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항공·진에어, 계열 사학재단에 기부금 몰아주기 ‘여전’…사회공헌 의미 퇴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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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항공·진에어, 계열 사학재단에 기부금 몰아주기 ‘여전’…사회공헌 의미 퇴색
  • 장대한 기자
  • 승인 2019.12.11 18:3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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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사오늘·시사ON·시사온=장대한 기자]

한진그룹 계열 항공사들이 그룹 내 사학재단인 정석인하학원에 기부금 명목으로 여전히 많은 돈을 몰아주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 진에어
한진그룹 계열 항공사들이 그룹 내 사학재단인 정석인하학원에 기부금 명목으로 여전히 많은 돈을 몰아주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 진에어

한진그룹 계열 항공사들이 그룹 내 사학재단인 정석인하학원에 기부금 명목으로 여전히 많은 돈을 몰아주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대한항공과 진에어가 지출한 기부금의 대부분이 정석인하학원의 재원으로 쓰이고 있어 사회공헌의 의미를 퇴색시키고 있는 것이다.

11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대한항공이 집행한 기부금은 지난 2017년 94억6020만 원에서 2018년 96억180만 원으로 소폭 늘었다. 다만 해당 기부금의 절반 이상에 달하는 금액이 지속적으로 내부 계열회사인 정석인하학원으로 흘러들어가는 상황을 연출하고 있다.

실제로 대한항공은 정석인하학원과의 거래를 통해 지난 2017년 52억9446만 원을 지출했으며, 2018년에도 50억9856만 원을 집행했다. 이는 해당 년도 기부금 대비 각각 56.0%, 53.1%에 달하는 비중으로, 절반 넘는 금액이 지속적으로 정석인하학원에 쓰이고 있음을 알 수 있다.

더욱이 정석인하학원의 회계 기준으로 따져보면 해당 사학재단이 대한항공을 통해 얻는 수익은 오히려 늘어나는 추세다. 정석인하학원은 특수관계자인 대한항공과의 거래를 통해 2017년 49억9500만 원의 기타수익(기부금 등)을 올린 데 이어, 2018년 56억4556만 원을 얻은 것으로 집계돼서다.

대한항공의 사업보고서에 명시된 금액과는 다소 차이가 발생하는 데, 이는 정석인하학원의 회계 연도가 당해 3월1일부터 이듬해 2월말까지를 기준으로 삼고 있는 영향 탓이다. 이에 따라 대한항공의 기부금에서 차지하는 비중도 2017년 52.8%에서 2018년 58.8%로 6% 포인트 높아졌다.

진에어의 사정은 더욱 심각하다. 진에어는 2017년과 2018년 각각 집행한 기부금 33억334만 원과 27억9673만 원 중 70%가 넘는 금액이 정석인하학원에 쓰인 것으로 나타난다.

진에어 사업보고서에 명시된 특수관계자 거래 내역을 살펴보면 2017년 정석인하학원에 쓰인 판관비(기부금 포함)는 25억9396만 원으로 해당 년도 기부금의 78.5%를 차지한다. 2018년에 집행된 금액 역시 20억8985만 원으로 74.7%를 기록했다. 비중으로 보면 감소 추세이기는 하지만 전체 기부금 중 4분의 3 가량이 계열 사학재단의 재원으로 쏠리고 있다는 점은 시사하는 바가 크다.

정석인하학원 감사보고서에서도 해당 수치는 큰 변동이 없다. 진에어로부터 2017년 19억9500만 원의 기타수익(기부금 등)을 올린 것은 물론, 2018년에도 19억 원을 거둬들여서다. 해당 수익이 진에어 기부금에서 차지하는 비중도 2017년 60.4%에서 1년 새 7.5% 포인트 높아진 67.9%를 기록했다.

이에 대해 진에어 관계자는 "정석인하학원에 집행되는 기부금은 오로지 사학 발전을 위한 용도로 쓰이고 있음을 감안해야 한다"며 "이 외에도 진에어는 소외계층을 위한 봉사활동에도 적극 나서고 있다"고 말했다.

다만 항공업계는 진에어의 기부금액이 LCC 중 독보적인 수준이기는 하지만 계열 사학재단에 집중된 집행이 이뤄지고 있다는 점에서 다소 아쉽다는 반응을 내비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기부금 액수도 중요하지만, 업계 내 직원들이 직접 참여하고 봉사하는 활동들의 비중도 높아지고 있다"며 "계열사로 있는 정석인하학원에 기부하는 것보다 지역 사회나 다른 소외계층에 기부하는 방법이 더 낫지 않겠냐"고 전했다.

담당업무 : 자동차, 항공, 철강을 담당하고 있습니다.
좌우명 : 생각하는 대로 살지 않으면, 사는대로 생각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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