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語文 단상] 인터넷에서 잘못 쓴 말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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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語文 단상] 인터넷에서 잘못 쓴 말글
  • 김웅식 기자
  • 승인 2019.12.13 10:1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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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사오늘·시사ON·시사온=김웅식 기자]

지인 중에도 '치러, 치뤄' 가운데 어느 것이 올바른 표기인지 물어보곤 하는데 많이 헷갈리나 봅니다. 헷갈려 하는 이유는 낱말의 기본형을 확인하지 않기 때문입니다. 현실적으로 ‘치르다’ ‘치루다’ 두 가지가 쓰이고 있는데, 모든 사전에서 ‘치르다’를 표준으로 인정하고 있습니다. ⓒ인터넷커뮤니티
지인 중에도 '치러, 치뤄' 가운데 어느 것이 올바른 표기인지 물어보곤 하는데 많이 헷갈리나 봅니다. 헷갈려 하는 이유는 낱말의 기본형을 확인하지 않기 때문입니다. 현실적으로 ‘치르다’ ‘치루다’ 두 가지가 쓰이고 있는데, 모든 사전에서 ‘치르다’를 표준으로 인정하고 있습니다. ⓒ인터넷커뮤니티

목이 말라 물을 먹을 때 ‘들이켜다’를 써야 하는데, ‘들이키다’로 잘못 쓰기도 합니다. ‘들이키다’는 ‘안쪽으로 가까이 옮기다’의 의미입니다. ‘식혜만 들이키다 결국 찬바람이 부는 야외로 피신하고 말았다.’(스포츠조선 10월23일) ‘한 남성이 맥주를 한 번에 들이키다 숨지는 사건이 발생’(MBC 7.5.) 이 문장들에서 ‘들이키다’는 ‘들이켜다’로 써야 올바른 표현이 됩니다.

‘치러’와 ‘치뤄’ 가운데 어느 것이 표준 낱말일까요? 지인 중에도 표기를 어떻게 해야 하는지 물어보곤 하는데 많이 헷갈리나 봅니다. 헷갈려 하는 이유는 낱말의 기본형을 확인하지 않기 때문입니다. 현실적으로 ‘치르다’ ‘치루다’ 두 가지가 쓰이고 있는데, 모든 사전에서 ‘치르다’를 표준으로 인정하고 있습니다. ‘박해일, 양호실에서 수능시험 치뤄…불의의 사고 당했다.’(녹색경제신문 11.12.) ‘따뜻한 위로 덕에 모친 장례 잘 치뤄’(KBS 11.3.) ‘전국 서핑대회 성황리에 치뤄’(뉴스워커 10.7.) 모두 잘못 쓴 예입니다. 이들 문장의 ‘치뤄’는 ‘치러’로 써야 합니다.

비숫한 예로 ‘담그다’와 ‘잠그다’를 들 수 있는데, 인터넷에서 잘못 쓴 예를 쉽게 찾을 수 있습니다. ‘롯데그룹, 사랑나눔 1만 포기 담궈’(BBS NEWS 12.6.) ‘사랑 담아 김장 담궈요’(뉴스1 12.5.) / ‘베트남은 후반전에서 더 문을 단단히 잠궜다’(스포츠서울 12.11.) ‘도당 측이 문을 걸어 잠궈 그러지 못했다.’(경남도민일보 11.29.) 동사 ‘담그다’는 ‘담그고, 담가, 담갔다’로 활용하며, ‘잠그다’는 ‘잠그고, 잠가, 잠갔다’처럼 활용합니다. 따라서 앞 예문에서 ‘담궈, 담궈요’는 ‘담가, 담가요’, ‘잠궜다, 잠궈’는 ‘잠갔다, 잠가’로 써야 하겠죠.

형태가 비슷해서 그런지, ‘지나는 길에 잠깐 들어가 머무르다’는 뜻의 ‘들르다’를 흔히 ‘들리다’로 오해합니다. 그래서 ‘들리고, 들려, 들렸다, 들릴게요’처럼 잘못 쓰기도 합니다. ‘나중에 한국 가면 인사하러 들릴게요.’(부산일보 12.12.) ‘나중에 한 번 슬쩍 들릴게요’(데일리한국 11.5.) 이 예문의 ‘들릴게요’는 ‘들를게요’라고 써야 올바른 표현입니다. ‘들르다’는 ‘들르고, 들러, 들렀다, 들를게요’와 같이 활용합니다. 

인터넷에서 많은 경우 ‘아이들과 약속을 지키기 위해 케이크를 사왔다’처럼 씁니다. 그런데 ‘OO와 약속하다’에서 보듯이, ‘~와’는 부사어로서 동사(‘약속하다’)와 어울리는 말입니다. ‘OO와 약속’처럼 명사와 어울린 표현은 문법에 맞지 않습니다. 올바른 표현은 ‘아이들과 한 약속’처럼 동사 ‘한’을 넣어 주면 됩니다. 또 다른 방법은 ‘아이들과의 약속’처럼 ‘의’를 보완해 주는 것입니다. ‘나의 고향’처럼 명사를 꾸며 주는 말 뒤에 ‘의’를 붙이면 되는 것이죠. 많은 단어가 변화를 겪고 있지만 바른 말을 사용하는 것이 바람직합니다.

*참고: 허철구 <공부도 인생도 국어에 답이 있다>

담당업무 : 논설위원으로 칼럼을 쓰고 있습니다.. 2004년 <시사문단> 수필 신인상
좌우명 : 안 되면 되게 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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