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남 출신·비주류’ 심재철, 한국당 원내대표로…이유는?
‘호남 출신·비주류’ 심재철, 한국당 원내대표로…이유는?
  • 정진호 기자
  • 승인 2019.12.09 17:2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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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에서〉 결과 발표되자 장내 ‘술렁’
심재철의 ‘변화’ 김재원의 ‘안정’ 시너지 냈다는 분석

(시사오늘, 시사ON, 시사온= 정진호 기자)

자유한국당 신임 원내대표·정책위의장으로 심재철·김재원 의원이 선출됐다. ⓒ뉴시스
자유한국당 신임 원내대표·정책위의장으로 심재철·김재원 의원이 선출됐다. ⓒ뉴시스

“와아.”

9일 오전 국회. 자유한국당 신임 원내대표·정책위의장 선출을 위한 1차 투표에서 심재철·김재원 조가 39표를 얻었다는 결과가 발표되자, 일순간 장내가 술렁거렸다. 기자들이 모여 앉은 측면 좌석에서는 “우와, 심재철이 1등이야?”라는 웅성거림도 들렸다.

어떤 후보도 과반 득표를 올리지 못하면서 열리게 된 결선 투표 결과는 더 극적이었다. 1차 투표에서 28표씩을 획득한 강석호·이장우 조와 김선동·김종석 조가 1표씩 줄어든 27표씩을 받은 반면, 심재철·김재원 조는 52표를 얻으면서 승리를 거머쥐었다. 전문가들도 예상하기 어려웠던 압승이었다.

현장 반응에서도 알 수 있듯이, 심재철·김재원 조의 당선은 의외의 결과였다. 선거 전까지만 해도 ‘황심(黃心)’을 등에 업은 것으로 알려졌던 김선동·김종석 조가 유리할 것이라는 관측이 많았다. 황교안 대표에 대한 견제 심리가 발동된다고 해도, 그 수혜자는 강석호·이장우 조가 될 것이라는 예측이 지배적이었다.

그럼에도 한국당 의원들이 심재철·김재원 조를 선택한 것은 변화와 안정 두 마리 토끼를 모두 잡기 위한 것으로 보인다. 우선 심재철 신임 원내대표는 ‘변화’를 상징한다는 분석이다. 심 원내대표는 한국당에서 보기 드문 호남 출신의 수도권 다선 의원이다. 보수정당에서 호남 출신 원내대표가 나온 것은 한나라당 시절인 2004년 김덕룡 전 원내대표가 마지막이었다는 점을 고려하면, 심 원내대표의 당선은 보수정당에 새로운 이미지를 줄 수 있다는 평가다.

더욱이 심 원내대표는 민주화운동 경험이 있고, MBC 기자 시절 방송 민주화를 요구하며 파업을 주도했다가 구속된 후 방송에 복귀하는 날 교통사고를 당해 3급 지체 장애를 얻은 인물이다. 박근혜 정부 출범 이후에는 비박(非朴), 황교안 대표 체제 수립 이후에는 비황(非黃)으로 불렸을 만큼 ‘비주류’의 길을 걸어오기도 했다.

심 원내대표 본인도 정견 발표를 통해 “저는 호남 출신에다 장애인이다. 우리 당이 흡수하기 힘들었던 호남, 장애인 부분도 다루고 표의 확장성을 충분히 활용할 것”이라고 밝혔다. 아울러 “계파가 없는 제가 당선된다면 계파 논쟁은 더 이상 발을 못 붙일 것”이라고 강조하기도 했다. ‘영남·고시 출신 엘리트’가 주류를 이루는 한국당이 ‘외연 확장’을 위한 카드로 심 원내대표를 선택했다는 해석이 나오는 배경이다.

심 원내대표와 달리 김재원 정책위의장은 당을 안정시킬 수 있는 적임자로 꼽힌다. TK(경북 의성) 출신으로 제36회 사법시험에 합격해 검사를 지낸 김 의장은 대표적인 친박(親朴)이자 친황(親黃)으로 분류된다. ‘영남·고시 출신 엘리트’에 황 대표와도 가까운 그는 ‘투톱’의 가교 역할에 적합한 인물이라는 평가다.

이날 의원총회 직후 <시사오늘>과 만난 한국당 관계자도 “러닝메이트로 김재원 의원을 선택한 게 심재철 의원의 신의 한 수였던 것 같다”면서 “정견 발표도 환상적이었고, 친박이라는 이미지가 있어서 심재철 의원의 강한 이미지를 누그러뜨리는 데도 많은 도움이 된 것 같다. 심재철 의원에게 간 표 중에 한 20표는 김재원 의원 때문에 갔을 것”이라고 말했다. 실제로 강석호 의원의 러닝메이트로 나선 이장우 의원은 김 의장 정견 발표 직후 “정말 잘 하셨다. 존경한다”고 고개를 숙이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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