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종석 불출마, 친문·86그룹 동행 끝났나
임종석 불출마, 친문·86그룹 동행 끝났나
  • 김병묵 기자
  • 승인 2019.11.18 21: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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靑 출신 후보군 행보도 관심사

(시사오늘, 시사ON, 시사온=김병묵 기자)

자신의 후임인 노영민 청와대 비서실장(오른쪽)과 포옹하는 임종석 전 청와대 비서실장. ⓒ뉴시스
자신의 후임인 노영민 청와대 비서실장(오른쪽)과 포옹하는 임종석 전 청와대 비서실장. 정치적 계파로 보면 노 실장은 친문계로, 임 전 실장은 ‘86 그룹’으로 분류된다. ⓒ뉴시스

임종석 전 청와대 비서실장이 17일 불출마를 선언했다. 여권 내에서도 당혹스러운 목소리가 나올 정도로 전격적인 행보의 배경에 관심이 쏠린다. 일각선 총선기획을 지휘중인 양정철 민주정책연구원장과의 갈등설이 언급되며, 친문(親文)계와 일명 '86그룹'의 동행이 끝났다는 이야기가 나온다. 이와 함께 청와대 출신 총선 후보의 행보도 관심사다.

옛 친노계를 중심으로 하는 친문계와, 민평련계를 중심으로 한 소위 '86(80년대 학번·60년대 출생) 그룹'은 여권 내에서 다른 뿌리를 가진 정치세력이다. 

노무현 전 대통령은 김영삼(YS) 전 대통령에게 발탁된 뒤, 삼당합당 때 결별하고 민주당에서 통합추진위원회(통추)를 결성해 활동하다가 1997년 대선을 앞두고 새정치국민회의에 입당했다.

반면 86그룹은 새천년 민주당에서 '젊은피 수혈'을 내세웠던 2000년 정계에 입문한 인사가 다수다. 임 전 실장, 이인영 원내대표, 우상호 의원 등이 대표적인데, 전국대학생협의회(전대협)출신들인 이들은 김근태 전 민주당 상임고문의 계보인 민평련계로 불린다.

성격이 다른 두 그룹은 2004년 열린우리당 창당을 전후해 힘을 합쳤다가 다시 각자의 길을 걸었었다. 2015년엔 당 대표 자리를 놓고 문재인 대통령과 86그룹의 좌장격인 이인영 원내대표가 치열한 경쟁을 벌이기도 했다.

그러던 두 그룹은 문재인 정부 출범과 함께 강한 결속을 보여주는데, 그 상징적인 인물이 임 전 실장이었다. 2000년 제16대 국회 최연소 당선자였던 임 전 실장은, 문재인 대통령의 초대 비서실장으로 발탁됐다. 파격에 가까웠던 유은혜 부총리 겸 교육부장관도 86그룹의 핵심인사다. 

친문계 역시 민주당 내에서 86그룹에 힘을 실어줬다. 이인영 원내대표의 승리 배경에 일명 '부엉이 모임'으로 불리는 친문계의 대거 지지가 있었다는 것은 공공연한 비밀과도 같은 풍문이다. 

그러나 이번 임 전 실장의 불출마 결심 배경엔 친문계 핵심인사인 양 원장의 의중이 반영됐을 것이라는 추측이 돌고 있다. 양 원장은 최근 민주당 의원들과의 만찬 자리에서 청와대 출신 총선 출마 희망자가 너무 많은 것에 대한 우려를 표시했다고 알려졌다. 

이와 관련, 민주당의 한 재선의원실 관계자는 18일 <시사오늘>과의 만남에서 "(양 원장이) 가이드 라인을 제시하거나 그런 것이 아니라, 총선에 임하는 각오에 대해 원론적인 말을 했다는 것으로 알고있다"면서도 "청와대 출신이 너무 많이 출마해서 좋을 것 없다는 건 딱히 민주연구원이 아니더라도 당에서 이미 많이 나오는 이야기"라고 말했다.

또한 '86그룹'의 정치기득권이 지적되는 분위기에서, 상징적인 임 전 실장을 시작으로 '총선 물갈이'에 본격 들어갔다는 풀이도 있다. 일명 '86그룹 용퇴론'이다. 86그룹에선 당혹스러움을 숨기지 않았다. 이인영 원내대표는 당일 "전혀 알지 못했다"고 설명했다. 우상호 의원은 18일 한 라디오 인터뷰에서 86그룹 용퇴론에 대해선 "모욕감을 느낀다"고 반발했다.

친문계와 민평련계 모두에 속하지 않은 한 비문계 중진의원실 관계자는 18일 기자와의 만남에서 "계파간 연합이라기 보다는 그동안 (정치)철학과 정책적 '스타일'이 맞는 부분에 대해 친문계와 86그룹이 함께해 왔다고 볼 수 있다"면서 "선거를 앞두고 자체 쇄신 과정에서 계파갈등이나, 개인의 불만 같은 잡음이 불거지는 것은 필연적인 일"이라고 말했다.

한편, 임 전 실장의 불출마로 제21대 총선에 출마를 준비중이던 청와대 출신 인사들의 향후 거취에도 관심이 쏠린다. 임 전 실장의 불출마가 다른 출마자들에게도 자제하라는 경고가 됐다는 가설과, 임 전 실장이 청와대 출신을 대표해 일명 '총대'를 매고 불출마했다는 해석이 충돌 중이다. 여권 정계의 한 소식통에 따르면, 지난 14일 기준 출마가 예상되는 문재인 정부 청와대 출신 인사들은 20여 명에 달한다.

민주당의 한 핵심관계자는 18일 기자와의 통화에서 "임 전 실장의 불출마를 보고 선거를 준비중인 청와대 출신들이 정확히 어떤 메시지를 느꼈는지는 알 수 없지만, 분명 신호가 존재한다"고 풀이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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