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기 ○○은행인데요~’…시중은행, 보이스피싱 예방 전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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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 ○○은행인데요~’…시중은행, 보이스피싱 예방 전쟁
  • 박진영 기자
  • 승인 2019.12.03 17:0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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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공기관·은행 사칭하는 보이스피싱 금융사기 95% 육박
기업은행, 보이스피싱 실시간 차단 앱 'IBK피싱스톱' 출시
우리은행, 보이스피싱 악성앱 탐지 가능 서비스 자체 개발

[시사오늘·시사ON·시사온=박진영 기자]

공공기관과 은행 사칭 보이스피싱 사기가 기승을 부리고 있다. 이에 은행권에서는 AI기술을 기반으로 보이스피싱 피해를 사전에 방지할 수 있는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시사오늘 김유종
공공기관과 은행 사칭 보이스피싱 사기가 기승을 부리고 있다. 이에 은행권에서는 AI기술을 기반으로 보이스피싱 피해를 사전에 방지할 수 있는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시사오늘 김유종

공공기관과 은행 사칭 보이스피싱 사기가 기승을 부리고 있다. 최근에는 은행을 사칭한 불법 대출 문자메시지가 급증해, 금융감독원은 소비자경보(주의)를 발령했다. 이에 은행권에서는 AI기술을 기반으로 보이스피싱을 실시간으로 탐지해 알려주는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행정안전부 주민등록번호변경위원회는 지난 1일 올해(2019년 1월~11월) 보이스피싱으로 인한 재산 피해로 주민등록번호를 변경한 사람들의 신청서를 분석한 결과, 피해자의 대다수가 검찰, 경찰이나 은행 등의 금융기관을 사칭한 사기범에게 속은 것으로 나타났다.

자료에 따르면, 검찰·경찰 등 사법기관을 사칭한 범죄 연루·협박 사기 51%(73건), 금융기관을 사칭한 금융 지원 명목사기 44.8%(64건)로, 이 둘을 합치면 95.8%다. 재산 피해액은 1인당 1000만원에서 5000만원이 54.1%(66건)으로 가장 높았으며, 100만원에서 1000만원이 25.4%(31건)였다. 이 가운데 3억원 가량 피해를 본 경우도 있었다.

이 가운데 금융감독원은 3일 공공기관·은행 사칭 불법 대출 문자메시지에 대한 '소비자경보(주의)'를 발령했다. 올해 11월까지 접수된 불법 금융 광고 제보 160건 가운데 문자메시지 제보가 32건(20%)이었다. 지난해 이같은 제보가 1건(총 282건)에 불과했던 것과 비교하면 올해 들어 대폭 증가한 것이다.

불법업체들은 서민금융진흥원, 한국자산관리공사 등의 공공 금융기관을 사칭해 '정책자금지원 서민대출 조건 대폭 완화' 등의 내용으로 서민금융 수요자들을 현혹했다. 또 특정 은행 상호명을 이용해, '신용등급 관계없이 대출 가능', '마이너스 통장도 이용 가능' 등의 문구로 대출 수요자들의 심리를 자극했다.

금감원 관계자는 "실제 공공기관은 서민대출 상품을 직접 광고하거나 대출을 권유하지 않는다"며 "제도권 은행과 비슷한 상호의 발신인이 보낸 휴대전화 문자 메시지는 불법 업체의 대출 광고이므로 특별한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고 당부했다.

보이스피싱 금융사기가 갈수록 심해지자, 은행권에서는 AI기술을 기반으로 보이스피싱을 실시간으로 탐지해 예방할 수 있는 기술을 개발했다. 

IBK기업은행은 금융감독원, 한국정보화진흥원과 함께 보이스피싱을 실시간으로 차단해주는 앱인 'IBK피싱스톱'을 개발했다. 이 앱을 설치하면, 통화도중 보이스피싱 사기 확률이 일정 수준에 도달할 경우 경고 음성과 진동으로 보이스피싱 의심 전화임을 알린다.

기업은행은 지난 8월 정식 서비스를 출시했으며, 기업은행 고객이 아니어도 안드로이드 스마트폰에서 'IBK피싱스톱'을 다운받아 사용할 수 있다. 또한 '후후앤컴퍼니'와 협업을 통해 스팸차단 앱인 ''후후'를 업데이트만 하면, 'IBK피싱스톱'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다.

현재(2일 17시 기준) IBK피싱스톱 앱을 설치한 건수는 3만 5891건이고, 누적 통화 건수(후후 앱과 통합)는 30만 9811건으로 집계됐다. 이 중 실제로 보이스피싱 의심 전화로 총 698건을 탐지했고, 약 63억 5000만원(2018년 기준 보이스피싱 피해자의 1인 피해금액을 곱한 것)의 피해를 예방한 것으로 나타났다.

IBK피싱스톱 서비스는 후후 앱을 통해 LG전자 제조 스마트폰에서는 버전에 상관없이 이용이 가능하다. 다만, 아직 안드로이드 9.0 이상의 삼성전자 제조 스마트폰에서는 작동이 되지 않고 있다.

이와 관련, 3일 기업은행 관계자는 "현재 후후를 통해 삼성 제조사와 협의 중에 있다"고 밝혔다.

우리은행은 스마트뱅킹 앱에 '보이스피싱 악성앱 탐지 솔루션'을 적용해 보이스피싱을 예방하는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이 서비스는 우리은행 스마트뱅킹 실행 시 악성앱으로 접수된 앱 등을 자동으로 탐지해 관련 피해를 사전에 예방할 수 있게 해준다.

최근 금융기관을 사칭해 악성앱 설치를 유도한 후 스마트폰을 원격조정해 금융기관 등에 문의나 신고전화를 해도 보이스피싱 불법 업체에게 전화가 가는 신종 보이스피싱 범죄가 증가하고 있다. 우리은행은 이러한 피해를 예방하고자 관련 서비스를 자체 개발해, 현재 특허 출원 중에 있으며, 위비뱅크에는 이미 서비스가 탑재돼 실행 중이다.

우리은행 관계자는 "보이스피싱을 사전에 예방하고자 금융권 최초로 스마트뱅킹에 보이스피싱 악성앱 탐지 서비스를 실시했다"면서, "현재 위비뱅크에서 실행 중이며, 12월 중순을 목표로 원뱅킹 등에도 적용될 예정이다"고 밝혔다.

담당업무 : 은행·저축은행·카드사 출입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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