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재계, ‘박용만 총리설’ 관심 집중…“현실성은 제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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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재계, ‘박용만 총리설’ 관심 집중…“현실성은 제로”
  • 박근홍 기자
  • 승인 2019.11.22 14:5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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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여당 인재풀 한계 극명하게 보여주는 사례”

[시사오늘·시사ON·시사온= 박근홍 기자]

박용만 대한상의 회장의 차기 국무총리설은 단순 해프닝으로 끝날 전망이다 ⓒ 시사오늘
박용만 대한상의 회장의 차기 국무총리설은 단순 해프닝으로 끝날 전망이다 ⓒ 시사오늘

여권을 중심으로 박용만 대한상공회의소 회장(두산인프라코어 회장)의 국무총리 등판설이 나와 정재계의 이목이 쏠리고 있다. 하지만 현실성이 떨어진다는 견해가 지배적인 분위기다.

22일 정재계에 따르면 최근 더불어민주당에서는 박 회장을 차기 총리 후보자 중 하나로 청와대에 추천한 것으로 전해진다. 복수의 언론에 등장한 여권의 한 핵심 관계자는 "현재 이낙연 총리가 차기 총선 전에 당에 복귀할 것에 대비해 다양한 총리 후보군을 추리고 있는데 박 회장의 이름도 아이디어 차원에서 언급됐다"고 말했다.

올해 경제성장률이 2%대 미만으로 추정될 정도로 경제 부문에서 낙제 평가를 받고 있는 문재인 정부가 박 회장을 총리로 앞세워 친기업 행보를 보임으로써 국민들에게 경제 활성화를 위해 모든 노력을 다하고 있다는 신호를 주고, 이를 통해 여당의 차기 총선 승리를 위해 조국 정국 과정에서 이탈한 집토끼와 산토끼의 표심을 공략하겠다는 계산이 깔린 것으로 보인다.

정치권의 한 관계자는 "문재인 대통령이 최근 야권의 텃밭인 전국새마을지도자대회에 참여했고, 정부는 주 52시간 근무제를 완화하는 대책을 모색하고 있다. '박용만 총리설'도 이와 궤를 같이한다고 보면 된다"며 "특히 경기부양이 절실한 상황에서 박 회장이 총리로 나서는 건 대기업들의 실질적인 투자 진작 효과를 노릴 수 있다는 측면에서 그의 이름이 거론되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고 말했다.

헌정 사상 최초로 재벌 대기업 총수일가 출신이 총리 후보자로 지명될 수 있다는 가능성이 제기되자 재계는 '참신하다', '환영한다'는 반응을 보이면서도 현실성이 떨어진다는 전망을 내놓고 있다. 박 회장이 총리 후보자로 지명된다고 해도 청문회 등 넘어야 할 문턱이 산적해 중도 낙마할 공산이 크다는 이유에서다.

익명을 요구한 한 경제단체 관계자는 "경제계에서는 당연히 긍정적으로 바라보고 있다. 하지만 경제 활성화라는 명분만으로 재벌 인사가 총리직을 수행하는 걸 국민들이 과연 납득할 수 있을 지 의문"이라며 "청문회 과정에서 박 회장과 두산그룹의 어두운 이면들이 드러날 수밖에 없는데 이렇게 되면 기업에 대한 국민여론이 더 악화된다. 이런 부분을 정부여당에서도 파악하고 있을 텐데, 총선을 바로 앞두고 모험을 하겠느냐. 가능성이 무척 낮다고 본다"고 내다봤다.

한 대기업 임원은 "이미 이런 표현으로 많이 보도됐지만 정말 참신하다. 그런데 타이밍이 별로 안 좋다. 선거용이라는 비판에서 자유로울 수 없기 때문에 그 의미가 쉽게 퇴색될 거다. 또한 반일여론이 여전한 상황에서 친일 꼬리표가 붙은 두산그룹 오너일가가 총리가 된다면 반대 진영에서 어떻게 반응하겠느냐. 시기가 최악"이라며 "박 회장이나 다른 총수일가들의 지분 정리 문제도 있어서 현실적으로 어렵지 않겠느냐"고 전망했다.

정치권에서도 부정적인 기류가 형성되는 눈치다. 특히 청와대와 민주당의 인재풀의 한계를 여실히 보여주는 단면이라는 비판이 나온다.

야권의 한 관계자는 "큰 의미가 없는 이슈다. 정부여당에서 간만 보고 있는 거다. 현 정권에서 박 회장을 총리 후보로 염두에 두고 있을 정도로 경제를 살리기 위해 모든 방안을 강구하고 있다는 걸 국민들에게 보여주는 것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니다. 정부여당이 확보한 인재풀의 한계를 극명하게 보여주는 사례"라고 꼬집었다.

그러면서 "왜 꼭 박용만이어야만 하는가, 명분도 떨어진다. 경제단체장이라면 박 회장 보다 훨씬 경험 많은 손경식 한국경영자총협회 회장(CJ그룹 회장), 허창수 전국경제인연합회 회장(GS그룹 회장)도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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