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텔링] 보수통합의 조건…“황교안 결심에 달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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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텔링] 보수통합의 조건…“황교안 결심에 달렸다”
  • 윤진석 기자
  • 승인 2019.11.18 10:2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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총선 구도부터 흔들, 커지는 한국당 한계론
당 해체‧국민경선제 등 쇄신‧통합 요구 커져

[시사오늘·시사ON·시사온=윤진석 기자]

정치에 대한 ‘이 썰, 저 썰’에 대한 이야기
이번 편은 ‘보수는 황교안 하기 나름일까?’
에 관심을 둬봤습니다.

2020 총선 시계가 빨라지고 있습니다. 필승전략 기획의 윤곽을 그리느라 여야 모두 분주한 모습입니다. 선거 결과를 좌우하는 요소들이 있습니다. 자유와공화 공동의장인 박형준 동아대 교수는 얼마 전 유튜브 <박형준의 생각 tv>를 통해 첫 번째 구도, 두 번째 바람, 세 번째 인물이 어떠한가에 따라 선거 결과가 달라진다고 제시한 바 있습니다. 

◇구도 : 분열 vs. 통합 중에는 통합한 쪽이 선거에 유리합니다.
◇바람 : 구도가 잘 잡혀야 바람도 불 수 있습니다.
◇인물 : 새로운 인물을 내세울 때 바람도 일어나고 구도도 강화됩니다.

3요소에 비추면 내년 총선은 여당이 유리하다는 게 박 교수의 생각입니다. 정권 심판론이 21대 총선 프레임으로 작용할 것이 분명하지만, 구도 상 여당은 연대와 통합의 단일대오를 보이고 있습니다. 반면 보수야당은 부분별 합종연횡은 있어왔지만, 지금까지 분열의 길을 유지 중입니다. 혁신을 못한 것이 가장 큰 원인이겠지만 대선부터 지방선거까지 연이은 참패를 기록한 이유가 되고 있다는 분석입니다. 
 

보수가 분열된 가운데 자유한국당 황교안 대표는 한국당만으로는 힘들다며, 국민과 함께하기 위해서는 당의 희생이 필요하다는 말로 보수통합의 불가피성을 내비쳤습니다.ⓒ뉴시스
보수가 분열된 가운데 자유한국당 황교안 대표는 한국당만으로는 힘들다며, 국민과 함께하기 위해서는 당의 희생이 필요하다는 말로 보수통합의 불가피성을 내비쳤습니다.ⓒ뉴시스

 

보수분열과 스펙트럼

보수 분열은 뚜렷하게는 박근혜 전 대통령의 탄핵 문제를 기준으로 나뉘어 있습니다. 크게 보면 여러 스펙트럼을 이루며 넓게 포진돼 있기도 합니다.

◇자유한국당 : 전신이 새누리당이며 보수의 가장 큰 지분을 차지하고 있습니다. 현 당권은 황교안 나경원 체제입니다. 홍준표 전 대표, 김무성 전 대표, 김진태 의원, 김문수 전 경기지사, 오세훈 전 서울시장 등 당에 남아 있거나 복당한 경우, 친박과 비박 등이 한데 어우러져 있습니다.

◇유랑보수 : 신지호 전 의원과 정병국 의원이 유랑보수, 노마드 정치인이라고 지칭한 바 있지만 주로는 탈당한 개혁보수 정치인들을 말합니다. 신당 추진의 변혁 모임인 유승민 전 대표를 비롯해 정병국‧이혜훈‧하태경‧오신환‧유의동‧정운천‧지상욱 의원, 이준석 전 최고위원 등입니다. 바른정당에서 탈당한 원희룡 제주지사, 바른미래당에서 탈당한 무소속 이언주 의원, YS(김영삼 전 대통령) 차남 김현철 전 여의도연구소장 등이 유랑보수지대에 머물러 있습니다.

◇우리공화당 : 조원진‧홍문종 공동대표 등 탄핵에 반발하며 태극기부대의 지지를 얻고 있습니다.

◇그밖에 : 자유민주주의 체제 수호를 표방하며 반문(문재인) 정계개편 로드맵을 구상 중인 오피니언 시민사회계도 보수 분열 스펙트럼의 한 층을 이루고 있습니다. 합리적 진보와 개혁보수 모두를 아우르는 이들을 말합니다. 장기표 국민의 소리 공동대표, 장성민 전 의원, 박형준 교수, 김근식 경남대 교수 등을 꼽을 수 있겠습니다.

