정권 종식을 위해 군부세력과도 손을 잡았듯이, 이 정권의 폭정을 막기 위해서라면 먼저 통합해야 한다고 본다. 물론 무조건적인 더하기는 안 되고, 개혁 보수, 합리적 중도를 아우를 수 있는 정치세력이어야 한다는 전제는 있다.

이성헌 – YS의 정당과 이념, 지역을 초월하는 그런 통합정신, 3당합당으로 표현된 그 정신을 기억해야 한다. 탄핵 이후 보수 세력은 너무 힘겹고 어려운 과정을 겪고 있다. 탄핵에 참여했던 세력과 반대 세력 간 깊은 골이 패였고, 쉽게 해소되기 어렵다. 저는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이 잘못됐다고 생각한다. 무슨 잘못이 있나? 대통령이 돈을 받았나? 최순실 딸이 박근혜 딸인가? 하지만 지금 와서 이런 걸 다시 따진다면, 탄핵에 참여한 사람들이 잘못했고 같이 갈 수 없다고 한다면 보수의 화합은 어려워진다.

그래서 저는 이 시점에서는 문재인 정부 폭정을 막기 위해 보수 세력이 일단 뭉칠 수 있게 노력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전광훈 목사를 포함한 문재인 하야 투쟁본부 세력, 태극기 세력, 우리공화당 세력, 바른미래당 내부 보수지향 세력, 한국당까지 다 한 테이블에 앉아 대화할 수 있는 계기를 만들어야 한다. 과거 YS와 DJ도 사이가 안 좋았지만 테이블에 앉아 같이 논의했다. 그렇게 직선제 개헌을 따낸 거다. 저는 지금 보수도 직선제 개헌투쟁 때처럼 보수 세력이 반문(反文) 세력을 총망라하는 회의체를 구성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담당업무 : 국회 및 자유한국당 출입합니다.
좌우명 : 인생 짧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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