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임인규 “농민을 농협 주인으로 만드는 길, 농사연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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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임인규 “농민을 농협 주인으로 만드는 길, 농사연금”
  • 전주=대담 김상호 본부장/정리 조서영 기자
  • 승인 2019.11.21 23: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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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인규 전주농협 조합장
“30억 주고 60억 수익 얻게 한 농사연금”
“목표는 농민이 잘 사는 세상 만드는 것”

[시사오늘·시사ON·시사온=전주/대담 김상호 본부장, 정리 조서영 기자]

임인규 전주농협 조합장과 18일 전주농협에서 인터뷰를 진행했다.ⓒ시사오늘 조서영 기자
임인규 전주농협 조합장과 18일 전주농협에서 인터뷰를 진행했다.ⓒ시사오늘 조서영 기자

“왜 뒈지게 일하고도 농민은 가난한가요.”

가볍게 툭 던진 그의 말에서 무겁게 짓눌렸을 고민의 무게가 느껴졌다. 어떻게 하면 농민이 잘 살 수 있을까에 대한 해답을 찾던 어린 아이는, 시간이 흘러 전주농협의 제15‧16대 조합장이 됐다. 그 고민의 주인공은 바로 임인규 전주농협 조합장이다.

임 조합장은 해답을 찾기 위해 전국 농협 중 최초로 조합원들에게 농사연금을 지급하고 농민 훈장을 수여하는 등 농민이 실질적으로 농협의 주인이 될 정책을 추진해왔다. 임 조합장의 고민의 흔적을 18일 전주농협에서 담았다.


농협 최초 ‘농사연금’ 지급
“재선 비결, 농민 위한 실질적 사업 추진”
“30억 주고 60억 수익 얻게 한 농사연금”

2019년 3월 재선에 성공한 임 조합장은 자신의 연봉을 절반으로 삭감했으며, 조합원들에게는 농사연금을 지급했다. 이마저도 내년에는 월 3만원 지급하던 농사연금을 5만원으로 인상될 계획이다.

농사연금은 ‘나도 연금 만 원만 받아보면 소원이 없겠다’고 푸념하던 한 농민의 자랑이 되기도 했지만, 전주농협을 시작으로 전라북도, 전라남도까지 ‘주인대접 받는 농민’ 정신이 확산됐다는 점에서 더 큰 의미가 있었다. 

임 조합장은 재선 비결을 "실질적으로 농민을 위한 사업을 추진한 것"이라 답했다.ⓒ시사오늘 조서영 기자
임 조합장은 재선 비결을 "실질적으로 농민을 위한 사업을 추진한 것"이라 답했다.ⓒ시사오늘 조서영 기자

- 올해 3월 조합장 재선에 성공했는데 비결이 무엇인가.

“말로만 ‘농민이 주인’이 아니라, 실질적으로 농민을 위한 사업을 추진한 것이다.”

- 대표적인 예시가 있다면.

“농사연금이다. 농사연금은 전국 최초로 전주농협에서 실시한 제도로, 농협의 주인인 농민에게 이익금을 돌려주는 제도다. 작년 한 해 5년 이상 일한 조합원들에게 1인당 월 3만원씩 36만원에 보너스 20만원까지 해서 총 56만원을 지급했다. 이로써 조합원들이 주인의식을 갖고 적극 농협을 이용했으며, 참여의식도 대대적으로 높아졌다.”

- 농사연금을 3만원에서 5만원으로 인상하는 공약을 내세웠는데, 추진과정에서 재정적인 어려움은 없나.

“이를 추진하려면 비용을 10억 절감하고 30억이 들어가야 한다. 따라서 20억을 연금으로 지급함으로써 사업이 성장할 것으로 내다봤다. 그런데 실제로 10억을 줄이지 않고도 사업이 성장했다. 총 예금이 1조 3천억에서 3년 만에 5천억이 증가해 수익만 60억이다. 농민에게 30억을 주고 60억의 수익을 얻은 거다.”

- 농사연금을 실시한 이후로 농민의 삶은 얼마나 달라졌나.

