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텔링] 필리버스터 정국, 與野 다음 묘수는?
[정치텔링] 필리버스터 정국, 與野 다음 묘수는?
  • 윤진석 기자
  • 승인 2019.12.01 18:1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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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물 국회에 이어 식물국회‘올스톱’
‘한국당vs.민주당’ 예상 시나리오는?

(시사오늘, 시사ON, 시사온=윤진석 기자)

정치에 대한 ‘이 썰, 저 썰’에 대한 이야기
이번 편은 ‘필리버스터 정국, 향후 전망은?’
에 관심을 둬봤습니다.

필리버스터 정국 전.

“자유한국당과 협의 안 돼도 패스트트랙 법안 본회의 상정”(29일 더불어민주당 이인영 원내대표), “패스트트랙 법안 총력 저지”(29일 황교안 자유한국당 대표), “공수처 내주더라도 선거법부터 막아야”(25일 홍준표 전 한국당 대표), “홍 전 대표 타협안, 건설적 제안”(26일 대안신당 박지원 의원 YTN라디오<노영희의 출발 새아침>).
 

필리버스터 정국에 앞서 패스트트랙 법안을 둘러싸고 여야는 서로 다른 입장을 내놓는 등 강대강 국면을 예고한 바 있다. 한편으로는 타협안 등이 모색되기도 했다. ⓒ시사오늘(그래픽=박지연 기자)
필리버스터 정국에 앞서 패스트트랙 법안을 둘러싸고 여야는 서로 다른 입장을 내놓는 등 강대강 국면을 예고한 바 있다. 한편으로는 타협안 등이 모색되기도 했다. ⓒ시사오늘(그래픽=박지연 기자)

 

한창 이런 말이 들려올 무렵. 돌발 변수가 나왔습니다. 29일 오후 자유한국당 나경원 원내대표가 기습적으로 “필리버스터 신청”을 선언한 것입니다. 국회법에 따라 힘없는 소수당은 합법적 의사진행 방해의 필리버스터(무제한 토론)를 신청할 수가 있습니다. 지난 2016년 민주당이 야당일 당시 테러방지법을 막기 위해 8일간 38명의 의원이 필리버스터를 진행한 바 있습니다. 민주당 이종걸 의원이 12시간 31분의 최장 기록을 보유해 화제가 되기도 했지요.

1라운드…‘국회 마비’

현재 한국당은 속히 본회의를 열어 어린이 교통안전을 위한 민식이법 등 민생법안을 우선 처리하자고 주장하고 있습니다. 단, 199개 법안 중 패스트 트랙에 해당하는 5개 법안에 대해서는 필리버스터를 하겠다는 입장입니다. 5개 법이라 함은 심상정 정의당 대표가 대표 발의한 선거법을 비롯해 공수처법 2개안(백혜련안, 권은희안), 검경수사조정법, 검찰청법 개정안 등을 말합니다. ‘민생법 외면’이라는 여론의 악화를 모면하려는 한편 패스트트랙 만은 어떻게든 막겠다는 의도로 보입니다.

허를 찔린 민주당은 필리버스터를 막기 위해 국회 본회의 불참 카드를 사용 중에 있습니다. “민생법안을 볼모로 한 민폐 정당” “영화속 집단 인질극 장면과도 같다”며 한국당을 압박하는 한편, 30일 긴급회의를 열어 대응 전략 마련에도 돌입했습니다. 바른미래당, 민주평화당, 대안신당, 정의당과의 4+1 여야 협의체 회의에도 속도를 낼 것으로 보입니다. 군소정당이 제시한 협상안에 전향적으로 임하더라도 한국당을 제외한 이들 정당과의 단일대오 구도를 형성해 향후 임시회의 국면에서 치열한 수싸움의 주도권을 잃지 않기 위해 노력할 것으로 관측됩니다.
 

필리버스터 정국 이후 국회가 올스톱됐다. ⓒ뉴시스
필리버스터 정국 이후 국회가 올스톱됐다. ⓒ뉴시스

 

2라운드는 어떻게?

관건은 앞으로 어떻게 흘러가느냐입니다. 1라운드 이후 패스트트랙에 관한 어떤 묘수들이 고안될지가 필리버스터 정국의 최대 관심사로 떠오르고 있습니다.

예컨대 이런 예상 시나리오도 일부 전해지고 있습니다.

