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재일기] 당신은 ‘홍콩 시위’ 폭력 앞에서 어떤 ‘주변인’입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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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일기] 당신은 ‘홍콩 시위’ 폭력 앞에서 어떤 ‘주변인’입니까
  • 조서영 기자
  • 승인 2019.11.29 17:4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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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학 통해 국내 사안으로 넘어온 홍콩 시위
정작 홍콩 시위에 무관심한 586세대 정치권
6월 항쟁의 주역 586세대, 안녕들 하십니까

[시사오늘·시사ON·시사온=조서영 기자]

학교폭력의 구성 집단은 크게 다섯 가지로 구분된다. 기본적으로 학교폭력은 가해자와 피해자로 나뉜다. 그리고 가해자와 피해자를 제외한 이들이 바로 ‘주변인’이다. 학교폭력은 현장의 변두리에 어떤 주변인이 있었는가에 따라 폭력의 크기가 얼마든지 달라질 수 있다.

주변인은 크게 세 가지로 분류된다. 첫째 가해자보다는 덜 주도적이지만 가해행위를 도와주는 ‘조력자’, 둘째 직접 가해하지는 않지만 가해자를 자극하는 ‘강화자’, 셋째 가해자‧피해자‧조력자‧강화자를 제외한 나머지인 ‘방관자’다.

그렇다면 과연 우리나라는 홍콩 시위라는 폭력 앞에서 어떤 ‘주변인’으로 남아있는지, 대학가에서 물음이 터져 나오고 있다.

서울 마포구 홍대 걷고 싶은 거리 레넌벽에 홍콩의 민주화 운동을 지지하는 문구가 적혀있다.ⓒ뉴시스
서울 마포구 홍대 걷고 싶은 거리 레넌벽에 홍콩의 민주화 운동을 지지하는 문구가 적혀있다.ⓒ뉴시스

“민주화 운동했던 586세대, 왜 홍콩 시위에는 무관심 한가”

최근 여러 대학 커뮤니티에는 심심찮게 홍콩 시위 지지 대자보 훼손과 중국 학생들과의 충돌 혹은 고소‧고발 게시물을 발견할 수 있다.

서울지역 대학에 재학 중인 A씨(경영학‧18학번)는 “대학에 들어오기 전까지만 하더라도 중국에 대해 아무 감정이 없었지만 지금은 다르다”며 중국인 유학생과 팀 프로젝트(이하 팀플)를 할 때 겪는 고충으로 말문을 열었다. 

이어 A씨는 “팀플 할 때 중국인이 있으면 없는 셈 치고 혼자 발표까지 다 준비해 이미 중국에 대해 안 좋은 감정”이라며 “그런데 홍콩 시위 지지 대자보에 낙서를 하거나 훼손하는 모습을 보면 더 안 좋은 감정이 든다”고 토로했다.

또한 SNS에는 한국 학생과 중국 유학생들 간 몸싸움이 담긴 영상이 올라오기도 했으며, 20일에는 서울대 학생들이 대자보가 붙어있던 레넌 벽 훼손으로 경찰에 고소장을 접수하는 등 한‧중 학생 간 충돌이 격화되고 있다.

이처럼 한국 민주화 과정에서 불렀던 ‘임을 위한 행진곡’을 홍콩에서 광둥어로 부르거나, <변호인>, <택시 운전사>, <1987> 등 한국 영화가 홍콩에서 인기를 얻는 것만이 우리가 홍콩 시위에 관심을 가져야 하는 이유의 전부는 아니다. 이젠 이번 사태가 홍콩을 넘어 국내 사안으로까지 넘어왔기 때문이다.

하지만 정작 한국의 정치권에서는 홍콩 시위에 대한 입장 발표를 아끼고 있다. 

더불어민주당 동작을 대학생위원회 위원장이자 서울시 대학생위원회 집행 위원(조직부)이기도 한 이주형 위원장은 29일 기자와의 통화에서 “홍콩 사태에 대해 청와대나 외교부 그리고 주요 정당들이 아무런 언급도 하지 않고 있다”며 목소리를 높였다.

이 위원장은 정치권의 입장 유보에 대해 “아무래도 정치권에서 친중 드라이브로 홍콩의 인권 문제와 한국 대학생의 목소리를 외면하는 게 아닌가”라며 그 이유를 추측했다. 

그렇게 이 위원장은 홍콩 시위를 지지하는 민주당 당원들의 자발적인 모임을 만들었다. 이 모임의 절대 다수는 20대로 구성돼 있으며, 약 50명의 당원이 참가한 상태다.

민주당의 20대 청년 당원들이 주축이 돼 만든 이 모임은 11월 30일 오후 4시 국회 앞에서 홍콩 시민을 지지하는 기자회견을 가질 예정이다. 기자회견은 성명 발표와 함께 대학가 목소리에 유감을 표한 중국대사관에 보내는 항의서한 발표순으로 진행된다.

담당업무 : 정치부 기자입니다
좌우명 : 행복하게 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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