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語文 단상] 쓰지 말아야 할 장애차별 표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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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語文 단상] 쓰지 말아야 할 장애차별 표현
  • 김웅식 기자
  • 승인 2019.11.28 10: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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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사오늘·시사ON·시사온=김웅식 기자]

상당수 속담에는 장애차별과 관련된 부정적 표현이 들어 있습니다. 이는 인권 감수성이 강조되는 현대사회에서 말과 글을 가려 써야 하는 이유이기도 합니다. 어떤 표현이 차별적인지를 알고, 부정적 표현은 순화하거나 쓰지 않도록 해야 하겠습니다. ⓒ인터넷커뮤니티
상당수 속담에는 장애차별과 관련된 부정적 표현이 들어 있습니다. 이는 인권 감수성이 강조되는 현대사회에서 말과 글을 가려 써야 하는 이유이기도 합니다. 어떤 표현이 차별적인지를 알고, 부정적 표현은 순화하거나 쓰지 않도록 해야 하겠습니다. ⓒ인터넷커뮤니티

지난 8월에 한 야당 정치인이 “북한의 미사일 도발에는 대통령이 벙어리가 돼 버렸습니다”라고 말해 장애인 단체의 항의를 받은 적이 있습니다. 문제의 발언은 장애인을 비하하려는 의도 없이 쓴 것이겠지만 정치인으로서 신중하지 못한 언행이었습니다. 

속담은 조상들이 긴 세월을 통해 깨달은 삶의 지혜를 나타내는 언어 유산이라고 평가됩니다. 하지만 상당수 속담에는 장애차별과 관련된 부정적 표현이 들어 있습니다. 이는 인권 감수성이 강조되는 현대사회에서 말과 글을 가려 써야 하는 이유이기도 합니다. 어떤 표현이 차별적인지를 알고, 부정적 표현은 순화하거나 쓰지 않도록 해야 하겠습니다. 

‘벙어리 냉가슴 앓듯’은 ‘답답한 사정이 있어도 남에게 말하지 못하고 혼자 애태우는 것’을 말할 때 쓴 표현이기도 합니다. ‘벙어리’란 말할 것도 없이 ‘말 못하는 언어 장애인을 낮잡아 일컫는 말’이므로, 장애인에 대한 차별의식이 있는 말입니다. ‘귀머거리 귀 있으나 마나’는 청각 장애인을 무능력한 사람으로 비유한 속담입니다. ‘귀머거리 삼 년이요 벙어리 삼 년’에서는 ‘못 들은 체하고 하고 싶은 말이 있어도 하지 말아야 한다’는 뜻을 장애인을 이용해 표현하고 있습니다. 

한때 신문기사 제목으로 자주 등장했던 ‘절름발이 영어교육’, ‘눈뜬장님’ 등도 쓰지 말아야 할 표현입니다. 우리 사회에서 ‘벙어리, 귀머거리, 장님’ 등의 표현은 써서는 안 되는 말로 인식되고, 교과서나 법률 용어에서 배제됐음에도 아직 무의식적으로 쓰는 사람이 있는 게 현실입니다. 

장애와 관련된 잘못된 표현은 장애인과 그 가족에게 상처를 줄 수 있기 때문에 세심한 주의를 기울여야 합니다. 흔히 장애인을 ‘장애우’라고 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얼핏 생각하면 ‘장애우’에 ‘벗 우(友)’ 자가 들어 있어 더 친밀감을 주는 용어 같습니다. 하지만 이 말은 ‘장애인은 도와줘야 할 사람’이라는 인상을 주기 때문에 삼가야 한다는 주장도 있습니다. 

담당업무 : 논설위원으로 칼럼을 쓰고 있습니다.. 2004년 <시사문단> 수필 신인상
좌우명 : 안 되면 되게 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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