하나는 필리버스터 정국으로 예산안 처리를 위한 본회의가 언제 열릴지는 불투명하지만, 추후 개의될 경우 문희상 국회의장 단독 권한으로 패스트트랙 법안을 예산안의 부수법안으로 묶어 병합처리하는 카드입니다. 지난 2017년 여당이 법인세 인상 당시 예산부수법안으로 지정해 처리한 바 있고, 2018년에도 종부세법 개정을 위해 예산안 부수법안으로 병합처리 카드가 논의된 바 있습니다.

둘은 국회 예산결산특별위원회의 예산심사가 아직 끝나지 않았지만, 예산안 법정 시한 2일 이후부터는 수정안 협의 내용과 상관없이 513조의 정부 원안이 국회 본회의에 자동 부의될 예정입니다. 이에 원안이 아닌 수정안 처리를 하려면 향후 개회 시 예산안과 패스트트랙 법안을 연계 처리해야 한다고 한국당을 압박하는 내용입니다. 지난 2015년 한국당이 여당일 때 정부 원안을 일방처리하지 않는 조건으로 예산안과 관광진흥법 등 연계 처리를 압박했고, 막판에 민주당이 손을 들어줘 처리된 바 있습니다.

셋은 현안 별 임시국회를 여러 차례 열어 패스트트랙 법안을 처리하는 방법입니다. 일명 단계별 접근의 ‘살라미’ 방식으로  법안 별로 나눠 처리하는 것입니다. 한국당이 1개 법안에 대해 필리버스터를 신청해도 다음 회기 때에는 똑같은 법에 대해 필리버스터를 신청할 수 없음에 따라 2차 임시회의 상정 때는 처리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그밖에 한국당 경우 유치원법 수정안 제시 등 시간 끌기, 홍준표 전 대표 안처럼 하나 내주고 하나 얻기 등 양보안을 통합 타협 등의 시나리오가 얘기되고 있다는 전언입니다.
 

ⓒ시사오늘
ⓒ시사오늘

 

시사오늘 팁
묘수는 있을까?

일련의 안에 대해 전문가들은 어떤 입장일까요. 첫째 안과 둘째 안 관련, 신율 명지대 교수는 지난달 30일 <시사오늘>과의 통화에서 “여당이 일방적으로 강행하기에는 그에 대한 책임도 전적으로 져야 하기에 부담이 상당한 일이다. 현실적으로 어렵다. 가능성이 희박하다”고 봤습니다. 즉 강행 처리 관련 모양새가 좋지 않을뿐더러 문 의장 자체로도 리더십에 상처가 날 수 있다는 지적이었습니다. 이어 “미국에서도 여야 간 극한 대치 상황이 오고, 지난 정부에서는 오바마 발(發) 셧다운을 통해 진통 끝에 예산안 협상이 오간 적이 있다”며 “우선 여야가 민식이 법 등 민생법안부터 시급히 처리하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말했습니다.

강상호 국민대 교수는 전반적으로 “여야가 앞으로 어떤 묘수를 내 자당의 목적을 관철시킬지 모르지만 세 번째 안대로 갈 경우 한국당은 필리버스터를 진행할 텐데, 과연 패스트트랙 법안 저지 논리에 대한 대국민 공감대를 넓혀나갈지 의문”이라고 했습니다. 강 교수는 “지금까지 볼 때 한국당은 왜 반대하는지에 대한 논리를 설명함에 있어 빈약한 측면이 없지 않았다”며 “이를 어떻게 돌파해나갈지도 중요한 변수가 될 것”이라고 언급했습니다.
 
결국 이렇다 할 타개책이 보이지 않음으로써, 필리버스터 정국은 더욱 안개 속으로 빠져들고 있다는 게 전문가들의 진단인 것으로 읽혀집니다.

정세운 정치평론가 역시 1일 통화에서 “여야 극한 대치로 인해 국회가 격랑 속으로 빠져들고 있다”며 “치열한 이해관계에 치우친 나머지 여야 모두 상생을 위한 획기적 묘수를 고안내기 어려울 것”이라고 봤습니다. 따라서 “여론의 흐름이 어떻게 전개되느냐에 따라 여야 나름의 셈법에 의한 절충적 묘수가 도출될 것으로 보여 진다”는 얘기였습니다.

이 가운데 여야는 거듭된 강경 대립만을 시사하고 있습니다. 지난 사보임 정국 때는 해머가 등장하는 동물국회로 전락한 바 있습니다. 이번엔 국회 마비의 식물국회가 전개되는 양상입니다. 국회가 해결하지 못하면 공은 민심의 몫으로 넘어옵니다. 앞으로 어떻게 진행될지, 여론의 향방이 주목될 전망입니다.

담당업무 : 정치부 기자입니다.
좌우명 : 꿈은 자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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