“전국 어디에도 농사연금을 주는 곳이 없었다. 4년 전만 해도 농사연금을 주장하면 이상한 사람처럼 봤다. 전주농협에서 고생하는 농민이 대가를 받을 수 있도록 홍보를 했더니, 전라북도 도의회에서 내년부터 40%는 도비 60%는 시군비로 농민에게 60만원씩 주는 것을 의결했다.

또 타 시군의 농민들로부터 많은 연락을 받았다. 임인규 조합장 덕분에 본인들도 연금을 받게 됐다고 고맙다고 했다. 연금을 창시한 창시자라고도 불렀다. 지자체 중에서는 전라북도가 도 단위로는 처음이지만, 전라남도 일개 군에서도 시행하면서 확산됐다.”

 

임 조합장은 "농민이 잘 사는 세상을 만들어 보고 싶다"고 답했다.ⓒ시사오늘 조서영 기자
임 조합장은 "농민이 잘 사는 세상을 만들어 보고 싶다"고 답했다.ⓒ시사오늘 조서영 기자

재선 목표
“목표는 농민이 잘 사는 세상 만드는 것”
“농협 직원 5만 명 중 최우수 직원 뽑혀”

임 조합장은 지난 3월 취임에 앞서 3가지 선언을 했다. △농가 소득증대에 앞장서는 조합장이 될 것 △농민 조합원이 주인대접을 받는 전주농협을 만들 것 △12가지 공약을 지킬 것 등이 선언의 내용이다. 마지막 선언에 나오는 12가지 공약에는 농사연금(영농비 및 농자재 교환권) 대폭 인상을 비롯해 영농자재 보조금 대폭인상 등이 포함돼있다.

- 재선을 맞아 추진하는 목표가 있다면 무엇인가.

“조합원이 생산한 모든 농산물을 농협에서 전량 수매하려 한다. 깨 한 바가지라도, 호박 한 개라도 다 사주려고 한다. 그리고 무엇보다 농민이 잘 사는 세상을 만들어 보고 싶다. 지금은 농사짓는 사람을 알아주지 않지만, 농민이 애국자로서 대우받는 세상을 만들고 싶다.”

- 농산물 전량 수매 시 소비할 루트가 따로 있나.

“농협에서 팔기도 하고, 곡물, 과일, 채소를 가공해 식사대용으로 만들어 팔기도 한다.”

- 취임식에서 조합원들에게 했던 세 가지 공약을 구체적으로 설명해 달라.

“첫째는 농가소득증대에 앞장서는 조합장이 되겠다는 것이다. 이는 조합원이 생산한 모든 농산물을 구매하고 로컬 푸드를 활성화해 조합원들이 실질적으로 수익을 올리도록 할 것이다.

둘째는 조합원이 주인대접을 받는 전주농협이다. 이는 조합원이 말로만 주인이 아니라 실질적인 주인의 대접을 받게 하는 것이다. 이를 위해 농사연금을 지급하고 애국자 농민에게는 농민훈장도 수여하려 한다.

마지막으로 12가지 공약을 지키겠다는 것이다. 여기에는 영농자재를 70%까지 지원해주거나 영농대행 등이 포함돼있다.”

- 취임식에서 ‘농촌이 잘 살아야 나라가 잘 산다’는 애국‧애농의 정신으로 열심히 살았다고 말했는데.

“어렸을 적부터 농민들이 왜 일만 죽어라 하고 고생하는데 왜 농촌이 못 사는가에 대한 고민이 있었다. 잘 사는 농촌 건설을 위해 정치를 해야겠다고 마음먹었다. 그러다 농협에 들어와 농가소득증대에 앞장서 전국 농협 직원 5만 명 중에서 최우수 직원으로 뽑혀 젊은 나이에 상무가 됐다. 이처럼 이전부터 농업에 대한 투철한 마음이 있었다.”

- 마지막으로 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농민이 사회로부터 대접받을 수 있도록 앞장서는 농협이 돼야 한다. 농민 한 명 한 명이 권리를 찾으려고 하면 힘들지 않나. 농협이 이를 대신해 농민의 권리를 지켜주고 대접받을 수 있도록 매진하겠다.”

담당업무 : 정치부 기자입니다
좌우명 : 행복하게 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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