보수통합의 조건 

분열이 계속되는 한, 내년 총선도 결국 어렵다는 지적입니다. 보수통합 등 구도부터 바로잡아야 한다는 제언이 박 교수를 비롯해 여러 루트를 통해 제기되고 있습니다. ‘조국 정국’과 광화문 집회를 맞아 한국당 기세가 강해질 때만해도 한국당 중심의 보수재편 움직임도 있었습니다. 하지만 얼마 못가 한국당은 위기를 재촉했습니다.

여권에서 발 빠르게 청년친화정책과 불출마와 용퇴론 등 인적쇄신을 착수하는 동안 한국당은 박찬주 영입 논란, 새로울 것 없는 총선기획단 구성 등 혁신경쟁에서 뒤처지는 행보를 보였습니다. 공수처와 선거법 통과를 위해 민주당은 손금주 의원을 영입하며 의석수를 늘리는 동안 한국당은 황영철‧엄용수 의원의 의원직 상실로 108석으로 줄어든 처지입니다. 유승민 변혁계와의 통합 불발부터 태극기부대 사이에서의 갈팡질팡 등 설상가상 형편입니다.

위기를 뛰어넘으려는 대안들은 모색되어지고 있습니다. 백의종군 기치를 든 김무성 전 대표는 최근 <시사오늘>과의 인터뷰에서 국민경선제를 통해 보수통합의 길을 열자고 제안한 바 있습니다. 공정한 국민경선 공천을 위해 영남의 중진 의원들은 서울로 출마, 도전해야 한다고 강조도 했습니다.

유민봉‧김무성‧김성찬 의원에 이어 17일 국회에서 네 번째 불출마를 선언한 여의도연구원장의 김세연 의원은 한국당은 존재 자체가 민폐라며 당을 해체할 것을 촉구했습니다. 황교안‧나경원 체제도 당대표와 원내대표에서 물러나야 한다고 했습니다. 한국당만으로는 한계가 있다는 판단 하에 새판을 짜기 위해 창조적 해체를 해야 한다는 것으로 읽혀지고 있습니다.  ‘낡은 집을 허물고, 새집을 짓자’고 한 유 전 대표의 통합 조건에도 부합되는 주장입니다. 

황 대표도 빅텐트를 위해서는 당 스스로 일정 기득권을 내려놓아야 한다는 입장입니다. 전날(16일) 울산에서 공수처와 선거법 저지 등을 위해 “한국당 혼자 힘으로 하기에는 많이 힘들어졌다”며 “우리가 희생하면서 나아가야 국민이 함께할 것”이라고 했습니다.

ⓒ시사오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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플러스 시사오늘 팁
“황교안 결심에 달렸다”

문제는 혁신의 척도입니다. 황 대표가 말한 기득권 내려놓기가 어느 정도인지, 어떤 형태인지는 알 수 없습니다. 분명한 것은 한국당의 리더십이 흔들리고 있다는 점과, 그 역시 황 대표하기 나름이라는 목소리가 야권 일각에서 전해져 온다는 점입니다. 당권과 공천권을 쥔 황 대표가 그대로 쥐고 갈 것인지, 아니면 일보후퇴 속 이보전진을 위해 다 내려놓고 용광로 속에 녹여낼지가 관건입니다.

<시사오늘>의 정세운 정치평론가는 통화(17일)에서 “중요한 것은 황 대표의 결심”이라며 “말뿐이 아닌 한국당 중심의 보수통합 노선을 포기해야 더 큰 것을 얻을 수 있다”고 했습니다. “극우 색을 빼고, 20‧30‧40세대와 중도를 아우를 외연확대를 위해서는 공동지도부 연석회의와 국민경선제 체제가 필요하다”는 얘기였습니다.

늦었지만 이제라도 진짜 혁신해야 할 때라는 강조점도 들렸습니다. 정 평론가는  “한국 당은 지난 20대 총선 실패, 2017년 탄핵과 대선 패배, 2018년 지방선거 참패 등 4번의 고전을 거듭하는 동안 정작 혁신도 쇄신도 하지 못했다”고 지적했습니다. 이어 “지금까지 탄핵5적 등 해묵은 갈라치기 논쟁이 가시지 않고 있다”며 “혁신하지 않으면 또 한 번의 패착만 기다릴 뿐이다. 혁신해야 한다”고 조언했습니다.

담당업무 : 정치부 기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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