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말 비수기에 공급되는 대단지 아파트 2만 가구, 배경 ‘셋’
연말 비수기에 공급되는 대단지 아파트 2만 가구, 배경 ‘셋’
  • 박근홍 기자
  • 승인 2019.11.18 15: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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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사오늘, 시사ON, 시사온= 박근홍 기자)

전통적 비수기인 연말 분양시장에서 보기 드문 대단지 아파트가 대대적으로 연내 공급될 예정이다. 민간택지 분양가 상한제, 높아진 새 집 구매심리, 시장 과열에 따른 묻지마 청약 등 영향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18일 부동산시장분석업체 부동산인포에 따르면 올해 연말까지 전국에 공급 예정인 2000가구 이상 대단지 아파트는 총 2만2461가구에 이른다. 같은 기간 전체 신규 분양 예정 물량이 약 8만 가구임을 감안하면 4분의 1 이상이 대단지 아파트인 셈이다. 대단지 아파트는 사업 규모가 큰 데다, 소규모 단지 대비 리스크도 높은 만큼, 분양 비수기보다는 성수기에 사업을 추진하는 게 통상적이다.

그럼에도 전통적 비수기인 연말 분양시장에 대단지 아파트가 대대적으로 공급되는 가장 주된 이유는 건설사, 조합 등 공급자들이 민간택지 분양가 상한제(이하 분상제) 시행을 피하기 위해서로 보인다. 연내 공급되는 전체 대단지 물량 중 일반분양 물량은 60% 가량(1만3736가구)에 불과하다. 분상제 유예기간 6개월 안에 공급을 끝내기 위해 서둘러 나선 지역주택조합사업이나 재개발·재건축사업이 많다고 풀이할 수 있는 대목이다.

실제로 이달 중 공급되는 '수원 하늘채 더퍼스트'는 총 3236가구 중 일반분양 물량이 651가구인 지역주택조합사업이며, 오는 12월 공급 예정인 '개포 프레지던스 자이'는 총 3343가구 중 239가구가 일반에 분양되는 재건축사업(개포주공4단지)이다. 이밖에 '무등산자이&어울림'(총 2564가구/일반분양 1644가구), '힐스테이트 푸르지오 주안'(총 2958가구/일반분양 1915가구) 등도 재개발사업이다.

서울 강남 지역 아파트 단지 전경 ⓒ 뉴시스
서울 강남 지역 아파트 단지 전경 ⓒ 뉴시스

분상제 본격 시행을 앞두고 최근 부쩍 높아진 새 집 구매심리도 연말 대단지 아파트 공급에 영향을 끼쳤다는 평가다. 지난 15일 국토연구원 부동산시장연구센터가 발표한 '10월 부동산시장 소비자심리조사'를 살펴보면 전국 주택 매매 심리지수는 123.0으로 전월보다 5.9 올랐다. 특히 서울 지역은 151.0으로 전월 대비 12.4 상승했다. 해당 지수는 높을수록 소비자들이 '가격상승', '거래증가'를 체감하고 있다는 걸 의미한다.

이처럼 수요자들의 구매심리가 높아지고 있는 만큼, 공급자들 입장에서는 리스크가 큰 대단지 분양사업이 비수기에도 충분히 먹힐 것이라 판단했을 것으로 추측된다. 더욱이 최근 부동산시장은 실거주 목적보다 투자·투기 목적으로 주택을 구매하는 흐름이 목격되고 있어 소규모 단지 대비 가격 상승 가능성이 높은 대단지에 수요·공급이 몰리고 있다는 평가다. 부동산114에 따르면 올해 11월까지 1500가구 이상 대단지 아파트 가격 상승폭은 2.57%로 집계됐다. 같은 기간 1500가구 미만 아파트는 1%대에 그쳤다.

이와 비슷한 측면에서 청약시장 과열 현상 역시 연말 분양시장 대단지 아파트 대규모 공급을 유도한 것으로 보인다. 대단지 아파트는 단지 규모에 비례한 커뮤니티 시설, 상업시설, 상대적으로 높은 가격 상승폭, 저렴한 관리비 등 다양한 장점이 있지만, 동호수 추첨이 뜻대로 이뤄지지 않을 경우 당초 기대했던 주거환경을 누리지 못할 수 있다는 취약점이 있다. 또한 최근에는 건설업체들이 분양을 원활하게 추진하기 위해 각 블록별로 나뉜 단지를 하나로 묶어 '무늬만 대단지'로 홍보하는 경향도 있다. 때문에 실수요자들 가운데에는 차라리 소규모 단지가 낫다고 판단하는 경우도 많은 것으로 전해진다.

하지만 분상제 여파로 공급 위축에 대한 우려, 신축 아파트 가격 상승에 대한 기대감이 높아지면서 오로지 '로또 아파트'를 노리고자 브랜드나 입지 등을 꼼꼼하게 따지지 않고 일단 청약부터 넣고 보는 이른바 '묻지마 청약'이 최근 증가해 대단지 사업 리스크가 이전보다 낮아진 상황이다. 실제로 '의정부역 센트럴자이&위브캐슬', '부천 일루미스테이트', '부산 래미안 어반파크' 등 올해 공급된 2000가구 이상 대단지 9곳은 고분양가 논란 등에도 모두 1순위 청약 마감에 성공했다.

아울러, 금융결제원 아파트투유의 청약 업무가 오는 2020년 2월 한국감정원으로 이관되는 점, 문재인 정부가 분상제 대상 지역 추가 지정 등 추가 규제를 예고한 점 등도 공급자들의 대단지 물량 털어내기에 영향을 준 것으로 보인다.

이와 관련, 업계의 한 관계자는 "대단지 아파트 중소형 타입의 경우 거래량이 많고, 수요자 선호도도 높은 데다, 대단지 프리미엄도 붙어서 투자 목적으로 안성맞춤이지만 상대적으로 분양가가 높기 때문에 묻지마 청약은 피할 필요가 있다. 요즘에는 겉으로만 브랜드 대단지인 경우가 많아서 브랜드만 믿는 것보다는 입지와 가격을 철저하게 따져야 한다. 특히 자녀를 둔 실수요 세대는 동호수가 안 좋게 나와도 아이들의 통학에 지장이 없는지 살펴봐야 한다"고 조언했다.

담당업무 : 건설·부동산 및 재계를 담당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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