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거법 개정②] 패스트트랙, 통과되면 벌어질 일들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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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거법 개정②] 패스트트랙, 통과되면 벌어질 일들은?
  • 한설희 기자
  • 승인 2019.11.30 12:3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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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5+75’ 시나리오… 21대 국회, ‘새 시대’일까 ‘아포칼립스’일까

[시사오늘·시사ON·시사온= 한설희 기자]

패스트트랙에 올라간 선거법 개정안은 정당득표율의 50%를 반영하는 준연동형 비례대표제와 ‘지역구 225석+비례대표 75석’을 골자로 한다. 이 개정안은 현재 자유한국당의 ‘적극적 투쟁’과 더불어민주당 지역구 의원들의 ‘소극적 반대’로 인해 통과가 불투명한 상황이다.

다만 일각에서는 한국당을 제외한 여야의 합심으로 준연동형 비례대표제가 실현될 수도 있다고 예상한다. 이와 관련해 민주당의 한 당직자도 지난 28일 통화에서 “우리당이 밀어붙였던 패스트트랙을 아예 없는 일로 만들 수는 없다”고 긍정했다.

지난해 국회 개헌특위 자문위원을 지녔던 강상호 한국정치발전연구소 대표는 지난 28일 〈시사오늘〉과의 통화에서 “패스트트랙에 올라간 개정안으로 했을 경우 21대 국회에서 새로운 국면이 펼쳐질 수 있다”며 “이제 야당도 무조건 반대만 외치기보단, 원안이 통과될 경우 벌어질 문제점을 인식해야 할 때”라고 지적했다.

이에 본지는 내년 총선에서 준연동형 비례대표제 및 ‘255+75’가 실시될 경우 펼쳐질 미래를 분석해 봤다. 21대 국회는 다변화된 시대에 적합한 ‘새정치’일까, ‘아포칼립스’일까. 다음은 충분히 등장할 수 있는 두 가지 시나리오다. 
 

내년 총선에서 준연동형 비례대표제가 실시되면 어떤 일이 벌어질까. 새정치인지 아포칼립스일지, 두가지 시나리오를 통해 미래를 분석해  봤다. ⓒ시사오늘 김유종
내년 총선에서 준연동형 비례대표제가 실시되면 어떤 일이 벌어질까. 새정치인지 아포칼립스일지, 두가지 시나리오를 통해 미래를 분석해 봤다. ⓒ시사오늘 김유종

 

가능성➀ 종교 정당의 원내 세력화… “20대국회 정의당 규모와 비슷”

다가오는 21대 국회에서 정의당 다음으로 약진 가능성이 높은 정당은 어디일까. 놀랍게도 녹색당도, 민중당도 아닌 개신교를 당의 기치(旗幟)로 내건 기독자유당이라는 계산이 나온다. 종교 기반의 정당 세력이 원내정당이 되는, ‘신(新) 국회’가 펼쳐지는 것이다. 

기독자유당은 지난 20대 총선에서 62만 6853표를 획득하며 2.63%의 정당 득표율을 얻었다. 당시 3% 미만의 득표율로 비례대표 의석을 얻지 못해, 원내 진입에는 실패했다. 그러나 이들이 지난 총선에서 12만 9978표(0.54%)를 얻은 기독당과 연합한다면, 대략 75만 표를 얻게 돼 ‘원내 진입장벽’이었던 3%를 넘길 수 있게 된다. 

특히 연동형 비례대표제에서 3%는 의미가 크다. 과거 선거제처럼 비례 1석에 그치지 않고, 약 6석을 배분받을 수 있기 때문이다. 그렇게 되면 현 20대 국회에서 6석을 가진 정의당과 비슷한 덩치를 가진 정당이 된다. 

한 정치권 관계자도 지난 28일 기자에게 “기독당에 소속된 한 목사가 교파에게 ‘우리가 이번에 잘하면 의석을 얻을 수 있다’, ‘내가 각 교단에 나눠 주겠다’는 말을 하고 다니는 것으로 안다”고 증언했다.

종교세력의 원내세력화와 관련해 앞선 강상호 대표는 “선거에 임박해 ‘밴드왜건 효과(우세하다고 가늠되는 후보 쪽으로 유권자들의 표가 집중되는 현상)’가 나타나면, 개신교 보수우파들의 표가 몰려 충분히 정치세력화에 근접해질 수 있다”고 해석했다.

가능성② 여성 비례대표 의원 대약진… 비례 순번, 남녀 싸움으로 번질까

한국 국회는 여전히 성차별적이다. 20대 국회에서 여성 의원 비율은 전체의 17%로, 세계 국가들의 평균(23.6%)에도 미치지 못하는 상황이다. 따라서 원내 성평등을 실현하고자, 각 정당들은 비례대표 순번을 정할 때 1번을 비롯한 3,5,7 등 홀수 번호를 여성에게, 2,4,6 짝수 번호를 남성에게 주는 불문율을 적용하고 있다.

본회의에 부의된 패스트트랙에 따르면 비례대표 의석은 전국 6개의 권역별로 나눠 배분되는 ‘준연동형 권역별 비례대표제’다. 이 권역별 비례제가 실시될 경우, 지역구 의석 대다수를 점한 거대 양당은 한 권역에서 1~2명 정도의 비례 의석만 얻게 된다. 

민주당 또는 한국당이 한 권역에서 단 1석의 비례대표를 얻었다고 상정했을 때, 전역 모두 여성 의원이 뽑히는 결과가 나오는 셈이다.

앞선 강 대표는 “지금처럼 전국단위로 했을 땐 문제가 되는 사안이 아니었지만, 권역별로 연비제가 실현될 경우엔 충분히 남성 정당인들이 문제를 제기할 수 있다”며 “지금처럼 2030 남성들의 ‘안티 페미니즘’이 창궐하는 사회에선 갈등의 여지가 있다”고 인정했다.

이에 민주당 소속 여성 비례대표 의원은 29일 통화에서 “여성 의원이 20%도 되지 않는 상황에서, 여성 정치인의 다수 진입은 필요하다”며 “국회 성비를 맞추기 위해 비례대표 순번을 바꿔선 안 될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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