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語文 단상] ‘에’와 ‘에게’는 엄연히 다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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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語文 단상] ‘에’와 ‘에게’는 엄연히 다르다
  • 김웅식 기자
  • 승인 2019.11.21 09:5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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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사오늘·시사ON·시사온)

감정이 없는 식물이나 무생물을 나타내는 말 뒤에는 ‘에’를 써야 합니다. 무생물이나 식물을 의인화한 표현이라면 ‘에게’를 붙일 수 있습니다. 달을 의인화한 ‘달님에게 물어봐’는 달을 유생물로 간주하기에 맞는 표현입니다. ⓒ인터넷커뮤니티
감정이 없는 식물이나 무생물을 나타내는 말 뒤에는 ‘에’를 써야 합니다. 무생물이나 식물을 의인화한 표현이라면 ‘에게’를 붙일 수 있습니다. 달을 의인화한 ‘달님에게 물어봐’는 달을 유생물로 간주하기에 맞는 표현입니다. ⓒ인터넷커뮤니티

인터넷 게시 글이나 출판물을 읽다 보면 잘못 쓰인 조사를 발견하게 됩니다. 그중 대표적인 예가 ‘에, 에게’일 것입니다. 사실 두 조사를 구별해 써야 한다는 생각을 못하는 사람도 있는 것 같더군요.   

외국소설 번역본에 ‘전쟁 중 프랑스에게 2명의 자식을 바친 부모는 그 누구보다 더 훌륭하다’는 문장이 있었습니다. 여기서 ‘프랑스에게’는 조사를 잘못 쓴 경우로 ‘프랑스에’로 해야 맞을 것입니다.  

감정이 있는 사람이나 동물을 나타내는 말(유정물) 뒤에는 ‘에게’를 씁니다. 감정이 없는 식물이나 무생물을 나타내는 말(무정물) 뒤에는 ‘에’를 써야 합니다. 무생물이나 식물을 의인화한 표현이라면 ‘에게’를 붙일 수 있습니다. 

그러므로 ‘에’는 ‘나무에 물을 준다, 21세기에 어울린다, 한국에 우호적이다’와 같이 쓰이고, ‘에게’는 ‘아이에게 물을 준다, 신세대에게 어울린다, 친구에게 우호적이다’와 같이 쓴다는 것을 유념할 필요가 있습니다. 달을 의인화한 ‘달님에게 물어봐’는 달을 유생물로 간주하기에 맞는 표현입니다.

간혹 신문이나 방송에서 기사 제목을 달 때 글자 수를 줄이기 위해 임으로 ‘에게’가 올 자리에 ‘에’를 쓰기도 합니다. 예를 들면 ‘대통령에 듣는다’ ‘신임 당 대표에 묻는다’ 등과 같습니다. 

국정 연설문에서 ‘에, 에게’를 잘못 쓴 경우가 있다고 합니다. ‘한국을 비롯한 아시아 국가들에게 큰 고통을 주기도 했습니다’에서 ‘국가들에게’는 ‘에’를 쓸 자리에 ‘에게’를 잘못 쓴 경우입니다. 

때로는 ‘개인이나 단체에게’처럼 유정물과 무정물이 함께 나올 때도 있습니다. 이럴 때에는 뒤 낱말에 조사를 맞추면 됩니다. 그래서 ‘개인이나 단체에’라고 해야 합니다.

*참고: 허철구 <공부도 인생도 국어에 답이 있다>

담당업무 : 논설위원으로 칼럼을 쓰고 있습니다.. 2004년 <시사문단> 수필 신인상
좌우명 : 안 되면 되게 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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